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름 기운이 한창인 8월,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는 밴드 서울문입니다. 시원한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한 음악을 선보이는 서울문의 음악만큼 기분 좋은 여름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밴드가 또 있을까요? 여름에 듣기 딱 좋은 서울문의 음악과 함께 멤버의 취향이 담긴 추천곡들을 포크라노스 오리지널 콘텐츠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만나보세요.
서울문(Seoulmoon)
서울문(Seoulmoon) / 코코넛 러브 (2018.07.31)
바이바이배드맨(Bye Bye Badman), 24아워즈(24Hours), 챔피언스의 멤버들이 모인 밴드 서울문은 시원한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한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 중입니다. 서울을 사랑하는 멤버들이 서울을 모티브로 하여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과 사진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겠단 마음으로 결성한 만큼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는데요. 서인지 작가와의 인상적인 앨범 아트워크 작업부터 SNS 채널을 통해 선보이는 음악 퀴즈쇼, 여행기, 먹방 등의 자체 제작 콘텐츠로 일명 “예능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죠.
지난 7월 발표한 싱글 ‘코코넛 러브’는 듣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설렘을 샘솟게 하는 곡으로, 서인지 작가와 협업한 뮤직비디오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벌써 여름이 가는 것이 아쉬운 분들이라면 서울문이 선보이는 다양한 여름의 매력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까지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여름의 플레이리스트가 될 테고요. 시대를 뛰어넘는 기타 사운드부터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 그리고 BTS까지 놀라운 스펙트럼의 추천곡들을 여름이 지나기 전에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서울문이 추천합니다.
AC/DC – Thunderstruck
“저는 요즘 ‘본능적인’이라는 코드에 굉장히 꽂혀있는데요.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AC/DC 노래들은 들을 때마다 정말 본능에 가까운 느낌을 받아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록 음악이 많이 삽입되는 히어로 무비들을 최근에 많이 보게 되면서 ‘Thunderstruck’도 영화와 함께 즐겼더니 더 좋았습니다.” (이루리)
The Chemical Brothers – Go
“몇 년 전부터 제가 여름이 오면 가장 먼저 트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듣고 싶게 되면 ‘아, 오늘 드디어 내가 더위를 느끼는구나’ 생각해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 노래의 반복적인 리듬 패턴 또한 앞서 말했던 본능적인 느낌을 받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멋진 비트가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루리)
Mint Condition – Look Whachu Done 2 Me
“대학교 초반에 R&B팀을 하게 되고, 그때 추천을 받아 알게 되었던 게 처음인 것 같아요. 민트 컨디션의 곡 하나하나에 빠졌고 그중 이 곡을 추천해요. 미디엄 템포에 반복적인 사운드, 그리고 스토클리 윌리엄스(Stokley Williams)의 목소리까지 한번 들어보세요.” (신혜미)
Benny Greb – Twist
“베니 그렙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러머에요. 그리고 이 앨범은 베니 그렙의 목소리로 악기의 소리와 리듬 등 다양한 사운드를 표현한 동시에 그의 연주력도 들을 수 있는 곡이에요.” (신혜미)
David Bowie – Heroes
“데이빗 보위의 수많은 곡들 중 한 곡만 꼽으라고 한다면 전 이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처음에 이 노래를 듣고 느낀 생각과 다짐을 절대 잊고 싶지 않아서 제 팔에다 노래 가사를 타투로 새겨 넣기도 했어요. ‘We can be heroes, Just for one day’” (김혜미)
BTS – Serendipity
“서울문으로 음악 활동을 하면서 음악의 장르를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듣자 라는 마음으로 유명한 K-pop 그룹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곡인데, 보컬의 목소리와 가사에 꽂혀서 한동안 계속 들었던 곡이에요.” (김혜미)
Bring Me The Horizon – Follow You
“최근 세계여행을 짧게 다녀왔었는데 쿠바에서 만났던 친구가 추천해준 밴드에요. 저는 영어도, 스페인어로도 대화를 잘 할 줄 몰랐지만, 음악 앞에선 언어가 전혀 상관이 없더라고요. 음악의 힘은 참 대단하다 라고 느꼈어요. 최근 가장 많이 듣고 있는 곡이기도 하고, 후반부의 기타사운드를 너무 좋아합니다.” (김혜미)
6월 두 번째 추천 아티스트는 밴드 데카당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데카당]과 작년에 발표한 데뷔 EP 사이에는 갓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사이 데카당이 쏟아낸 음악들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음악 마니아들을 열광케 하는 데카당의 곡들과 함께, 그 저변에 깔린 음악적 뿌리들이 상상하게 만드는 멤버들의 추천곡들을 지금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데카당
데카당 / 데카당 (2018.05.30)
네이버 뮤지션리그 오픈 쇼케이스 우승, 펜타 슈퍼루키 대상 수상, CJ튠업 선정 등 데뷔와 동시에 뜨거운 주목을 받은 밴드 데카당의 첫 정규 앨범에는 무려 13곡이 수록되었습니다. 곡 수만이 아니라 수록곡들의 무게감도 상당합니다. 소울, 블루스, 싸이키델릭, 얼터너티브, 포스트 펑크, 재즈까지 다채로운 장르적 요소, 약동하는 에너지와 자유분방함도 여전합니다. 거기에 한층 세밀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표현까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밴드의 현재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즐거움을 데카당의 첫 정규 앨범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도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장르를 넘나듭니다. 국내 인디 신에 큰 획을 그었던 ‘알앤비’부터 힙합, 알앤비, 재즈, 그리고 전설적인 뮤지션들까지 시대와 장르를 총망라하는 추천곡들입니다. 데카당의 음악 세계가 궁금해졌다면, 이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조금 더 깊이 그들의 음악에 다가가 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데카당이 추천합니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 알앤비
“중학생 때부터 저의 애창곡이다. ‘늦지 않았어 그 기타를 팔아버리고 옷 한 벌을 더 사’라는 가사가 데카당 시작하고 나서부터 어릴 때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이현석)
Anderson .Paak – Come Down
