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추천의 추천] Summer Soul X Charming Lips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수많은 기대 속에 공개된 Summer Soul과 Charming Lips의 본격적인 협업 작품 [The Suicide Diary]가 공개되며, 두 아티스트의 반짝이는 매력을 여기저기에서 만나볼 수 있는 반가운 요즘입니다. 끝없는 둘의 매력이 이번에는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찾아왔습니다. 두 아티스트가 직접 모은 반짝이는 추천곡들을 지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Summer Soul X Charming Lips

 

Summer Soul X Charming Lips / The Suicide Diary (2019.05.19)

2017년 Charming Lips의 싱글 ‘Couple’에 Summer Soul이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시작된 둘의 협업은 2018년 싱글 ‘Kill Your Darling’으로 이 조합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를 한층 자아냈습니다. 이후 각자 여러 방면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며 음악 씬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두 아티스트가 1년여 만에 본격적인 협업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EP [The Suicide Diary]는 발매 전부터 텀블벅 펀딩을 성공시키며 둘의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고, Summer Soul은 앨범의 콘셉트뿐만 아니라 스타일링을 포함한 전반적인 연출까지 직접 해내며, 인디 뮤지션으로서의 놀라운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시트콤 장르의 삶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수록곡에 담았다는 두 아티스트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을 전하며, 삶에서 흔히 벌어질 법한 일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무겁지 않게 전합니다. 90년대 패션을 연상케 하는 키치한 아트워크와 아이돌 부럽지 않은 다양한 굿즈에 눈을 빼앗긴 이들이 둘의 음악에 금세 빠져들고 마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고요. 이 단계에 이르렀다면, 반짝이는 매력으로 가득한 두 아티스트가 보내온 추천곡들도 이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둘이 직접 모은 트랙들의 매력 또한 이들 못지않게 반짝입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Charming Lips와 Summer Soul이 추천합니다.

 

Bakar – All In

몇 달 전 프로듀서 친구인 SOQI의 추천으로 알게 된 곡이다. King Krule, Cosmo Pyke를 좋아한다면 100% 만족할만한 곡인 것 같다. 어떻게 보면 그들과 많이 흡사해서 Bakar 모르고 음악만 들었을 때는 그들의 신곡으로 착각할 수도 있지만, 이외에 다른 곡은 힙합스럽고 실험적인 곡들이 많은 것 같다. (Charming Lips)

 

Lim Kim – SAL-KI

기존에 ‘Rain’이라는 곡을 너무 좋아했었는데, 최근 몇 년간 소식이 없다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컴백했다. Lim Kim이라는 이름 이전에 곡을 만드신 No identity 님의 프로듀싱 스타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일단 들어봤고, 내가 알고 있던 부드럽고 감성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김예림이 아닌 완전히 180도 다른 장르, 그것도 래퍼로 돌아온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프로듀서와의 조합도 신선했고, 그 와중에 다소 강하고 딥한 느낌의 힙합을 잘 소화해낸 것 같아서 멋지고 충격적이었다. (Charming Lips)

 

Still Woozy – Goodie Bag

너드(nerd)한 팝 느낌과 그루브한 힙합이 어우러진 곡이다. 음악 스타일도 그렇지만 외형적 모습에 대해 고민하던 때에 유심히 지켜봤던 뮤지션이고,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인디 뮤지션들이 영상을 재밌게 풀어낸다면 어떤 레퍼런스가 있을까 고민해볼 때 참고해볼 만한 요소들이 많이 녹아있는 것 같다. (Charming Lips)

 

Roosevelt – Montreal

70~80년대에 사랑받았던 신스팝이 요즘 시대에 다시 힙스터들 사이에서는 유행이지 않나 싶다. (물론 본인이 힙스터는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2010년대 신스팝/칠 웨이브 뮤지션들 중 단연 돋보이는 뮤지션은 Roosevelt인 것 같다. 몽환적인 신스와 펑키하고 그루브한 베이스라인, 리드미컬한 드럼까지! 이 곡은 심플하면서도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음악인 것 같다. (Charming Lips)

 

Connan Mockasin – Momo’s

지금 머릿속에 맴도는 멜로디가 ‘Momo’s’의 첫 구절이다. 이 곡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Connan Mockasin과 James Blake의 합작이다. 조합만 봐도 안 좋을 수가 없는 조합이지 않은가? 짝사랑의 쓸쓸한 분위기가 잘 들어 있는 곡이다. 짝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나 자신이 정말 초라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짝사랑을 보고 사랑의 위대함을 느낀 적이 있는데 그 기분을 떠오르게 했던 곡이다. 정말 아름답다. (Summer Soul)

 

Andy Shauf – The Magician

사람들에게 노래를 추천할 때 보통 타이틀곡은 추천하지 않는 편인데, 이 곡의 도입부에 나오는 트럼펫 때문에 추천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이 곡이 수록된 [The Party]의 전체 트랙들을 한번에 들어보길 바란다. 요즘같이 정신 없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 생각 정리와 머리를 식히면서 듣기 딱 좋은 앨범이다. ‘The Magician’ 뮤직비디오도 참 인상적이었는데 아직 못 본 사람이 있다면 뮤직비디오도 꼭 확인해 보길 바란다. (Summer Soul)

 

Meego – Freeze (feat. Summer Soul)

음악을 정말 잘하는 동료 중 하나다. 지인인 내가 이런 글을 쓰니 꼭 대학 추천서를 써 주는 것 같지만, 이건 100% 내 의지와 진심으로 추천하는 곡이다. 가끔씩 나도 내 노래를 듣곤 하는데, 오랜만에 이 곡을 다시 듣게 되었고 감회가 새로웠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가끔 그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중성적인 목소리의 느낌을 받는다, 좋은 의미로. 목소리와 함께 그의 흔하지 않은 감성이 너무 매력적이다. 아직 못 들어 본 사람이 많은 것 같아서 꼭 들어보길 바란다! (Summer Soul)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블럭의 싱글 콜렉션] 4월 추천작: 송희란, 박문치 등

블럭의 싱글 콜렉션 – 4월 추천작: 송희란, 박문치 등

 

매달 등장하는 싱글 단위의 작품 중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소개하는 싱글 콜렉션이 돌아왔다. 누군가에게는 싱숭생숭한, 누군가에게는 잔인한 4월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3월 같은 4월을, 4월 같은 5월을 맞이하는 중이라 산다는 건 언제나 쉬운 일이 아님을 느낀다. 그러한 가운데 좋은 음악이 많이 나와서 기뻤다. 잠깐의 휴식 같은 싱글을 소개한다.

 

 

레니 (LENI)- Magical Moonlight

이전에 발표한 “City Lights”도 소개했지만, 그 이상으로 마음에 드는 싱글이다. 레니는 내가 좋아하는 음색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이번 곡은 곡이 지닌 질감이나 리듬 구성이 취향을 저격했다. 레니는 작사, 작곡, 연주 등을 모두 혼자 했는데, 코러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코러스가 많이 쌓인 것보다 보컬 라인 하나만 들어간 담백한 곡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곡은 코러스가 정말 예쁘고 곡과 잘 맞아서 들으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요즘 유행하는 요소가 있으면서도 레니라는 음악가만의 결을 간직하고 있다.

