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ra’s Place

  • Artist 남메아리
  • Release2024-08-28
  • Genre BalladJazz
  • LabelEchostone
  • Formatsingle
  • CountryKorea
  • 1.Clara's Place

 

우리는 사라지고 나타나면서 여기에 있다

 

Clara’s Place의 문은 남메아리의 느지막한 손길로 열린다. 인위적인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자연의 공간이 펼쳐지고 신발은 벗고 들어오시오라고 적힌 표지판이 보인다. 맨발의 여행을 시작한 내게 이곳은 안전하고 나 또한 안전하다고 속삭이는 그녀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속삭임을 따라간다. 그녀의 호흡과 춤을 춘다. 나는 속삭임이 된다. 속삭임의 메아리가 되고 그 메아리의 메아리가 된다. 춤을 추며 메아리와 메아리들은 아슬아슬하게 침묵하고, 조금은 엇갈린 말들을 하고, 삐딱한 태도로 동조한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기울인 채로 (Meari Nam Band-기 울 인 체. 2023), 보통의 정확함으로부터.

이곳은 사라지는 것들의 고향. 보통의 발자국이 없는 곳. 축축했던 발은 어느덧 마르고 온몸을 덮었던 눅진한 햇볕도 온데간데없다. 지금의 상태만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음껏 움직이고 마음껏 흔들리고 마음껏 엉망이 되고 마음껏 사랑해도 된다. 대신 내가 나를 놓치지 말기. 들려오는 사랑의 소리를 믿기. 우리는 매 순간 누군가에게 또는 어딘가에서 사라지고 또 나타나는 존재이지 않을까. 그런 세상에서 내가 해야 할 말을 아는 것, 그리고 그 말을 하는 것, 결국은 내가 되는 것, 힘을 내어 현재에 존재하는 것, 어제의 나조차도 사라진 이 세상에서 수없이 사라져 가는 것들과 함께 존재하는 것, 결국은 사랑인 것, 사랑으로부터 일어나는 것. 이 곡을 들으며 난 시공간을 넘어 무한히 반복되는 사랑을 느꼈다. 불안함과 동시에 안전하고, 이리저리 흔들리기 때문에 가능한 유연함, 낯선 공간에서 느껴지는 향수. 나만의 춤을 출 수 있는 작고 안전한 공간

그곳엔 사랑이 있었겠지.

 

Meari’s place

 

글 한솔

 

Credits

 

•Piano, Composed, Arranged and Album Cover by Meari Nam 남메아리

•Recording at Stradeum 스트라디움

•Engineer by Woohyun Kim 김우현

•Mixing by Rick Kwan 릭콴

•Liner Note by Sol Han 한솔

•Produced by Echostone 에코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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