“라이브가 훨씬 더 좋은 노래이다. 그 그루브와 기깔난 드럼의 조화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본인이 본인의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현석)
김오키 – 심정
“알바 끝나고 시리한테 틀어달라 한 노래다. 이태원에서 김오키의 라이브를 본 이후 이 노래를 꽤나 찾아다녔는데 최근에야 찾아내어 열심히 돌리고 있다. 나는 지금 국회의사당 서브웨이에서 집으로 가고 있다.” (설영인)
George Benson – True Blue
“듣기 좋아서 좋다.” (설영인)
Prince – Love 2 The 9’s
“항상 제가 존경을 마다하지 않는 프린스의 부드러운 노래. 유니즌(unison)이 굉장히 멋있다.” (박창현)
Seu Jorge – Mina Do Condominio
“신나는 브라질 스타일 펑크!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세오 조르지의 음악을 좋아한다.” (박창현)
Radiohead – True Love Waits
“많은 영향을 받았던 라디오헤드의 노래 중 제일 사랑하는 노래이다. 제일 좋아하는 곡은 아니지만. 부모를 기다리며 진실된 사랑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톰 요크(Thom Yorke)의 쇠잔한 보컬로 듣고 있자면 급격히 슬퍼짐과 동시에 정말 외딴 곳에서 열등감이 또 한 움큼 자라난다. ‘잘 해야지’ 하고. 실제로 오랜 기간 내 휴대폰 컬러링 자리를 꿰차고 있는 곡” (진동욱)
Ryuichi Sakamoto – Shining Boy & Little Randy
“작곡가인 용일이 형, 피아니스트인 용일이 형보다 영화음악가인 용일이 형을 항상 동경해왔다. 어떤 공간에 놓였을 때 그곳의 대기를 한순간에 그 사람으로 가득 차게 바꾸는 음악가의 음악을 좋아한다. 사실 내게 류이치 사카모토의 모든 음악이 그러하다. 사실 그의 곡 중 하나를 도저히 꼽을 수 없어 제일 처음 생각난 노래를 적었다.” (진동욱)
Jeff Buckley –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데카당에서 쓰여지는 노래들을 부르기 위해서는 여태껏 내가 해왔던 노래와는 다른 영역에서의 확장을 요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혹은 좋아하지 않는 아티스트 중에서 무작정 따라 하기를 시도했는데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니나 시몬(Nina Simone), 디안젤로(D’Angelo),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 그리고 제프 버클리를 가장 많이 연습했었다. 꽤나 오래 동경해왔던 그의 노래 중에서도 가장 애절하고, 감정적으로나 보컬로나 난이도가 정말 높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서 잘 부르기 위해 노력했던 재작년의 내가 생각난다.” (진동욱)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6월의 첫 번째 아티스트는 래퍼 슬릭(SLEEQ)입니다. 첫 앨범 [COLOSSUS]로 인상적인 데뷔 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2집에는 포크라노스를 통해 꾸준히 앨범을 발매 중인 데카당의 진동욱과 YESEO(예서)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한층 반갑습니다. 슬릭의 새 앨범과 함께 추천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슬릭(SLEEQ)
슬릭 (SLEEQ) / LIFE MINUS F IS LIE (2018.05.24)
‘가장 내밀해서 가장 보편적인’이란 수식어처럼 슬릭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은 래퍼 슬릭이자 인간 김령화의 사적인 고백을 섬세하게 풀어냈습니다. 2013년 첫 데뷔 싱글 [Lightless] 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쉬지 않고 왕성히 음악 작업을 공개해오고 있는 슬릭의 이번 앨범은 제목의 ‘F’ 키워드가 보여주듯 페미니스트로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그녀의 세상을 향한 시선이 묵직한 가사에 담겼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확고한 시선과 흔들리지 않는 자세, 흔한 욕설 하나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인상 깊게 펼쳐내는 래퍼 슬릭이 궁금해졌다면, 추천의 추천의 추천으로 보내온 그녀의 추천곡에도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신나는 펑크/디스코부터 취향의 알앤비까지, 래퍼 슬릭이기 이전에 인간 김령화의 조금은 사적인 음악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슬릭이 추천합니다.
Jazze Belle – SCW
노래를 사랑하게 되는 데에 복잡하고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는 것을 상기해주는 노래이다. 복잡하고 거창한 설명도 필요 없을 것 같다. 들어보면 알 수 있다.
Kehlani – Table (feat. Little Simz)
미국 힙합 R&B 아티스트 중 가장 멋진 켈라니와 영국 힙합 아티스트 중 가장 멋진 리틀 심즈의 콜라보레이션.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같은 프레임 안에서 귀여운 조화를 이루는 둘에게 흠뻑 빠지게 된다.
Shakatak – Down On The Street
이 노래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노래이다. 가끔씩 구절들이 생각나 꺼내 들으면 언제나 기억보다 더 좋은 소리가 들린다.
VANTAGE – Like I Like It
샤카탁 외 펑크/디스코 음악에 빠져있을 때 발견한 보석 같은 뮤지션이다. 지금 추천한 ‘Like I Like It’처럼 아주 유려한 플레이도 멋지게 해내는 동시에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티팝 기반의 퓨처 펑크 사운드도 잘 만들어낸다. ‘신남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무조건 밴티지.
Jordan Rakei – Midnight Mischief
항상 음악이 가진 이런 매력에 끌렸던 것 같다. 모호함으로부터 시작하는 도입부에 집중하고 있으면 어느새 노래가 선사하는 분위기에 완전히 압도되어버린다. 언제나 만들어보고 싶은 곡의 전개이고 그저 마음을 놓고 듣기만 해도 좋다.
오존(O3ohn): 섭외 중 공연 섭외가 제일 많죠. 모니터는 잘 안해요. 제가 했던 걸 보는 걸 별로 안좋아해서.. 제 노래 듣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웃음).
김은마로: 최소의 발매 단위(싱글)로 최대한 잦게 발매하는 뮤지션들이 늘고 있죠. 노출 빈도를 높이면서 대중들에게 자주 이름을 노출시키는 일종의 전략(?)이죠. [jon1]과 [jon2], 각 네 곡씩 수록된 빼곡한 EP를 2018년이 되자마자 두 달 만에 쏟아냈어요. 짧은 기간 내에 적지 않은 넘버를 한꺼번에 푸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지 궁금해요.
오존(O3ohn): 오히려 그게 자연스럽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특정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작년 후반에 내려고 했던 앨범이 미뤄져서 올해 초에 나오게 된 거거든요. 사실은 10곡 정도로 채워서 한번에 낼 계획이었으니까 이것도 좀 쪼개서 낸 거예요. 그렇게 묶여 있어야 좀 더 의미가 있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저는 쪼개는 것이 더 아까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만 1월에 나온 [jon1]은 괜찮았는데, 2월에 [jon2]를 발매하기까지가 너무 시간이 짧았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김은마로: 그렇게 나온 [jon1]과 [jon2] 각각의 색깔이 뚜렷하고 또 달라서 놀랐어요. 왜 따로 냈는지 알겠다 싶을 만큼.
