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관계 속에서 자라난 친구라는 이름, 산보 정규 2집 [아니카] 발매 기념 인터뷰

발행일자 | 2026-02-11

 

관계 속에서 자라난 친구라는 이름, 산보 정규 2집 [아니카] 발매 기념 인터뷰

 

우리는 수많은 관계를 지나며 살아간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있고, 마음 깊숙이 자리 잡는 이름도 있다. 어떤 만남은 잠시 머물다 사라지고, 또 어떤 인연은 오래도록 곁에 남아 시간을 함께 나눈다. 때로는 관계로 인해 흔들리고, 감정의 물결에 휩쓸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관계 속에서 회복한다. 서로의 생각이 겹치고, 취향이 맞물리고, 웃음의 온도가 비슷해질 때, 관계는 비로소 ‘친구’라는 이름을 얻는다.

 

4인조 밴드 ‘산보’는 그렇게 친구로 엮인 사람들이다. 서로 다른 시점에 인연을 맺었지만 결국 한 팀이 되어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그들에게 음악은 계산보다는 놀이에 가깝고, 비즈니스보다는 수다에 가깝다. 웃고 떠들며 쌓아 올린 시간들은 곡이 되고, 정형화되지 않은 산보만의 리듬으로 흘러간다. 여러 변화를 거치며 완성된 정규 2집을 중심으로, 친구이자 밴드인 산보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산보 멤버분들 각자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아빈 : 저는 산보에서 보컬이랑 기타를 맡고 있는 윤아빈이라고 합니다.

서영 : 저는 산보에서 베이스 치고 있는 박서영입니다.

태욱 : 안녕하세요, 산보 드러머 김태욱입니다.

경호 : 산보의 프로듀서, 엔지니어로 함께 하고 있는 나경호입니다. 악기 연주도 하고 있습니다.

 

 

Q. 팀을 어떻게 결성하게 되셨나요?

 

태욱 : 처음에는 보컬 하는 아빈이랑 드럼 하는 제가 만나 결성하게 됐어요. 사실 팀이 만들어진 건 꽤 오래됐는데 2020년? 그때쯤이었어요. 단순히 “밴드 할까? 음악 할까?” 그렇게 둘이 얘기하다가 “보컬 구해볼까? 베이스나 다른 멤버들도 필요한가? 그냥 둘이 할까?” 이 고민만 3년을 했던 것 같아요.

 

아빈 : 저는 원래 밴드할 생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The Smashing Pumpkins 노래를 듣고 ‘아, 밴드 해야 되겠다’라고 다짐했어요. 태욱이는 저와 고등학교 동창인데 학교 다닐 때부터 “나는 밴드를 할 거다”라는 포부를 달고 사는 애여서 같이 하기로 했죠. 그 어린 나이에 제가 먼저 “이런 데모를 만들었다” 하면서 태욱이한테 보여주고. 그때 되게 재밌었어요.

 

 

Q. 왜 고민하는 시간이 3년 정도 걸렸나요?

 

아빈 : 어디에 도움을 받는다거나 그런 걸 잘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 저희가 가진 풀 안에서 해결하려다 보니 어려웠어요. 멤버를 구하려고 해도 인스타그램에 구인 글을 올리고, 뮬(음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베이시스트를 찾고. 저희가 이런 능력이 있는 애들은 아니었거든요.

 

 

 

 

Q. ‘산보’는 어떤 의미로 짓게 된 밴드명일까요?

 

아빈 : 사실 이름을 지을 때, 되게 많은 후보들이 있었어요. 세고 남성스러운 것과 되게 여성스러운 것도 있었는데 저희가 혼성 밴드이기도 하고, 이름을 지을 당시, 저는 한 가지 이미지가 드러나는 이름보다는 투명한 이름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후보들 중에 가장 투명한 느낌이 드는 걸 골랐죠.

 

태욱 : 다들 썩 마음에 들어하진 않았는데 특별한 대안이 없었고, 나중에 이름을 바꿀까 하다가 아니라는 결론이 나와서 계속 이걸로 가게 됐어요. 나중에 정이 든 거죠. 처음엔 큰 의미가 있진 않았지만 활동하면서 의미가 생긴 케이스예요. 지금은 애정하는 이름입니다.

