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D

[블럭의 싱글 콜렉션] 10월 추천작: 이아립, 홍갑 등

발행일자 | 2018-11-21

블럭의 싱글 콜렉션 – 10월 추천작: 이아립, 홍갑 등

 

 

이번 달도 결국 15일에 원고를 넘겼다. 스스로의 바쁨에 한탄하며, 정규나 EP 단위와 비교하면 좀 더 빨리 잊히는, 싱글 단위로 나오는 작품 중에서도 좋은 작품을 엄선했다. 믿고 듣는 유통사라는 타이틀은 오직 포크라노스만 가지고 있다. 이번 달도 자신있게 추천해본다. 이번 달에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애리(AIRY), 향니, 보이어(Voyeur), 플레인(Pleyn), 위수(WISUE) 등 앨범 단위의 좋은 작품이 많았는데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 특히 P-Funk를 제대로 재현한 김아일의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앨범의 1번 트랙은 정말 추천한다.

 

 

홍갑 – 밤을 빌어 비를 맞네

축축한 날, 혹은 추운 날 듣기 좋은 음악은 따로 있다. 누군가는 홍갑의 음악을 더욱 짙게 감상하고 싶어 추워지기를 기다렸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추측을 해본다. 단 몇 개의 음만으로도, 담백한 수사와 표현만으로도 이토록 짙은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음악가를 알고 있다는 것은 내가 언제든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과도 같다. 홍갑의 음악은 그래서 경우에 따라 때로는 늘, 때로는 이따금 꺼내 듣게 된다.

 

 

RAINBOW99 – 밀양

레인보우99의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매달 잘 듣고, 보고, 읽고 있다. 짧게 얘기했지만 레인보우99의 여행은 단순히 듣는 것 뿐만이 아니라 보고 또 읽어야 그 의미를 제대로 전달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그 공간이 지닌 온도나 분위기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레인보우99는 공간에 담긴 맥락과 서사까지 챙긴다. 그래서 깊이 생각에 잠기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의 모든 여행 프로젝트를 한데 모아 볼 수 있는 전시나 연주회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첨단맨 – nuh

최근 갑자기 등장해 많은 기대와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알고보면 갑자기가 아니라 각자의 시간을 보내다 만들어진 최첨단맨(이름부터 멋지다)의 싱글 “nuh”는 이들이 어떤 결을 담고자 하는지 빠르게 보여준다. 단 세 곡 만으로도 밴드의 정체성과 방향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들의 노선은 뚜렷해 보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기대가 되며, 아직 세 곡 밖에 듣지 못해 더 많은 곡을 듣고 싶어진다.

 

 

이아립 – 짙어만 갑니다

이아립의 포크 음악은 그 많은 포크 음악 가운데서도 다르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건조하면서도 우수에 젖은 색채가 듣는 이에게 빨리 다가온다. 그러한 느낌은 비단 음색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선보이는 곡 전체를 통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간 이아립만의 정서를 느끼지 못했다면, 이번 싱글 속 “짙어만 갑니다”의 두 가지 버전을 한꺼번에 들어보길 권한다. 아마 이아립이라는 음악가의 매력을 좀 더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션만 – In / De

“저 아래 군산으로 가면 소리 장인이 한 명 있을 것이다.” 음악을 잘하고 싶어하는, 장인을 꿈꾸는 이가 있다면 넌지시 이렇게 던져보고 싶다. 션만은 아직 많은 사람이 잘 모르지만, 다채로운 악기를 다루는 것은 물론 소리 자체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이미 자신만의 방법론과 기술이 확실하게 있는 음악가다. 올해 한 차례 발표했던 싱글처럼 이번에도 생각보다(?) 밝은 톤의 음악을 들려주는데, 소리 하나 하나에 귀 기울여 보면 곡을 만들 줄 모르더라도 곡 만드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레이브릭스 – Whale Cry (new ver.)

온스테이지로도 공개했던 이 곡은 레이브릭스의 매력을 담고 있는 동시에 밝은 분위기 속에서 슬픔을, 좌절 속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조만간 메인스트림이 될 것 같은 레이브릭스의 매력을 지금이라도 빨리 알아채도록 하자.

 

Editor / 블럭
blucshak@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