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cious
- Artist 미로 (miro),
- Release2025-08-22
- Genre Hip Hop, Lo-Fi, R&B/Soul,
- Label미로 (miro)
- FormatSingle
- CountryKorea
- 1.precious
폭력과 학대 피해자인 아이들,
가정과 학교 밖의 아이들,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 사회적 낙인과 범죄와 관련된 아이들, 신체 건강 문제를 겪는 아이들, 자살 위험군의 아이들, 그리고 희망을 잃은 아이들, 아픔을 겪는 청소년들,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바칩니다.
[곡 소개]
코헬렛 1, 2 / 2, 22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그 모든 노고와 노심으로 인간에게 남는 것이 무엇인가?”
구약 성경 중의 하나인 코헬렛서의 시작입니다. 허무주의가 만연한 21세기에 참 와닿는 것이지요.
이번에 발매된 이 희망찬 노래는 성당에서 미사드리다 맞닥뜨린 이 문장에 묵상하며 시작되었습니다.
꽤나 모순적인 이 이야기를 풀어볼까요? 아 참, 그 전에 참고로 저는 제가 다니는 성당에서 중고등부 교리교사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 이야기에는 신앙 이야기가 섞여있습니다. 괜찮다면, 다시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올해 여름, 이 구절은 성당의 중고등부 아이들에게 여름캠프 참여를 독려하며 느껴지는 것들과 연결이 되었습니다.
제가 홍보를 할 때 아이들의 반응은 이러했습니다. “쌤 어차피 거기는 갔던 데에.!” “쌤 거기 컴퓨터도 별로 안 좋아요.” “저는 그냥 가서 공부나 하려구요.” “어차피 다 했던 거예요.” …. 역시 차갑습니다.
꽤 많은 어른이 공감하실 문제. 요즘 아이들이 굉장히 차갑다….!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수도 있지만, 문득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와 희망을 품고 살아가던 아이들이 이미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많은 상처를 받았구나…‘하고요.
저는 성당 밖에서도 많은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도 많은 상처를 느낍니다. 마음의 상처와 몸의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 따뜻한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어른들의 보호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요즘 생각보다 많습니다.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했을 이 아이들에게 ‘세상의 무관심’이라는 것이 아마도 많은 상처가 됐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칭찬이 아니었을까.’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많은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섬세한 아이들을 지키려면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렇게 차갑고 날카로운 세상을 바꾸려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차가워진 아이들, 차가워진 사람들을 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들이 어쩌다가 차가워졌을까?
21세기. 재빠르고 전투적인 현 사회에서는 많은 이들이 개인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하고, 창조하는 경쟁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느껴지는 세상은 차가워지지만, 경쟁에는 불이 뜨겁게 붙습니다.
‘나’라는 인간 스스로가 특별해져야 하고, 남들보다 나아지기 위해서 싸우는 동안에는 많은 실패를 겪기도 하죠. 세상 속에서의 ‘나’라는 인간 개개인의 가치는 점점 더 작아져만 가고, 모든 것이 허무하고 부질없다고 느껴집니다. 많은 실패에 부딪히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허무는 우리가 내려놓아야 할 것이 아님을 곧 깨달았습니다. ‘나‘라는 인간은 본래 허무하고 부질이 없는 게 맞았습니다!
갑자기 이 녀석이 무슨 소리인가 싶지요?
하지만. ‘이렇게 ‘허무한 나’의 의미를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정말 허무하다면 왜 살아가는가?’ 라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우리는 어찌 됐든 살아갑니다. 많은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살아갑니다. 많은 아픔 속에서 눈물을 흘리죠. 하지만 살아갑니다.
조금이라도 좋은 것을 느끼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행복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의미 있길 원해서? 처음에는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는 뭘까요? 왜 열심히 살아갈까요?
답이라면, 우리에게 희망이 있으니까요. 다들 마음에 희망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날 때부터 희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 그리고 어린어이였던 우리가 가진 희망과 기대에는 가끔 ‘세상의 무관심’이 다가옵니다.
그래서 많은 현대인들, 그리고 아이들은 가끔 희망 없이 살아가는 척합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염세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희망과 기대를 가졌을 때, 결국은 상처받는다고 느낄 테니까요. 상처가 날 때 아프잖아요? 그래서 가끔 우리는 점점 더 차가워지기로 합니다.