오존(O3ohn): 그렇다 할 계기 같은 것도 없었는데. 지금 보니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같은 결에 있는 음악들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스타일은 저도 모르게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다음 앨범 때문에 새로운 데모들을 조금씩 모으고는 있는데 어떤 음악일지 아직 하나도 모르겠어요.
김은마로: 처음으로 피지컬 음반도 나왔어요. 소수의 레코드샵에서만 판매를 하고 있던데요.
오존(O3ohn): 요즘 시디를 많이 안 사잖아요. 조금만 찍길 잘한 것 같아요. 조금 찍어서 여러 곳에 푸는 것보다 알고 있는 샵에만 소량으로 푸는 것이 저도 편하고 사는 분들도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죠.
김은마로: 그 와중에 뮤직비디오도 꾸준히 찍었죠. 새가지(SEGAJI) 비디오랑와 연이 끈끈한 것 같아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하고 있네요. 오존(O3ohn)님은 영상 제작에 얼마나 개입하는지 궁금해요.
오존(O3ohn): 시키는 대로만 한 것 같아요. 그러네요(머리를 긁는다), 제가 참여한 것이 거의 없네요. 음. 디벨롭 과정은 비디오마다 조금씩 달라요. ‘Untitled01’ 같은 경우, (감독)형이 저한테 받은 첫인상이라든가 제가 갖고 있는 밝은 에너지 같은 걸 비디오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어요. 옷도 밝은 옷 입고 나오고, 되게 모험하는 소년의 이미지 같았죠. ‘Thoms Piano’의 경우, 어두운 곡이고 부모님에 관한 노래라는 설명을 드렸죠. 아버지 작업실이 있는 걸 아셔서 그곳에서 촬영을 했고요. 생각해보면 감독님이 저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셔서 진행 과정이나 스토리라인이나 전체적으로 더 수월하게, 저의 큰 의견 전달 없이 알아서 진행이 됐던 것 같아요. 머리를 턴다거나 하는 작은 동작 연기는 제가 즉흥적으로 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죠.
김은마로: ‘Seeyouin + Finale’는 여러 의미로 참 충격적이었어요.
오존(O3ohn): 그게 저도 그렇고 감독 형도 그렇고 평소에 전혀 안 해봤던 영역이어서 그 시도 자체가 되게 재미 있었어요. 그 형한테서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되게 흥미로웠고, 제 음악을 그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Seeyouin’의 곡 설명을 드릴 때, 제가 이전에 했던 것보다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곡이라고 설명을 했어요. 그런 말들에서 포인트를 얻어서 제가 곡을 썼을 때와 비슷한 맥락으로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를 쓴 것이 아닐까 싶어요.
김은마로: 공연 얘기를 좀 해볼게요. 최근 진행된 현대카드 공연 때는 러닝타임 내내 샤막 뒤에 있었죠.
오존(O3ohn): VJ님이랑 얘기하다가 먼저 제안을 주신 상황이었고, 그래서 좀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서 조아형 작가님을 찾아갔던 거거든요. 그분께서 먼저 그렇게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내주셨어요. 공연하면서는 앞이 잘 안보여서 더 편했어요. 큰 공연일수록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샤막 덕분에 저도 그렇고 세션 분들도 안정감 있게 한 것 같아요.
김은마로: 대림미술관에서 현대카드, 그리고 다가오는 여러 페스티벌까지. 무대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다음 공연에 대한 욕심은요?
오존(O3ohn): 야외도 상관없고 실내도 상관없고 지하건 옥상이건 크게 연연하지 않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건 있어요. 지방이나 해외 공연에 대한 욕심은 있어요. 제일 가까운 일본, 홍콩, 대만, 이렇게 근처에 있는 나라들이 그나마 가능성 있을 것 같네요.
김은마로: 현대카드 공연 끝나고 곧바로 새가지(SEGAJI) 비디오 파티가 있었죠. 그 자리에 없었어서 분위기가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디제잉도 하셨던데요.
그 날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왔어요. 꽉 차 있었거든요. 아이튠즈에 있는 걸 들고 가서 틀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된다고 그래서 이것저것 뒤죽박죽해서 제 마음대로 그냥 틀었거든요. 근데 그렇게 했다고, 개판으로 했다고 뭐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도 저는 전문 디제이가 아니니까, 그렇게 틀어도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들 너무 전문적인 디제잉을 기대하고 오셨더라구요. 하우스만 틀 거라고 생각하고 왔다가 Talking Heads 트니까 되게 당황하시더라구요.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몇 분 있긴 했지만, 디제이가 그런 디제이만 있는 게 아닌데.. 그래도 저는 재밌게 놀았습니다!
김은마로: 많은 것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요. 음악에서도 비주얼적인 부분이 중시되다보니 패션/아트와의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졌고, 싱어송라이터와 디제이, 엔터테이너와 예술가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지 않나요. 이런 흐름에서 받은 영향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오존(O3ohn): 가장 먼저, 제가 만드는 음악에서 만족을 얻어야 다른 걸로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영향은 받지만 그걸 다시 풀어내는 건 아직 어려운 것은 같아요. 저보다 더 잘 아는 주변 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김은마로: 많은 인디 뮤지션들의 주요 활동 반경이 마포구 일대가 되면서 ‘홍대씬(scene)’이라는 단어가 생겼죠. ‘인디-홍대’ 공식이 진부한 것은 없지 않아 있지만, 여전히 독보적으로 상징적인 지역이자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들이 씬(scene)이라는 단어와 잘 매칭이 안되기도 하고요. 홍대라는 상징적인 지역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오존(O3ohn): 저에게는 딱히 그런 개념은 없어요. 그냥 서울이 하나의 덩어리인 거죠. 지방이면 지방. 글쎄요. 유독 홍대가 아닌 지역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홍대에서 많이 안하려던 의도는 없었어요. 일단 홍대가 멀고, 불러주는 곳이 홍대 외 지역이었던 것일 뿐이에요. 굳이 홍대를 하나의 특별한 바운더리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김은마로: 대개 솔로 뮤지션들은 개별로 활동하더라도 본인들만의 크루, 공간들을 통해 스스로를 정의하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죠. 크루 활동은 생각이 없나요?