 

 

Q. 그렇다면 경호님과 서영님은 어떻게 합류하게 되셨어요?

 

경호 : 저도 아빈, 태욱이랑 고등학교 동창인데 태욱이랑은 친했고, 아빈이랑은 잘 모르는 사이였어요. 기타 전공이었지만 입학하자마자 그만두고, 컴퓨터 작곡이랑 믹싱 이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대학교도 이쪽으로 진학하게 됐고, 어느 날 태욱이가 데모를 만드는 데 녹음 한 번만 받아달라고 했어요. 갔는데 거기에 아빈이가 있었어요. 한 번 도와주니까 다음에 또 도와달라 하고, 그게 반복되니까 그럴꺼면 그냥 같이하자고 해서 눈 감았다 뜨니 이렇게 되어 있었더라고요.

 

아빈 :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계속 도와달라고 하기도 민망하고, 돈을 줘야 하는데 돈은 없고. 그냥 멤버로 함께하자 제안한 거죠.

 

경호 : 그때 돈을 받았어야 했는데 발을 들여가지고… (웃음)

 

서영 : 저는 대학교 동기로 알게 됐고 전 멤버인 동하가 추천해 줘서 들어왔어요.

 

 

Q. 그동안 ‘산보’에게 변화가 많았던 것 같아요.

 

아빈 : 최근 1년 새, 크고 작은 변화가 굉장히 많았는데 사실 “이러한 변화가 있었습니다”라고 말하기엔 아직 갈무리 단계인 느낌이에요. 음악적인 것도 그렇고 항상 과도기인 것 같아요. 저희가 활동한 지는 얼마 안 됐는데 밴드를 시작한 지는 5~6년이 넘었거든요. 그 시기 동안 내내 과도기인 것 같아요. 항상 이슈가 있었고, 변화가 생기면서 서로 조금씩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이 생겼고, 이건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반면에 이런 변화가 매너리즘에 빠질 일이 없다는 장점도 있는 것 같아요.

 

태욱 : 저희끼리도 어제 얘기했던 내용이었어요. 불편한 점이라고 하면 서로 소통할 때,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잡음이 있었으니 의견을 점점 내지 않게 된 거죠. 이런 부분을 고쳐야겠다고 요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럴 땐 “그냥 싸우자!” 이런 식으로요.

 

서영 : 누가 불만이 있었어?

 

태욱 : 난 늘 있어.

 

서영 : 아, 그래? (웃음)

 

아빈 : 그런 것보다 유쾌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뭔가 민감한 분위기가 있으니 그런 것을 좀 타파하고자 해요.

 

태욱 : 불만이라기보단 그냥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편하게 안 나오는 거지. 기분이 안 좋은 날이 많아진다거나 하면 “아유, 오늘은 못하겠다” 하고 넘어가고.

 

아빈 : 말을 할 때도 “너 그거 별로야”보다는 “아니, 그거 말이야” 이런 식으로 가는 거지.

 

 

Q. 그렇게 점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서 성장하는 것 같아요. ‘산보’도 이번에 새로운 도전을 하셨잖아요. 시리즈 기획 공연을 시작했는데 첫 회차는 오이스터즈와 함께했어요. 어땠나요?

 

아빈 : 오이스터즈 정말 멋있더라고요. 저는 사석에서도 한두 번 본 적이 있어요. 저희보다 나이가 훨씬 어린데, 7살 차이인가 그렇거든요. 07년생인가 그래요.

 

경호&태욱 : 07년생이라고?

 

서영&아빈 : 응, 올해 20살 되셨어.

 

아빈 :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경하게 되는 (공연이었어요.) ‘난 저렇게 못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멋있었습니다.

 

 

 

 

Q. 이 공연은 어떻게 기획된 공연이었나요? 동료 아티스트를 섭외해 합동으로 하게 되신 이유가 있을까요?

 

아빈 : 저희가 항상 불러주시는 공연만 나가고, 능동적인 뭔가를 해본 적이 없어요. 활동을 한다고 하면 능동적인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 대표님의 도움을 받아 이런저런 것들을 하게 되었죠. 사실 ‘기획 공연을 하고 싶다’라기보다는 능동적인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태욱 : 신에서 여러 아티스트와 두루두루 소통하고 관계를 쌓는 게 아무래도 좋으니까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희는 사실 낯을 많이 가려가지고 술자리 찾아다니면서 친해지고 그런 건 어렵거든요. 공연도 많이 다녔지만 대화를 하거나 친해진 팀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이런 방식은 저희 측에서 주최한 느낌이 나니까 말 걸어도 되잖아요. 이런 자리를 빌려 인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했어요.