 

 

JOONIE – Instant Karma

오존의 곡에 피쳐링으로 참여했던 주니가 데뷔 싱글을 발표했다. 이미 좋은 음색이 있다는 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어떤 음악 세계를 펼칠지 굉장히 궁금했고 기대가 되었다. “Instant Karma”는 어떤 상상을 했든, 그것을 충족시켜줄 만큼 좋은 공간감과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특히 공간감을 지니고 있는 악기와 리듬을 구성하는 소리의 디테일과 오묘한 조화, 섬세한 전개와 변주가 매력적이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트 (Motte) – Roomie

이른바 ‘유투브 1시간 버전’을 이미 몇 곡씩 보유하고 있는 모트의 신곡 “Roomie”도 한 시간 버전이 곧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특유의 음색과 짙은 감성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그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듯한 비주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모트는 이번에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을 것 같은 곡을 발표했다. 최근 음악가에게 음악적 기술만큼이나 그 음악가만의 감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고는 하는데, 모트는 그러한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졸리브이 (Jolly V) – 엄마 미안해

졸리브이가 영어로 랩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이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는데, “엄마 미안해”는 아마 졸리브이가 지금까지 들려준 랩 중 가장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은 곡이면서도 가장 큰 감동을 주는 곡이 아닐까 싶다. 그가 이야기하는 자신의 상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만 동시에 사적이기도 하다. 4월보다는 가정의 달인 5월에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박문치 – 널 좋아하고 있어 (with. 기린, Dala, 준구)

팬시하다는 단어는 팬시 차일드에게도 어울리지만, 박문치에게도 어울린다. 연주자, 프로듀서, 시선 강탈의 대명사(최근 온스테이지 2.0 민수 편에서 많은 이의 시선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박문치가 싱글 “널 좋아하고 있어”를 발표했다. 하지만 박문치의 곡에서 시선을 훔치는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캐스퍼 라디오에서 준구난방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에서 일하는 준구다. 라이브 무대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골랐다.

 

 

송희란 – 여기까지 해

최근 정규 1집을 발표한 송희란의 싱글 “여기까지 해”다. 곡의 느낌에 맞게 음색도 창법도 조금씩 바꾸는, 그래서 한 곡 한 곡을 귀 기울여 듣게 되는 음악가 송희란은 이번 곡에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곡이 지닌 감성도 좋지만, ‘여기까지 해’라고 말하는 가사의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이여, 연애에 예의를 갖추자. 가까울수록 더 잘하고, 편한 것은 막 대해도 되는 것이 아님을 알자. 물론 내가 그런 상황을 겪고 있거나 겪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Curd – MilliM

그랙 다니(Grack Thany) 소속 DJ/Producer 커드(Curd)의 첫 싱글이다. 커드는 그간 자신이 영향을 받은 아프로비트, 유케이 훵키, 꼼(Gqom)과 같은 언더그라운드 장르의 모습을 닮은 곡을 선보인다. 타격감 있으면서도 잘 짜인 리듬 패턴과 퍼커션 사운드가 일단 가장 매력적이며 이 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는 당연하다. 나처럼 클럽에 좀처럼 갈 수 없는 사람이면서 언더그라운드 댄스 뮤직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곡.

 

Editor / 블럭
blucshak@gmail.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cott(콧)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다양한 장르에 자신들만의 색깔을 입히는 프로듀싱 팀 cott(콧)이 봄을 맞이하며 세련된 팝 하우스 트랙 ‘골든(corduroy)’을 공개했습니다. 일상마저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신곡과 함께 cott(콧) 멤버들이 보내온 특별한 추천곡들을 소개합니다.


 

cott(콧)

 

cott(콧) / 골덴(corduroy) (2019.04.19)

PERC%NT와 함께 한 ‘blue winter’, 훈스(HOONS)의 이상훈과 작업한 ‘수수한 밤’ 이후 오랜만에 cott(콧) 멤버들의 목소리로 만나는 2019년 첫 싱글 ‘골덴(corduroy)’은 봄에 듣기 완벽한 설렘을 담았습니다. 곡은 마치 패브릭 ‘골덴(corduroy)’ 패턴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노래하지만, 기분 좋은 팝 하우스 비트는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보게 합니다. ‘골덴’과 비슷한 발음인 ‘golden(특별)’하게요.

올 여름 공개할 또 다른 곡들을 작업하느라 한창인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 또한 조금은 특별합니다. 장르와 국내외를 넘나드는 플레이리스트 속 곡들은 아티스트들의 대표곡 뒤에 숨겨진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짧은 인터루드 트랙부터 1분 남짓한 프리퀄 트랙까지 cott(콧)은 재조명합니다. cott(콧) 멤버들의 플레이리스트를 듣다 보면, 어쩌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그 아티스트들을 바라보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cott(콧)이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음악만으로 조금 특별하게 느끼게 해준 것처럼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 cott (콧)이 추천합니다.

 

Cuco – Hydrocodone

흔히 요즘 베드룸 팝이라고 많이 부르는 장르에서 빠질 수 없는 아티스트 Cuco. 로파이한 분위기와 칠웨이브 요소, 트렌디한 사운드가 잘 구현된 곡으로, 몽롱하면서도 편안한 팝적인 느낌이 매력적이다.

Phony Ppl – Either Way

칠한 분위기와 그루브한 리듬, 긍정적인 바이브가 느껴지는 곡. 듣고 있으면 마치 해안도로를 드라이브 하는 것 같은 편안한 느낌을 준다.

잔나비 – 새 어둠 새 눈

멜로우한 영화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 우아한 스트링 선율과 영롱하고 홀리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영훈 – 무얼 기다리나 (Feat. 조원선)

늦은 저녁 가사 하나하나 곱씹으며 듣고 있으면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곡이다. 꾸밈없이 툭 내뱉는 보컬 톤과 멜로디가 마음에 울림을 준다.

Anderson .Paak – Reachin’ 2 Much (feat. Lalah Hathaway)

타이트한 리듬과 화음으로 70년대 스타일을 끌고 가다가 부드럽게 반전되는 매력이 있다. 플레이와 곡 구성, 사운드적으로 영감을 많이 받을 수 있는 곡이다.

안녕의 온도 – 말해버리면

윤석철 씨의 담백하고 꾸밈없이 던지는 보컬과 전체적인 밸런스, 악기들의 음색과 편안한 그루브로, 자기 전에 들으면 하루를 돌아보기 좋은 곡.

Lucky Daye – Ready For Love (Interlude)

1분 50초밖에 되지 않는 인터루드 트랙인데, 임팩트가 앨범의 타이틀만큼 세다. 기타 리프와 라틴계열의 리듬으로 끌고 가면서도 힙합적인 요소와 스트링, 보컬의 표현력이 짧은 러닝타임을 아쉬워하며 한두 번 더 듣게 된다.