오존(O3ohn): 일단은 불러주는 데가 없고요(웃음), 글쎄요. 하나의 이름으로 묶진 않았지만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크루 개념 안에 같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생각보다 동료들이 많아서 외롭진 않아요. 영남이형(Song Young Nam)이나 다영(ADOY)누나도 그렇고, 주변에 세하(Xin Seha)나 마르코(Marco/Jiin)처럼 다들 주변에 음악하는 분들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좋은 음악 서로 공유하고 그러면서 외롭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김은마로: 진중하고 수줍은 이미지가 강해요. 무엇 하나를 진행하더라도 심사숙고 하는 편이죠?
오존(O3ohn): 그게 좀 심해서 결정을 쉽게 못하는 편이에요. 우유부단한 성격이라서. 근데 또 고민은 너무 많아서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혼내고 그러죠. 지인들한테 악기에 관한 질문이라든지, 그런 전문적인 내용도 많이 물어보죠. 주변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많아요.
김은마로: 자력으로 앨범을 만들어내고, 자력으로 유통을 진행하고 모든 섭외도 직접 받고 있죠. 늘 그랬지만, 올 상반기는 유독 헤비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오존(O3ohn): 그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인 것 같더라구요. 작업에 관한 생각보다 비즈니스적인 생각을 더 많이 접할 때가 많기도 하고. 이걸 좀 분리하려고 하고는 있는데. 일이 들어오면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하거든요.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최대한 빨리 끝내고 분리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뺏기더라고요.
김은마로: SNS 라이브를 통한 소통 횟수가 많이 적어졌던데요.
오존(O3ohn): 저도 그런 얘기를 들어서 생각을 해봤어요. 근데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바빠져서 그렇죠. 신경 쓸 다른 것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SNS 라이브에) 눈을 안주게 되는, 그런 것이 있죠.
김은마로: 다큐멘터리 제작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셨죠?
오존(O3ohn): 현대카드 단독 공연 때 촬영도 했고 음원 소스도 드렸어요. (감독 형이) 개인 작업의 일환으로 따로 시간을 내서 도와주시고 있어서요. 회사 일이 바쁠 때는 작업 진도가 더디시겠죠.
김은마로: 인지도를 얻는 것과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 모든 뮤지션들의 만년 고민이죠. 오존(O3ohn)님은 어떠신가요.
오존(O3ohn):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것(다음 작업)을 빨리 하고 싶어요. 시작만 하면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작하는 게 어렵네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5월의 네 번째 아티스트는 밴드 아시안체어샷입니다. 뚝심 있게 자신들만의 색을 담아 묵직하고 선 굵은 음악 세계를 선보여온 아시안체어샷 멤버들이 두 번째 정규 앨범 [IGNITE]에 이어 각자 의미 있는 추천곡들을 보내왔습니다. 현재의 음악에 영향을 미친 과거 명반부터 최근 주목받는 신인 밴드들의 곡까지 멤버들이 추천한 다채로운 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합니다.
아시안체어샷 (Asian Chairshot)
아시안체어샷(Asian Chairshot) / IGNITE (2018.05.06)
2015년 KBS <TOP 밴드 3>에서 우승하며 한국 록 음악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후 미국 SXSW, 그리고 아시아/유럽 투어를 통해 해외 음악 팬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은 밴드 아시안체어샷. 5년 만의 정규 앨범 [IGNITE]은 그간 록 음악에 목말랐던 음악 팬뿐만 아니라 한국 음악 신에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아시안체어샷은 어린 시절부터 숱하게 들어왔던 명반들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대적 트렌드와는 상관없이, 소모적인 작업이라 할지라도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자 했다는군요.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넘나듭니다. 레드 제플린, 스티비 원더, 도어즈 같은 이름부터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신진 밴드들, 그리고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음악에 대해서라면 누구 못지않게 진중한 태도를 보여주는 아시안체어샷의 추천곡들을 지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아시안체어샷이 추천합니다.
Pond – Paint Me Silver
“제가 좋아하는 테임 임팔라(Tame Impala)와 멤버가 겹치는 폰드의 ‘Paint Me Silver’를 추천합니다. 예전 작들부터 그들의 로파이(lo-fi)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가 맘에 듭니다.” (손희남)
Led Zeppelin – Kashmir
“예전 명반들은 아무리 들어도 계속 들어야 합니다.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특히 옛날 명반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요즘 음악들도 교과서 같은 명반들에서 파생된 곡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초반부터 오케스트라와 함께 긴장된 사운드를 조성하는 게 일품입니다.” (손희남)
Peggy Gou – It Makes You Forget (Itgehane)
“최근 디제잉에 관심이 많아져서 Boiler Room이나 Mixmag 같은 채널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는데 유독 멋있는 동양의 디제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게 찾아 듣게 된 뮤지션인데, 이 곡은 반복적인 하우스 비트와 특유의 오리엔탈 무드가 중독성 있게 다가와 한동안 흥얼거리며 다녔던 곡입니다.” (이용진)
Stevie Wonder – Light My Fire
“스티비 원더의 초창기 시절 음악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곡은 도어즈(The Doors)의 명곡인 ‘Light My Fire’가 나온 다음 해에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도어즈의 음악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며 들었던 곡입니다. 모타운 사운드(Motown sound) 특유의 관현악 편곡이 일품이며, 스티비 원더의 스타일로 너무나도 완벽하게 재해석된 명곡입니다.” (이용진)
웨터(wetter) – 이상한 나라의 로맨스
“작년 웨터라는 신인 밴드가 나왔습니다. 록을 잘 알 뿐만 아니라 현대적 감각까지 갖춘 놀라운 곡이었습니다. 록 밴드를 넘어,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뛰어난 음악적 감각이 저를 신나게 만들어줬습니다. 한국의 너바나(Nirvana)가 될 자격을 보여주는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황영원)
데카당 – 빈
“데카당을 처음 보았을 때 그들이 연주하고 있었던 노래입니다. 난잡한 듯 잘 정리된 듯한 기타 리프에 처음 꽂혔는데 보컬과 전체의 진행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정통 록의 느낌과 흑인음악적 소울이 느껴지는 동시에 록의 날것까지 느껴지는 곡입니다.” (황영원)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5월의 세 번째 아티스트는 구원찬과 험버트입니다. 구원찬의 첫 솔로 EP [반복]의 공동 프로듀서였던 험버트와 구원찬이 이번엔 아예 둘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젝트 EP [방향]을 내놓았습니다. 각자의 색을 한 앨범에 녹여낸 두 아티스트가 각각 추천한 곡들을 만나는 것은 앨범과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지금 포크라노스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그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구원찬, 험버트
구원찬, 험버트 / 방향 (2018.05.02)
듣는 이를 절로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담백한 미성의 구원찬은 첫 EP [반복]으로 이미 수많은 음악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편안하면서도 단조롭지 않은 보컬 라인과 섬세한 감성의 음악은 프로듀서 험버트와의 본격적인 협업 프로젝트 앨범 [방향]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허클베리피, 제리케이 앨범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험버트는 이번 앨범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구원찬과 근사한 조화를 이룹니다.
