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공
- Artist 전유동,
- Release2025-12-01
- Genre Acoustic/Folk, Pop, Rock,
- Label전유동
- FormatSingle
- CountryKorea
- 1.진주공
| 1. 나의 노랫말이 어려운 이유는 개인적인 감정들을 고스란히 옮기기 때문이다. 그래왔던 이유는 내게서 일어나는 음악적 창작은 언제나, 그 어떤 때보다 순수하고 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듣는 이들에게 불친절할 때가 많은 것이다. 이 점을 고치겠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내 앞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보며 내가 느낀 그대로 옮기고 싶어졌다. 감정의 흐름. 난 나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2017년 4월 29일 <소매가 짧아진다.>
2. 을지로3가 2호선 환승 통로 하얀 할머니께서 미나리를 깔아놓으셨다. 어째 살 수 없어 미안한 맘들이 눈치를 본다 모두 어떻게 그곳을 스친다 고운 미나리는 누구도 자신을 데려가지 않아 괜스레 자신을 쓰다듬는 할머니께 미안하다 그런 미나리가 파랗게 파랗게 통로 가득히 저 여기 있어요 외친다 제가 어찌하면 좋을까요 저 여기 있어요 어느 빈틈에도 미안함을 메꾸지 않아도 되는데 모두 미안해한다 나도 미안함을 먹고 노래하나보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해요 여러분 제가 여기서 노래해요 소곤소곤 손질하는 할머니의 미나리에게서 나의 노래가 들린다
3. 그 무덤 속에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가 하나뿐인 입구에 못질을 하며 누군가는, 누군가는…. 말소리가 쓸데없이 크다 끝이 아니라 하지만 지저분한 습관들은 이내 끝을 바라보고 있다 그도 알고 있다 변명들은 조막만 해진다 허나 자신을 갉아 먹는 못질과 변명을 태우며 그의 손은 한 번 더 무덤의 벽을 쿵 내리칠 수 있다 그는 알고 있다 그가 충분히 믿고 있는 것들을, 작아짐을 알기에 큰 것을 더욱 선명하게 바라볼 수 있음을 2019년 5월 23일 <무덤>
4. 꿈속에서 나는 수제 구두를 만드는 장인이었다. 수입이 시원찮았던 모양이다. 나는 기가 죽어 한없이 작아져 있었다. 여느 날과 같이 바닥을 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귀한 손님이 오셨다. 한참을 둘러보고 구두 한 켤레를 손에 들었다. 들뜬 마음이었는지 조바심이었는지 나는 구두에 대해, 나의 세심한 노고에 대해 장황히 설명하려 했다. 손님은 이내 웃으며 “설명해 주셔도 저는 잘 모릅니다만 이 구두가 맘에 듭니다.” 그리고 조용한 적막 속에서 그는 구두를 신고 말을 이었다. “감사합니다.” 나는 눈물을 터트리며 잠에서 깼다.
5. 작은 나를 통해 큰 나를 그릴 수 있다. 드러내기 힘든 자신을 아름답게 내어놓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찬사를 바친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하고, 지금의 나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 세상 모든 존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스스로 명명한 어두운 감각에게도 여러 번 안부를 물어본다. 진주공은 기존에 발매한 곡들과 비교해 다소 무거운 단어들이 배치되었다. 2022년에 2집 정규 앨범을 제작하기 위해 만든 곡이다. 당시 곡을 쓰러 혼자 떠난 곳에서 방이 어두워질 때까지 기타를 연주했었다. 한 달 동안 그렇게 연속되는 날 속에서 내가 하고 있는 행동과 그에 기반한 태도까지 노래로 남기고 싶었다. 무거운 공기로 가득한 대장간, 오랜 시간 규칙적으로 돌아가는 기계와 직접 두들기는 장인의 손, 날카롭게 깎아내는 과정들, 영롱이며 반짝이는 진주의 모습을 사운드로 담아내고 싶었다. 그렇게 연주자들에게 머릿속에 그린 장면들을 전달했고 훌륭하게 표현해 주었다. 드러머 – 박재준, 베이시스트 – 송현우, 건반 – 복다진, 일렉기타 – 사공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함께 진주가 되어준 동료들에게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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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redits |
| Composed by 전유동 Lyrics by 전유동 Arranged by 전유동박재준, 복다진, 송현우, 사공Vocal 전유동 Chorus 전유동 Acoustic Guitar 전유동Electric Guita / Recorded by 사공Bass / Recorded by 송현우 Drum / Recorded by 박재준 Piano 복다진 EP 복다진 MIDI Programming 전유동 Piano, Acoustic Guitar, Vox Recording 전유동 Recorded by 전유동 @누구의 집 Mixed by 천학주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Mastered by 강승희 @소닉코리아 서울숲 스튜디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