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추천의 추천] Summer Soul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사운드클라우드와 뮤지션리그를 통해 독자적으로 음악을 선보이며 데뷔 전부터 많은 팬을 사로잡은 갓 스물의 아티스트 Summer Soul이 포크라노스 ‘추천의 추천의 추천’으로 8곡을 보내왔습니다. 장르에 제한받지 않는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타 아티스트들과의 활발한 협업으로 계속해서 놀라움을 선사 중인 Summer Soul의 개인적 음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입니다.

 


Summer Soul

 

Summer Soul / I Feel Love (2018.08.20)

올 초 첫 싱글 [How Beautiful]을 발표한 Summer Soul이 이번에 공개한 싱글 [I Feel Love]는 국내 음원사이트 기준으로는 두 번째 솔로 싱글이지만, 조금만 그녀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한다면 그 음악적 활동 반경에 놀라게 됩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보컬 피처링 작업은 얼마 전 베일에 싸인 언더그라운드 뮤지션 공중도덕의 앨범에 작사와 보컬로 참여하며 그 방점을 찍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모든 음악 작업물을 올려둔다는 사운드 클라우드는 어느새 팔로어가 1만 4천이 넘었고, 직접 제작, 유통한 첫 싱글 CD 한정판은 아티스트의 자체 채널을 통해 금세 완판되었을 정도로 독자적인 힘으로 수많은 음악 팬을 사로잡은 Summer Soul. 천연덕스럽게 사랑스러움을 뽐낸 새 싱글 ‘I Feel Love’에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 그녀가 포크라노스로 보내온 추천곡들은 현재까지의 Summer Soul 작업물의 근간이 된 음악적 정서를 엿볼 수 있는 동시에 스무 살의 그녀가 음악을 즐기는 일상 또한 상상하게 합니다. 활기찬 변화와 성장세로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Summer Soul의 음악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추천의 추천의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지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Summer Soul이 추천합니다.

Of Montreal – Gronlandic Edit

복잡한 일들로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을 때 이 곡을 틀고 립싱크를 하며 춤을 추곤 한다. 그러다 보면 금세 기분이 좋아진다. 미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을 곡.

 

Whitney – You and Me (Demo)

나는 항상 휘트니의 곡들을 들으면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좋았던 순간들과 감정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는 느낌이다. 이 곡은 휘트니가 냈던 [Light Upon the Lake: Demo Recordings]라는 데모 앨범에 들어 있다. 한적한 공원이나 강가에서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바람 쐬며 들으면 좋을 앨범.

 

Ty Segall – Finger

도입부는 잔잔하게 흘러가다 57초부터 반항적이고 공격적으로 변하는 사운드가 참 매력적인 곡. 사실 [Melted] 앨범 전곡을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Mild High Club – Tesselation

사실 [Skiptracing] 앨범은 안 좋은 트랙이 없어서 들을 때마다 베스트 트랙이 바뀐다. 한동안 ‘Kokopelli’에 푹 빠져 있다가 요즘은 ‘Tesselation’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Chapel Perilous’가 더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곡마다 다른 매력들이 풍부해서 결정하기까지 꽤 힘들었다. 힘든 하루를 끝내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글 때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앨범.

 

Connan Mockasin – It’s Choade My Dear

싸이키델릭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들어 봐야 할 트랙. 평소에 맥 드마르코(Mac DeMarco) 음악도 참 좋아하는데, 어디서 들은 바로는 맥 드마르코의 기타 사운드가 코난 모카신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은 거라고 했다. 중성적인 목소리, 사운드, 그리고 곡이 전하는 메시지까지 천재적이다.

 

LA Priest – Oino

내가 정말 좋아하는 [Inji]라는 일렉트로닉 앨범 수록곡이다. 집에 혼자 있을 때 이 노래를 틀고 춤을 엄청 많이 춘다. 한 번은 SNS에 영상을 올린 적도 있었는데, 아마 내 팬분들은 알 거다. 국내에선 이 아티스트를 아는 사람이 정말 드물다고 생각이 드는데 다들 꼭 들어 봤으면 좋겠다. 같은 앨범에 있는 ‘Lady’s In Trouble with the Law’라는 트랙도 정말 좋은데 강추한다.