 

 

Q. 그래서 이번 기회에 오이스터즈와 많이 친해지셨나요?

 

아빈 : 네, 실제로 많이 친해졌습니다. 맞팔도 하고 DM도 하고. 만나면 07년생처럼 느껴지지 않아요. 처음 만났을 때, 어깨동무부터 하는 거예요. 나이를 모르는 상태로 어깨동무를 하니까 동갑 친구인가 보다 싶었는데 뒤풀이에서 “저 07년생입니다” 그래서 “어? 그랬어?”라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친구들이 워낙 살가워 갖고 그 뒤로도 어색해지거나 그렇진 않았어요. 되게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섭외 시, 선정 기준이나 중요하게 보는 지점이 있나요?

 

아빈 : 사실 오이스터즈의 ‘정금’이라는 친구가 저랑 같은 축구팀을 응원하고 있어요. 그런 내용으로 인스타그램에서 DM을 주고받아 내적 친밀감이 있었고, 제가 그 친구들 앨범을 되게 좋게 들었어요. 그래서 음악적인 인정 같은 것도 있었고. 아무래도 저희가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을 고르게 되지 않을까요?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하잖아요. (웃음)

 

 

 

 

Q. 올해 ‘앳시콜렉티브’ 소속으로 처음 선공개 싱글과 정규를 발매하셨는데 인디펜던트로 활동할 때와 레이블이 생기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태욱 : 저희가 레이블에 들어가게 된 이유가 명확하게 있어요.

 

아빈 : 저희는 맨땅에 헤딩하는 스타일이라 우리끼리 열심히 음악 만들어가지고 앨범 툭 내고, 다시 열심히 만들어가지고 발매하고, 또 만들어서 발매하고. 이게 저희 전략이었거든요.

 

태욱 : 전략이야, 이게? (웃음)

 

아빈 : 그래서 정규 6장이 쌓이면 유명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훨씬 많고, 그들의 훌륭한 방식을 활용하면 편할 거라는 걸 은연중에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희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회사에 들어가자는 이야기는 했었어요.

 

태욱 : 아무래도 어려웠죠. 방구석에서 음악만 만들고 홍보도, 공연도 제대로 안 했으니까요. 저희가 맨땅에 헤딩하는 스타일이라고 했지만 사실은 헤딩도 과감하게 안 하거든요. 적당히 보면서 하려니 자꾸 문제가 생겼어요. 그런 와중에 대표님 연락이 왔고, 일을 봐주시기 시작했는데 너무 편한 거예요. 일정이나 공연 같은 것들도 저희끼리는 기준 없이 기분에 따라 결정하게 되니 잡음도 많고, 진행도 느리고 그랬거든요. 저희가 맨땅에 헤딩하는 팀이었다면 들어오는 거 다하자는 마인드였을 텐데 그것도 아니었고.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편한 것 같아요.

 

 

Q. 이렇게 새로운 관계도 형성되고 기존의 관계도 적립과 변화의 시기를 거쳤는데 이런 부분이 음악과 작업에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아빈 : 저는 제 삶에 있어서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하는 이야기에 9할은 관계에 대한 내용인 것 같아요.

 

태욱 : 밴드의 모토가 되었던 내용을 상기시켜보면 외부에서 겪는 관계적인 일들, 인간관계라던가 저희끼리의 친분에서 나오는 그런 것들에서 출발해 음악을 하고, 밴드를 만들자고 말했던 것 같아요. 저희 안에서 또는 각자가 얽혀 있는 여러 관계들에서 경험했던 것을 토대로 음악을 만든 경우가 많았어요. 예를 들어, 아빈이가 개인적으로 겪었던 일을 가지고 곡을 쓴다거나, 저한테 인터뷰하듯 질문을 던지고 그걸 바탕으로 만든다거나. 그런 식으로 영감을 얻었던 것 같아요.

 

 

Q. 보통 어떤 사건들이었어요? 재미있는 비하인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아빈 :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이 대부분인데 여자친구랑 싸운 얘기라던가 어떤 친구랑 술자리에서 나눴던 이야기 이런 것들이에요. 특히 지난 앨범보다 이번 앨범이 그런 것들에 좀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저번 앨범도 전부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요.

