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ine Bright
- Artist O'KOYE,
- Release2025-07-15
- Genre Crossover, Hip Hop, Jazz,
- LabelO'KOYE
- FormatEP
- CountryKorea
- 1.Shine
- 2.Bright
- 3.Bright (Live)
- 4.Bright (Inst.)
PC통신을 거쳐 홍대와 신촌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한국 힙합은 <쇼미더머니>를 통해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조명 이면에서 신인 창작자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 창동은 또 다른 길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들던 실험장이 되었다. OPCD 플랫폼, 뮤직홀린, 그리고 래퍼 화지가 이끈 이주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화지에게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송캠프가 아니었다. ‘나 빼’와 ‘오염’을 통해 끝없는 경쟁과 비교, 성과주의에 매몰된 씬에 질문을 던져온 그는 이곳에서 관계와 성장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실험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프로듀서 오투(The O2)와 래퍼 이쿄(IKYO)가 처음 만나 음악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오코예(O’KOYE)라는 이름 아래 한 팀이 되었다. 이들은 빠른 성공보다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오코예는 그 누구도 걸어 본 적 없던 자신들만의 길을 천천히 걸어왔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쿄는 팔로알토, 허클베리피, 누리코가 이끄는 모던 아츠 소사이어티(Modern Arts Society)의 P2P 프로젝트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오코예는 힙합엘이의 <Draft>를 통해 커뮤니티의 관심을 받았다.
팔로알토는 이들의 가능성을 지켜보며 앨범 제작비를 지원했지만, 방향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4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작업들은 첫 정규 앨범 [Whether The Weather Changes Or Not]으로 결실을 맺었다. 모두의 믿음과 신뢰로 완성된 결과였다.
이 앨범은 더 넓은 손길과 감각으로 확장됐다. 윤석철, 큐 더 트럼펫, 송하철, 안상준, 김준영, 성낙원, 강상훈, 이해민 등 다양한 연주자들이 참여해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결을 만들어냈고, 얀씨 클럽 디렉터 사모 키요타는 공간을 제공하며 음악 세계관에 깊이를 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적 공동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로질러 확장됐다. 팔로알토가 숨겨두었던 제작비 영상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 것을 시작으로, 오코예는 JJK의 <Agharta>, 얀씨 클럽 공연, 더콰이엇의 <Raphouse>, 수다쟁이와 차붐의 <Rap Varcity>, 슬리피의 SBS <애프터클럽> 등을 거쳐갔다.
팬들 역시 단독 공연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제작의 동반자로 함께했다. 이렇게 확장된 공동체는 시상식과 연말 결산에서도 주목받았다. 멜론, 한국일보, 온음, 음악취향Y를 비롯해 해외 매체에서도 조명을 받았고, 멜론뮤직어워드, 한국힙합어워즈,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금, 그 시간들이 응축된 EP [Shine Bright]가 발표되었다. 정규 1집 1주년과 서울재즈페스티벌 첫 입성을 기념해 만들어진 이 EP는 “모든 순간이 결국 빛나는 순간이었다”는 소회를 담은 작품이다. 가사에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자존과 자긍을 지키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고, 노래에는 윤석철, 강환수, 이삼수, 한혜진 등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를 함께 했던 세션진도 참여해 음악적 결을 더욱 단단히 채워넣었다.
앨범의 첫 곡 ‘Shine’은 이들의 태도를 압축해 전하는 선언처럼 들린다. 정규 1집의 마지막 곡 ‘날개’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간결한 피아노와 여백 위로 The o2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는 노래를 이어간다”고 담담히 읊조린다.
이어지는 타이틀곡 ‘Bright’는 팀과 참여진의 여정과 음악적 결을 집대성한다. 재즈 기반의 베이스와 감정의 진폭을 더욱 더 일렁이게 하는 브라스, 찬란한 소리의 건반 위로 이쿄의 랩이 유려하게 흐른다. 트랙 속에는 과거의 망설임을 넘어선 자전적 이야기와 공동체를 향한 감사, 다짐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인다. 단순한 희망을 넘어선, 시간이 축적한 신뢰의 노래인 셈이다.
이 밖에도 EP에는 ‘Bright’의 서울재즈페스티벌 라이브 버전과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들의 여정을 함께한 이들에게는 작은 선물처럼, 음악 팬들에게는 이들의 음악성과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이렇게 오코예는 지금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또 하나의 작은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힙합이 대중화라는 이름으로 성과와 경쟁을 위시한 일부분만 비춰질 때, 이들은 그 바깥에서 다른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바이럴 히트나 즉각적 성공이 아닌, 신뢰와 시간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축적을 통해 서서히 입지를 다져온 것이다.
