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사이보그 선언문

  • Artist 한희정
  • Release2026-09-03
  • Genre Rock
  • Label한희정
  • FormatAlbum
  • CountryKorea
  • 1.우는 사이보그 선언문
  • 2.우당탕
  • 3.Fresh Flesh Trash
  • 4.Overgrown
  • 5.Consumerism
  • 6.빈집
  • 7.그물
  • 8.소리, 목소리
  • 9.꿈결인가 바람엔가
  • 10.지금 여기, 우리로 인해 새롭게 생성되는 시작

세계의 구조를 노려보기 <우는 사이보그 선언문>

 

안녕하셔요. 한희정입니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새 앨범 <우는 사이보그 선언문>으로 오랜만에 안부를 여쭈어요.

 

제목이 다소 SF를 연상시키지요. 이 앨범은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가 1985년에 발표한 〈사이보그 선언문〉에서 출발합니다. 해러웨이의 사이보그가 그러하듯 우는 사이보그 또한 경계가 사라진 존재입니다. 자본과 기술에 의해 공감 알고리즘을 탑재한 그는 반복되는 위로 패턴 속에서 구매자의 고통이 어디에서 왔는지 자각합니다.

 

두 번째 트랙은 사이보그의 구매자를 화자로 설정합니다. 모두가 절망한 순간 들려오는 비인간 존재의 목소리는 우리가 살아갈 세계를 단순히 디스토피아로 상정하지 않습니다. 붕괴와 폭력, 무심과 응시, 질문과 사랑 위에는 존재하고 존재할 주체들이 ‘우당탕’ 소리를 냅니다. 우당탕은 의성어지만 어쩐지 그 형태가 보이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전 세계 식품 생산량의 3분의 1이 포장째 버려지고 있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그 메커니즘을 세 단어로 응축한 곡입니다. 신선 마케팅의 ‘Fresh’와 매일 버려지는 ‘Flesh’가 만나 기이한 운율의 ‘Fresh Flesh Trash’가 완성되었습니다. 저를 희화화하고, 망각의 과정에 집중함으로써, 어라, 문득 이 글마저 노래의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네 번째 곡은 발전의 패러다임을 응시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무수한 ‘임대’ 텍스트를 접하게 되는데, 이는 여섯 번째 곡인 ‘빈집’과도 맞닿는 지점입니다. ‘Consumerism’은 교육마저 소비하는 소비주의를 죽음이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이미지로 치환합니다.

 

‘그물’은 곡 안에서 의미가 세 번 바뀝니다. 쇼윈도에 전시된 탯줄의 그물과 가장 저렴한 것을 가장 덜 보호하는 선택적 안전망, 그리고 우리의 발화가 내뱉는 새로운 그물까지. ‘소리, 목소리’는 새로운 그물이 만들어지는 현장을 목도한 이야기입니다.

 

‘꿈결인가 바람엔가’는 영화 <도희야>의 엔딩 크레딧으로 만든 곡입니다. 노랫말은 저의 작업이 아니지만 앨범과 묘하게 어우러집니다. 선공개될 마지막 트랙은 이 모든 현상을 인지하는 지금, 우리로 인해 다시 생성되는 여기를 노래합니다.

 

열 개의 이야기는 신자유주의와 인간 중심주의, 이분법적 프로파간다를 통과하며 세계의 구조를 노려봅니다.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알아갈수록 구조를 노려보는 일은 힘들었습니다. 연구자들은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계속해 나갈까요. 브뤼노 라투르의 <Down to Earth>를 읽고 엉엉 울던 날을 떠올리며 이 글을 비슷하게 마무리합니다.

 

여기까지 내 이야기를 마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이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셔요. 당신의 고통은 어디에서 왔는지, 누구의 고립된 회로에 시그너헐이 점멸하는지 말이에요.

 

 

Credits

 

Composed, Written & Arranged by Heejung Han

(Except for Track 9, lyrics by July Jung)

 

Produced, Recorded & Mixed by Heejung Han

Mastered by Francis Jihoon Seong (JFSound)

 

Cover Artwork

 

권병준, 〈수피 댄스 로봇〉, 로봇 퍼포먼스, 2021

Byungjun Kwon, Sufi Whirling Robot, robot performance, 2021

 

유비호, 〈꽹그랑꽹꽹깽〉, 싱글 채널 비디오, 5분 23초, 2018–2019

RYU Biho, Kkwaeng Geulang Kkwaeng Kkwaeng Kkaeng, single-channel video, 5 min 23 sec, 2018–2019

 

간결한 생각들: 생태-젠더-공산, 대안공간 루프, 2021

Simple Thoughts: Ecology-Gender-Communism, Alternative Space LOOP, 2021

 

 

01 우는 사이보그 선언문 (Weeping Cyborg Manifesto)

Drum & Brass Programming, String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Synthesize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Violins & Viola : Yong-Eun Park

Cello : Ji Park

 

02 우당탕 (Uh-Dang-Tang)

Drum Programming, String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Acoust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Violins & Viola : Yong-Eun Park

Cello : Ji Park

 

03 Fresh Flesh Trash

Drum Programming by Heejung Han

Piano, Electr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04 Overgrown

Woodwind Programming, String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Synthesizer, Vocals by Heejung Han

Viola : Yong-Eun Park

Cello : Ji Park

 

05 Consumerism

Drum Programming, Cello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Synthesizer, Electr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Cello : Ji Park

 

06 빈집 (Vacant House)

Drum Programming, Cello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Synthesizer, Electr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Cello : Ji Park

 

07 그물 (Net)

String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Acoust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Violins & Viola : Yong-Eun Park

Cello : Ji Park

 

08 소리, 목소리 (Sori, Mok-sori)

Drum Programming, String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Synthesizer, Electr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Violins & Viola : Yong-Eun Park

Cello : Ji Park

 

09 꿈결인가 바람엔가 (Between Dream and Wind)

String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Acoustic Guitar, Vocals by Heejung Han

Violins : Yong-Eun Park

Cello : Ji Park

 

10 지금 여기, 우리로 인해 새롭게 생성되는 시작 (Anew)

Drum Programming, Field Recording, Cello Arrangement by Heejung Han

Piano, Synthesizer, Electric Guitar, Electric Bass, Vocals by Heejung Han

Cello : Ji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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