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0: 포크라노스 10주년 컴필레이션
- Artist Various Artists,
- Release2025-10-20
- Genre Acoustic/Folk, Pop, Rock,
- Label포크라노스
- FormatCompilation
- CountryKorea
- 1.제주, 70 (with 류재락)
- 2.Mouse
- 3.삐뽀삐뽀
- 4.Around You
- 5.낭만젊음사랑
- 6.코타르 증후군
- 7.말을 건다
- 8.은방울
- 9.대설주의보
- 10.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
- 11.성두빌라
- 12.Believers
- 13.파도
- 14.Untitled Youth
- 15.Yezzir (Feat. 윤석철)
- 16.loom
- 17.기억에 의존한 초상화
- 18.Die Boy
- 19.저녁
- 20.넓은 집
음악의 가치를 발견하는 뮤직 큐레이션 브랜드,
포크라노스의 브랜드 런칭 10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10+10]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디깅 메이트이자 아티스트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 열심히 달려온 음악 유통사 포크라노스가 어느덧 브랜드 런칭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인터뷰, 라이브 등의 온라인 콘텐츠를 비롯하여, 페스티벌, 음감회, 기획 공연 등의 오프라인 이벤트를 아우르며 다채로운 방식으로 아티스트와 리스너를 연결해온 지난 10년. 그 여정을 기념하고자, 총 20트랙으로 구성된 컴필레이션 앨범 [10+10]을 선보입니다.
CD1, Root 버전은 포크라노스가 거쳐온 지난 10년의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첫걸음을 내디딘 순간부터, 음악 시장에서의 변곡점을 통과하며 성장과 확장으로 이어진 의미 있는 순간들까지. 포크라노스의 지금을 있게 한 열 가지 이야기, 그 뿌리가 되어준 열 개의 트랙을 소개합니다.
이어지는 CD2, Bloom 버전은 음악 업계 5인이 주목한 10팀의 아티스트와 그들의 음악을 통해 포크라노스가 그려나갈 앞으로의 10년을 담고 있습니다.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키워 마침내 꽃을 피우듯, 지난 10년을 넘어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하게 하는 아티스트 10팀과 그들이 꽃 피운 이야기, 그 열 개의 트랙을 소개합니다.
[CD1 (Root ver.)]
1. RAINBOW99 – 제주, 70 (With 류재락) 포크라노스가 유통사로서의 첫발을 내디딘 순간을 함께 했던 음악은, 바로 일렉트로닉/엠비언트 사운드 작업을 선보이는 레인보우99의 ‘제주, 70 (With 류재락)’입니다. 지난 10년을 아우르는 컴필레이션 수록곡 후보 중 단연 0순위였던 포크라노스의 첫 번째 공식 유통작. ‘제주, 70 (With 류재락)’은 레인보우99의 아버지 70세 기념 제주 여행에서 녹음된 곡입니다. 이렇듯 레인보우99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방방곡곡을 넘나들며 지역성에 얽힌 기억과 이야기를 전자 음악으로 담아왔습니다. 그리고 이 여정은 마치 음악이라는 대상이 다양한 경험과 함께 우리의 삶에 아로새겨지는 순간과 닮아있습니다. 어느덧 정규 17집을 발매한 그의 여전한 행보처럼, 지난 10년을 넘어 앞으로의 10년을 함께할 수많은 음악을 그려봅니다.
2. 이고도 – Mouse 2010년대를 기점으로 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통해, 우리의 음악 감상 방식은 음원 다운로드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거대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음악 감상의 주요 매체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포크라노스는 유통사로서의 새로운 브랜딩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그 무렵 발매된 이고도의 싱글 [Mouse]는 포크라노스 유튜브 대표 콘텐츠 중 하나인 오피셜 오디오 단일 영상으로 조회수 50만 회를 돌파하며, 포크라노스 채널로의 유입층을 넓히고 브랜딩의 초석을 마련하기까지 없어서는 안 될 징검다리가 되어주었습니다. 이는 특히나, 회사 없이 활동하는 인디펜던트 아티스트가 오로지 음악이라는 정공법만으로 이룩해낸 성과로, 아티스트의 든든한 동행자가 되고자 하는 포크라노스에게 있어서도 뜻깊은 트랙입니다.
