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D

[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백예린

발행일자 | 2020-12-31

백예린의 새로운 챕터

 

백예린이 돌아왔다. 디지털 싱글 일변도의 음악 시장을 역행하기라도 하듯 열네 곡을 꾹꾹 눌러 담아 발표한 그의 새 앨범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백예린의 2막이 지금 시작된다.

 

백예린이 [Every letter I sent you.]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두 번째 정규 앨범 [tellusboutyourself]로 돌아왔다.

독립 레이블 블루바이닐(Blue Vinyl)과 함께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은 대중과 평단의 호평 속에 순항했다. 2CD 18트랙이라는 방대한 볼륨 속에서 ‘0310’과 ‘Square (2017)’을 비롯한 수록곡 전체가 큰 사랑을 받았고, 차트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백예린 신드롬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졌다. 첫 단독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으며, 바이닐은 품절 대란 속에 한정반과 일반반 두 가지 포맷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tellusboutyourself]는 백예린의 현재를 기록한 앨범이다. 지난 앨범이 19살부터 23살까지의 생각과 고민을 서술한 앨범이라면, 본작은 백예린이 지난 1년간 보고 듣고 느낀 내밀한 현재의 감정들을 담아내며 정서적 확장을 이끌어낸다. 음악적 변화 역시 두드러지는데, R&B/팝락 베이스의 전작을 뛰어넘어 딥 하우스(‘0415’)부터 드림팝(‘I’ll be your family!’), 테크노(‘Bubbles&Mushrooms’의 브레이크)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다채로운 팝의 면면을 선사한다.

1집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 이번 앨범에도 크레딧 곳곳을 장식했다. 백예린을 필두로 블루바이닐 스탭, 음악가 구름과 새로이 합류한 방민혁의 프로듀서진, 비디오 디렉터 HOBIN, 포토그래퍼 무궁화소녀까지. 이제는 가히 ‘백예린 사단’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혹자는 영어 가사와 차트 스코어의 상관관계를 거론하며 작품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음악가라면 응당 자신의 감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언어적 도구를 택할 수 있으며, 백예린은 이에 영어를 선택했을 뿐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일컫는 ‘팝’의 범주란 오롯이 비한국인의 영어 가창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여담으로, 백예린은 <#OUTNOW>를 통해 차기작은 한글 가사 중심의 작품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음악가의 발전과 도약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어느덧 한 뼘 더 자라 이제는 한국 대중음악의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자리매김한 ‘백예린 유니버스’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42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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