하림 – 열 한 시간 삼십분의 깊은 잠

인트로에 비행기 안내 멘트 앰비언트 뒤로 나오는 박인영 선생님의 현악 편곡은 짧은 러닝타임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하림 선배님의 유명한 ‘출국’ 프리퀄 트랙!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블럭의 싱글 콜렉션] 3월 추천작: 위아더나잇, 까데호 등

블럭의 싱글 콜렉션 – 3월 추천작: 위아더나잇, 까데호 등

 

4월이 왔다고 해서 3월이 잊히는 것은 아니다. 3월에 나온 곡 중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에 해당하는 곡들을 소개한다. 좋은 곡은 시간도 계절도 타지 않는다고 했던가. 아마 여기 있는 곡은 대부분 지금 들어도 충분히 좋은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곡들이다.

 

 

이루리 – 유영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는 이루리의 싱글이다. 구름이 프로듀서로 참여했고, 곡의 제작을 도왔다. 백예린이 아트워크는 물론 사진과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모두 담당했다. 개인적으로는 최근 들은 곡 중에서 사랑에 관해 가장 아름답게 이야기한 곡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너와 나로 표현되는 작은 글자 안에는 때로는 우주만큼 큰 무언가가, 때로는 손에 잡히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가사와 음악이다. 유영하는듯한 감정은 곡의 분위기를 통해 좀 더 확실하게 전달되며, 가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남는다. 물론 내가 그런 마음을 많이 느껴서 이렇게 쓰는 것일 수도 있다.

 

 

amin(에이민) – Stay (feat. 재규어 중사)

이 곡 역시 사랑에 관한 달콤한 이야기다. 이 곡은 아름답다는 수식어보다는 달콤하다는 수식어가 더 잘 들어맞지 않나 싶다. 에잇볼타운에서도 감미로움을 맡은 재규어중사가 피쳐링으로 참여했으며, 에이민 특유의 매끈하고 담백한 곡의 모양새에 달달함이 더해졌다. 곡 중간에 등장하는 소소하고 구체적인 표현은 곡의 느낌을 더욱 잘 살려준다(궁금하면 들어보시길). 함께 실린 “If You”는 반대로 이별의 순간을 노래하는데, 두 곡을 함께 들어보며 에이민 특유의 음악적 색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아더나잇 (We Are The Night) – 거짓말 (Feat. Gogang, jeebanoff)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위아더나잇이 이번에는 고갱, 지바노프와 함께 곡을 발표했다. 이름부터 밤을 이야기하는 그룹이기는 하지만, 유독 어둡고 캄캄한 밤을 연상케 할 정도로 깊이만큼이나 우울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 불안하면서도 괜찮다고 스스로 말하는 모습을 눈에 보일 만큼 선명하게 그리는 세 사람의 보컬 중에서도 마지막 지바노프의 파트에서는 변주와 함께 그 감정의 복잡함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듯하다. 팝과 알앤비의 경계에서 트렌드를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매력적이지만, 비록 우울함이어도 감정을 선보이는 방식이나 감성 자체도 매력적이다.

 

 

까데호 (CADEJO) – IN LOVE (Feat. 민제, 강이채)

한국 유일무이의 밴드, 소울부터 훵크, 브레이크비트, 재즈 등을 적절히 결합하여 선보이는 까데호가 이번에는 조금 차분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선보인다. 바뀐 멤버인 김다빈과 함께 이번 곡에서는 키보드에 허아민이 참여했으며 피쳐링으로는 민제와 강이채가 함께 했다. 까데호 특유의 타이트한 인터플레이는 없지만, 대신 조화와 호흡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는 따뜻해진 봄날에 피쳐링 버전도 좋지만, 오리지널 버전도 그에 못지않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까데호의 공연을 본 이들이라면 반가워할 곡.

 

 

Lofibaby (로파이베이비) – 문을 닫아줘요 (Feat. HONK)

최근 여러 매체는 물론 한국대중음악상에도 후보로 올랐던 로파이베이비가 정규 앨범 이후 신곡 “문을 닫아줘요”를 발표했다. 이번에는 마찬가지로 최근 주목을 받는 홍크와 함께 했는데, 세이의 음색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이번에는 전과는 또 다른 느낌의 트랙이 등장하며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홍크와 세이의 보컬이 번갈아 가며 등장하는 과정에서 분위기는 더욱 진해지며, 후렴에 등장하는 사운드 소스는 어딘가 이국적이기도 하다. 싱글은 그 자체로 존중해야 옳지만, 오랜만에 한 곡이어서 아쉬웠던, 뭔가 뒤에 좀 더 듣고 싶어지는 작품이었다.

 

 

진동욱 – 질문

진동욱의 앨범에 관한 이야기는 새가요 라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또한 김설탕님의 [Editor’s Pick]에서도 만날 수 있다. 사실 곡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보다, 곡을 비롯한 앨범 전체와 다양한 컨텐츠를 알리고자(?) 골랐다. 그렇다고 해서 곡이 나쁘다거나 의미 때문에 선택한 것은 아니다. 직접 듣고, 보고 또 읽어보자.

 

 

https://www.vlive.tv/video/120160

> ‘새가요 라디오’ 진동욱 (Full Ver.)

 

http://bit.ly/2XkstTl

> ‘Editor’s Pick’ : 진동욱 / 데모 (DFMO)

 

Editor / 블럭
blucshak@gmail.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연수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듣기 편하면서도 매력적인 음색과 멜로디, 그리고 곱씹을수록 섬세한 감정이 느껴지는 가사로 음악 팬들의 마음에 어느새 깊게 스며든 싱어송라이터 연수가 첫 번째 EP와 함께 포크라노스로 추천곡들을 보내왔습니다.


 

연수

 

연수 / I Wanna Be Loved (2019.04.06)

어떤 특별한 의도 없이 삶의 조각들을 모아 노래로 만든다는 연수는 첫 EP에 대해 ‘나의 지난 1년은 이랬다’란 짧은 문장으로 대신하며 감상의 몫을 청자에게 돌립니다. 연수가 오랜 시간 공들여 정제해낸 감정들은 곱씹을수록 진하게 다가옵니다. 프로듀서 구름이 편곡으로 참여해 섬세한 연수의 감성에 세련된 터치를 더하고, 앨범 아트워크와 사진으로 백예린이 참여해 색을 입혔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연수의 가사가 그러하듯 연수의 추천곡들 또한 곡 속 언어들이 담고 있는 힘이 느껴집니다. 익숙한 노래임에도 연수의 코멘트와 함께 가사에 집중하다 보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면모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대부분의 일상은 남다를 것 없을 수 있겠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달리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연수는 자신의 곡을 통해 또 추천곡들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연수가 추천합니다.

 

김건모 – 얼굴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 차갑지만 뜨거운 느낌이랄까. 선명한 목소리는 노래의 이야기를 더욱 슬프게 전달한다.

이소라 – 난 행복해

제목만을 보았을 때 떠올렸던 그림과 실제 노래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어’ 이 한 문장으로 유추해 볼 수 있는 상황. 난 행복해, 행복하다는데 가슴 아픈 이유는 뭘까.

토이 – 바램

내가 가요를 좋아하는 이유는 언어에 있다.