음악적으로도 재즈와 힙합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재즈는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는 아니었지만, 모티브로서 꾸준히 저변을 넓혀왔다. 이 흐름은 힙합과 맞물리며 또 다른 스펙트럼을 형성했고, 이번 EP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참여한 연주자들 또한 재즈뿐 아니라 ‘가요’로 불리는 대중음악 전반에서 활약하는 이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들의 방식이다. 방송 시스템 밖에서, 언더그라운드 힙합이 태동했던 1990년대,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를 구분 짓던 2000년대, 그 안에서 성과주의와 경쟁주의로 서로를 상처 입혔던 2010년대를 지나, 2020년대의 오코예는 ‘제3의 성장 모델’을 조용히 모색하고 있다. 빠르진 않지만 깊고, 작지만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이 흐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퍼져가고 있다.
그렇게 보면 오코예의 여정은 단순한 음악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이들은 서로 돕고 연결되며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가 말한 ‘호모 심비우스’, 다시 말해 공생형 인간처럼, 오코예는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존을 통해 음악 생태계를 만들어간다. 프로듀서와 래퍼, 연주자와 리스너, 재즈와 힙합 커뮤니티, 공연장과 방송, 선배와 후배, 그리고 그 모든 관계 속에서 서로를 비추며 성장하는 방식이다.
결국 오코예가 이번 EP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이것이다. 무언가가 빛나는 것은 단순히 밝아서가 아니라, 서로의 빛을 받아 되비추는 과정 속에서 가능해진다는 것. 이들이 쌓아 올린 조용한 공생의 시간들은 지금 이 순간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또 하나의 작은 진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음악이 어떻게 개인과 개인을 관계 짓고, 그런 공동체가 어떻게 개개인과 음악을 함께 지켜내는지를 보여주는 담백한 증명이 바로 이들의 EP에 담겨 있다. – 작가 최승인
[Credits]
Executive Producer : The o2 @_the_o2, IKYO @ikyoikyoikyo Music Producer : The o2 Mixing Engineer : The o2, Honggi @nonsan_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summery_track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Liner Note : 최승인 Choe Seungin @gedative Stylist : 송재희 Song Jaehee @heavnbyjudith Photographer : 김유하 Kim You Hah @newkimjpg Photo Venue : Pink Avenue – Seoul Jazz Festival 2025 (2025.06.01) @seouljazzfestival
[Tracklist]
01. Shine 작사, 작곡, 편곡 : The o2 Producer, Writer, Performer, Arranger, Piano, Chorus, Mixing Engineer : The o2 @_the_o2 Chorus Advisor : 정희경 Jung Hee Kyung @_h2kyung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02. Bright 작사 : IKYO 작곡 : The o2, IKYO 편곡 : The o2
Producer, Composer, Arranger : The o2 @_the_o2 Performer, Writer, Lyric : IKYO @ikyoikyoikyo
Piano : 윤석철 Yun Seokchul @scjazzy Drum Program : The o2 Bass : 강환수 Kang Hwansu @kwansu_kang Alto Saxophone : 이삼수 Lee Samsu @twothreewater Guitar : 안상준 Ahn Sang Jun @sang.jun.ahn Chorus : HEISH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ery Track Studio
03. Bright (Live) 작사 : IKYO 작곡 : The o2, IKYO 편곡 : The o2
Producer, Composer, Arranger, MTR : The o2 Performer, Writer, Lyric : IKYO
Piano : 윤석철 Yun Seokchul @scjazzy Drum : ZEROWHO @_zerowho Percussion : 유이엽 Yui Yeop @yuiyeop Bass : 강환수 Kang Hwansu @kwansu_kang Alto Saxophone : 이삼수 Lee Samsu @twothreewater Guitar : 안상준 Ahn Sang Jun DJ : NOAH1LUV @noah1luvonlyone Chorus : HEISH, BRANDY @brandykor
Live Recording Engineer, Mixing Engineer,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04. Bright (Inst.) 작곡, 편곡 : The o2
Producer, Composer, Arranger : The o2 @_the_o2 Piano : 윤석철 Yun Seokchul @scjazzy Drum Program : The o2 Bass : 강환수 Kang Hwansu @kwansu_kang Alto Saxophone : 이삼수 Lee Samsu @twothreewater Guitar : 안상준 Ahn Sang Jun Mixing Engineer,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ery Track Studio
[Music Video]
Film by ttengkunceosin @ttengkunceosin Shot by ttengkunceosin, Hwang JunMin @_hwang_junmin, Mun KyeongTak @must_have_ta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