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diuM

  • Artist Moldy
  • Release2018.11.14
  • Genre Hip Hop
  • LabelGrack Thany
  • FormatEP
  • CountryKorea

01. Albert park (feat. Icey Blouie)
02. Mixed Zone
03. Monitoring
04. Asian GAME (feat. KRAMP)
05. Hooligan (feat. ELI THE MENACE)
06. Win won ₩oN

 


 

Moldy [StadiuM]

몰디(Moldy)의 세 번째 랩(Lap)

몰디(Moldy)는 루키이며 동시에 메인스트림 래퍼들과 궤를 달리하는 대안적 존재이지만, 그런 수식어들이 ‘래퍼’라는 단어보다 우선하지는 않는다. [Nature Boy]와 [Internet KID]를 거쳐온 몰디는, 한 번 더 ‘래퍼’ 몰디의 테크닉과 영리함을 드러낸다. 몰디는 자유분방한 플로우를 구사하면서, 다양한 색깔의 비트들에 결합하듯 가장 적합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목소리의 톤과 발음을 과장하거나 왜곡하는 것도 본능처럼 보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EP 앨범인 만큼 몰디는 6곡 전역에서 쉬지 않고 날선 랩을 선보인다. 때문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Icey Blouie의 덤다운(Dumb down)된 벌스와, ELI THE MENACE, Kramp의 차분하게 가라앉는 퍼포먼스가 완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피처링에 많은 지분을 할당하지는 않았지만 특색 있는 아티스트를 기용하여 맛을 더하고, 앨범 전체의 균형도 유지하는 영리한 용병술이다.

야성적이라고 할 만한 퍼포먼스도 훌륭하지만, 몰디가 다른 래퍼와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지점은 독특한 리리시즘(Lyricism)이다. 몰디는 성공에 대한 포부나 래퍼로서의 향상심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룰 때에도, 자신만의 단어와 표현 방법을 사용한다. 마치 세상의 모든 단어들을 펼쳐두고 그중에서 골라 담은 듯 다채로운 표현을 사용하여 청자가 곡을 더욱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 몰디가 선택한 단어는 ‘탱화’부터 ‘레드포션’까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곡예 하듯 넘는다

몰디의 가사적 성향은 [StadiuM]을 포함한 앨범들의 공통적인 특징에도 기여한다. 몰디는 자세하고 시각적인 표현을 담은 가사를 기반으로, 작품에 하나의 세계라고 할 만한 공간을 구현한다. [Internet KID]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라는 구분되는 공간을 설정함으로써 선명한 이미지를 구축한 것처럼, [StadiuM]에서는 자신에게 ‘스포츠 선수’라는 역할을 부여하고 본작, 혹은 랩 게임 자체를 ‘경기장’에 비유한다. 구체적인 공간을 제시하고, 감각적인 표현을 다채롭게 사용함으로써 몰입할 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드는 것.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는 상상력과, 그 세계를 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표현력은 훌륭한 아티스트의 소양이자 몰디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대를 ‘경기장’에, 자신을 ‘스포츠 선수’에, 그리고 모든 성취를 ‘트로피’에 비유함으로써 몰디는 자칫 지겨울 수 있는 ‘힙합의 어법’을 재치있게 뒤틀었다. 물론 그 ‘뒤틂’이 설득력을 가지고 신선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래퍼로서의 능력치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Nature Boy]와 [Internet KID]에 이은, 몰디의 세 번째 랩(lap)이 시작되었다. [StadiuM]에 찾아가, 몰디가 트로피를 쟁취하는 짜릿한 순간을 함께 체험해 보길.

글 / 배수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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