투쟁 10주년 기념음반

1. 서초동 점집
2. 주문
3. 고공
4. 꿈이 있던가
5. 이씨 니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 할 줄 아나
6. 싸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이 연주하는 꿈의 무대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밴드(이하 콜밴)는 콜트 악덕자본이 낳은 불행 때문에 시작되었지만 이후 세상의 수많은 연대의 현장들에 함께하며 음악으로 위로를 전하고 투쟁의 용기를 북돋아주는 등불 같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은 왜 기타를 연주하고. 또 밴드를 만들어 음반을 냈을까요?

㈜콜트악기와 ㈜콜텍은 전 세계 기타의 30%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굉장히 건실한 회사였습니다. 기타를 만드는 노동자들은 창문 하나 없이 먼지가 가득한 열악한 환경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 했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회사가 발전할 것이고, 그래야 우리가 잘 살 것이라는 생각에 회사의 비합리적인 처사에도 묵묵히 견디며 정말 열심히 일 했고, 그 결과 200만원으로 공장을 세운 박영호 사장은 재계 120위의 부자가 됐지요. 부자가 된 박영호 사장의 눈에는 노동조합이 가시로 보였나 봅니다. 이들은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공장부지를 팔고, 수십년 근무한 공장을 허물어 그 곳에 LPG 가스 충전소를 만들었지요.

이후 10년에 걸친 투쟁에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콜밴은 밴드를 만들고 악기를 연주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싸우는 노동자들이 밴드를 만든 것도 처음이요, 그 밴드가 앨범을 발매하는 것도 처음이지 싶습니다. 서초동 점집, 주문, 고공, 꿈이 있던가 등의 노동자들이 직접 만든 곡 외에 처음 연습해서 공연했던 ‘이씨 네가 시키는 대로 내가 다할 줄 아나’와 콜트악기 방종운 지회장님이 직접 쓴 시 ‘싸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이렇게 6 트랙이 실린 음반을 준비했습니다.

<꿈이 있던가>는 방종운 콜트악기 지회장이 ‘결코 포기하지 않고 꿈을 찾겠다’는 의미로 쓴 시에 곡을 붙였고, <주문>은 김경봉 조합원이 집회 사회를 볼 때마다 했던 말, “박영호 사장은 노동자보다 수백 수천 배의 고통 속에 신음하면서 처절하게 살아야 된다”고 주문처럼 되뇐 말을 가사로 정리한 곡입니다. <서초동 점집>은 임재춘 조합원이 만든 노래입니다. ‘장래에 다가올 경영상의 위기’ 때문에 정리해고를 시행한 것이 정당하다며 회사 손을 들어준 2014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 “미래의 경영까지 점을 치는 신 내린 무당인가”라고 조롱하는 내용입니다. 가장 최근에 완성한 <고공>은 이인근 콜텍 지회장이 2008년 고공농성 당시를 회상하며 쓴 곡입니다. 마지막으로 방종운 지회장의 시 <싸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는 콜트콜텍 투쟁을 상징하는 구호 중 하나입니다. 앨범에 실린 6곡의 노래에는 그들의 투쟁 10년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Credits-
투쟁 10주년 기념음반

Artist / 콜트콜텍 기타노동자 밴드

Producer 황경하
Mastering 이재수 @소노리티 마스터링
Design 일상의실천
Publisher 포크라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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