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
- Artist 녹음,
- Release2026-09-02
- Genre R&B/Soul, Electronic,
- Labelnokeum
- FormatAlbum
- CountryKorea
- 1.호수 앞에서 새벽 다섯시에 매일
- 2.들어올땐마음대로지만나갈때는
- 3.나가야하는데빨래가다안됐고옷을못고름
- 4.아주 솔직하게 직히
- 5.그럼에도 불구에버
- 6.난 널 찾고 말거야
- 7.너가 꼭꼭 숨어도
- 8.5x365
- 9.사랑 파랑 사랑 새
- 10.시간은 사랑을 기다려주지 어느새
- 11.공항버스안에서
- 12.클리셴딩크레딧
- 13.삼의법칙
“새벽 다섯시,
미시간대학교 음대 앞에는음대생이라면 모두가 알고,공연기술학과 학생이라면 한번쯤 피해가지 못했을 고뇌가 고인작은 호수가 있습니다.
답답하고 초조한 마음에 호숫가 앞에서 멈춘 걸음을,잔디밭 곳곳에 흩뿌려진 캐나다기러기의 똥을 피하며 다시 움직여언덕길을 올라 숲길 지나 떠나야 할 집에 들어섭니다.
세탁기와 건조기 소리의 이중창을 지나 바닥에 널부러진 택배 상자와 옷가지를 쿵쾅대는 폴리리듬에 맟춰 폴짝 폴짝 뛰어넘어 발가벗겨진 침대로 향합니다. 충전 중인 휴대폰 화면에는 채 반나절이 남지 않은 비행기 체크인 알람이 울리는 중입니다.
잠이 오지 않는 오랜 새벽의박명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케이스에 넣어두었던기타를 잡는 순간 《고뇌 Goneway》는 시작됩니다.”
– 녹음 nokeum
우리는 점이 지나간 흔적을 선이라 부른다. 선이 지나간 흔적은 면, 면이 지나간 흔적은 공간이라고 부른다. 우리는 학교에서 들었던 재미없는 설명을 조금 더 흥미롭게 바꿔볼 수 있다. 공간이 지나간 흔적에도 이름을 붙여볼 수 있을까?
공간이 지나간 흔적을 표현하는 다양한 단어가 있겠지만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단어는 “세계”다. 앞서 살펴본 선, 면, 공간의 정의에 따르면 3차원의 공간이 시간이라는 축을 따라 밀려나가는 형상도 그려볼 수 있으니까. 시간이 지나간 흔적은 과거를 만들어내고 지금껏 인류가 연구해온 지식으로는 과거를 바꿀 수도 도달할 수도 없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단 하나의 과거만을 지닌다.
인간은 스스로 살아가는 차원 밖으로 직접 나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머리에 그려볼 수는 있다. 과거가 한 줄이라는 사실이 상상을 제약하는 것은 아니니까. 이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는 상상과 현실의 과거 사이의 틈에서 자라나 하나뿐인 시간선을 따라 현재로 기어온다. 시야를 반대로 돌리면 현재라는 점 앞에 놓인 무수한 미래가 펼쳐진다. 선택을 통해 확정된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한 번 선택한 것은 무를 수 없다. 불안은 그렇게 상상을 통해 그려낸 미래에서 날아온다. 녹음의 [고뇌 Goneway]는 세계 위에서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후회를 짊어진 채 불안에 맞서 개인의 역사를 쓰는 인간의 이야기다.
앨범 내에서 드러난 가사들은 미국에서 보낸 시간의 한 지점에서 느낀 감정을 가능한 한 상세히 묘사하는 데에 집중한다. 세계가 시간을 따라 이동한 공간의 흔적이라면, 한 장소를 떠나는 것은 내가 보낸 시간을 그 자리에 놓아두고 오는 것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떠나야 하는 장소가 멀수록, 그 자리에서 보낸 시간이 길수록 과거를 바라보는 시선을 애틋하게 만들 것이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나의 일부가 될 테니까.