두 아티스트가 보내온 추천곡들 역시 각자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비슷한 부분이 있는 듯하면서도 꽤 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듣는 재미는 이번 EP를 듣는 것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구원찬의 어린 시절 추억이 녹아있는 곡부터 최근 빠져들게 되었다는 시티팝, 그리고 험버트를 여러 번 울컥하게 했다는 곡과 그가 존경해 마지않는 프로듀서의 작업까지, 추천곡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와 함께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구원찬과 험버트가 추천합니다.
구원찬
Stevie Wonder – From the Bottom of My Heart
스티비 원더를 처음 알게 된 노래에요 그 이후에야 주옥같은 명곡들을 알게 되었죠. 이따금 들으면 어렸을 때 혼자 옥상에서 들으면서 흥얼거렸던 기억이 나요. 그땐 정말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했어요.
Kirk Franklin – Hello Fear
옛날부터 블랙가스펠을 좋아했는데, 예전에는 엄청 신나는 느낌들을 선호했다면 요즘은 잔잔한 걸 많이 듣게 되는 거 같아요. 이 노래는 두려움에게 하는 얘기에요. 들으면 이상한 용기가 생겨요. 커크 프랭클린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하나님은 정말 대단해요.
Tatsuro Yamashita – Sparkle
글로잉독(glowingdog) 형이 추천해준 노래에요. 전 이걸로 시티팝에 빠져들게 됐죠. 82년도 앨범인데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너무 좋았거든요.
James Blake – Timeless
정말 우울할 때, 힘들 때 제임스 블레이크를 들으면 이상하게 위로가 돼요. 목소리 때문인지 제 감정을 표현해 주고 있는 거 같았어요. 이 노래 이후에 ‘F.O.R.E.V.E.R’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진짜 미쳐요, 사람.
Childish Gambino – This Is America
좋아하는 노래가 너무 많지만, 굳이 최근에 나온 이 노래를 추천한 이유는 그냥 진짜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뮤비로 먼저 접했는데 진짜 충격적이에요. 진짜 멋있어요. 갬비노는 진짜 예술가입니다. 그리고 이 트랙은 제가 하고 싶은 장르들이 다 담겨있어요. 어쩜 어떻게 이렇게 멋있게 풀 수가 있을까요. 미쳤어요.
험버트
The xx – Angels
극단적인 심플함. The xx의 음악에서는 여백과 공간이 들린다. 그 중에도 사랑에 대한 설렘과 초조함, 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미치도록 잘 표현되는 여백들.
Miguel – What’s Normal Anyway
같은 곡을 들으면서 몇 번씩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긴 쉽지 않은데, 이상할 정도로 나를 여러 번 울리는 곡. 마음이 힘들 때마다 가장 먼저 찾게 된다.
Daniel Caesar – Get You (Feat. Kali Uchis)
이 곡을 처음 접한 이후로 나의 음악적 완성도의 기준은 언제나 ‘Get You’.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완벽함.
Rhye – The Fall
존경해 마지않는 프로듀서 로빈 한니발(Robin Hannibal)이 속해 있던 시절의 라이 1집 수록곡(이자 대표곡). 팝 음악이 그렇게 우아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Album)
개인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예술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유일무이한 클래식.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5월의 두 번째 아티스트는 RAINBOW99입니다. 2015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월간 여행 시리즈를 진행 중인 그가 걷거나 이동하며 듣는 음악들을 보내왔습니다.
RAINBOW99
RAINBOW99 / 양양 (2018.04.23)
2015년 1월 [담양, 눈보라]를 시작으로 매달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 곡을 만들어왔던 RAINBOW99의 ‘월간 여행 프로젝트’는 목포, 태백, 당진, 연천 등의 도시를 1년간 여행한 기록들이었습니다. 이후 정규 앨범 작업부터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어마어마한 음악적 결과물을 발표하다 유럽으로 떠났던 RAINBOW99. 지난해 발표한 앨범 [EUROPE]에 이어 다시 월간 여행 프로젝트로 돌아온 그는 어느새 논산, 청주, 수원을 거쳐 네 번째 도시를 양양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보냈던 RAINBOW99는 다시 좀 걸으며 생각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항상 걷거나 이동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는 그가 몇 번을 들어도 끝까지 듣게 되는 음악들을 골랐다고 하는군요. 지금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그가 보내온 추천곡들을 여행에 앞서 만나시길 바랍니다. 물론 여행의 기분을 절로 자아내는 RAINBOW99의 음악들도 함께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 RAINBOW99가 추천합니다.
비둘기우유 – Good Night Shining
사랑하는 밴드 비둘기우유의 곡 중에 가장 많이 들었고, 꽤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재생되면 언제나 끝까지 듣게 되는 곡입니다. 한번은 이 곡 덕분에 집에 바로 못 들어가고, 곡이 끝날 때까지 집 앞을 서성이기도 했어요. 아름다운 곡입니다.
The Flaming Lips – Race for the Prize
참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는데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뛰고, 마냥 나아가고 싶어지는 음악이에요. 몸과 마음이 지치고, 괜히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 들으면 이상하게도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들게 되었던 적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군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기도 합니다.
Belle and Sebastian – The Fox In The Snow
제가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흥얼대는 곡이 몇 곡 있는데, 이 곡이 바로 그중 한 곡이에요. 이 곡은 제게 있어서 꽤 인상적인 순간도 함께 했는데요. 20대 초반, 비 오는 여름날, 아무도 없는 서울랜드를 친구와 둘이서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니고는, 바로 옆 호숫가 우산 속에서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들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어요.
조동진 – 섬 안의 섬
늦은 새벽, 집으로 돌아오는 공원길에서 한참을 주저앉게 만든 곡입니다. 들릴 듯 말듯한 인트로 덕에 볼륨을 높이고 가만히 귀 기울이며 별을 보다가, 목소리를 듣는 순간 주저앉아 버렸어요. 그 이후로는 조용한 새벽, 혼자 공원에 있게 될 때면 꼭 듣게 됩니다.
