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 있는 시
- Artist 전유동,
- Release2024-12-30
- Genre Acoustic/Folk, Pop,
- Label전유동
- Formatsingle
- CountryKorea
- 1.비어 있는 시
“소개글”이라는 이름의 “편지”
2024년을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기억은 소실되는 꿈처럼 희미해집니다. 무수한 고민 속에서 덮을 수 없는 실수들은 또렷한 형태로 피어납니다. 떠오르는 실수는 또 다른 실수를 물고 나옵니다. 반복되는 자책에 기분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며 외면했습니다. 이 노래를 지을 때쯤 거품처럼 올라오는 실수를 마주하고 싶어졌습니다. 이렇게 그럴싸한 말만 늘어놓는 저 자신도 함께 마주해야 합니다. 소위 “이불킥”을 밤새 하게 되더라도 지금의 나를 위해 과거의 허물을 또렷이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다짐으로도 금방 훌륭한 사람이 되리라는 희망은 부재하고 다짐의 유효기간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큰 상처를 주는 사람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어머니께서 사람은 자석 같아서 같은 극끼리 밀어낸다고 말씀하셨고, 상대에게서 비치는 단점을 나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물어보라 덧붙이셨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제는 한 살을 더 먹으니, 나의 허물을 직시한 후에 책망하고 허무해하기보다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는 어른이 되어야겠습니다.
올해 지은 음악들을 불투명한 그림으로 상상하며 차례차례 겹쳐보았습니다. 중첩되는 레이어들은 점점 진해졌고 하나의 상으로 드러났습니다. 그 상을 “저의 한계”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래서 이전에는 걷고 싶지 않았고, 가보지 않은 길로 걷듯이 <비어 있는 시>를 지었습니다. 음률과 화음의 흐름, 기타의 연주법, 직관적인 노랫말까지 처음이거나 아주 오랜만에 시도해 본 영역이었습니다. 노래로 전하고픈 이야기 외에 확실한 것은 없었습니다. 서투르고 생경한 여정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한 해 동안 후회도 하고 슬픔도 겪었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궤적의 반복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기쁨과 함께 성장해 왔습니다. 비록 제자리걸음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모든 시간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고 믿습니다. <비어 있는 시>는 이러한 우리의 여정이 담기길 바라는 노래입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를 바라는 노래입니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동 올림
특별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파제 – 훌륭한 클래식 기타를 빌려주었습니다. 다진 – 멋진 마이크를 선물로 주었고 따뜻한 편곡으로 곡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지인 – “너의 시”로 영감을 주었고 이 곡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해주었습니다. 발매 전에 음악을 듣고 애정을 표현해 주시어 힘을 주신 모든 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Credits
Composed & Lyrics by 전유동 Arranged by 전유동, 복다진 Vocal 전유동 Chorus 전유동 Classic Guitar 전유동 Piano 복다진 EP 복다진 Organ 복다진 MIDI Programming 전유동, 복다진
Recorded by 전유동 @유동네 Mixed by 천학주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Mastered by 강승희 @소닉코리아 서울숲 스튜디오
Cover by 장희문 Production support by 최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