하지만 희망은 부끄러운 게 아니랍니다. 아는 형이 알려준 문장이 있는데요. “희망은 가장 마지막에 잃는 것.”이라는 말이 생각나요. 그런데 이 희망이 우리 마음에 어째서 있는가? 도대체 어디서 기원한 것일까?
죄 많은 사람, 죽을병과 죽일병에 걸린 사람들, 돌 맞는 사람들에게마저도 “괜찮아, 그럼에도 널 사랑한다.”라고 하는 존재가 있습니다. 허무했던 우리 인간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이 있지요. 희망입니다.
가끔 스스로 형편없다고 느낄지라도, 우리가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이유는 ‘희망’입니다. 다들 무언가를 희망하며 살아갑니다. 사랑? 돈? 명예? 건강? 내 존재 이유를 아는 것? 뭐든 좋아죠. 단지 아픈 이들은 그 희망이 부끄러울 뿐이죠. 희망을 가지는 것을 부끄러워서 숨기고 살아가죠. 당신이 살아있다면,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날 때부터 아프고, 남을 아프게 할 수 있고, 허무하고 유한하지만, 주님은 희망을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2000년 전 죄 많은 사람, 죽을병과 죽일병에 걸린 사람들, 돌 맞는 사람들에게 마저도 “괜찮아, 그럼에도 널 사랑한다.”라고 하던 그 존재이자 희망의 기원은 주 예수입니다.
우리는 내려놓아야 할 ’허무함‘에 대해서 생각하고 고뇌하기보다는, 그 허무함에 맞서는 ‘강한 희망’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내 곧 타인에게로 눈을 돌려, 많은 이들이 느낄 부질없음과 허무함을 보듬어주고 사랑해 주어야 할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희망을 알려주고, 기대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사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쓸데없는 상상을 추가해 봅니다.
정말 모든 것이 부질없다면?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더 나아가서, 모든 인류가 내일 죽는다면?! 이런 상상도 하게 되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다들 이런 상상 많이 하죠?
하지만 이런 종말의 날에는 오히려 “사랑해.” 라는 말이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날이지 않을까 합니다. 가사에도 언급되는 내용이에요.
이렇게 차가운 세상을 살아갈수록 우리는 더더욱 서로의 무의미함을 없애주고, 사랑해 주고,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생각합니다. 아마 그렇다면 세상이 좀 나아지지 않겠어요? 그냥 ‘죽었다.’ ‘내일 죽는다.’ 생각하고 사랑하는 건 어떨까요? 가장 친하고 가까운 존재인 ‘나’를 먼저 사랑해 주길, 그리고 아름다울 이 세상을 사랑해 주길.
저는 오늘 ‘허무함’으로 시작한 이 묵상을 통해서 앞으로 조금 더 희망을 말하고, 남의 희망을 짓밟지 않고, 희망을 가지는 것을 부끄럽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보기로 합니다. 아픈 이들이 가진 희망을 찬미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노래를 쓰게 되었습니다. 가장 마지막에 잃는다는 희망을 놓지 않기를 바라거든요. 그것을 잃는다는 게 얼마나 절망적인지, 아이들이 그런 걸 알지 않았으면 해요.
세상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느낄 ‘무가치함을 알려주려는 차가운 악’에 맞서, 뜨거운 사랑과 희망을 선물하고 싶어서요. 차갑고 아픈 악이 절대 흠집도 낼 수 없는 그런 사랑과 희망을요. 아이들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사랑스러우니까요.
저에게,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러한 힘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픈 이들이 느끼는 허무 속에서도, 희망을 다시 한번 바랄 수 있기를 바라며, 주님 당신께 기도하며 마칩니다.
ps. 형석쌤이 아이들에게!
코헬렛서의 마지막 내용은 이러해.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의 계명들을 지켜라. 이야말로 모든 인간에게 지당한 것이다.”
그리고 그분께서 말씀하셨지.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난 너에게 “내가 널 사랑하기 때문에 살아 줘.”가 아닌, “넌 사랑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살아 줘.”라고 말하고 싶어.
내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 너희들이 어떨지는 몰라도, 나는 이 말을 믿으면서 살아. 그리고 따르려고 해.
내가 널 사랑하는 이유는 네가 태어날 때부터 사랑 그 자체이기 때문이야. 그렇기에 널 향한 나의 사랑에는 영원히 이유가 존재하지 않을 거야.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널 사랑해.
|
Credits |
composed, lyrics, arranged, mixed by 미로
mastered by Mastered by (류경민) Allen at JFS Master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