3. 김뜻돌 – 삐뽀삐뽀 밴드 포맷과 록 사운드가 한국 음악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던 2020년대 초, 과감한 변신을 통해 성공적인 이미지 확장을 이루어낸 아티스트가 있습니다. 2017년, 포크 장르를 기반으로 데뷔한 김뜻돌입니다. 한대음 ‘올해의 신인상’ 수상으로 이어진 정규 1집 [꿈에서 걸려온 전화]에서부터 이미 여러 장르와의 접점을 꾀했던 그였기에, 2021년 발매된 EP [COBALT]에서의 강렬한 사운드와 퍼포먼스는 성공적인 ‘확장’으로 기억됩니다. 이처럼 김뜻돌의 디스코그라피에는 변화의 기로에 있던 2020년대 음악 시장의 분위기가 오롯이 녹아있습니다. 포크라노스를 통해 발표되어 아티스트의 출발점을 알린 대표곡 ‘삐뽀삐뽀’는, 그 변화의 한중간을 함께 통과해 온 포크라노스의 지난 발자취와도 깊이 맞닿아있습니다.
4. 세이수미 – Around You 플랫폼의 다양화, 다변화로 인해 더 넓은 세상으로의 문턱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토대 위에 태동한 밴드 세이수미는 부산을 거점으로 하여 펜타포트,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의 굵직굵직한 국내 페스티벌을 거치고, 이내 SXSW, 글래스고 등의 세계 무대로까지 그 영역을 넓히는 데 성공합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산이라는 로컬씬에 뿌리를 두고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의 행보는, 뿌리와 가지를 동시에 뻗는 글로벌 진출이 어떤 모습을 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품고 있습니다. 포크라노스를 통해 발매되어 독립적인 음악 활동의 신호탄으로서 널리 사랑받은 정규 앨범 [The Last Thing Left]는, 한국을 본진으로 성장하여 글로벌 시장으로의 전개를 꾀하던 포크라노스에게 있어서도 다음 단계를 위한 커다란 자극과 동력이 되어주었습니다.
5. 이세계 – 낭만젊음사랑 이미지 기반 SNS의 바통을 이어받은 숏폼 콘텐츠는 어느새 우리의 일상으로 깊숙이 스며들었습니다. 짧은 영상을 통해 빠른 속도로 확산되는 콘텐츠들은 영상과 불가분한 관계에 놓인 ‘음악’의 홍보 방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죠. 그중 밴드 이세계의 ‘낭만젊음사랑’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수많은 숏폼 콘텐츠의 BGM을 담당했던 대표적인 트랙입니다. 더 나아가, 이 열기가 일시적인 흥행으로 사그라지지 않고 실제 음원 스트리밍으로까지 유의미하게 연결되었다는 사실은 ‘낭만젊음사랑’이라는 곡이 남긴 중요한 궤적 중 하나입니다. 빠르게 변모하는 미디어 구조에 맞춰 매번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자 하는 포크라노스의 변혁기를 함께 했던 이 곡은, 그렇게 2020년대를 기점으로 탄생한 ‘숏폼을 활용한 디깅과 홍보’라는 새로운 시대상을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김오키 – 코타르증후군 데뷔 이래 재즈와 색소포니스트라는 정체성을 구심점 삼아 분야와 장르를 막론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오키. 그의 대표곡 ‘코타르증후군’이 수록된 정규 앨범 [스피릿선발대]는 제17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과 ‘최우수 재즈 & 크로스오버 재즈 음반’ 부문 수상을 가능케 했던 작품입니다. 동시에, 그 수상 내역에 걸맞도록 경계 없는 그의 활동 스펙트럼을 대변하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분야와의 결합을 통해 꾸준한 시도를 이어가는 종합 예술인 김오키의 행보는,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며 음악의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포크라노스의 방향성과도 많은 부분 부합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음악을 둘러싼 시선과 기준은 시시각각 달라지겠지만, 변함없이 다채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시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그의 다음 발자국을 응원합니다.
7. 이설아 – 말을 건다 이설아는 2013년에 개최된 제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금상 수상에 이어, 바로 이듬해 방영된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출연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후 2016년 발매된 데뷔 싱글 [별이 내리는 길목에서]로 처음 포크라노스와 연을 맺은 그는 2025년에 이르러 어느덧 데뷔 10년 차를 맞이한 아티스트가 되었습니다. 이제 막 터를 다져가던 포크라노스와 그 처음을 함께 한 이래 쉴 틈 없는 활동으로 빼곡히 채워진 그의 디스코그라피는, 유연한 관계로 구축될 수밖에 없는 유통 시장에서 신뢰를 바탕으로 쌓아 올려진 협업이 어떤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상기시킵니다. K팝스타에서 처음 선보인 후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표곡 ‘말을 건다’는, 그리하여 서로 다르게, 그러나 함께 지난 10년을 관통해 온 이설아와 포크라노스의 ‘처음’이 담긴 트랙으로서 이번 컴필레이션에 수록되었습니다.