 

 

Q. 그렇다면 정규 1집과 2집, 어떻게 다를까요?

 

태욱 : 저번 앨범은 좀 더 상상을 기반으로 한 관계들이 많았다면

 

아빈 : 이번에는 실제 관계들이 좀 들어갔죠. 진짜 친구. 상상 친구도 있었어?

 

태욱 : 그렇지. 1집에는 상상 친구가 들어간 게 있지.

 

 

 

 

Q. 이번 앨범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아니카] 간단하게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아빈 : 저희가 딱히 명확한 음악 스타일이 정해져 있는 팀은 아니다 보니 이런저런 것들에서 아이템이나 아이디어를 가져와 음악을 만드는 편인데, 이번 앨범은 친구에 대한 내용인 것 같더라고요. 

저희도 서로 친구이기도 하고, 또 각자 만나는 친구들이 있을 거고. 그런 친구들 사이에서 노는 이야기들, 우리가 평소에 편하게 앉아서 아무 말이나 할 때 나오는 이야기들, 친구라는 존재가 우리 삶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 내 친구의 가족 관계. 이런 것들을 담고 싶었어요. 나의 가족 관계와 내 친구의 가족 관계가 가지는 차이점이 항상 존재하는데 저는 거기에서 ‘우리의 성장 환경이 다르구나’라는 것을 체감하거든요. 이런 차이에서 비롯된 많은 일들과 관계성. 저는 그런 것들이 되게 재밌더라고요.

 

 

Q. 앨범 작업을 할 때, 먼저 내용을 고민하고 시작하는 편은 아니신가 봐요.

 

아빈 : 맞아요. 만들기 전부터 친구에 대한 내용을 만들자고 정해둔 건 아니었고,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가 앨범을 만들 때, 주제를 먼저 잡고 시작하진 않거든요.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들을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하자는 게 주된 방식인데 요새 들어 친구 관련된 생각이 많았나 봐요. 최근 관계 변화도 잦았고,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도 많았으니 의식하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Q. 앨범 소개 글을 살펴보니 ‘아니카’는 책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에 나오는 삐삐의 친구 이름이더라고요.

 

아빈 : 저는 이 책을 되게 좋아하거든요. 이 책이 시리즈가 있어요. 섬에 가는 이야기, 목욕하는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책도 다 보고, 영상물도 다 봤거든요. 시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삐삐랑 닐슨 씨보다는 토미와 아니카한테 더 정이 간다고 해야 할까요, 저 같다고 해야 하나요. 공감이 많이 됐어요. 사실 삐삐가 중요한 건 아니에요. 원래는 앨범명을 ‘친구’라고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누가 되게 구리다고 했는데.

 

경호 : 내가 구리다고 했던 것 같아.

 

아빈 : 맞아. 그래서 친구가 뭐냐, 영화 제목도 아니고. 그랬어요.

 

태욱 : 친구라는 키워드에 상징성 있는 이름을 갖다 붙인 거죠.

 

아빈 : 셜록 홈즈의 친구 왓슨, 둘리의 친구 도우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제일 이름이 예쁜 애가 아니카더라고요.

 

 

Q. 앨범 제목이 [아니카]로 확정되고 나서 반대 의견은 없었나요?

 

태욱 : 저희가 앨범을 준비할 때만 해도 제목을 뭐 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곡 제목도 마찬가지고요. 가제로 이름만 붙여놓고, 음악을 만들었어요. 마무리 단계가 되어서야 ‘발매하려면 제목을 정해야 하는데’ 고민하던 참에 아빈이가 “난 이거 좋아, 이걸로 할래”라고 했어요. 그때가 녹음 마친 직후라 힘도 없고, 시간도 없고 해서 다들 “좋은 것 같은데? 좋아. 아니카로 가자.” 그렇게 정해지게 됐어요. 저희 밴드명인 ‘산보’처럼 시간이 지나고 나중 되면 애정이 생기지 않을까요.