각 트랙이 시점 단위로 분절된 덕분에 모두 다른 화자가 말하는 듯한 인상을 전달하지만, 결국 그 모든 점은 개인의 역사라는 선 위에 있다. 그러니 [고뇌 Goneway]는 미국에 놓고 온 시간과 그 안에 박제된 감정에 대한 애정을 표하는 작품이다. 동시에 작가가 미국 생활을 돌이켜본 시점에서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엿볼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 녹음에게 소리로 박제할 만큼 소중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는 가사 곳곳에 이스터에그처럼 박힌 요소들과 위트 있게 표현된 트랙 이름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일상과 일상을 버틸 수 있게 해준 사람들, 그리고 그들에게 느낀 사랑이다.
이런 면모는 [고뇌 Goneway]에 사용된 소리를 면밀히 살펴보면 더 상세히 느낄 수 있다. 각 트랙이 사건의 진행이나 변화보다는 감정 자체를 면밀히 묘사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앨범 전반은 따스한 온기와 함께 선명한 소리와 뭉개진 소리를 뒤섞어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이는 마치 날아드는 미래 중 하나가 현재라는 점에서 과거와 만나는 모습을 소리로 옮겨놓은 것처럼 들린다. 덕분에 [고뇌 Goneway] 전체는 극단적인 장노출 사진을 모아놓은 포토앨범을 청취하는 기묘한 감각을 연상케 한다.
또한 녹음이 소리로 찍어낸 사진들은 지극히 일상적인 풍경들이다. “호수 앞에서 새벽 다섯시에 매일”에서 루프는 같은 고민을 곱씹듯이 툭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하고, “들어올땐마음대로지만나갈때는”에서는 가득 찬 생각을 애써 흩어내고 현실로 돌아오듯 잔뜩 흩어진 기타 소리로 시작된 악곡이 급작스레 형상을 찾아간다. 하나같이 사람들이 한 번 정도는 겪었을 법한 생각이나 사건이다. 이를 통해 퍽 디테일한 감정이 머리 안으로 소환되는 것이 즐겁다.
우리는 과거라는 선분에 영원히 살아간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과거가 된 공간은 영원히 과거인 채로 남을 테니까. 지금 기쁘다면, 과거가 되어버린 우리의 순간은 영원히 기쁨을 느끼는 상태로 고정될 것이다. 지금 슬프다면, 과거가 되어버린 우리의 순간은 영원히 슬픔을 느끼는 채로 남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세계에 어떤 과거를 남겨 놓을지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녹음의 [고뇌 Goneway]는 그에 대한 답이 될지도 모른다.
– 에디터, West Castle
Part 1
1. 호수 앞에서 새벽 다섯시에 매일
in front of the pond at 5AM every day
2. 들어올땐마음대로지만나갈때는
umm…knock before you move out
3. 나가야하는데빨래가다안됐고옷을못고름
tapping on the washer until
4. 아주 솔직하게 직히
onesty
5. 그럼에도 불구하고
hwever
6. 난 널 찾고 말거야
I WILL FIND YOU
7. 너가 꼭꼭 숨어도
even if you hide
8. 5×365
9. 사랑 파랑 사랑 새
Blue Bove iove rove d
10. 시간은 사랑을 기다려주지 어느새
in time wil wait for love already
Part 2
11. 공항버스안에서
in the flyer bus
12. 클리셴딩크레딧
clichendingcredit
13. 삼의법칙
the rule of three
CREDITS
All tracks composed, arranged and produced by nokeum
Lyrics by nokeum
Vocals performed by nokeum
Instruments performed, recorded, and programmed by nokeum
Guitar, some Keys, Bass and Synth performed and recorded by nokeum
Programming and sound design by nokeum
Field recordings by nokeum
Recorded and edited by nokeum
Mixed and Mastered by nokeum @recordingreenery
Artwork and design by nokeum
Executive produced by nokeum
Publishing by Poclano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