My Bloody Valentine – What You Want
이 곡도 제가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흥얼대는 몇 곡 중 한 곡이에요. 한 번 듣게 되면 몇 번이고 반복해 듣게 되는 곡이기도 한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들어도 안 질리고, 곡이 끝날 때가 되면 아쉬운 기분이 드는 곡이에요. 그래서 몇 번이고 반복해 듣게 되나 봐요.
M83 – Raconte-Moi Une Histoire
M83의 많은 곡을 사랑하지만,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나 가사를 가만히 듣고(아주 쉬운 영어로 되어있어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동화 같은 가사 속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Pantera – Strength Beyond Strength
뜬금없는 선곡이지만, 제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듣게 된 록 음악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설날에 사촌 형 몰래 들어본 테이프가 하필 판테라였어요. 그 이후로 사촌 형 방의 모든 테이프를 복사해 듣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까지 음악을 하며 살아가게 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감동이 있어요. 그리고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처럼 끝까지 멈출 수가 없습니다.
4월과 5월의 경계에서 시작하는 추천의 추천의 추천 Vol. 9의 첫 번째 아티스트는 밝은 분위기와 대비되는 날 서 있는 가사와의 독특한 조화가 돋보이는 밴드 Q.Q입니다.
Q.Q
Q.Q / MOOD ROBOT ADHD (2018.04.25)
올 초부터 싱글을 하나씩 공개해온 밴드 Q.Q가 세 개의 싱글과 세 개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한 후 드디어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오랜 사운드 실험을 거쳐 완성되었다고 밝힌 이들의 작업물은 수록곡뿐만 아니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 또한 그 실험의 연장선에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밴드 Q.Q는 조금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음악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들을 한 번에 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우선은 꽤 밝고 멜로디컬한 곡의 무드를 먼저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무드를 즐긴 후에는 앨범 소개 글과 지니 매거진을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 담긴 진지한 이야기, 그리고 멤버들이 고른 추천곡들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Q.Q의 음악에 레퍼런스가 된 곡부터, 작업에 영향을 끼친 오아시스의 곡까지 멤버들이 특별히 추추추를 위해 골라온 음악을 듣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방법으로 Q.Q의 음악에 다가갈 지름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록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라면 조금 더 즐거울 것 같네요.
그럼 넘치는 에너지로 새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벌써 다음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는 Q.Q의 음악 세계를 추천곡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Q.Q가 추천합니다.
Stone Roses – Fools Gold
매드체스터(Madchester)라는 장르를 제대로 보여주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노래 중 ‘캠프’의 레퍼런스입니다.
Caetano Veloso – Voce E Minha
모든 부분들이 꽉 차 있으면서 너무나도 평화로운 노래입니다. 식사하실 때 트시면 좋습니다.
XXXTENTACION – SAD!
가사가 몹시 슬프지만, 멜로디와 리듬은 세련되고 떠 있는 느낌입니다. 대조적인 느낌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HAT – Arizona Analyzer
폼 나고 귀여운 노래입니다. 모든 소리들이 귀엽게 춤을 춥니다.
Asian Kung-Fu Generation – Kugenuma Surf
지하철을 주제로 한 콘셉트 앨범의 노래 중 하나입니다. 4인조 밴드의 쿨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노래입니다.
Oasis – Shakermaker
굉장히 흔들리고 파워풀하지만, 나른함을 가지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Q.Q의 작업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Lecrae – Facts
실험적인 사운드와 구성으로 귀를 재밌게 하고 중요한 의미가 담긴 가스펠 힙합곡입니다.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할 아티스트는 에몬입니다. 추천곡들을 듣고 난 후, 에몬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앨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에몬
에몬 / 숨 쉬듯 크리스마스 (2017.11.30)
싱어송라이터 에몬에게는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시작하기 전에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먼저 밝히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 추천곡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타이밍이 조금 어긋난 데다가 내부 개편 이슈가 맞물리는 바람에 예상보다 공개일이 많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에몬은 추추추가 시작한 이래 역대급으로 많은 곡들과 정성 어린 코멘트를 보내준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공개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동안 혼자서만 그녀의 추천곡을 듣는다는 것이 몹시 아쉬웠는데, 드디어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게 되어, 전 세계에서 2등으로 기쁜 마음으로 그녀의 추천곡들과 함께 전합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에몬이 추천합니다.
Aimee Mann – Save Me
“닉 혼비(Nick Hornby)의 <31 Songs>의 말을 빌리자면 “사실 에이미 만의 음악은 다 좋다.” 포효하는 마녀도 목가적인 포크 싱어도 아닌 그녀의 음악은 뮤직 비즈니스에서 소비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 인생을 변방에 두게 하였지만, 도시인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지며 담담하게 노래하는 그 음악은 멜로디도 가사도 편곡도 완벽하다. 동명의 영화 OST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Magnolia] 앨범을 우선 강력 추천.”
Sunny Day Service – 苺畑でつかまえて
“서니데이서비스는 데뷔 25주년, 정규 앨범 11장에 빛나는 3인조 밴드인데, 그 음악은 누구보다도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해 오고 있다. 플리퍼즈 기타(Flipper’s Guitar)와 같은 시부야 계의 면모부터, 스톤로지스(Stone Roses), 더 스미스(The Smith) 등 맨체스터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악곡, DJ와의 협업 리믹스 작품 등 매 앨범마다 ‘변화’하고 ‘호흡’하는 모습에 항상 감탄하게 된다. 그중 이 노래는 드러머의 갑작스러운 불의의 이탈, 제작비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 발매된, 리더 소카베 케이이치(Sokabe Keiichi)의 빛나는 악상이 돋보이는 곡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MV를 보시길 추천.”
D’angelo and The Vanguard – The Charade
“14년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디안젤로의 14년 앨범 [Black Messiah]는 처음 들었을 때 충격적으로 좋았다. 메트로놈으로 절대 낼 수 없는 살짝 얼그러지는 듯한 리듬감, 철저한 아날로그 레코딩과 편성으로 이루어 낸 풍성한 사운드, 그리고 디안젤로의 자유자재인 데다가 때로는 성스럽기까지 한 보이스. 그중 이 트랙은 SNL live에서의 그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특히 추천한다. “Black Messiah”라는 앨범명이 정말 아깝지 않다.”
Big Star – Thirteen
“미국의 10대들의 연애란 어떤 모습일까. 댄스파티에 그녀 혹은 그를 초대하고, 로큰롤은 죽지 않았다고 어른들에게 소리치고, 지금 만나는 그 아이가 나의 인생과 영혼 모든 것을 차지한 것 같은 그런 기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멤피스(Memphis)는 어떤 곳일지 꿈꾸게 하는,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큰 영감을 선사하여 파워 팝(power pop)의 시초라고도 분류되는 빅 시스터의 노래 중 가장 달콤한 노래.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의 커버 버전도 있다.”