 

 

Q. 이렇게 들어보니 제목이나 이름에 큰 의미를 두는 편은 아니신 것 같아요. 트랙명도 대체로 짧은 편이라 뭔가 함축적인 의미를 담는 걸 선호하시나 싶기도 했거든요.

 

아빈 :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가제를 가져다 쓰기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이번 타이틀곡 제목도 친구 이름이에요. 이름이 고상현인데 현을 빼고 고상만 쓴 거예요.

 

태욱 : 저희랑 같이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하는 형이 있는데 그 형 이름이 고상현이에요. 처음엔 그 형 이름 그대로 노래 제목을 붙였다가 ‘이건 너무 사람 이름이지 않나?’해서 현만 뺀 거예요. 그 형 별명도 ‘고상’이라 다들 그렇게 부르거든요. 그래서 이걸로 가자고 했죠.

 

아빈 : 나름 또 현을 빼고나니까 ‘고상하다’ 이런 의미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저는 문학을 되게 좋아하는데 저희 밴드 전체적으로 봤을 땐, 문학적인 느낌은 또 아닌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그런 긴 제목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한 문장으로 어떤 의미를 표현하기보다는 단순하고 힘 있는 하나의 감으로 무드라던가 의미를 표현하는 걸 좀 더 선호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Q. 전반적으로는 아빈님을 중심으로 아이디어가 시작되고, 이후 멤버분들과 합을 맞춰가는 구조로 보이는데 맞을까요? 보통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아빈 : 곡별로 다 다른 편인데 일정한 작업 방식이 존재한다기보다는 어떤 때는 제가 그냥 리듬을 치고 있을 때, 거기서 누군가 뭔가를 듣기도 하고, 최근에는 태욱이랑 서영이가 집에서 녹음한 걸 보내주면 그걸 토대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아니면 저 혼자 방구석에서 만든 곡을 멤버들에게 들려주기도 하고, 다 같이 곡을 쓰고 합주를 하자고 해서 시작될 때도 있고. 되게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것 같아요.

 

태욱 : 그래도 정해진 방식이라고 하면 가사를 먼저 쓰고 곡 작업을 시작하진 않는 것 같아요. 보통 곡이 먼저 완성되고 거기에 가사를 붙이는 편이에요. 그렇지만 일부러 이 방식으로만 하려는 건 아니에요. ‘나는 무조건 음원부터 만들어’ 이런 식은 아니고, 가사를 먼저 써도 되는데 그렇게 잘 안되더라고요.

 

아빈 : 그건 제가 이유를 알 것 같은데 멜로디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가사보다 멜로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멜로디에 가사를 붙이는 방식이 좋은 방식이라고 느끼는 것 같아요. 가사를 먼저 쓰고, 멜로디를 쓰게 되면 멜로디가 가지고 있는 자유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요.

 

 

Q. 이번 앨범에 공동 작사 트랙들도 눈에 띄더라고요.

 

아빈 : 저번 앨범에도 그랬고, 저는 태욱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사를 쓰다 막히면 태욱이한테 물어보는 편이거든요. 그리고 이번 앨범 같은 경우엔 다같이 모일 시간이 많았고, 작업 시간도 촉박해서 어떻게든 머리를 굴려 가지고 써야 했던 상황들이 있었어요. 그때 다들 한마디씩 “이건 별로인데 이렇게 하면 어때?”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다 같이 크레딧에 들어가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태욱 : 애초에 타이틀곡은 합주하면서 만들었고, 가사도 그냥 다같이 있을 때 (만들었어요.) 저는 “이런 주제로 하고 싶은데?”, 그럼 아빈이가 “그렇게 하자. 그 주제에 맞춰서 한마디씩 적어보자.” 그렇게 만들어지게 됐던 것 같아요. “이번엔 꼭 같이 만드는거야” 이렇게 의도적으로 함께 한 건 아니에요. 그냥 얘기하다 보니까, 같이 시간 보내다가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만들어지게 된거죠. 맞지요?

 

서영 : 옙.

 

아빈 : 저희 앨범 크레딧을 보면 작사에 태욱이 이름이 중간중간 들어가 있는데 제가 가사를 써가면 유독 태욱이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경우가 있거든요. 태욱이만 이상하게 문학적인 욕심이 있는지 “이건 좀 별론데?” 이럴 때가 종종 있어요. 1집 [룸펜] 때, ‘와부와부’라는 곡 도입부를 제가 써왔는데 태욱이가 되게 싫어해서 본인 마음대로 써온 걸 쓰게 됐어요. 대체로 가사는 이런 과정을 거쳐 정해지는데 제가 가사를 써서 태욱이한테 보여주고, 태욱이가 오케이 하면 그대로 넘어가고, “아, 이거는 좀…” 이러면 작사 크레딧에 태욱이 이름도 같이 들어가게 되는 거죠.

