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분해

  • Artist 오영
  • Release2021.01.21
  • Genre Acoustic/FolkRock
  • Label라이카
  • FormatEP
  • CountryKorea

1. 저체온증
2. 이방인
3. 내 사랑아
4. 토르소
5. 너의 분해
6. 나의 분해

 


 

오영 [나의 분해]

만약 그렇다면 내게는 또 다른 비극이 기다리고 있겠지. 내게는 비극만이 남아있을 것 같다. 앞으로 그때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고 지금보다 나을 수 없을 것이다. 네가 원한다면 나를 꺾어 부러뜨리고 헤집고 분해해서 늘어놓아라. 혹여나 마음이 바뀌어 그것을 주워 담아 급히 병원에 가져가 보아도 절대로 끼워 맞추지 못할 정도로 부수고 더럽혀라. 나는 아무 말도, 비명도 신음도 흘리지 않을 것이니. 네가 웃으며 내 사지를 찢고 있다면 같이 웃어주겠다. 네가 화를 내며 내 뼈를 부수고 있다면 같이 얼굴 붉혀주겠다. 네가 울며 날 죽이고 있다면 온 힘을 다해 눈물을 흘려보도록 노력하리라.

01. 저체온증
사량, 손상, 마모. 무단횡단, 추락, 고난. 실소, 박장대소, 미소, 냉소. 식다, 하강, 침전. 증가, 감소, 단열. 방전, 충전, 집전, 누전.. 체온을 빼앗기며 영원히 열을 방출하는 엔트로피의 총량 관찰, 끊임없이 흐르는 모든 것을 방관, 참여, 연관, 연루. 바라보다 발이 어느새 잠기고 연루되어 체포되는 당신, 지금 심경이 어떠십니까? 바야흐로 그가 온몸을 맡긴 바다가 얼어붙습니다.

02. 이방인
온 세상이 나에게 등 돌려도, 나와 함께 도망 쳐줄래?

03. 내 사랑아
너를 위해서라면, 너만을 위해서라면 이 세상 전부가 불타 없어지더라도 상관없어. 내 마음이 모두 일그러져 없어지더라도.

04. 토르소
머리부터 발끝까지 사랑한다는 그 말, 농담이 아니었나요..?

05. 너의 분해
축축하고 서늘한 청록색의 조명이 달린 방, 우리를 나무뿌리처럼 감고 있던 모든 것들이 차례차례 서서히 분해됩니다.

06. 나의 분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있더군. 그럴 땐 이런 생각도 해보곤 해, 내 무엇을 내놓으면 다시 돌려주겠냐고. 내 손, 팔다리, 아니면 마음과 영혼? 내 전부뿐만 아니라 너와 다른 모두의 전부를 몰수해도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있어.

내 사랑은, 그렇게 죽었다.

CREDIT
전곡 작곡, 작사, 편곡 – 오영
6번 트랙 ‘나의 분해’
베이스 – 이승민, 코러스 – 고선생
녹음, 믹싱, 마스터링 – 오영
커버 그림 – 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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