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너의 친구라고 말하지 않는 것인가
- 1.오늘 나는
- 2.달려가는 빛
- 3.왜 내가 너의 친구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야
- 4.나는 왜 모를까
- 5.사람은 다 사람이라는 법
- 6.어제는 그랬고 오늘은 이렇고 내일은
- 7.빛
‘잘 살고 있니’라고 쓰려다 ‘잘 있니’라고 말하게 되는 친구들에게.
일상이 어쩜 이렇게 비루하고 ASMR처럼 과잉 생산되는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랑하고 싶은데 내 사랑은 작고 보잘것없어서 일상을 채우는 데 다 썼다. 살아있으면 자꾸 사라지는 사람들이 생긴다. 오직 슬픈 자들이 살아있는 건가? 살아있는 자들이 슬픈 건가? 이미 우리 곁을 떠난 친구들아. ‘어떻게 하면 너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너희는 이 노래를 듣지 못하겠지. 애석하다. 이렇게 좋은데. 살아있어야 한다. ‘지금 당장 유령이 될 수는 없다’ 살아있어서 남의 말을 빌리고 남의 이름을 빌려 같이 노래를 짓는다. 죽은 이들은 희로애락이 없겠지만 산 자들은 기쁘고 노엽고 슬프고 즐겁기도 해야 해서 바쁘다.
기복(祈福) 행위에서 신이 어떤 존재인지는 그리 중요치 않다. 위로도 기복도 오직 산 사람을 위한 것이다. 잘살고 있냐고 물을 수 있는 친구들은 ‘위로를 받으라’ 기왕 받을 거 넘치도록 받아라. 우리가 언제 넘치도록 뭘 받아보겠니. 넘치는 건 골칫덩이 일 밖에 없단다. 천국 예약은 믿는 내가 몇 번이고 주님한테 물어봤으니까, 굳이 확인하려 들지 말고 그만 좀 죽어라.
‘어제는 그랬고 오늘은 이렇고 내일은, 빛’ 사랑해. 곧 보자.
[추천의 말]
이랑은 바쁘다. 떠난 사람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다닌다. 이랑은 아프다. 눈도 잘 안 보이고 허리도 아프고 고양이 준이치 간병하느라 더 아프다. 모르는 것들과 아는 것들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자꾸 생각한다. 사랑해서 울고 울어서 아프고 아파서 슬프다. 슬픈 가운데 행복하고 싶어서 이랑은 말을 짓고 읊는다. 낮은 음률 위를 모어와 이랑이 먼저 뛰어넘으면 뒤이어 ‘아는언니들’이 찬송한다. 찬송은 어떤 대상의 은혜나 덕을 기리는 것. 우리는 노래로 읊조린다. 다 당신의 덕이라고, 아직 살아있는 네 덕분에, 먼저 죽은 이 덕분에 살아있다고. – 뽑 (‘아는언니들’ 합창단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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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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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Produced by 이랑 Lang Lee
작사 Written by 이랑 Lang Lee (1,4), 모어 MORE (2,3,5,6), 뽑 popos (7) 작곡 Composed by 이랑 Lang Lee (1,4,6), 이대봉 De-bong Lee (1,2,4,5,6), 모어 MORE (2,3,5,6), 뽑 popos (7) 편곡 Arranged by 이대봉 De-bong Lee 연주 Performed by 이랑 Lang Lee (1,4,6 Vocal) 모어 MORE (2,3,5,6, Vocal) 이대봉 De-bong Lee (1,2,4,5,6 MIDI Programming/Synthesizer, 1,2 Sampling, 2,5,6 Piano, 2,6 Percussion) 아는언니들 (4,7 Choir) 녹음 Recorded by 이랑 Lang Lee, 이대봉 De-bong Lee, 천학주 (머쉬룸 스튜디오) Hakju Chun (Mushroom Studio) 믹스/마스터링 Mixed & Mastered by 이대봉 De-bong Lee 아트워크 Artwork by WNK 유통 Distributed by POCLANOS
2024 LANG LEE MORE INFORMATION INFO.LANGLEE@GMAIL.COM
*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Sync Next 23(싱크 넥스트 23)’ 프로그램으로 창작/공연되었던 작품입니다. * 2, 5, 6 트랙 가사는 《털 난 물고기 모어》(모지민 지음, 은행나무 출판)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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