8. DANIEL – 은방울 2020년에 발매된 DANIEL의 데뷔작 [꽃]은 그의 대표곡 ‘은방울’과 ‘꽃’이 수록된 더블 싱글입니다. 이 두 곡은 발매된지 만으로 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트랙으로, 포크라노스 유통작 가운데 꾸준히 최상위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DANIEL의 음악이 특별한 이유는, 그 반응이 한 순간의 인기를 넘어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알고리즘 추천 기능이 갈수록 정교해짐에 따라 더 넓은 세상 곳곳으로 뻗어나가는 그의 음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음악 자체의 본질적인 힘을 떠올리게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더라도 기어코 청자의 마음을 움직이고야 마는 음악, 그 무형의 매개를 통해 울려 퍼지는 DANIEL의 음악처럼, 포크라노스의 음악 또한 앞으로도 많은 이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
9. 천용성 – 대설주의보 천용성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인 정규 앨범 [김일성이 죽던 해]는 무심하리만치 담담한 어조로 적어 내려간 열한 가지 이야기로 그해 많은 이들에게 투박한 공감과 위로를 전했습니다. 이 앨범은 이듬해인 2020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신인’ 부문 노미네이트와 ‘최우수 포크 음반’,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 수상을 통해 가능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기념비적인 앨범입니다. 특히 이 앨범은 포크라노스 유통작 중 처음으로 한대음 ‘올해의 신인’ 부문 후보작에 이름을 올린 앨범으로, 포크라노스의 지난 여정에 특별한 의미로 남아 있습니다. 대외적인 수상 내역이 전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이 앨범이 남긴 뜻깊은 성과는 동시대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앞장서 달려온 포크라노스에게 선명하고 든든한 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10. 구름 –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 서정적이고 섬세한 송메이킹으로 사랑받는 구름은 솔로와 밴드 활동뿐만 아니라 작편곡, 프로듀싱, OST 참여 등 음악 분야 전반에 걸친 다방면의 활동을 자랑합니다. 특히 신예 아티스트 프로듀싱 영역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며 선배 음악가로서의 의미 있는 역할을 맡고 있기도 한 구름은 초창기 솔로 앨범부터 꾸준히 포크라노스와 함께하며 지금까지도 왕성한 작업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음악 활동을 영위하는 방법에 있어 조금 더 넓은 시선이 필요해진 지금, 넓이와 깊이를 동시에 아우르는 구름의 행보는 아티스트의 지속 가능한 활동의 서포터가 되고자 하는 포크라노스에게도 많은 영감이 됩니다. 그 제목처럼 우리의 음악 생활이 앞으로도 새롭고 특별하길 바라며, 구름의 초기 대표곡 중 하나이자 여전히 많은 리스너들의 플레이리스트를 책임지고 있는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을 컴필레이션 Root ver. 마지막 트랙으로 수록합니다.
[CD2 (Bloom ver.)]
1. 산만한시선 – 성두빌라 한밤중 골목을 유영하는 몽환적 기타 위로 거칠면서도 섬세한 보컬이 얹힌 이 노래는, 대중적인 멜로디 속에 지극히 개인적인 가사를 자연스레 녹여 하루의 끝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거 같았습니다. “다 당신의 탓이 될 순 없지만…”으로 문을 열어 꺼내기 어려운 불안과 미안함을 노래로 흘려보내고, “쉬운 위로와 거짓말들로 천장을 가득 채우고”라는 구절처럼 잔잔한 숨결로 방 안 공기를 포근히 채워줬습니다. 하루 끝 마음 위에 살포시 내려앉아 은근한 위로를 건네주며, 마지막 기타 피드백이 사라진 뒤에도 긴 잔향을 남겨줬습니다. 이런 이유로 주저 없이 이 곡을 선정했습니다. – dress (프로듀서/아티스트)
2. Men And Them – Believers 록 신이 뜨겁다. 최근 몇 년간 강렬하고 숨 가쁜 펑크와 메탈이 모슁과 슬램의 유행을 이끌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용히 화제를 일으키는 팀이 있다. 맨앤뎀. 비틀즈의 서정성과 사이키델리아를 좇으며 테스토스테론으로 가득 찬 록 신에 섬세하고 매혹적인 밴드 음악으로 승부를 건다. 교회에서 촬영한 ‘Down On Me’의 뮤직비디오는 맨앤뎀의 추구미를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지난 6월에 발매한 싱글 ‘Believers’에서도 브릿팝의 향수를 길어 올리는 서정적인 멜로디를 둘러싼 기타와 키보드의 사운드가 한층 더 편안하게 구성되어 곡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한국 모던 록 신에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것 같은 느낌, 단순 기시감이 아니다. – 이수정 (축제기획자)
