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rs Always Lose
- Artist 진동욱,
- Release2024-04-08
- Genre Rock, indie,
- Labelauthentic
- FormatEP
- CountryKorea
- 1.Wake Up!
- 2.Dizzy Dizzy Morning I Feel So Alone
- 3.Fire Place
- 4.Mirror Mirror
- 5.A Chant For Innocents
진동욱 [Lovers Always Lose]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느 남루한 사랑 이야기
진동욱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그의 두 번째 EP [우연을 가장한 시사회]로 증명되었듯, 그는 단막극을 닮은 음악을 짓고 부르는데 능한 뮤지션이다. 스크린에서 본인이 출연하는 영화를 우연히 목도하여 일순간 망상에 빠져버리고 영화관을 뛰쳐나가는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관에서’가 대표적. 2017년 밴드 데카당의 일원으로 씬에 등장하여 2019년 홀로서기를 시작한 이래 진동욱은 사랑과 상실을 재료 삼아 우직하고 담대하게 그 활동을 이어나갔다.
진동욱의 새 EP [Lovers Always Lose]는 상실을 겪은 어느 이의 하루를 기록한 이야기이다. 슬픔에 파묻혀 더는 사랑하지 않겠노라 선언하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Wake Up!’), 이내 마음처럼 어지러운 본인의 방을 정리해 보기도 하지만 확실한 해결책은 되어주지 못한 채 어지러운 아침은 이어져만 간다. (‘Dizzy Dizzy Morning I Feel So Alone’)
끓어오르는 감정선은 ‘Fire Place’에서 더욱 극대화된다. 사랑은 불장난과 같다는 낡은 구절처럼 ‘Fire Place’는 소각(燒却)이 지닌 심상에서 출발해, 사랑이 불타고 떠난 자리에 홀로 남아 잿더미를 더듬으며 울부짖는 이를 그린다. 그런가 하면, 거울 속 나와 대화하며 체념과 행복 그 어드메에 존재할 법할 하릴없는 이야기를 읊조리다 (‘Mirror Mirror’), 결국 사랑하는 이들은 언제나 순진하기 짝이 없어 패배하기 마련이니 늘 낭만적인 사랑을 좇겠노라 다짐하며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A Chant For Innocents’)
그야말로 한국적인 에센셜 발라드를 필두로 포크, 블루스, 얼터너티브, 그리고 모던록까지. 사랑이라는 일관된 내러티브는 유지하는 가운데, 그는 꾸준히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선보여 왔다. 이번 앨범의 장르적 테마는 다름 아닌 70년대 올드 팝이다. 팝의 뿌리가 지닌 요소 -직선적인 편성과 화음-는 잃지 않되 그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구현해 낸 것이 흥미롭다. 더욱이 마지막 트랙 ‘A Chant For Innocents’에서는 가스펠적 요소를 가미하여 더욱 듣는 재미를 더했다.
자연과 일상의 소리를 포착해 이를 음악적 재료로 승화한 시도가 돋보인 [데모 (DFMO)],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거미줄처럼 얽힌 사랑과 비애를 노래한 [우연을 가장한 시사회]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의 세 번째 EP [Lovers Always Lose]는 진동욱의 음악세계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여는 작품과도 같다. 관찰자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랑의 면면을 따뜻한 사운드스케이프로 담아낸 노래를 이제는 진동욱식 음악이라 말해도 좋지 않을까.
인생은 거대한 농담과도 같아서, 때로는 인생이 영화 같고 영화가 인생 같을 때가 있다. 진동욱은 그 미묘한 경계선에 서서 추레한 사랑 얘기를 읊조린다. [Lovers Always Lose]는 진동욱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진동욱다운 음악을 엮어낸 앨범이다.
글 / 키치킴 (뮤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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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
Written by 진동욱 Produced & Arranged by 진동욱, steven, Harry Pyo, 이민형, 송영빈 Instruments played by 진동욱, steven, Harry Pyo, 이민형, 송영빈 String Arranged by 김동윤(Track 3)
Mixed by 진동욱 Mastered by Stuart Hawkes @ Metropolis Mastering Studios
[Staff Credits] Presented by authentic Executive Producer 김원호 Executive Supervisor 김병찬, 김태윤
Cover Photography by 김태윤 Physical Design & Editing by SE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