윤종신 – 고요

철저히 계산적이면서도 너무나 세련된 단어 선택과 실제 눈에 보이는 듯한 느낌을 그려주는 문장들. 읽으며 힘주어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스며드는 가사가 매력적인 곡.

린 – 공기 속에 녹았는지

담담하게, 또는 수려하게.

화요비 – 사랑은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건 이런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김연우 – 이미 넌 고마운 사람

절제된 감정, 되새김의 미학.

김동률 –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정말 예쁜 단어들로 가득 차 있다. 서툶, 부끄러움, 풋풋함이 전해진다. 그래서 설렌다. 기분 좋은 사랑을 품에 가득 안고 있는 느낌.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다섯(Dasutt)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현재 인디 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밴드 중 하나인 다섯(Dasutt)이 두 번째 EP [YOUTH]를 발표했습니다. 청춘을 그대로 담은 반가운 앨범과 함께 멤버들의 추천곡들을 지금 포크라노스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다섯(Dasutt)

 

다섯(Dasutt) / YOUTH (2019.03.17)

2016년 데뷔 후, 꾸준한 공연과 앨범 활동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내고 있는 밴드 다섯(Dasutt)이 지난해 발매한 싱글들과 신곡들을 모아, 불안하고 복잡한 청춘의 감정들을 꾹꾹 눌러 담은 EP [YOUTH]를 공개했습니다. 수록된 6곡 안에는 다섯의 지난 한 해부터 현재까지가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이 곡이 만들어지는 동안 밴드는 국내의 크고 작은 공연장뿐만 아니라 대만에서의 단독 공연까지 성황리에 치러냈죠.

다가오는 5월 5일 서울 롤링홀에서의 단독공연을 준비하느라 한창인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은 곡별로 멤버들의 색깔이 뚜렷이 느껴집니다. 밴드 다섯의 결이 느껴지는 밴드 사운드부터 알앤비, 그리고 이적까지! 추천곡들은 각자의 색깔이 뚜렷하지만, 하나로 어우러지며 멋진 조합을 만들어냅니다. 지난 3년간 다섯이란 밴드가 이루어낸 합처럼 멋진 그런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다섯(Dasutt)이 추천합니다.

 

Sun Rai – San Francisco Street

가만히 앉아 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으면, 정말 드라이브 하는 것 같아요. (한리우)

UMI – Remember Me

위로보다는 공감이 많이 되는 사랑 노래입니다. (한리우)

Yogee New Waves – Climax Night

그냥 너무 제 취향의 그룹사운드입니다. 듣고 있으면 날아갈 것 같아요. (한리우)

Jorja Smith – I Am

몽환적이며 목소리가 되게 섹시합니다. (백민현)

Colde – Your Dog Loves You (Feat. Crush)

강아지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되게 좋아하실 듯합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들었을 땐 연인 얘기 같아요. 뮤비로 들으세요! (백민현)

라이프 앤 타임 – 어두운 방

새벽에 우연히 추천 받아 듣게 된 곡이었어요. 마침 어두운 방에서 들어봤는데, 비 오는 밤의 느낌이었어요. (전경준)

라이프 앤 타임 – 소년소녀

리듬이 좋아 듣게 된 곡이었는데, 얼마 전 혼술을 하며 들어보니 위로 아닌 위로가 되었던 노래였습니다. (전경준)

이적 – 이십년이 지난 뒤 (Feat. Tiger JK)

“그때 가도 우린 노래하고 있을까 그러길 바래 이십년이 지난 뒤” 라는 가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노래였습니다. (이용철)

죠지 – Boat

“눈에 보이는 사방이 바다야 갓 잡아 올린 생선을 회 쳐서 먹어” 라는 가사가 화창한 날에 제가 통통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해보고 싶게 만드는 노래였습니다. (이용철)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한희정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2019년 상반기 가장 반가운 컴백 중 하나인 음악가 한희정의 새 싱글 [비유]. 반갑고도 소중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계신가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이 또 하나의 즐거움을 추가합니다. 한희정이 보내온 특별한 추천곡들을 지금 포크라노스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한희정

 

한희정 / 비유 (2019.03.12)

4년 만의 새 앨범이 될 [두 개의 나]에 앞서 공개한 선공개 싱글 [비유]는 어떠한 순간을 관능과 관념에 비유합니다. 그리고 한희정은 관념과 관능의 다른 목소리로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을 선택했습니다.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위로 둘의 목소리가 오가며 어우러지는 순간들은 가사에서 이야기하는 ‘좀처럼 드문’, ‘매우 특별한’ 순간을 그려냅니다.

오랜만의 컴백에 단 한 곡이 아쉬운 마음은 한희정이 직접 골라 보내온 추천곡들로 조금은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음악에 대한 탐구와 애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추천곡들은 클래식, 영화 사운드트랙뿐만 아니라 현재 주목받고 있는 신예 일렉트로닉 뮤지션까지 장르를 넘나듭니다. 한희정의 취향을 느낄 수 있는 음악들을 지금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한희정이 추천합니다.

 

Cornelius / If You’re Here

코넬리우스의 사운드는 정갈하고, 치밀하며, 폭발하다가도 다정하다. 2017년 신작은 그의 앨범 중 나의 베스트가 되었다.

Jonny Greenwood / Hammer and Tape (‘You Were Never Really Here’ Original Motion Picture Soundtrack)

영화 포스터를 보면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가 손에 망치를 들고 있다. 그 망치와 테이프를 살 때 흐르는 곡인데, 조성을 무시한 채 반복적으로 그어대는 현악이 망치 시퀀스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Steve Reich / Different Trains 1악장 America – Before the War

전시의 기차를 모티브로 작업한 이 곡은 총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의 목소리를 노래하듯 곳곳에 배치하고, 기차 소리를 재연한 오케스트라 편곡이 재미있다.

Yumi Zouma / Depths, Pt. I

설거지 할 때, 샤워를 해야 할 때, 귀찮지만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이 앨범을 노동요로 추천한다.

Yaeji / Drink I’m Sippin On

2년 전 아이튠즈 라디오에서 이 곡을 처음 들었던 날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그녀는 세계적인 흐름이 무엇인지 잘 아는 영리한 뮤지션이자 비주얼 아티스트이다.

Håkon Austbø / II Mouvement de Menuet; Sonatine (Maurice Ravel Complete Works for Piano Solo)

이 곡을 연습하다가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를 몇 개 찾아 들었는데, 하콘이 가장 나의 취향에 근접했다. 아마도 이번 생은 이렇게 치기 힘들겠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라벨의 곡과 연주이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The Poles(더 폴스)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지난 2년간 차근차근 팬층을 키워나가고 있는 인디 신의 소중한 밴드 더 폴스가 2019년 첫 싱글을 공개했습니다. 김다니엘, 이황제, 김경배, 세 멤버들 각각이 가진 매력의 정수를 제대로 드러낸 더 폴스의 추천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공개합니다.


