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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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할 아티스트는 에몬입니다. 추천곡들을 듣고 난 후, 에몬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앨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에몬
에몬 / 숨 쉬듯 크리스마스 (2017.11.30)
싱어송라이터 에몬에게는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시작하기 전에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먼저 밝히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 추천곡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타이밍이 조금 어긋난 데다가 내부 개편 이슈가 맞물리는 바람에 예상보다 공개일이 많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에몬은 추추추가 시작한 이래 역대급으로 많은 곡들과 정성 어린 코멘트를 보내준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공개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동안 혼자서만 그녀의 추천곡을 듣는다는 것이 몹시 아쉬웠는데, 드디어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게 되어, 전 세계에서 2등으로 기쁜 마음으로 그녀의 추천곡들과 함께 전합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에몬이 추천합니다.
Aimee Mann – Save Me
“닉 혼비(Nick Hornby)의 <31 Songs>의 말을 빌리자면 “사실 에이미 만의 음악은 다 좋다.” 포효하는 마녀도 목가적인 포크 싱어도 아닌 그녀의 음악은 뮤직 비즈니스에서 소비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 인생을 변방에 두게 하였지만, 도시인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지며 담담하게 노래하는 그 음악은 멜로디도 가사도 편곡도 완벽하다. 동명의 영화 OST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Magnolia] 앨범을 우선 강력 추천.”
Sunny Day Service – 苺畑でつかまえて
“서니데이서비스는 데뷔 25주년, 정규 앨범 11장에 빛나는 3인조 밴드인데, 그 음악은 누구보다도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해 오고 있다. 플리퍼즈 기타(Flipper’s Guitar)와 같은 시부야 계의 면모부터, 스톤로지스(Stone Roses), 더 스미스(The Smith) 등 맨체스터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악곡, DJ와의 협업 리믹스 작품 등 매 앨범마다 ‘변화’하고 ‘호흡’하는 모습에 항상 감탄하게 된다. 그중 이 노래는 드러머의 갑작스러운 불의의 이탈, 제작비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 발매된, 리더 소카베 케이이치(Sokabe Keiichi)의 빛나는 악상이 돋보이는 곡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MV를 보시길 추천.”
D’angelo and The Vanguard – The Charade
“14년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디안젤로의 14년 앨범 [Black Messiah]는 처음 들었을 때 충격적으로 좋았다. 메트로놈으로 절대 낼 수 없는 살짝 얼그러지는 듯한 리듬감, 철저한 아날로그 레코딩과 편성으로 이루어 낸 풍성한 사운드, 그리고 디안젤로의 자유자재인 데다가 때로는 성스럽기까지 한 보이스. 그중 이 트랙은 SNL live에서의 그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특히 추천한다. “Black Messiah”라는 앨범명이 정말 아깝지 않다.”
Big Star – Thirteen
“미국의 10대들의 연애란 어떤 모습일까. 댄스파티에 그녀 혹은 그를 초대하고, 로큰롤은 죽지 않았다고 어른들에게 소리치고, 지금 만나는 그 아이가 나의 인생과 영혼 모든 것을 차지한 것 같은 그런 기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멤피스(Memphis)는 어떤 곳일지 꿈꾸게 하는,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큰 영감을 선사하여 파워 팝(power pop)의 시초라고도 분류되는 빅 시스터의 노래 중 가장 달콤한 노래.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의 커버 버전도 있다.”
Prince – When Doves Cry
“프린스는 어떤 곡을 소개해도 다 납득이 가는 자타공인 G.O.A.T*이지만 이 곡은 한정판 보라색 7인치 레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개한다.(ㅎㅎ) 베이스 없이 리듬 머신과 신디사이저, 보컬 더블링 등으로만 꽉 채운 명 트랙.” *G.O.A.T: Greatest Of All Time의 약자
Spitz – みなと
“앞서 서니데이서비스가 계속 변화하는 생명체라면, 스핏츠는 변함없는 영원한 청춘 같은 밴드. 한결같은 정서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노래를 내는 그들의 존재는 마음속에 큰 힘이 된다. 앨범 [醒めない] 발매 전 선공개 트랙인 이 노래로 일본의 유력 음악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Music Station)에 출연, 가사 도입부에서 보컬 마사무네(Kusano Masamune)가 가사 틀리고 방송사고(?)를 낸 덕분에 더욱더 인기를 끌게 된 비화도 있다. 데뷔 30주년의 베테랑 밴드도 늘 긴장하는 음악의 세계란…”
Eva Cassidy – Fields of Gold
“기타 연주에 있어서 가장 많이 참고했던 뮤지션들은 앞서 언급한 빅 스타(Big Star), 닐 영(Neil Young),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 등인데, ‘노래’라는 부분에 있어서 언젠가는 에바 케시디처럼 부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이다. 생전에 큰 빛을 보지 못하고 30대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후 BBC 방송 등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곡자 스팅(Sting)의 극찬을 받은 트랙.”
George Harrison – Isn’t It A Pity
“마음이 무너지거나 견디기 힘들 때 꼭 듣게 되는 트랙. 존과 폴에 비해 가려진 조지 해리슨이 사실은 가장 대단한 재능이 아니었을까, 조지 해리슨 1집은 인생의 한 장이다.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어떤 풍경을 보고 살아왔으면 이런 노래를, 그리고 이 곡 후반부의 미친 후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니나 시몬(Nina Simone)이 커버한 버전도 매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