 

모두가 작사에 참여한 건 이번에 처음 해본 방식인 것 같네요. 마찬가지로 제가 가사를 써왔는데 태욱이랑 서영이가 “이건 별론데? 진짜 별론데?” 그래서 제가 “그럼 네가 써봐”라고 했어요. (웃음) 서영이가 한 구간을 써서 보여줬는데 괜찮다 생각이 들면 그걸 쓰고. 그렇게 서로 검사받으면서 작업을 했어요.

 

태욱 : 정확하게 기억이 나요. 지하 연습실이었는데 곡은 나왔어요. 가사를 붙여야 하는데 아빈이가 출발을 못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한테 계속 물어봤어요. “뭘로 할까? 어떤 말을 할까?” 그럴 때, 제가 옆에서 썰처럼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가사를 막 써요. 그렇다고 제가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차용하냐? 그건 또 아니에요. 느낌만 쓱 받는 거예요. 그러다가 아빈이가 모르겠다고 비워둔 부분, 애매한 것 같은 부분은 멤버들한테 의견을 물어봐요. 그렇게 서로 의견을 나누다 보면 완성이 돼요. 다음에도 이 방법으로 할지는 모르겠어요. 너무 어지러웠어요. (웃음)

 

 

Q. 서영님의 입장도 듣고 싶어요. 2번 트랙 ‘고상’ 가사 작업할 때, 어땠어요?

 

서영 : 저는 큰 불만이 없는 사람이라서 보여주면 대부분 오케이인데 이때는 아빈 오빠가 가사를 못 쓰고 있었어요. 급하게 써야 하는 상황이기도 했고요. 몇 군데가 비어있었는데 ‘아, 여기에 뭘 써야 하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 같이 “이건 어때? 괜찮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작업했던 것 같아요.

 

아빈 : 다른 건 누가 썼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서영이가 쓴 부분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요.

 

 

 

Q. 경호님의 경우엔 컴퓨터 작업을 메인으로 하시다가 ‘산보’에 합류하게 되면서 무대에 설 일도 많아졌을 텐데 어떤 쪽이 더 본인에게 맞다고 생각하세요?

 

경호 : 저는 당연히 컴퓨터 앞에 있는 게… (웃음)

 

다른 밴드들 보면 해외에서도 그렇고 전속으로 일하는 사운드 엔지니어 같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그런 사람들 이야기를 많이 접하다 보니까 무대 뒤에서 오퍼레이션을 본다던가. 그런 걸 하고 싶었는데 한번은 무대에서 소리가 비는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하는 거예요, 저한테.

 

아빈 : 처음에는 한 번만 올라와달라고 꼬셨어요, 제가.

 

경호 : “그래, 한 번 정도는 올라가겠다.” 그랬는데 그다음엔 “한 번 올라갔는데 두 번은 어렵냐.” 그렇게 두 번, 세 번 올라가다 보니까 원래는 건번만 쳤는데 “이번에 올라온 김에 기타도 칠 수 있으면 쳐봐라, 노래도 불러봐라” 점점 (요구 사항이) 많아져 가지고… 제가 뭘 더 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나중에는. (웃음)

 

태욱 : 경호가 이번 앨범 타이틀곡에서 건반 두 개를 치면서 노래도 불러요. 그런 플레이어도 계시잖아요. 기타도 연주하고, 건반도 치고. 그런데 경호는 그런 걸 하던 친구가 아니니까.

 

 

Q. 그래도 경호님이 흔쾌히 다 해주셨네요.

 

태욱 : (무대에) 올라오라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점점 (경호의) 역할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저는 좋아요.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빈 : 저도 경호가 (무대 위에서) 좋은 플레이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놀이 같고, 함께 일하는 동료보다는 정말 그냥 친구 같네요.

 

태욱 : 네, 그러다 보니까 일이 진행이 안됩니다. (웃음) 이걸 일로 여긴지 정말 얼마 안 됐어요.