 

The Poles(더 폴스)

 

The Poles (더 폴스) / Sun Shower (2019.03.02)

2017년 EP [from the outset]으로 데뷔해 꾸준한 싱글 작업과 공연 활동, 그리고 김다니엘의 솔로 활동까지 끊임없이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는 밴드 더 폴스. 얼마 전 2019년 첫 싱글로 공개한 ‘Sun Shower’가 보여준 감성과 멜로디, 사운드와 가사, 그 모든 것이 지난 2년간 밴드의 성장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최근 인디 뮤즈로 각광 받고 있는 배우 김도이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더 폴스의 음악과 완벽하게 어우러집니다.

김다니엘, 이황제, 김경배. 이름부터 각자의 매력이 뚜렷한 세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은 장르를 넘나들며 매력을 뿜어냅니다. 동시에 더 폴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다채로운 색들도 머금고 있죠. 멤버들의 숨겨진 취향이 드러나는 곡들도 예상치 못 한 즐거움을 전합니다. 아, 이황제의 예상치 못 한 귀여움도 놓쳐선 안 될 즐거움입니다. 지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더 폴스가 추천합니다.

Nick Hakim – Sleep

17년의 겨울 즈음을 무척이나 시려운 이 노래와 함께 보냈던 것 같습니다. 닉 하킴의 앨범 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앨범의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나 삶에 대한 고민들 모두 잠시나마 묻어둘 수 있게 해주었던 곡이에요. (김다니엘)

Oscar Jerome – 2 Sides

처음 보자마자 반해버린, 재즈 기반의 다양한 음악을 보여주고 있는 런던 출신의 오스카 제롬입니다. 오스카의 노래 중 가장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정말 멋진 곡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기타 플레이어로서도 존경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김다니엘)

XXX – 18거 1517

[LANGUAGE] 앨범이 나오자마자 정말 기대하며 들었던, 앨범의 첫 곡부터 당황스러울 만큼 멋있었던 곡입니다. 몇 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나온 [SECOND LANGUAGE]까지도 완벽! (갑자기 힙합이라고 놀라지 마세요ㅎㅎ) (김다니엘)

Alter Bridge – Peace Is Broken

감정 기복이 워낙 커서 감정 과잉일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진정시켜주는 곡이애오. 이 곡이? 하고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답답하거나 혹은 화가 났을 때 밸런스를 맞춰주는 곡이애오. (이황제)

로큰롤라디오 – The Mist

요근래 새벽에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 새벽공기와 정말 잘 어울리는 노래인 거 같아오. (이황제)

King Krule – Biscuit Town

이 노래는 18년 초에 반복된 삶으로 인해 인생 권태기가 왔을 때 그 상황과 이 곡의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서 우울함을 배로 만들어준(?) 곡입니다. 킹 크룰 특유의 칙칙함이 어떻게 보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지는 곡이애오. (이황제)

백아 – 첫사랑

혼자 있을 때 많이 듣는 노래에요. 끝까지 듣고 나면 재밌는 이야기 하나 들은 느낌. (김경배)

Billie Eilish – bellyache

우연찮게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를 보게 됐는데, 특유의 느낌과 그 느낌대로 춤을 추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김경배)

Muse – Thought Contagion (Live)

제가 가장 사랑하는 밴드 뮤즈입니다. 설명을 못 하겠어요. 그냥 최고. (김경배)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블럭의 싱글 콜렉션] 2월 추천작: Meego, 민열 등

블럭의 싱글 콜렉션 – 2월 추천작: Meego, 민열 등

 

1월에 비해 다양한 곡이 많이 나온 시기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좋은 작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이는 포크라노스에서 유통을 하는 작품이 대부분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선택과 선별은 다르고, 선별과 큐레이션은 또 다르다. 포크라노스는 유통처이자 좋은 큐레이터이기도 한데, ‘블럭의 싱글 콜렉션’은 그 큐레이션 안에서도 내 마음에 드는 나만의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셈이다. 장르는 다양하지만 흥미 없는 건 소개하지 않는다. 음악을 듣는 것이 재미없다면 싱글 콜렉션 한 번 슥 훑어보자.

 

 

민열 – All Eyes On Me (딴청을 피워)

개성 있는 팝 음악을 선보이는 민열의 싱글이 나왔다. 짧은 단위의 구성과 자주 등장하는 후렴만 보면 이것은 블루스인가 싶지만 곡을 구성하는 소리가 정말 재미있다. 여백을 통해 음색을 잘 드러내는가 하면 스트링 사운드를 활용하는 방식도 곡의 가사만큼, 민열의 음색만큼 재치있고 매력 있다. 소리를 조금씩 채우는 방식도, 귀여운 뮤직비디오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민열만의 매력이 크게 드러나는 순간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귀여움은 인류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레니 (LENI) – City Lights

싱어송라이터 레니의 첫 싱글 “City Lights”는 세련된 도시를 연상케 하는,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팝 음악이다. 팝 음악의 미덕인 정갈한 구성과 매력적인 멜로디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레니의 음색, 기타의 톤과 연주는 곡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곡의 매력은 보컬과 기타 두 가지로부터 나오지만, 나머지 사운드가 그 두 가지를 적절한 모양새로 뒷받침한다. 아직 추운 냄새가 코끝에 남아있을 때, 혹은 봄이 와도 산뜻하기는 커녕 적적함만 늘어나는 이들에게 강하게 추천한다.

 

 

Jade – Irréalité

쟈드(Jade)의 곡 “Irréalité(이헤알리떼)”는 프랑스어로 ‘비현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쟈드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집단 비스킷하우스(biscuit haus)의 멤버이며, 지난해에도 두 차례 싱글을 발표했으니 들어보길 권한다. 이번 곡은 자신이 겪는 공황장애에서 겪는 비현실적인 느낌, 그리고 그 비현실을 느낄 때 겪는 감정을 담아낸 곡이라고 한다. 단순히 몽환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쟈드만의 감성이 짙게 드러나는 곡이기 때문에, 서정적인 진행과 트랩에 가까운 비트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곡이기 때문에 추천한다. 곡의 이해를 위해 시간을 내서 새가요 라디오에 등장한 쟈드의 방송을 다시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Meego – Freeze (feat. Summer Soul)

마찬가지로 비스킷 하우스 멤버인 미고(Meego)의 싱글이다. 이 곡은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섬머소울(Summer Soul)과 함께 했다. 미고는 이미 자신만의 감성과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확실하다. 이것은 단점이 절대 아니다. 자신의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음악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련된 표현을 선보이는 섬머 소울의 보컬이 더해져 곡은 더욱 매력적인 모습을 하게 되었다. 가요를 좋아하는 이들도, 알앤비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도 모두 좋아할 곡이다.

 

 

클라우디 비츠(Cloudy beats) – F.Y.B (feat. Coogie)

클라우디 비츠(Cloudy beats)가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으로 싱글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쿠기(Coogie), 나플라(nafla), 일리닛(illinit), 저스디스(Justhis) 등 정상급 래퍼들과 함께 작업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클라우디비츠는 최근 일리닛의 앨범 [Cosmos]가 한국대중음악상과 한국힙합어워즈에 후보로 오르며 함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싱글 “F.Y.B”는 짧고 간결하다. 그러나 곡의 분위기를 만드는 소리의 구성과 쿠기의 랩은 그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요즘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열광하며 반길 곡이다.

