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민낯

1. 어쩌면 우리는
2. 밤의 기차

 


 

위아더나잇 – 여름의 민낯

길 건너 성산 초등학교가 보이는 카페에서 밖을 구경하고 있다. 울창한 초록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교정과 길가에 나란히 정렬된 노란 버스들.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오가는 저마다의 표정을 가진 가벼운 옷차림의 사람들. 이 순간만큼은 눈앞의 모든 풍경이, 아니 도시의 소음마저 생명처럼 느껴진다. 역시 여름인가.
7월 1일. 정신을 차려보니 그랬다. 7과 8은 언제나 노랗고 밀도 높은 공기로 가득했다. 겨울이 되면 꺼내어 만질 수 있게, 마치 사각의 얼음처럼 차곡히 쌓이던 두꺼운 순간들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거야?

지난 기억이다. 짧게는 2시간에서 길게는 하루가 꼬박 걸리던 설렘 가득한 바다로 향하던 길. 때로는 유난히 서늘한 태양을 피해 꿈을 조각내고 상처 내며 한없이 숨고 싶었던 날.

다시금 민낯을 떠올린다. 지나니 모두 여름이더라.

글: 함병선 (9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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