 

아빈 : 한 4년 전에는 모여서 합주하다가도 30분 정도 지나면 “아, 오늘 좀 안되는데? PC방 가자.” 이랬어요. (웃음)

 

태욱 : 근데 그래도 됐어요. 왜냐하면 (합주하고 음악 하는 게) 노는 거니까. 근데 이제 그렇게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런 방식을 가져가는 건 좋은데 너무 놀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아빈 : 한도 끝도 없이 노니까.

 

 

Q. 그러면 멤버분들 공통 취미가 뭘까요?

 

아빈 : 게임이죠. 넷 다 게임 좋아해요.

 

태욱 : 그리고 같이 떠드는 거 좋아해요. 게임하면서 떠들고, 집에서 떠들고. 저희가 같이 사는데, 저희 작업실이 지하에 있어요. 노는 거죠 그냥. 집에는 음악 한다고 해놓고 남들이 보기엔 “합숙까지 하면서 지하에 작업실 만들어두고 밴드를 제대로 하는구나” 싶겠지만. 저희는 합주할 때 말고는 심지어 같은 집에 살면서도 게임으로 만나요.

 

 

Q. 그럼 같이 모여 있을 때, 무슨 이야기를 주로 나누세요?

 

아빈 : 멤버별로 이야기하는 주제가 다른데 태욱이는 썰 많이 풀고요.

 

태욱 : 제 얘기 많이 해요. 저는 토크를 좋아해요.

 

아빈 : 나는 무슨 얘기 많이 하지?

 

태욱 : 너도 네 얘기 많이 하지.

 

아빈 : 저는 (직접) 본 것, 이번에 새로 본 것 그리고 좋았던 것, 이런 일상에서 경험한 것 위주로 이야기해요. 경호는 게임이랑 만화 이야기 많이 하죠. 태욱이랑은 축구 얘기도 많이 해요. 가끔 음악 이야기도 하는데 되게 영양가 없는 음악 얘기를 해요. 예를 들면, 레드 제플린이랑 비틀즈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

 

태욱 : 그게 싸운다는 의미가 (음악적으로 비교하는 게 아니고) “피지컬적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런 맥락으로 하는 이야기예요. 진짜 쓸데없는 거 있잖아요.

 

아빈 : (왜냐하면) 태욱이는 레드 제플린을 좋아하고, 저는 비틀즈를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이 질문으로 시작하면 끝이 나질 않아요.

 

태욱 : 그렇게 장난치는 거죠. 이런 밴드나 작업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하는데 음악 얘기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아빈 : 다들 음악 취향이 다 달라요. 제가 듣는 음악을 다들 싫어하고, 반대로 저는 멤버들이 듣는 음악이 너무 제 취향이 아니고.

 

 

Q. 그렇다면 각자 어떤 음악 즐겨 듣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태욱 : 저는 그때그때 다른 편인데 보통은 밴드 음악, 특히나 해외 밴드 음악을 많이 들어요. 그런 밴드들 있잖아요. 연세가 많으신데도 불구하고 철이 안 든 형님들 계시잖아요. 그런 장르라고 해야 될까요? 펑크 같은? 그런 음악들을 좋아해서 자주 듣습니다.

 

경호 : 저는 아무래도 컴퓨터 작곡을 하다 보니까 일렉트로닉도 되게 많이 듣는데 밴드를 시작하고는 일렉트로닉 듣는 빈도가 좀 줄고, 밴드 음악을 듣는 비중이 조금 올라왔어요. 해외 밴드 음악도 자주 듣는데 그중 일본 쪽 많이 듣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은 다시 일렉트로닉도 즐겨 듣고 있어요.

 

아빈 : 저는 옛날부터 포크랑 뉴에이지를 많이 듣거든요. 이탈리아와 브라질 음악을 좋아해요. 이탈리아 영화 음악 만들던 유명한 작곡가가 한 4-5명 정도 있거든요. 앨범을 합하면 1000장 정도가 되는데 그분들의 음악 전곡을 듣는 게 인생 목표예요. 브라질에 되게 얼터너티브한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있는데 그런 음악들 많이 들어요. 드럼 안 나오는 음악.

 

태욱 : 에이. 노골적이다, 진짜. (웃음)

 

서영 : 저는 거의 다 듣는 편인데 대체로 옛날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해외 쪽 옛날 음악. 올드팝 이런 거.