 

Soft Hair – Lying Has To Stop

소프트헤어는 이전에 언급한 싸이키델릭의 끝판왕 코난 모카신과 일렉트로닉 사운드 음악의 LA 프리스트(LA Priest)라는 두 아티스트의 프로젝트 그룹이다. 전혀 색이 다른 두 조합이 참으로 대단하고 돋보였던 곡이다. 처음 듣고 한동안 무한 재생을 했던 곡이다.

 

HOMESHAKE – I Don’t Wanna

여태 추천한 곡 중에선 가장 멜랑꼴리한 곡인데, 그런 만큼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 들으면 실컷 가라앉았다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곡이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신세하 (Xin Seha)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2015년 데뷔 앨범 [24Town]으로 자신의 세계를 표출하기 시작해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누구도 흉내 내지 못 할 독창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는 신세하의 플레이리스트는 많은 음악 팬들이 궁금해할 것 같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던 여름이 끝나가는 듯한 요즘,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지금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 신세하가 추천하는 특별한 음악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신세하(Xin Seha)

신세하(Xin Seha) / Airway (2018.06.04)

지난 6월 공개한 두 번째 EP [Airway]에서 신세하는 또 한 번 진화한 모습을 보입니다. 80년대 사운드적 원천을 현시대의 감각으로 치환해내는 신세하 특유의 해석법은 여전히 돋보입니다. 지난 앨범들에 비해 한층 느리고 무겁게 느껴지는 전자음들은 느릿한 비트로, 때론 빠른 비트로 호흡하듯 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앨범 작업할 때마다 영향을 받은 음악, 사진, 영화 등을 모아둔다는 신세하가 이번 EP를 작업하면서 들었던 곡, 많은 영향 받은 곡들 중 5곡을 골라 전해왔습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방향뿐만 아니라 앨범 콘셉트부터 비주얼까지 모든 예술적 영역을 스스로 관장하는 프로듀서 신세하가 만들어낸 이번 작업물은 근사한 투명 카세트테이프부터 흰 점이 가득한 커버 아트워크까지 눈을 떼기 힘듭니다. 커버를 장식한 이미지는 ‘우보’라 불리는 보행법이라고 하는군요. 그려진 모양대로 발걸음을 움직이자 자연재해가 모두 사라졌다고 하는 설화처럼 그가 전하는 음악들이 지난했던 이번 여름을 잘 보내줄 것만 같습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신세하가 추천합니다.

 

John Carroll Kirby – Socotra [Travel]

존 캐럴 커비는 코난 모카신(Conan Mockasin), 세바스티앙 텔리에르(Sebastien Tellier), 솔란지(Solange) 등의 앨범 참여 및 이들의 투어 밴드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키보디스트이자 작곡가이다.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눈앞의 현실 공간을 보는 것을 잠시 멈추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게 되는 그림을 상상하게 된다. 음악이 주는 재밌는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 앨범은 그것을 극대화시킨다.

Matthew Herbert – Leipzig [One One]

근래 들어 다시 꺼내어 듣고 있는 앨범 중 하나이다. One trilogy 중 하나이며, 이 앨범은 오롯이 자신을 집중해 만들었다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 자칫 자의식이 넘칠 수 있는 좋은 주제이지만, 이 앨범은 너무나도 섬세하며, 과장되어 있는 부분이 없는, 그렇다고 비어있거나 하지도 않은, 정말 좋은 앨범이다. ‘Leipzig’ 뮤직비디오 역시나 너무 좋다.

Arthur Russell – Arm Around You [Calling Out Of Context]

아서 러셀의 1985-90년 사이 녹음된 미발표곡들을 모은 앨범으로 알고 있다. 그의 가사와 멜로디, 연주, 또 디스코 레코드들까지 다 좋아한다. 그중 이 앨범은 그가 갖고 있던 넓은 스펙트럼의 요소들이 잘 섞인 팝 트랙들을 모았다고 생각이 든다. 영향을 많이 받은 뮤지션 중 하나이다. [Tower of Meaning], [World of Echo], [Corn] 앨범 역시 추천한다.

정혜선 – 해변에서 [정혜선 1 + 너면 돼]

이번 앨범 [Airway]에 기타와 베이스 세션을 도와준 Mogwaa 형이 작년에 참여했던 Friendly Potential 믹스에서 처음 듣게 되었다. 이 멋진 음악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Mogwaa 형은 “이 곡 돕(dope) 해”라고 말해주었는데, 그 말이 아주 잘 알맞다고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도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신곡을 포함해 리마스터링 앨범이 발매되었다.

