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아
불빛에 모여드는 나방을 뜻하는 이름 ‘등아’(燈蛾)의 속성이 가사 속 “저기 달로 가고 싶은” 마음과 이어지는 데뷔곡 「등아 : 燈蛾」(2021)에서 (익숙한 소재와 이야기를 다르게 소화할 줄 아는) 그의 가능성이 일찍이 감지된다. 작은 편성으로 꽉 찬 구성을, 노래로 음악극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아의 스타일은 데뷔 싱글에 이은 첫 EP 『진단서』(2022)부터 바로 시작되었다. 부지런히 작업을 이어온 덕에, 그 사이 등아는 어느덧 2집 음악가가 되었고, 그의 문법은 더욱 단단해졌다. 핵심은 단출한 편성으로 꽉 찬 구성을 보이는 (앞에서도 언급한) 마치 음악극 같은 다양한 편곡과 연출의 아이디어다. 그렇다고 해서, 그저 기지 넘치는 무대 소품곡의 특징만 갖춘 것은 아니다. 결국 노래의 중요한 본질 중 하나인 단순하고 좋은 멜로디를 갖추었고, 무대 연기나 아마추어리즘으로 비칠 만치 독특하면서도 동시에 곡마다 다른 보컬 디자인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한다.
출처:음악취향Y-정병욱 음악평론가(http://musicy.kr/?c=review&s=1&cidx=23&gp=1&ob=idx&gbn=viewok&ix=8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