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e Tree

  • Artist Palebabyblue
  • Release2020.09.14
  • Genre ElectronicPop
  • LabelPalebabyblue
  • FormatEP
  • CountryKorea

1. Pine Tree 
2. Vienna
3. Dumbo 
4. Puzzle
5. 닿을 달 (Feat. 밤하늘 of 모자루트)

 


 

 

Palebabyblue (페일베이비블루) 첫 번째 EP [ Pine Tree ]

안녕하세요, Palebabyblue의 밀루와 테베입니다.
우선 이번 EP [ Pine Tree ] 발매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Pine Tree ] EP는 시시각각 다양한 단면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각 곡들의 주인공들인 각자 다른 ‘너’ 들은 저희에게 아픈 사랑을 말하기도, 푸른 사랑을 말하기도, 시린 사랑을 말하곤 합니다.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감정은 새로운 결과가 되어 반성과 성장으로 남아 저희에게 소중한 음악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과거의 인연들과, 현재의 사랑과, 미래의 새로운 누군가와 함께 많은 감정을 나누고 기억하고, 또 새로운 곡으로 여러분께 나누어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 Pine Tree

영화 같은 사랑이 하고 싶어
괜한 조바심으로 안달 냈던 때가 있었다.

이름 석 자에 발갛게 귀를 물들이고
스친 손 한 번에 밤새도록 뒤척이고
내 웃음이 네 마음에 폭죽처럼 터지는 것

사랑이란 그런 것이며
적어도 나의 사랑만큼은 응당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언제나 덤덤한 그 사람의 태도는, 그 한결같은 표정은 나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나는 꽃도 피우고 싶고 열매도 따고 싶고 단풍도 보고 싶은데 꼭 사시사철 푸르른 소나무 같았다. 그 기복 없는 다정함은 내가 심어둔 크고 작은 복선과 위기들을 무력하게 만들었고, 때론 그게 얄미워서 괜한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우리 사랑에 극적인 반전이나 짜릿한 긴장감은 없지만- 그래서 더는 손에 땀을 쥐며 초조해할 일도, 눈물을 펑펑 쏟을 일도 없다는 것을.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푸르른 오솔길을 발맞추어 함께 걸으면 될 일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 스며드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2. Vienna

우리가 걷는 모든 길에 설탕이 뿌려진 것처럼 달기만 했던 날들이 있었다. 뭉게구름 같던 마음이 차갑게 식어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볼 때,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맹점을 깨달았다. 함께는 외로움의 반대말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와 함께라는 사실이 때론 더 큰 상처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

속이 데일 걸 알면서도 차마 뱉지 못하고 삼키는 그런 마음이 있다. 나만 놓으면 끝나버릴 관계라는 걸 알면서도, 헤어짐이 두려워 애써 모른 척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우리의 사랑은 식지 않았다는 달콤한 착각에 기대어, 입안에 맴도는 씁쓸한 불안을 지워보려 한다.

너의 다정한 눈빛과 말투는 모든 걸 잊고 싶을 만큼 여전히 참 단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곱씹을수록 자꾸만 혀끝이 쓰다. 빈속에 커피를 들이부은 것처럼 마음 한쪽이 아려온다.

뜨거운 돌멩이를 손에 쥐고도 놓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 앞에 한없이 서툴고 여린 마음을 커피 한 잔에 담아.

with Vienna

3. Dumbo

짝사랑은 참 변덕스러워서
나를 좋아해 주길 바라면서 또 좋아하지 않았으면 하고,
무심한 그 사람이 야속하게만 느껴지다가도
절대로 내 마음을 들키고 싶지 않아 꽁꽁 숨기게 된다.
그 사람의 가장 깊은 상처까지 알고 싶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그를 더 알아가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Dumbo>는 혼자 하는 사랑에 대한 노래다. 처음 느끼는 설렘이 낯설고, 그를 잃을 것이 두려워 애써 감정을 감추려 하면서도 결국엔 내 마음에 답해주길 바라는 복잡 미묘한 심정을 그려보았다.

4. Puzzle

어렸을 때부터 나는 곧잘 넘어졌다. 무릎이든 손바닥이든 꼭 어디 하나 까진 채로 훌쩍대며 집에 들어오는 그런 애였다. 다치는 것보다 무서운 건 그 후였다. 상처에 대일밴드를 붙이고 며칠 뒤 딱지가 생기면 떼어내야 했는데, 찰싹 달라붙은 밴드를 떼는 일이 내겐 너무 끔찍하고 두려운 작업이었다. 혹시 밴드를 떼다 상처를 건드릴까 봐, 여린 살이 같이 뜯어져 나갈까 봐 손을 덜덜 떨며 조심조심 떼어보려다 포기하기 일쑤였다. 결국 답답했던 엄마가 짝 소리 나게 잡아떼면 나는 깩 자지러졌다. 밴드가 붙었다 떨어진 자리는 살점이 떨어진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얼얼했지만, 야속하게도 상처는 멀끔하게 사라지고 없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잘 넘어진다. 사랑에 걸려 넘어지고 사람 때문에 넘어지고 세상이 내게 이럴 줄은 몰랐던 인생의 크고 작은 일들 앞에서 넘어진다. 이제는 티 안 내고 상처를 감추는 법도 밴드를 붙이는 법도 익숙한데, 여전히 밴드를 떼는 일은 어렵고 겁이 난다. 무리하게 잡아 뜯다가 생채기가 나진 않을까, 미처 여린 살이 돋지 못한 마음을 성급하게 몰아세우는 건 아닐까 두렵기도 하다. 그렇지만 언제나 그랬듯, 약간의 얼얼함이 가시고 나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심호흡도 크게 하고,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책의 한 구절도 읊조려보면서, 이 밴드를 떼고 나면 상처가 감쪽같이 사라져있기를 바라면서.

5. 닿을 달

이따금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슴 한구석이 울렁거릴 때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애타게 바라는 내 마음이 저 달을 닮았기 때문일까요. 간절한 마음이 점점 차오를 때마다, 함께 자라나는 모서리 같은 불안함을 꼭꼭 접어 숨겨봅니다.

뭉근한 보름달은 꼭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고 말을 건네는 것 같습니다. 닿을 듯 닿지 않는 그 다정함이 더 슬픈 건 왜일까요? 오늘 밤은 남몰래 간직한 꿈도, 전하지 못한 고백도, 삐죽한 마음도 모두 끌어안고 다독여 봅니다.

그렇게 빚어낸 동그란 마음을 이 달빛에 실어, 사랑하는 당신께 두둥실 띄워 보냅니다.

[CREDIT]
Palebabyblue
Member: 밀루 & 테베
Composed by 밀루 & 테베
Produced by 테베
Arranged by 테베
Lyrics Written by 밀루

Performed by
Vocal 밀루
Backup Vocal 테베 (trk 1)
Bass 테베
Contrabass 테베
Drums 테베
Keyboards 테베
Piano 밤하늘 of 모자루트 (trk 5)
Synths 테베
Strings 테베
Brass 테베

Mixed by
고현정 @Koko Sound (trk 1, 2, 4), 나잠 수 @쑥고개 III 스튜디오 (trk 3), 박권일 @푸른꿈 녹음실 (trk 5)

Mastered by 권남우 @821 Sound (trk 1, 2, 3, 4) , 도정회, 박준 @SoundMAX (trk 5)

Album Artwork
심영롱 @_o00_00o_

소개글
이민향 @itsminh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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