3. 고고학 – 파도 고고학은 한마디로 ‘연주파 밴드’다. 누군가는 밴드가 연주 잘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하범석(보컬/기타), LAKOV(키보드), 유병현(베이스), 강전호(드럼)로 이루어진 이들은 정교하고 역동적인 연주로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그려낸다. 무심한 듯 투박하게 번호를 매겨가며 일곱 번째 작품(이자 첫 번째 정규 앨범)까지 내는 동안 밴드는 매끈한 팝 록부터 중독성 강한 후렴을 갖춘 아레나 록에 이르는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그중 2024년 EP [VOL.04]에 실린 ‘파도’는 고고학 음악의 하이라이트다. 감각적인 베이스와 드럼 연주로 시작해 신비로운 신시사이저를 지나 파워풀한 연주 다발로 몰아치는 이 곡은 짜임새 있는 사운드 디자인으로 입체적인 감상을 남긴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부르는 멜랑콜리한 선율도 매력적이다. 연주력과 창작력을 고루 갖춘 이들은 지금의 ‘밴드 붐’에도, 차세대 밴드 신에도 더없이 걸맞다. –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
4. RYE – Untitled Youth RYE는 오랜만에 등장한 팔방미인이다. 노래와 연주는 기본이고 기획과 창작에 능하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음반으로 구현하는 제작의 재주도 갖췄다. 거기에 음악 외 어떤 요소들이 RYE라는 아티스트를 완성 시키는지 안다. 그래서 본인의 음악과 비주얼, 즉 스타일이 기분 좋게 조화를 이룬다. 그래서 이제는 더 많이 알려질 일만 남았다. R&B라는 장르 음악을 기반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색으로 노래 사이를 채워 장르의 유명무실을 증명한다. 이번 컴필레이션에 담긴 ‘Untitled Youth’ 역시 프로듀서이자 가수로서 천재는 혼자 놀아도 천재적 결과물을 내놓을 거란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스타일 좋고 다정한 동네 친구 같은 노래. RYE 자신과 다름이 없다. – 이수정 (축제기획자)
5. O’KOYE – Yezzir (Feat. 윤석철) 래퍼 이쿄(IKYO)와 프로듀서 오투(The o2)가 그룹을 결성했다는 사실부터 흥미로웠다. 이전에 협업의 연이 있다고는 하나, 정식으로 팀까지 이룰 만한 당위가 궁금했다. 음악을 재생하는 순간 궁금증이 풀렸다. 둘의 이름을 절묘하게 합친 것 같은 그룹명 오코예(O’KOYE)처럼, 이들의 음악은 힙합과 재즈의 기막힌 조화를 꾀했다. 힙합과 얼터너티브, 재즈의 비율을 트랙마다 달리해서 배합한 수제 하이브리드 사운드. 단순히 재즈 힙합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우선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과 함께한 ‘Yezzir’부터 들어보자. 오투가 주도한 리드미컬하고 전위적인 재즈 바탕에 이쿄의 과감한 랩이 춤을 추고, 윤석철의 신들린 건반 연주가 들어오며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신세계의 사운드트랙이 펼쳐진다. 오코예의 음악은 오코예만의 음악이다. 이만한 개성과 완성도, 잠재력을 겸비한 신예는 드물다. –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
6. archie – loom Producing indie film soundtracks, exhibition BGM, K-pop singles, archie has been active across artistic genres in the past few years; his eclectic approach to artistry reminds of a young Haruomi Hosono. Named Rookie of the Year by Tonplein in 2024, archie has a unique ability to absorb diverse influences into a sound of his own. ‘loom’ has echoes of Mid-Air Thief, yet archie’s environmental synth textures and impressionistic singing are more stark and restrained. / 인디 영화 사운드트랙, 전시 BGM, K-pop 싱글… archie는 수년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적 행보를 이어왔다. 그의 다양하고 유연한 작업 방식은 호소노 하루오미(Haruomi Hosono)의 젊은 시절을 연상시킨다. 2024년 평론 웹진 온음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이기도 한 archie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받은 영감을 자신의 것으로 재구성하는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 공중도둑(Mid-Air Thief)의 잔향이 느껴지는 ‘loom’에서는 풍경을 그려내듯 펼쳐지는 신스 질감과 몽환적인 창법이 어우러져 보다 담백하고 절제된 인상을 남긴다. – James Gui (글로벌 음악 매체 저널리스트)
