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피
- Artist 유레루나(Ureluna),
- Release2018.07.04
- Genre Acoustic/Folk,
- Label유레루나(Ureluna)
- FormatSingle
- CountryKorea
1. 꿈의 도피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것으로만 이뤄진 세계를 꿈꾸고 그 속에서 잠에 들었다.”
유레루나(Ureluna)의 New Single [꿈의 도피]
앰비언트 포크와 슈게이징을 기반으로 하는 몽환적인 사운드의 혼성 듀오
유레루나의 신곡 ‘꿈의 도피’, 우리의 어린 시절과 현재 속에 존재하는 꿈의 여러 단면들을 노래합니다.
유레루나 (Ureluna) [꿈의 도피 (A Girl’s Escape of Dream)]
종암동 하숙집 옥상에서부터 시작하자. 여름이었지. 지금은 없어진 온라인 음악 카페 ‘라디오헤븐’에서 좋아하는 음악들을 공유하던 우리는 마침내 서울에서 만나게 되었고, 나는 무작정 “같이 음악 해볼래?” 물어봤다. 그때부터 우리는 내가 지내던 종암동의 언덕 위 하숙집에서 같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여름이었지. 그리고 우리는 아직 소녀였다.
어떤 장면들은 오래도록 기억 속에 정지해 있는데, 그것 중의 하나가 그 옥상의 풍경이다. 그날 대문 앞에서 옆집 하숙생이 흘린 것으로 보이는 빨간 말보로 담배를 주웠고 나는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그 옥상에서 너도 한 모금 피웠었지. 담배 연기 사이로 낮달이 떠있었고, 우리는 음악을 들었다.
그땐 어른들이 종종 말하던 ‘좋게 좋게’ 흘려보내는 방법을 몰라서, 뭐든 꽁꽁 붙잡고 있었던 것 같다. 세계는 그렇게 존재했다. 보고 싶은 것과 듣고 싶은 것으로 이루어진 세계. 아니지, 세계는 한 번도 그렇게 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바라는 것으로만 이뤄진 세계를 꿈꾸고 그 속에서 잠에 들었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그 세계 안에서 행복했었나 생각해보면, 사실은 그저 꿈속으로 도망치고 있을 뿐이었던 것 같아. 아슬아슬 쌓아 올린 꿈의 세계는 반짝였지만 부서지기 십상이었고, 그래서 그 꿈이 깨지기 전에 더 많은 아름다운 꿈들을 꾸던 시절. 그 안에서 발견한 꿈의 단서들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던 우리, 소녀들은 부서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 옥상의 장면은 이제 10년도 넘게 지난 기억으로 남았다. 우린 이제 아마도 소녀가 아닐 거야. 그리고 우린 그때처럼 꿈을 꾸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 우리는 이제 이 세계 안에서 행복한가 생각해보면, 사실은 그저 부서지고 부서지다 보니 모난 데가 조금씩 둔해졌을 뿐인 것 같아.
여름이네. 우리는 여전히 노래를 부르고 있고 여전히 위태롭게 아름다운 것들을 꿈꿔보려 하지. 너는 ‘꿈의 도피’라는 노래를 보내주었고 나는 이 글을 보낸다. 그런데 말이지, 우리들은 각자의 꿈속으로 도망치곤 했지만, 도망친 그곳엔 다른 사람들도 많았던 것 같아. 우린 우리가 꿈을 꾸고 있을 뿐이란 걸 알았지만, 거기 다른 이들의 얼굴은 보질 못했지. 노래를 들으면서 옥상의 그 장면을 계속 기억하고 있다. 이른 여름밤에, 언덕 위 하숙집 옥상에서, 처음 펴보는 담배 때문에 조금 어지럽게 떠있는 달의 모습, 같이 부르던 나른한 노래. 그 소녀들은 이제 어디에 있지?
– 기치(gichii)
* 이 소개글은 유레루나의 멤버 유유(eueu)의 오랜 친구이자, 음악적 동료이기도 한 기치가 보내주었습니다.
-Credits-
유레루나(Ureluna) Single [꿈의 도피]
유레루나(Ureluna) members / 유유(eueu), 경인선(kyeong in seon)
Produced by 유레루나(Ureluna)
Song arranged by 유레루나(Ureluna), 김효제
Words and Music by 유유(eueu)
Recorded by 김효제
Mixed by 김효제
Mastering by 강승희(Sonic Korea Studio)
Album Artwork & Design by 유유(eueu)
Photograph by 유유(eueu)
‘꿈의 도피‘ M/V by 유유(eueu)
Drum Performed by 강호중
(Drum Track Recorded by 플랫폼창동61 Studio)
Online Publishing by 포크라노스 – POCLAN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