Prince – When Doves Cry
“프린스는 어떤 곡을 소개해도 다 납득이 가는 자타공인 G.O.A.T*이지만 이 곡은 한정판 보라색 7인치 레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개한다.(ㅎㅎ) 베이스 없이 리듬 머신과 신디사이저, 보컬 더블링 등으로만 꽉 채운 명 트랙.” *G.O.A.T: Greatest Of All Time의 약자
Spitz – みなと
“앞서 서니데이서비스가 계속 변화하는 생명체라면, 스핏츠는 변함없는 영원한 청춘 같은 밴드. 한결같은 정서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노래를 내는 그들의 존재는 마음속에 큰 힘이 된다. 앨범 [醒めない] 발매 전 선공개 트랙인 이 노래로 일본의 유력 음악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Music Station)에 출연, 가사 도입부에서 보컬 마사무네(Kusano Masamune)가 가사 틀리고 방송사고(?)를 낸 덕분에 더욱더 인기를 끌게 된 비화도 있다. 데뷔 30주년의 베테랑 밴드도 늘 긴장하는 음악의 세계란…”
Eva Cassidy – Fields of Gold
“기타 연주에 있어서 가장 많이 참고했던 뮤지션들은 앞서 언급한 빅 스타(Big Star), 닐 영(Neil Young),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 등인데, ‘노래’라는 부분에 있어서 언젠가는 에바 케시디처럼 부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이다. 생전에 큰 빛을 보지 못하고 30대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후 BBC 방송 등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곡자 스팅(Sting)의 극찬을 받은 트랙.”
George Harrison – Isn’t It A Pity
“마음이 무너지거나 견디기 힘들 때 꼭 듣게 되는 트랙. 존과 폴에 비해 가려진 조지 해리슨이 사실은 가장 대단한 재능이 아니었을까, 조지 해리슨 1집은 인생의 한 장이다.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어떤 풍경을 보고 살아왔으면 이런 노래를, 그리고 이 곡 후반부의 미친 후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니나 시몬(Nina Simone)이 커버한 버전도 매우 좋다.”
‘김오키(KimOki)’ 하면 왠지 ‘프리재즈’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 그의 디스코그라피, 현재까지의 커리어를 통틀어 그의 음악이 단지 프리재즈에 국한된 적은 없는 것 같다. 김오키 뻐킹매드니스, 김오키 동양청년, 전기사기꾼, 아방 트리오, 김오키 스피릿 선발대, The South Korean Rhythm Kings, 그리고 지금의 김오키 새턴발라드까지 그가 행해온, 혹은 현재도 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지닌 음악적 다채로움. 더불어 최근의 엡마, 호림, 히피는 집시였다, 서사무엘, 로다운30, 노선택과 소울 소스 등 그가 피쳐링의 형식으로 협업했던 아티스트들의 각양각색 면면까지. 그의 발자취를 찬찬히 돌아보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사실 김오키라는 연주자는 우리가 ‘프리재즈’라는 단어 하나로 그 정체성을 쉬이 에두르기엔 그 이상으로 음악에 대해 꽤 열린 태도를 가진 아티스트 아니려나.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이것만은 단 한 번도 상상해 본적이 없다. 김오키가 연주하는 재즈 스탠더드, 발라드라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의 새 앨범, 아니 정확히는 색소폰, 피아노, 더블베이스의 트리오 편성 프로젝트인 ‘김오키 새턴발라드’의 정규작 [퍼블릭도메인포미]는 놀랍게도(?) 발라드 앨범이다. (‘새턴’은 아마도 故 ‘선 라(Sun Ra)’의 독립레이블이었던 ‘새턴레코드’에서 따온 이름 아닐까 싶다) ‘All of Me’, ‘Someone To Watch Over Me’ 등 이미 무수히 많은 음악가들의 연주로, 노래로 태어났던 재즈 스탠더드 넘버들, 또 홍난파의 동요 ‘고향의 봄’, 역시 홍난파의 가곡인 ‘사공의 노래’, ‘봉숭아’ 등을 아름다운 발라드로 연주해 수록하고 있다. 한편 그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는 ‘어어부 프로젝트’, ‘방백’의 백현진(영화감독, 연기자이기도 하다)의 곡들을 멜랑콜리한 무드의 모던재즈 풍으로 재해석해-무려 세 곡이나-담고 있다는 점도 특기할 점. 색소폰, 피아노, 베이스의 트리오로서는 가장 전형적인 편성, 그리고 발라드. 마치 파전에 막걸리처럼 가장 적절하며 동시에 최적인 조합답게 적어도 이 앨범에서 김오키의 블로잉은 다른 악기들과 차분하게 합을 이루며 ‘발라드’의 정서를 만들어내는 것에 충실하다. 대부분의 레코딩에서, 라이브에서 파격적이고도 자유분방한 연주를 선보였던 김오키가 안정적으로 선율을 짚어가며 만들어내는 다정하고 섬세한 소리, 이는 파격적이지 않아서 오히려 파격적이고 김오키의 또 다른 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름다운 연주들이 고요한 강물처럼 유유히 흐르고 또 흘러가는, 그저 가만히 귀를 기울여 차분한 호흡으로 듣게 되는 음반이다.