 

 

ACACY – leannán sí (feat. Khundi Panda) (prod. SHUA)

요즘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이 좋아할 곡은 여기에도 있다. 주스오버알콜(juiceoveralcohol)의 아카시(ACACY)는 최근의 트렌드를 가장 잘 읽어낼뿐만 아니라 그걸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선보인다. “leannán sí”는 아카시가 만들어내는 신나는 분위기와 중독성 있는 훅, 쿤디 판다(Khundi Panda)의 쫄깃한 랩까지(랩이 쫄깃하다고 하면 대체 어떤 랩이냐고 물어보겠지만 그럴땐 쿤디 판다의 랩을 들어보자) 3분여 간의 시간 동안 많은 즐길 거리를 들려준다. 귀와 몸을 즐겁게 해주는 곡.

 

 

더 굿 보이즈(The Good Boys) – 졸업

더 굿 보이즈는 평범한 힙합 그룹은 아니다. 90년대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올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조금 철지난 느낌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더 굿 보이즈가 들려주는 가사는 한 줄 한 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번에 발표한 “졸업” 역시 마찬가지다. 세 사람의 경험과 기억을 옮겨놓은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는 듯하며, 짧고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한 사람의 인생의 일부를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나이가 들어 ‘요즘 사람들이 하는 힙합은 싫다’고 하시는 분들, 들을 게 없다고 하지 말고 더 굿 보이즈의 음악을 듣자.

 

 

DUOXINI(두억시니) – Unknown Field

두억시니는 사실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재구, 리슌으로 구성된 2인조 듀오에다가 리바이벌 스래시 메탈 밴드라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2019년에 속도감 넘치는 메탈 음악이 싱글로 나오는 것은 (당연히 퀄리티가 좋아야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레 주목하게 된다. 소개에 따르면 이번 곡은 “포괄적으로 전쟁중의 군인, 작게는 시위 진압중의 의경의 입장으로 명령에 의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무엇이 정의인지에 대한 내면의 갈등과 후회에 사로잡힌 병사의 도피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담아낸 곡”이라고 한다. 그 의미까지 상당하니, 일단 감상해보자.

 

Editor / 블럭
blucshak@gmail.com

[INTERVIEW] 노란 나라를 보았니, WOOZE(우주)

[BACKSTAGE!] 노란 나라를 보았니, WOOZE(우주)

 

Intro

영국인와 한국인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멤버 구성, 한국어 ‘우주(宇宙)’를 음차하여 만든 그룹명, 아트웍부터 코스츔까지 온통 노란색으로 뒤덮은 수상한 외연까지. 아직은 알려진 것 보다 알아가야 할 것이 더 많은, 하지만 이미 본거지 영국에서는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는 밴드 우주(WOOZE)를 포크라노스가 만나고 왔다.

인터뷰는 내한 공연을 이틀 앞둔 1월 10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되었고, 전반적인 대답은 한국인 멤버 테오 스파크(Theo Spark)를 통해 이루어졌다. 밤샘 뮤직비디오 촬영으로 피곤했을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우주와 인터뷰 성사와 진행에 도움을 준 두인디 임도연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Artist I WOOZE

 

 

우주(WOOZE)는 2017년 말 결성된 인디 듀오 록 그룹으로, 한국인 테오 스파크(Theo Spark)와 영국인 제이미 씨(Jamie She)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 브릭스턴의 ‘머디 야드 컬렉티브’ 소속으로, 영국 내 버려진 건물을 합주실 및 리허설 룸으로 개조하여 본격적인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작 ‘Hello Can You Go’를 시작으로, 통산 세 장의 싱글을 발표했으며 이들의 작품은 NME, BBC Radio 1, The Line of Best Fit, KEXP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었다.

 

Album I I’ll Have What She’s Having

 

이 곡은 둥근 원 위에 서 있는 것인데, 다른 쪽 방향을 더 좋게 느끼는 사람에 대한 노래입니다. 저희는 각기 다른 사회적 기대와 성공에 대한 문화적인 기준이나, 누군가의 성공이란 건 굉장히 주관적인 차원인데 타인이 손쉽게 판단 내리는 현상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옳고 그른 분명한 기준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노래를 통해 저희는 울타리 위에 앉아 안팎으로 흔들리는 사회의 진자를 관찰해 보았습니다. – WOOZE

 

Interview With WOOZE

 

Q. 한국 팬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제이미(Jamie, 이하 J) : (한국말로) 저는 제이미 씨입니다. 드럼과 노래를 담당하고 있어요.
테오(Theo, 이하 T) : 저는 테오 스파크, 한국 이름은 서태호입니다. 기타를 치고 노래하고 있어요.

Q.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한국에 온 적은 있지만, 공연은 또 처음이었을 것 같아요. 어때요?

T: 되게 재밌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한국에서 공연하는 게 꿈이었는데, 제 꿈이 이뤄졌어요. (웃음) 공연은 무척 만족스러웠고, 공연장에 찾아온 한국 관객들이 진정으로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Q. 첫 번째 한국 공연을 홍대 FF에서 가졌어요. 런던에서도 ‘The Windmill’과 같은 raw한 베뉴에서 자주 공연을 하지만, FF 역시 서울에서 가장 거친 라이브 클럽 중 한 곳이에요. 영국과 비교했을 때 어때요?

T: 저희가 Windmill 바로 옆에 살아요. 그래서 (많이 할 때는) 1주일에 한 번씩 공연하는 편인데, 가끔 런던에서의 공연에서 무료함을 느낄 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서울 공연이 저에겐 무척 재밌고 또 의미 있었어요. 아마 한국 분들도 런던에 가면 소위 ‘신세계’를 만나듯이, 저도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아요.

Q. 신곡 ‘I’ll Have What She’s Having’ 뮤직비디오를 한국에서 촬영했다면서요.

T : ‘Hello Can You Go’부터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정누리 감독님이 깨나 고생했어요. 아마 한숨도 못 잤을 거예요. 저희 둘만 나오던 기존 뮤직비디오와 다르게, 이번에는 (저희를 포함해서) 더 많은 배우가 등장하거든요. 많은 배우와 함께 촬영하게 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현장을 컨트롤하는 데 있어서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WOOZE 세계관에서 꾸준히 등장하는 ‘정체성의 위기 (Identity Crisis)’를 뮤직비디오에도 똑같이 담고 싶었어요.

비디오 초반에는 각자 등장인물 중 한 명으로 등장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캐릭터들이 서로를 잠식해가요.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면 좋을 것 같아요. 결국 복제를 통해 온 세상이 ‘에이전트 스미스’로 덮이게 되잖아요. 저희도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죠.

 

 

Q. 뮤직비디오 로케이션 장소로 인천의 나이트클럽을 택했어요.

T: 전반적인 컨셉은 저희와 정누리 감독님 다 같이 3개월 동안 고민했고요. 이번에 촬영한 장소는 감독님이 이곳저곳 알아보고, 직접 가보기도 하면서 최종적으로 발견한 곳이에요. 서울엔 그런 느낌의 나이트클럽이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인천에는 정말 많더라고요. (모두 웃음) 저희가 오후 1시 정도에 도착했는데, 그때 이미 100명 정도 되는 어르신들이 춤추고 놀고 있었어요. 8시 정도쯤 영업을 다 마친 후에, 나이트클럽을 통째로 다 비우고 본격적으로 촬영을 할 수 있었죠.