 

아빈 : (생각해 보니) 서영이랑은 이런 음악 얘기 많이 해요.

 

서영 : 아빈 오빠가 듣는 곡, 저도 많이 듣고 하니까.

 

아빈 : 그러네요. 서영이랑은 음악 얘기를 좀 하는 편이네요. 쟤네들(태욱, 경호)은 진짜.

 

서영 : 좀 극성이에요. (웃음)

 

태욱 : 컨셉이야. 누가 이탈리아 그런 앨범을 들어? (농담)

 

 

 

 

Q. 다가올 2월 21일, 단독 공연을 처음으로 선보이는데 팬들이 기대해 볼 만한 포인트가 있을까요?

 

아빈 : 이번에 (멤버들과) 같이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방향성을 좀 잡은 것 같아요. 제가 이번에 집중하려고 하는 건 그런 거예요. 공연이 끝나면 항상 저희끼리 피드백을 나누는데 연주를 할 때, 에너지가 모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에너지가 모여 그게 음악으로 표현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태욱 : 저희의 좋은 관계가 연주에서도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공연 준비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멤버들끼리 자주 나눴고, 아무래도 단독 공연이다 보니 처음 (라이브로) 선보이는 곡들을 몇 가지 준비하고 있어요.

 

아빈 : 평소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곡들을 이번 기회에 선보이려고 해요. 팬분들이 듣고 싶어 하실 만한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톤 스튜디오 사운드가 좋다고 익히 들어서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마 처음으로 정규 2집 전곡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그런 꾸며진 모습을 보는 게 어색하신가요?

 

태욱 : 네, 저희가 이번에 레이블에 들어오고 스케줄을 하면서 처음 헤어랑 메이크업을 받아봤는데 어색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세팅하고 프로필 사진과 라이브 클립도 찍어보면서 새로운 것들을 해보는 게 좋았어요. 근데 참을 수 없는 건 메이크업한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게… 아직은 어색해요. 멤버들한테도 물어봤는데 괜찮대요. 근데 저한테는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웃음)

 

 

 

 

Q. 마지막 질문으로 멤버들이 바라는 ‘산보’의 모습, 각자가 팀에서 이루고 싶은 건 무엇일까요?

 

서영 : 저는 이대로 쭉 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에요. 상을 받고, 잘되고 이런 것도 좋지만 변하지 않고 지금처럼 친구 같은 분위기. 그 정도면 충분해요.

 

태욱 : 저도 꼭 이뤄야 하는 목표는 없어요. 잘되면 좋고, 기왕 하는 김에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고, 큰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것도 좋고. 이런 것도 있지만 사실 밴드를 계속하는 게, 이 팀을 계속 유지하는 게 목표인 것 같아요.

 

서영 : 태욱 오빠 목표 웸블리 (가는 거) 아니였어? (웃음)

 

태욱 : 처음 시작할 때는 “도쿄돔, 웸블리 가자!” 이랬는데 지금은 그냥 같이 음악 하는 게 재밌어서 이대로 갔으면 좋겠어요.

 

아빈 : 경호는 돈 많이 버는 게 목표 아니야? (웃음).

 

경호 : 돈 많이 버는 건 제 개인 목표이고, 밴드 안에선 제가 맡고 있는 믹싱이나 후반 작업들이 제 스스로 부끄럽지 않게 느껴질만한 퀄리티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예요. 저는 이번 2집도 시간이 부족했다고 느꼈거든요. 물론 제 실력이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요. 그래서 아직은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게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요. (이후엔) 제 스스로도 “믹스 잘 된 것 같다” 당당하게 말하고 사람들도 “들어보니 좋은데?”라고 느낄 정도의 퀄리티를 뽑아내는 게 최종 목표지 않을까 싶어요. 

 

아빈 : 저는 부채 의식이 있어요. (밴드를) 20살 초반부터 시작했는데 다들 지금도 같이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도, 부담도 있다 보니 그렇더라고요. 다들 더 좋은 환경에서, 걱정 없이 (음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제 목표는 서로의 존재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저는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부담을 느끼는 센서가 더 예민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도 시간이 지날수록 예민해지는 부분이 생길 텐데 그래서 돈도, 시간도 여유가 생기고 앞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그런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Interview | 구은영

사진제공 | 앳시콜렉티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