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럭의 싱글 콜렉션 – 9월 추천작: 서울문, Gila 등
이미 10월이 많이 지났지만(…) 나는 포크라노스의 좋은 음악을 다시 한 번 꺼내 들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 예전에 좋은 인디 트랙을 소개했을 때 좋았던 반응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싱글 단위로 나오는 곡을 다시 소개해보고자 한다. 정규나 EP 단위와 비교하면 좀 더 빨리 잊히는, 싱글 단위로 나오는 작품 중에서도 좋은 작품을 엄선했다.
서울문 – 럭키룩키
보컬과 기타에 김혜미, 드럼에 신혜미, 베이스와 신스에 이루리가 있는 3인조 밴드 서울문은 올해 꾸준히 좋은 싱글을 발표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싱글을 계속 발표하는데 그러한 사실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서 안타까울 정도다. 단순히 밝고 경쾌한 팝 곡이라고 소개하기엔 그러한 경쾌함을 잘 살리는, 흔히 듣기 힘든 각종 소리 장치와 톤이 너무나도 매력적이다.
까데호 – 옆에 (feat. 정기고)
화분, 세컨 세션, 헬리비전 등의 밴드를 하며 음악성으로는 이미 충분히 인정을 받는 이태훈, 쟈니로얄부터 서사무엘 밴드까지 다양한 음악적 여정을 거쳐오며 역시 그 실력을 인정받는 최규철, 여기에 마찬가지로 윈디시티를 비롯해 꾸준히 활동해온 김재호까지 밴드 구성원인 세 사람은 이미 오랜 시간 활동했고 그 존재를 인정받았다. 여기에 정기고까지 가세했으니, 그 깊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렵지 않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리코 (Rico) – Love My Baby
꾸준히 싱글 단위로 세련된 곡을 선보여온 리코가 이번에는 기존 알앤비의 문법에 충실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90~00년대 알앤비를 재현하는 리코는 역설적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이 확실하게 성장했음을 들려준다. 과거 리코의 곡이나 그가 과거 커버 곡으로 선보였던 공연 [RICOVERs]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이제는 탄탄한 기본기로 언제든, 어디서든 완성도를 보장하는 리코가 된 것이다.
에이민 (a.min) – Daydream
기린이 아닌 퍼프 대희가 참여했다. 퍼프 대희의 등장만으로 이 곡이 어떤 느낌을 가져가는지 눈치챌 수 있다. 실제로 곡은 간결한 소리 구성 속 신스와 보컬이 교차하며 만드는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퍼프 대희는 퍼프 대디보다 더욱 퍼프 대디같고 멋지다(좋은 의미에서). 심플하면서도 섬세함이 돋보이는 전개는 편안하게 흘러가는 듯하면서도 가볍게 흘려듣기보다는 귀를 기울이게 된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미끄럼틀 (feat. SUMIN)
소울, 훵크, 디스코 음악을 하는 밴드, 독특한 비주얼과 편성, 안무가 늘 눈에 먼저 띄는 술탄오브더디스코를 설명할 방법은 많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데도 이번에 하나가 더 추가된 느낌이다. 술탄오브디스코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음악가 수민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제대로 알앤비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기다리는 정규 2집은 곧 발매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Gila – Shimmer
바이바이배드맨의 보컬 정봉길이 Gila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첫 곡 “Shimmer”를 발표했다. 대부분 작업을 혼자 했다고 하며, 세련된 전개의 팝 넘버를 선보인다. 바이바이배드맨의 정봉길과는 묘하게 겹치는 듯 다른 모습이라 비록 한 곡밖에 들려주지 않았음에도 더 많은 곡을 듣고 싶게 만든다.
Editor /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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