Q. 소위 ‘ㅇㅇ관’이라 하는 성인 나이트클럽은 대낮부터 노는 편이에요. 보통 지하에 있는데, 대낮부터 되게 시끄럽고 그래요. (웃음)

T: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웃음)

 

 

Q. 머디 야드 컬렉티브(Muddy Yard Collective) 소속이라고 들었습니다. 한국 팬들을 위해, 어떤 집단인지 소개해줄 수 있나요? 

T: 처음은 저희를 포함해서 총 4명으로 출발했어요. 지금은 2~30명 정도 되는 큰 그룹이 되었고요. 전반적인 감독을 하는 멤버가 한 명 있고, 저희는 음악 감독 역할을 맡고 있어요. 런던에서는 가게나 사업체가 망하면 그곳에서 굉장히 저렴하게 살 수 있어요. 런던 집값이 너무 비싸니까, 그 방법이 저희의 최선이었죠. 버려진 공간이나 폐교에 들어가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렇게 브릭스턴 내에서 머디 야드 컬렉티브의 공간을 몇 군데 만들었죠. 한 곳은 갤러리로, 또 나머지 한 곳은 리허설 룸과 라이브 베뉴로 운영하고 있어요.

Q. 그렇다면 두 분은 머디 야드 컬렉티브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을까요. 

T: 같은 학교 출신인데, 그 당시에는 (서로를) 몰랐어요. 이후에 저희 둘 다 런던으로 이사를 하였고, 각자 솔로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서로의 음악을 좋아했게 되었죠. 동문이란 사실은 한참 후에 알게 됐어요. 2013년, 저와 제이미 그리고 한 친구와 같이 첫 밴드를 시작했어요. 밴드명이 ‘Movie’였는데, 구글에서 검색하기 너무 힘든 이름이었죠. (모두 웃음) 그래서 결국 밴드명을 ‘Screaming Peaches’로 바꿨어요.

 

“너네 음악 좋아, 그런데 밴드 이름이랑 노래 제목이 구글링하기에 너무….”

 

Q. ‘Movie’, ‘Screaming Peaches’ 시절 음악과 현재 음악적 스타일을 비교하면요?

T: 많이 달라요. 그때는 훨씬 80년대 팝/디스코 스타일이 가미된 음악이에요. WOOZE는 조금 더 헤비한 편이죠.

 

 

Q. WOOZE 음악의 메인 테마 중 하나가 바로 카오스와 정체성의 위기입니다. 이에 대한 음악을 부르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T: <블랙 미러>를 보면, 인간 사회가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붕괴되는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요. 많은 밴드들이 ‘사랑’과 같은 거대한 개념에서 출발해 창작을 시작한다면, 저희는 이 ‘Identity Crisis’과 같은 디테일한 부분에 집중해 음악에 대한 메인 테마를 만들었어요.

J: 작은 주제와 테마에서 출발해, 이를 파고들고 또 개념을 확장시키는 것이 WOOZE 세계관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입니다.

Q. 밴드의 중심 색상을 노란색으로 결정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T: 어릴 때, 영국에서 자라면서 유독 ‘노란색’에 관련한 놀림을 받았어요. ‘노란색 바나나’ 같은 것들이요. 피부색에 대한 얘기들을 컴플렉스라 생각 않고, 오히려 앞으로 드러냄으로써 이를 극복하고 싶었어요. 지금은 노란색이 밴드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가 되었어요. 제이미는 원래 노란색을 좋아했고요. (웃음) 그리고 요즘 (런던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멋있어졌어요. 어렸을 때만 해도 김치로 많이 놀렸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친구들이 “김치 너무 좋아요” 이러고. (모두 웃음)

저는 한국 사람이지만, 영국에서 훨씬 많은 기간을 보냈어요. 국적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 태어날 때부터 ‘정체성의 위기’를 갖고 세상에 나온 셈이죠. 우주(WOOZE)라는 이름을 짓게 된 배경도 저의 ‘정체성 위기’에 기인하고 있어요. WOOZE를 한국어로, 영어로 읽어도 다 그 의미가 통하니까요.

Q. 여담이지만, 중국에서는 노란색이 ‘황제의 색’으로 통해요.

T: 그래요? 아, 최근에 이런 일이 있었어요. 프랑스 공연 때의 일인데, 어떤 아저씨가 저희한테 다짜고짜 화를 내는 거예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당시 프랑스에서 파업 시위가 한창이었는데 (시위하는 이들의) 유니폼 컬러가 노란색이었나 봐요. 그래서, 저희가 프랑스인들을 일부러 자극하기 위해 그런 옷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생각한 거죠. 영국 내에서 노란색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저씨에게 잘 설명해 드렸습니다. (웃음)

 

 

 

Q. 슈퍼오가니즘의 ‘Sol’이 WOOZE 티셔츠를 입고 있는 사진을 본 적이 있어요.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인가요?

T: 네, 그 친구랑 같이 예전에 통역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요. 한 미디어 채널에서 한식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건이었는데, 런던에 저희만큼 한국어를 하는 사람이 잘 없어서 계속 일할 수 있었죠. (웃음) 그때 일하면서 친해졌죠.

Q. 라이브 셋을 보니, 두 명의 서포팅 멤버가 더 있더라고요. 두 백업 멤버는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T: WOOZE를 처음 두 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총 네 명이에요. 그 친구들은 각각 라이브 쇼에서 베이스와 기타를 맡고 있죠. 일종의 모타운(Motown) 배킹 싱어(=코러스)와 같은 역할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와 제이미가 그림이라면, 두 친구들은 프레임인 셈이죠.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에요. 훗날 다섯 명까지 그룹을 확장시키고 싶어요.

Q. 역할 분담이 잘 이루어져 있네요.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테오와 제이미만 온거죠?

T: 네, 그런데 다시 서울에 온다면 꼭 풀 멤버로 공연할 예정이에요.

 

 

Q. ‘Party Without Ya’ 커버아트를 보고 테오가 정누리 감독님에게 ‘OLD SCHOOL & NEW SCHOOL’이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어요. 서울의 을지로 혹은 종로처럼 런던에도 올드스쿨과 뉴 스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요.

T: 모쓰 클럽(Moth Club)! 원래 모쓰 클럽은 근로자 분들이 일을 마치고 와서 술 마시고 얘기 나누는 그런 ‘아저씨 클럽이었어요’. (웃음) 지금은 근사한 뮤직 베뉴로 재탄생했어요. 내부도 온통 금색으로 되어있고, 되게 멋있어요. 런던 브릿지 근처에 있는 오메아라(OMEARA) 역시 추천합니다. 비교적 최근 생긴 베뉴인데, 예전 극장 느낌을 맛볼 수 있어요.

Q.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으로, 2019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얘기해주세요.

