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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추천의 추천] 황인경

발행일자 | 2018-09-18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전기뱀장어의 보컬 황인경이 작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프로젝트 ‘열두 개의 이야기’는 매달 한 곡, 하나의 공연으로 이루어진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 9월의 첫 번째 싱글 [늙은 개의 여행]으로 시작해 어느새 마지막 하나의 싱글만을 남겨둔 황인경에게 추천곡을 부탁했습니다.


황인경

 

황인경 / 깨진 빛 (2018.09.09)

매 싱글에 곁들여지는 곡에 대한 짧은 에세이는 황인경이 직접 씁니다. 황인경의 글은 곡에 대해 조금 깊이 다가가게 할 뿐만 아니라 한 편의 글로써도 온전한 힘이 있습니다. [깨진 빛]에서 황인경은 대도시 서울에 대한 다면적 감정을 ‘서울 – 수많은 일들이 동시에 일어난다’와 ‘하드보일드한 도시의 밤’이란 두 개의 글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11번째 싱글 ‘깨진 빛’에 담긴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지요.

지금까지 발표한 그의 솔로 작품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진다면, 음악과 함께 앨범 소개에 담긴 황인경의 글을 함께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글로 인해 황인경의 음악이 다시 한번 더 듣고 싶어진다면, 매달 싱글과 함께 선보이는 황인경의 라이브 공연도 좋은 기회가 될 듯합니다. 그리고 바쁜 음악 활동 중에도 ‘추천의 추천의 추천’으로 보내온 황인경이 좋아하는 곡들, 그리고 곡마다 얽힌 그의 개인적 이야기까지 더해진다면, 솔로 뮤지션으로서 또 다른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있는 황인경과 그 음악에 한층 공감하게 될 것 같습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황인경이 추천합니다.

 

Thao with The Get Down Stay Down – Cool Yourself

지극히 내 취향의 경쾌함이 담긴 곡이다. 어딘가 느슨한 목소리와 로파이한 기타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게 좋다. 브라스와 피아노가 곡을 컬러풀하게 덧칠해주는 것도 즐겁다. 솔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새 기타를 하나 샀는데, 평소 사용하던 펜더 텔레캐스터(Fender Telecaster)와는 꽤 다른 소리를 들려주는 길드(Guild) 풀할로우 바디의 기타다. 이 팀의 보컬리스트이자 솔로 아티스트인 타오 응우옌(Thao Nguyen)이 길드 풀할로우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샀다. 나의 덕질.

 

Sufjan Stevens – Mystery of Love

영화 <Call Me By Your Name> 사운드트랙으로 잘 알려진 곡이다. (정작 영화는 보지 않았다.) 섬세하게 잘 짜여진 악기와 목소리의 편성이 완벽하게 조화롭다.

 

Beck – End of the Day

나에게 있어 수프얀 스티븐스가 라이징 스타라면 벡은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나의 롤모델이었다.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이렇게 잘하기 있나. 진정 자유로운 음악가.

 

Sunset Rollercoaster – Summum Bonum

올해 본 라이브 중 가장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대만 밴드 선셋 롤러코스터의 내한 공연이었다. 지극히 레트로한 음악이지만 마냥 복고라고 하기엔 세련되고 현대적인 변주가 영민하다.

 

John Paesano & Braden Kimball – Main Title

넷플릭스 마블 드라마 <데어데블>의 오프닝 테마곡이다. 비정한 도시에서 비장하게 살아가는 (두 눈이 보이지 않는 데다, 여자친구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고, 늘상 악당에서 얻어맞고 다니는) 슈퍼 히어로의 무드가 잘 담겨있다.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이 전반적으로 좋아서 즐겁게 보았던 마블 시리즈.

 

Cigarettes After Sex – K.

솔로 아티스트로 활동하면서 소편성의 악기로 어떻게 좋은 사운드 스케이프를 만드는지 관심이 많이 생겼다. 좋은 재료를 아주 간결하게 조리한 음식을 먹는 기분. 세심한 프로듀싱이 돋보인다.

 

Edward Sharpe & The Magnetic Zeros – Home

지극히 히피스러운 자유로움이 두 팔 가득 안기는 그런 곡이다. 타이트하게 잘 짜인 곡들을 한참 듣다 보면 이렇게 느슨하고 자유분방한 매력이 있는 곡을 다시 찾게 된다. 귀 기울여 듣기보다 몸을 슬쩍슬쩍 흔들며 따라 부르다 보면 숨이 쉬어지는 기분이 든다.

 

The National – Fake Empire

정말이지 근사한 목소리. 절제된 감정 때문에 더 애틋한 기분이 드는 곡이다. 내셔널은 곡의 편성이나 리듬의 사용이 굉장히 지적인 느낌을 주는 밴드다. 올해 들어 가장 사랑하게 된 팀.

 

Pavement – Cut Your Hair

작년부터 ‘랏도의 밴드뮤직’이라는 애플리케이션 라디오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오프닝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하고 있는 게 바로 이 곡이라 이제는 좀 질릴 만도 한데, 전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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