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run

1. overrun

 


 

Stainpulse(스테인펄스) [overrun]

오버런을 하는 주자의 마음으로 곡 작업에 임했다는 말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지긋지긋한 세계와 개인의 대결 구도를 벗어나는 일만이 쿨하고 멋진 음악가가 되게 해주리라는 믿음도 버렸다. 진부한 인간이 되자고 마음먹었다. 어쨌든 마음이라는 걸 갖고 작업했다고 하자.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에서 정신과 의사는 안타 하면 연상되는 것을 말하라고 한다. 그러자 내담자는 그것이 어떤 안타인지, 어느 방향으로 타구가 갔으며, 수비수들은 당시 어떻게 움직였고, 주자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기록원의 판단이 개입된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어떤 안타라도 상관없으니 연상되는 것을 말하라는 의사에게 내담자는 답한다. “선생님, 그냥 안타란 것은 없어요.” 1)

혹자는 아웃이면 오버런이고 세입이면 그냥 잘 뛰었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선생님, 그냥 잘 뛰었다는 건 없어요.” 상대 수비가 공을 빠뜨렸다면 가만히 있을 셈인가? 반드시 세입이라는 보장이 없더라도 뛰어야만 하는 마음이라는 게 간혹 존재했다 사라지기도 한다고 그런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고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1) 다카하시 겐이치로,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웅진 지식하우스 1995, p.76

[Credit]
Stainpulse single [overrun]
Vocal: 조승진
Bass: 정은영
Drum: 이의현
Guitar: 이근영

Produced by Stainpulse
Composed by Stainpulse
Lyrics by 이근영
Arranged by Stainpulse
Performed by Stainpulse
Recorded by Stainpulse
Mixed by 이근영
Mastered by 최효영 (SUONO MASTERING)
Cover artwork: 이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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