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간지x하헌진

    김간지는 드러머다. 경기도 부천에서 태어났다. 탕수육 한 그릇에 어느 인디 밴드의 드러머로 입봉한 이래 적잖은 밴드를 거치며 다재다능과 주의산만 사이의 잡다한 음악 인생을 살아 왔다.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에서는 떄로는 밴드를 넘어서는 돋보이는 드러밍으로 그래미 수상자인 프로듀서 토니 마세라티에게 칭찬을 들을 정도의 활약을 펼쳤고, 또다른 밴드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에서는 드럼은 물론, 퍼커션, 랩, 일렉트릭 피아노를 오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헌진은 블루스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다. 태어난 곳은 모르겠다. 여느 음악가들이 그렇듯 록 음악을 들으며 자란 10대 시절을 거쳤으나 다른 음악가들과는 달리 독자적인 방향을 찾아가다 근원까지 올라가 블루스를 만났고,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미국 미시시피의 델타 블루스를 만들고 노래하기 시작했다. 스타일의 핵심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입에 착 붙는 가사로 블루스를 한국어에 최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2011년 이후 솔로로 세 장의 EP와 한 장이 싱글을 발매했고, 전형적인 음반 유통을 벗어나 공연을 통해 직접 팬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적잖은 양을 판매해냈다.

    김간지x하헌진은 이 두 사람이 만나 결성한 2인조 밴드다. 하헌진의 음악을 좋아했던 김간지에게 솔로를 벗어나 새로운 음악적 계기를 찾고 있던 하헌진이 제안했고, 2012년 공연을 위한 임시 프로젝트로 결성한 게 시작. 그랬던 것이 썩 합이 잘 맞아 장기화되었고 그러다가 아예 음반까지 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하여 결국 2013년 9월, 김간지x하헌진의 이름으로 첫 번째 정규 앨범인 《김간지x하헌진》을 발매하게 된다.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음반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1집의 발매와 함께 일본 투어를 계기로 밴드는 수 많은 라이브 무대를 겪으며 꾸준히 진화해왔다.

    그리고 2018년, 1집 이후 4년만에 2집 [세상에 바라는 게 없네]를 발매했다. 즉흥적이었던 1집과 달리 애초부터 두 사람의 합작으로 기획된 앨범이었던 만큼 본인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고, 그런 시간을 거쳐 “뭐든 블루스로 만들어내는 하헌진과 블루스를 블루스 아닌 것으로 만들어내는 김간지” (김간지)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서도 전통적인 부분을 잘 절충해낸” (하헌진) 9곡을 완성, 비로소 본인들의 스타일을 정립해냈다. 이후 단독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그들은 다시 한번 본격적으로 라이브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