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명

  • 1.Disco Whoo
  • 2.교감의 훵
  • 3.한 다리 건너면 아는 사이
  • 4.너무 많아
  • 5.낮멍
  • 6.장래희망
  • 7.그런 날
  • 8.나는 롸벗 이다
  • 9.작은 노래

 

후맵네 2집 <세 명>

 

후맵네.

그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속으로 조금 이상한 이름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 이름만으로는 도무지 어떤 사운드를 내고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을 뿐더러, 마냥 뜬금없고 엉뚱한 놈들이라는 생각. 조금은 장난스러운 팀 이름이 이들의 음악을 꽤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 그 느낌은 꽤 오래 남았다.

 

2022년 발매한 정규 1집 <끝이 없네 끝이 없어 답이 없네 답이 없어> 이후 후맵네가 4년 만에 발표한 2집 <세 명>에는 베이스 강상훈을 필두로 드러머 이유준, 기타 윤성희가 함께했다.

 

〈세 명〉이라는 타이틀은 제목이기 이전에 멤버 각자가 뜻을 모아 내건 유일한 선언에 가깝다.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선언. 이들은 완벽하게 정리된 구조보다 리듬의 미묘한 결과 서로의 호흡에 집중하고자 했다.

 

총 아홉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을 통해 거창한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들은 담담하게 삶과 음악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를 보여줄 뿐이다. 장난처럼 늘어놓는 말(가사)들과 반복되는 리듬 사이에서 우리는 꽤 진솔하고 강단있는 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비교와 경쟁으로 가득한 세상을 훵크 리듬 위에 늘어놓다가 결국 “그게 무슨 상관이야 나랑.”이라고 말하는 〈너무 많아〉.

인생무상과 욕망무진 같은 문장을 실컷 읊조리면서도, 현실은 아직 그럴 수 없다고 담담하게 인정하는 〈장래희망〉.

힘세고 강한 팔과 다리, 가슴의 미사일, 삼단변신 레이저 〈나는 롸벗 이다〉에 이르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그들이 스스로를 지탱하는 하나의 방식을 엿보게 된다.

마지막 곡에서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그저 〈작은 노래〉라고 얘기한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이나 세 명의 연주자가 섬세하게 주고받는 호흡이 아주 긴 대화를 연상케 한다. 제목은 작다지만, 어쩌면 이 앨범에서 가장 솔직하고 건실한 바람이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다.

 

4년이라는 공백이 아깝지 않을만한 앨범. 후맵네의 음악은 단순한 장르의 재현을 넘어 한국적인 정서와 훵크의 리듬이 만나는 순간의 화학적 결합을 보여준다. 명쾌한 그루브와 유머를 통해 기어이 가볍게 들리지만 가볍게 지나칠수는 없는 음악들을 만들어 냈다. 여전히 겉보기엔 무척 단순하고 장난스럽기 그지없으나 조금만 귀를 기울여도 누구나 금방 알아 챌 수 있다. 이 음악은 결코 가볍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심오한 고민이나 거창한 메시지 없이도 능청스럽게 훵크의 진수를 보여준다. 오래된 훵크 음악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곳곳에 낯섦과 패기를 녹여낸 음악들이 사실 꽤 진지한 세 사람의 ‘훵크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샤이한 남자 셋이 악기를 가지고 놀았을 뿐인데 어느 순간 우리는 그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 유머는 언제나 옳고, 그루브만큼은 진심이니까. 펄펄 끓는 매콤한 훵크 한 상 차림이면 충분하다는 듯이 그들은 그 흔한 사랑 얘기 하나 없이 삶과 리듬을 조합해 끓여낸 이 앨범이야말로 후, 맵다 매워.

 

CREDITS

All song created, Arranged, performed by

Bass 강상훈(@kks1023), Drums 이유준(mdm_jun), Guitar 더껑(@Thekkung)

 

All lyrics by 강상훈(@kks1023)

Vocals by 강상훈(@kks1023)

Background Vocals by 강상훈(@kks1023), 이유준(mdm_jun), 더껑(@Thekkung)

 

Recorded at Sangsangmadang Chuncheon with 이동희(@donghee02)

Mixed & Mastered by 류호건 at Studio Tardis(@tardis_recordingstudio)

 

Artwork by 김기조

Photo by 오창동(@ose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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