T: 우선, 5월에 WOOZE EP가 발매돼요. 그리고 4월 ‘Great Escape Festival’을 시작으로 여러 무대와 페스티벌에 오를 예정입니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더 많은 공연을 갖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글 / 사진: kixxikim
보정: 배민지 (MSB)

[추천의 추천의 추천] 생각의 여름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음악 팬뿐만 아니라 포크라노스의 모든 스태프마저 열광하게 한 아름다운 새 앨범 [The Republic of Trees]을 발표한 ‘생각의 여름’의 1인 멤버, 박종현이 보내온 추천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공개합니다.


 

생각의 여름

 

생각의 여름 / The Republic of Trees (2019.02.27)

싱어송라이터 박종현의 1인 프로젝트 ‘생각의 여름’이 2016년 가을부터 구상해온 연작을 비로소 완성했습니다. 여덟 곡이 수록된 앨범 [The Republic of Trees]에는 “어떤 도시 속에서 살고 보고 느끼는 나무(들)의 중얼거림”을 담았다고 합니다. 찰랑거리는 기타와 전자 악가들의 앰비언트 사운드는 나무들의 공화국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앨범 소개글 속, 곡마다 박종현이 붙인 주석은 짧은 문장임에도 심금을 건듭니다. 길지 않은 곡임에도 순식간에 마음을 잔잔히 흔드는 그의 음악처럼요. 박종현이 보내온 추천곡들 역시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박종현만이 붙일 수 있는 단어들로 표현한 곡별 코멘트도 추천곡들과 함께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생각의 여름이 추천합니다.

 

Chet Baker – Dear Old Stockholm

이 곡에서 쳇 베이커의 트럼펫은 4B연필 같은 느낌입니다. 4B연필로 그린, 굳이 스톡홀름이 아니더라도, 도시의 경관, 그리고 그에 대한 애증 같은 것.

Dori Caymmi – Migration

이 노래의 리듬과, 목소리들과, 그 어우러짐이, 철새의 이동이 펼쳐지는 허공의 역동을 데생하듯이 그려내고 있다고 느끼며 듣곤 합니다.

Yuri Vizbor – Along the Smolensk Road

불랏 아꾸좌바(Bulat Okudzhava)가 원곡에서 스말렌스크 길에 묻어 있는 이별의 아픔을 ‘애절케’ 부른다면, 비즈보르는 추억을 더듬으며, 미소 지으며 ‘애틋하게’ 부르는 느낌입니다.

Dulce Pontes – Your Love

사랑을 믿지 않을 때라도, 둘체 폰테스가 온몸으로 부르는 이 노래(엔리오 모리코네의 곡입니다.)를 가만히 듣다 보면 왜인지 사랑을 믿어야만 할 것 같아집니다.

Brian Eno – Taking Tiger Mountain

호랑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걸음 냄새, 웃음 냄새, 땀 냄새, 허무의 냄새까지 소리들 속에 뒤섞여 있다고 생각하며 가끔씩 듣습니다.

홍갑 – 유리병

한 사람이 가장 형형하게 앉아, 그 형형함으로 마음을 흘려내고 또 받아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유화로 그려져 벽에 걸린 것 같습니다.

Arctica – Your Journey Begins Now

전후좌우를 흔드는 많은 말들로부터 조금씩, 한 발자국씩 멀어집니다. 점차 그 발자국 소리와 그것을 둘러싼 새로움의 웅웅거림만이 남습니다. 머리가 맑아집니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3월 첫째 주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는 ‘2018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을 수상하며 올해 최고의 기대주로 꼽힌 포크 듀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입니다. “전격 감정 소모 송라이터”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는 멤버 백충원과 김선훈이 포크라노스로 전해온, 이야기가 담긴 추천곡들을 지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 동 동 동 동 동 (2019.01.23)

십여 년 만에 서울 외 지역에서 활동하는 뮤지션이, 그것도 화려한 밴드들을 모두 제치고 통기타를 든 포크 듀오가 ‘EBS 올해의 헬로루키’ 대상을 받은 것은 음악 씬을 들썩이게 했었죠.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흥미진진한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그리고 무심한 듯 내뱉는 내레이션은 부지런히 발매하는 신곡들을 만날 때마다 여전히 감탄사를 연발하게 합니다.

 

어쿠스틱 사운드로 분류되는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 줄여서 우싸미의 멤버들이 실제로 즐겨 듣는 음악은 힙합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인터뷰는 새삼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데요. 우싸미의 음악을 “자유롭고 아름답다. 근본 없는 무한한 매력”이라고 표현한 음악평론가 김학선의 평처럼, 멤버들의 추천곡 또한 자유롭고 무한한 매력이 가득합니다. 메탈리카에 얽힌 강렬한 추억으로부터 시작하는 우싸미의 추천의 추천의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지금 바로 클릭하세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 우주왕복선싸이드미러가 추천합니다.

Metallica – Hardwired

친구 집에서 친구들을 만나 놀다 화장실을 간 적이 있다. 딥한 일을 해결할 예정이었고, 아무래도 음향적인 부분을 고려해 핸드폰으로 이 음악을 틀었다. 나의 전화기가 친구 집의 출력 빵빵한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되어 있었던 걸 몰랐고 이 노래가 대형 공연장의 메탈 밴드 공연 같은 출력으로 집 전체를 울리기 시작했다. 친구들은 깜짝 놀란 후 배를 잡고 바닥을 굴러다니며 웃기 시작했고 이 노래는 공식 화장실 송으로 지정되었다. 화장실 이슈의 음향적 측면을 무리 없이 해결할 노래로 추천합니다. (백충원)

매스티지(Masstige) – 담아

부산의 매스티지의 음악.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인 이 노래는 우싸미가 새 커버곡을 연습해야 할 때가 되었을 때 1순위로 하고 싶은 노래이다. (백충원)

매스티지(Masstige) – 미움

공감을 얻어내기 위해 만드는 음악보다 철저히 개인적인 이야기가 모두를 공감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충원)

선우정아 – 삐뚤어졌어

EBS 선우정아의 뮤직 원더랜드 라디오 방송을 위해 서울에 가면서 선우정아 님 노래를 정주행하다 꽂혔고 이후 서울에 다닐 때 계속 들었던 노래입니다. (김선훈)

유하 – Hallelujah

2018 헬로루키에 함께 선정되어 예선 때부터 뵙게 된 유하 님의 팬이 되었습니다. 유하 님의 노래 중 제일 처음 듣게 된 노래라 제일 먼저 생각이 나네요. (김선훈)

유하 – 때가 됐을 뿐

공연을 보면서 유하 님의 음악에 빠지게 된 1번 곡이에요.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멋진 삐딱함이 부러워요. 음원도 음원이지만 공연 때 너무 큰 충격을 주는 노래라고 느낍니다. (김선훈, 백충원)

세컨 세션(Second Session) – 27

우싸미의 정규와 EP 프로듀싱을 해주신 감독님의 음악이 궁금해져 들어보게 된 세컨 세션의 음악이 취향저격이었어요. 우싸미는 민상용 님의 big fan입니다. 너무 멋있어요. (김선훈, 백충원)

에픽하이 (EPIK HIGH) – 노땡큐 (Feat. MINO & 사이먼 도미닉 & 더콰이엇)

좋아요. (김선훈)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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