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The Spot)
- Artist 표표,
- Release2023.08.22
- Genre Alternative, Rock,
- LabelWarmfish Label
- FormatSingle
- CountryKorea
- 1.점 (The Spot)
‘점’ – ‘섬’ 여름밤, 이어폰, 김빠진 맥주, 먹다 남은 피자, 약간의 우울, 눅진한 바람, 상기된 사람들, 습한 도시, 번지는 빛, 함께 탔던 택시, 미운 너, 고독, 침대 위의 몸, 안경, 셔츠, 땅 색 신발, 책 읽던 손, 애정하는 너, 함께 들은 노래,
점들을 이어 네게로, 늦더라도 천천히 내가 모은 점들을 안고 네게로
단어들의 나열은 표표의 신곡 ‘점’을 들으며 건져낸 나의 순간과 이미지다. 잘난체하지만 어설픈 사랑을 하고, 당황스러운 사랑의 마음을 발견한 화자로서 우두커니 서 있는 모습. 그래도 기꺼이 가겠다는 마음을 다잡는.
나는 표표의 음악에서 줄곧 다공성(多孔性 , porous)의 구조를 그려본다. 다공성은 벌집과 같이 수많은 작은 구멍(기공)의 형태를 띠는데, 현무암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기 때문에 항공모함이나 모빌리티 분야에서 주로 차용하는 구조체다.
그간 발표했던 표표의 노래 속 주체들에게서 이 구멍이 숭숭 났지만, 단단한 구조체를 발견한다. 너를 이해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Time’의 화자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떠나 돌아오지 말 것을 제안하는 ‘Tourist’의 화자도, 그리고 미운 점을 세다가 오히려 사랑을 발견하는 ‘점’의 그까지. 그들의 모나고, 꺼끌꺼끌하고, 구멍이 숭숭 난 마음과 그 속의 사랑이 다공성 구조로 치환된다.
그런데 이번 신곡 ‘점’에서는 조금 더 날카로운 현무암이 연상된다. 투박하고 검고 삐뚤삐뚤한 돌과 그 속의 무수한 기공이 만드는 미로 같은 형태. 표표의 퉁명스럽지만 따뜻한 목소리와 상응하기도 하고.
‘점’을 듣는 내내, 구멍 나고 모난 사랑의 돌이 도시에서 바다에서 발견되는 상상을 했다. 이 노래를 듣는 이들의 돌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떠올라, 점처럼 이어져 느슨한 군도를 이루는 장면을. 우리 모두가 못나고 어설퍼도 피하지 않는 단단한 사랑을 하길 바라며.
미미정/정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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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
Executive producer 이지성 Producer 최현준, 표표(김은영) Composer & Lyrics 표표Vocal 표표 Chorus 표표 Guitar 이지성 Drums 이동수Synth Programming 최현준Recorded by 이지성 @warmfish_label Mix & mastering 이지성 Cover by 표표Liner notes by 정수경 @mee.mee.jung @tuck_on_hand Music Video by SPT Film @sptfilmin Management by Warmfish Lab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