7. 김반월키 – 기억에 의존한 초상화 느슨한 듯 정제된 어쿠스틱 사운드 위에 절제된 온도의 리듬이 노랫말을 통해 나열된다. 즉흥적인 분출이라기보다는, 치밀하게 설계된 시퀀스 속에서 공허한 감정이 절묘하게 배치된다. 리듬머신과 샘플링, 신서사이저와 가상악기들이 만들어내는 정확한 사운드와 박자는 지난 30여 년간 하나의 시대 감각으로 굳어졌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 감동이 옅어졌다. 그러나 김반월키의 앨범 [빈자리]는 그런 시대 감각의 틀을 영리하게 비껴가며 잊고 있던 감흥을 되살린다. 그 중 ‘기억에 의존한 초상화’는 앨범 전체에서 가장 균형 있게 조율되고 현대적 감수성을 품은 뉴클래식이라 할 만하다. – 나잠 수 (레코드 프로듀서/엔지니어)
8. Die Boy – Die Boy 딜레이가 길게 이어지는 기타와 묵직한 킥 드럼만으로도 음울한 공간이 완성되는 거 같았습니다. “tears, tears boy”에서 “just die boy”로 몰아붙이는 가사는 자기혐오와 고립감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anyone who cares about you don’t exist” 같은 한 줄이 곡이 끝난 뒤에도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담백한 편곡 속에 서늘한 서사를 또렷이 새긴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다양한 녹음 경험이 묻어나는 섬세한 디테일과, 자신의 목소리를 어떤 톤으로 써야 원하는 질감을 만들 수 있는지 정확히 아는 아티스트라는 점이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dress (프로듀서/아티스트)
9. 최제니 – 저녁 Jenny Choi has only released three singles, yet her YouTube channel is a cozy nest of home-recorded demos with frank, soft-spoken songwriting. Channeling fellow crooners like Minwhi Lee, Choi sings with a breathy voice that settles into her guitar and piano arrangements like a well-worn couch. Yet her harmonies also show a jazzy touch. ‘Sajikro’ shows just how lush her textures can get, contrasting the desolation of heartbreak with a fullness of sound. / 최제니는 단 세 곡의 싱글만을 발표했지만, 그녀의 유튜브 채널은 솔직하고 부드러운 노랫말의 홈레코딩 데모들로 가득한 아늑한 보금자리 같다. 이민휘(Minwhi Lee) 같은 동시대 아티스트를 떠올리게 하는 그녀의 숨결 어린 목소리는 오래되어 안락한 소파처럼 기타와 피아노 편곡 속에 스며든다. 하지만 그녀의 하모니에선 재즈적인 감각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저녁(Sajikro)’은 이별의 고독과 풍성한 사운드의 대비로 그녀의 음악이 얼마나 다채롭고 섬세한지 잘 드러내는 곡이다. – James Gui (글로벌 음악 매체 저널리스트)
10. 우희준 – 넓은 집 가창이나 사운드에서 표준에 도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자유로움, 그리고 그 속에서 전해지는 진심. 그의 음악은 포크와 펑크의 경계에 있다. 베이시스트라는 정체성 속에 그동안 어쿠스틱 기타가 맡아온 반주 역할을 베이스로 대체한 것만으로 설득력이 생기는 사운드에 더해 명확히 주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의미심장한 한국말은 최근 잘 느껴보지 못했던 특정한 정서를 환기한다. 그 속에서 우희준이 한국 인디 음악의 뿌리에 닿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동시에, 과거와 구별되는 세계적인 흐름과 연결된 감각이 앨범 전반에 스민다. 이렇게 한국 음악의 오래된 미래를 다시 발견하였다. – 나잠 수 (레코드 프로듀서/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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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
Curated by Poclanos (CD1 ‘Root ver.’)
Commentary by 월로비 (CD1 ‘Root ver.’) Curated & Commentary by dress, James Gui, 나잠 수, 이수정, 정민재 (CD2 ‘Bloom ver.’) Compiled by Poclanos Artwork by 슈퍼샐러드스터프 @supersaladstuff
https://www.instagram.com/poclanos https://www.youtube.com/poclan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