여러 관악기 중에서도 트럼펫, 그리고 색소폰은 그 소리의 특질상 ‘밤’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악기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 앨범에서 김오키가, 그리고 새턴발라드가 만들어내는 소리들, 그 소리들이 자아내는 무드는 마치 갖가지 감정의, 갖가지 밤들 같다. 그 속엔 적당한 다정함과 온기가, 그리고 이따금씩의 스산함과 쓸쓸함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김오키 새턴발라드 / 고향의 봄(홍난파 곡)> 라이브 @ 벨로주
<김오키 새턴발라드 / 심정> 라이브 @ 벨로주
Editor / 김설탕
sugarules@poclanos.com
(‘Weekly Choice by [S]’ 코너의 모든 글은 에디터의 개인적 주관을 반영한 것으로 본사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일절 무관합니다)
2018년은 유독 초반부터 반가운 활동 소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2018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을 수상한 리코(Rico)는 청량함이 가득한 싱글 [Fruit Juice]를 발표했고, 테테(TETE)도 2곡의 싱글을 공개하며 오랜만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예서(YESEO)는 올해 첫 싱글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SM STATION’을 통해 새로운 곡을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고요. 김간지X하헌진은 4년 만의 정규 앨범을, 에고펑션에러 역시 3년 만의 정규 2집을 발표했습니다. 김사월X김해원 활동과 영화 음악 작업으로 분주했던 김해원은 첫 정규 1집을 선보이기도 했죠.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포크라노스의 새해를 함께 하고 있는 아티스트들 중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할 아티스트는 하비누아주입니다. 추천곡들을 듣고 난 후, 최근 발매한 곡들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앨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하비누아주
하비누아주 / 봄바람 (2018.03.06)
2018년을 3일간의 단독 공연으로 시작한 하비누아주는 2018년을 “무지막지한” 싱글 발매의 한 해로 정했다고 합니다. 올 초 EP [그리고, 겨울]을 발표하며 겨울 전문 밴드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하비누아주의 이번 싱글은 ‘봄바람’입니다. 하비누아주의 봄 음악은 여느 봄 노래와는 다른 아련한 그리움이 느껴집니다. 훈훈함 속 문득 느껴지는 선득한 봄바람 같은 이들의 음악이 어느 순간 담담한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생각을 없애주는 음악, 호흡을 고르게 하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는 보컬 뽐므는 “걷게 하는 음악”을 골랐고, 어렸을 때부터 늦은 밤, 이른 새벽에 음악을 틀어놓고 천장을 보며 멍 때리는 걸 좋아했다는 전진희는 “새벽의 시작과 끝을 함께 걷는 음악”을 골랐습니다. 봄바람과 함께 걷기 좋은 계절은 생각보다 너무 짧으니 하루빨리 전진희와 뽐므가 추천한 곡들과 함께 낮 산책, 밤 산책 만끽하시길 바랍니다.미세먼지 없는 날 골라서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 하비누아주가 추천합니다.
Brad Mehldau – Don’t Be Sad FKJ – Vibin’ Out with (((O))) John Mayer – You’re Gonna Live Forever In Me Nick Hakim – Heaven Fred Hersch – Pastorale
“나의 새벽의 시작과 끝을 함께 걷는 노래” by 전진희
Björk – Unravel Underworld – Louisiana Patty Griffin – Not Alone Norma Winstone – Here Comes The Floor
2018년은 유독 초반부터 반가운 활동 소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2018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 부문을 수상한 리코(Rico)는 청량함이 가득한 싱글 [Fruit Juice]를 발표했고, 테테(TETE)도 2곡의 싱글을 공개하며 오랜만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예서(YESEO)는 올해 첫 싱글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SM STATION’을 통해 새로운 곡을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기도 했고요. 김간지X하헌진은 4년 만의 정규 앨범을, 에고펑션에러 역시 3년 만의 정규 2집을 발표했습니다. 김사월X김해원 활동과 영화 음악 작업으로 분주했던 김해원은 첫 정규 1집을 선보이기도 했죠.
그 어느 때보다도 풍성한 포크라노스의 새해를 함께 하고 있는 아티스트들 중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할 아티스트는 더핀(The Finnn)입니다. 지난주 오존에 이어 더핀의 추천곡들을 만나보세요. 추천곡들을 듣고 난 후, 최근 발매한 곡들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앨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더핀(The Finnn)
더핀(The Finnn) / 19860205 (2018.03.11)
2017년 더핀의 컴백은 인디 음악 신에 몹시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지난해 꾸준히 싱글로 곡들을 선보였던 더핀은 올 3월 세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더핀 임장현의 생년월일인 앨범명과 커버 속 돌사진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본인을 그대로 담아낸 음악 같습니다. 아쉽게도 더핀은 이번 앨범을 끝으로 당분간 음악 활동을 쉬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내가 만약 어떤 가수의 팬이라면 앨범 2개는 너무 적은 것 아닌가’란 생각에 팬을 위한 일종의 “선물”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가 보내온 추천곡들을 그의 “선물”에 더해진 반가운 부록 같은 마음으로 즐겨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참여 아티스트들 또한 눈길을 끄는데요. 칵스, 라이프앤타임의 베이시스트 박선빈, 바이바이배드맨의 멤버로, 또 솔로로 활동 중인 싱어송라이터 구름, 이채언루트의 멤버이자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강이채가 녹음에 참여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추천곡 리스트 속 그들의 이름이 유난히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더핀의 이야기하는 박선빈, 구름, 강이채의 음악뿐만 아니라 더핀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될 것만 같은 추천곡들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더핀(The Finnn)이 추천합니다.
라이프 앤 타임 – 호랑이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밴드 신에서 이렇게 선명한 기타 리프를 들어본 적이 없다. 발매한 앨범 중 다른 곡들도 있지만, 록 밴드의 추천곡을 선정할 때는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록 넘버를 추천하게 되나 보다. 가볍게 흘려듣고 맛집 찾아가듯이 계속 찾아가는 그 노래, 호랑이. 이미 머릿속에 저장된 몇 개의 외국산 기타 리프에 이 노래도 2014년 이후 추가되어 있다.”
구름 – 지금껏 그랬듯 앞으로도 계속
“구름이 자기 목소리를 담은 음원을 발표하기 전까지 이 친구에게 이런 감성이 있는 줄 알지 못했었다. 키보드와 프로그래밍에서 이미 입증된 아티스트가 자기 음악까지 잘하게 된다면 더 부러운 캐릭터가 있을까? 음원을 듣다가 그중 하나가 대박 나기를 바라며.. 추천!”
이채언루트 – Uneasy Romance
솔로 앨범 이전 강이채 씨가 발표했던 ‘Uneasy Romance’. 처음 발매하는 앨범에 각 잡고 바이올린 소리 좀 녹음하고 자기 목소리의 가냘픔을 피해서 왔더니 종착역은 예술곡 탄생. 최근에는 초사이언모드로 솔로 앨범도 발매해서 활동 중.
Super Furry Animals – Juxtapozed With U
“킹스오브컨비니언스(Kings of Convenience) 많이 들어서 힘드신 분들, 3월에 이 노래 들으면서 집 근처 동산 한 바퀴 돌다 보면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Kings of Leon – Razz
“어렸을 때 가족들이 외출해서 집에 혼자 있게 되면 킹스오브리온(Kings of Leon)의 CD를 오디오로 크게 틀고 아버지 골프채 거꾸로 잡아서 립싱크 많이 했었습니다. 덕분에 저도 앨범 몇 개 발매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