Francis and the Lights – Thank You [Farewell, Starlite!]

프랜시스 앤 더 라이츠는 2016년 이 앨범을 발표하면서 정말 오랜만에 컴백하였다. 이 곡은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자, 발매를 앞두고 사운드클라우드에 먼저 공개했던 트랙으로 기억한다. 가사의 반은 드레이크(Drake)의 것을 인용하고, 나머지 반은 찬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가 쓴 이상한 조합으로 되어 있는데, 2분이 채 안 되는 짧은 곡이지만, 가사를 포함한 모든 요소들은 엄청난 몰입도를 가지고 있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INTERVIEW] 공중도둑 (Mid-Air Thief)

[INTERVIEW] 이 시대 가장 문제적 음악가, 공중도둑을 만나다

“공중도덕이면 어떻고, 공중도둑이면 또 어때요”

I INTRO

어느 날, 포크라노스 대표 계정으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공중도덕 2집 유통 문의’라는 지극히도 간결한 제목의 이메일에 사무실이 술렁였다. 3년 전, 베일에 싸인 어느 음악가의 앨범을 듣고 흥분에 빠졌던 이들이라면 모두 이 호들갑을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떨리는 손으로 클릭한 메일의 내용은 당혹스러움 그 자체였다. 아티스트가 이름을 바꾼다고 한다. 데뷔 앨범으로 한국대중음악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젊은 음악가가 한순간에 ‘도둑’이 되었다.공중도덕의 이와 같은 결정에 포크라노스 스탭 내부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오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의 의사이기에 이를 반영하여 공중도둑의 2집 [무너지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앨범이 발매되고 약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이는 모두 다 기우에 불과했다. 공중도덕이면 어떻고, 또 공중도둑이면 어떤가. 우리가 할 일은 그저 3년 만에 돌아온 문제적 음악가의 앨범을 감상하고 박수갈채를 보내는 것뿐이다.

새 앨범을 발표한 공중도둑과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인터뷰는 이메일을 통해 두 차례 진행되었고, 최소한의 문맥적 수정을 제외한 공중도둑의 모든 답변을 반영하여 게재함을 밝힌다.

글 / 인터뷰 진행 : kixxikim

 

I INTERVIEW WITH 공중도둑

 

Q. 국내에서 처음 갖는 인터뷰로 알고 있습니다. 인사 한마디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공중도둑이라는 음악가입니다. 통기타 음악에 관심 있으시면 제 음악을 한 번 들어보세요. (들어보고 싶으시면!)

 

Q. 약 3년 만에 새 앨범이 나왔습니다. 본격적으로 앨범 제작을 결심한 시점은 언제쯤인지, 그리고 실제 작업 소요 기간은 얼마나 걸렸는지 궁금해요.

이번 앨범은 1년 반 정도 걸렸습니다. 대충 앨범이 완성되어갈 때쯤에 어딜 다녀왔는데 며칠 만에 곡을 다시 들어보니 별로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도 하고, 중간에 다른 앨범들도 함께 작업하기도 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지금 이 질문에 답하는 것도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리고 있어요.

최근 느끼는 건 생각 없이 그냥 휙휙 곡들을 만들어서 발표한 다음 바로 (앨범을) 잊어버리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고민하다가 시간을 다 버려버리고 정작 발표한 음악은 많이 없으면 슬플 것 같아요.

 

Q. 2집을 발표면서 아티스트명을 ‘공중도둑’으로 바꿨어요. 앨범 소개글 속 이야기처럼 정말로 ‘공중도덕’을 사용하는 동일 그룹 때문에 이름을 바꾼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활동명을 바꾸는 것이 아닌 그 안에 담긴 속뜻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프린스가 ‘TAFKAP’ 혹은 ‘기호’로 이름을 바꿨던 것처럼요.*

숨겨진 의미 같은 것들은 전혀 없습니다. 이번 앨범이 나오고 나서, 사람들이 앨범을 들어봤는지, 또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의외로) 웃기려고 이름을 바꾼 줄 아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고요. ‘공중도덕’은 예전에 친구랑 재미 삼아 만들어본 만화의 애니매틱 이름을 따서 지었던 이름이에요. 그리고 나중에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힙합 그룹이 있다는 걸 알고 나서 최대한 비슷한 이름 ‘공중도둑’으로 바꾼 겁니다. **

 

Q. 지난 앨범에 비해 건반 악기의 소리가 더욱 많이 들려요.

네, 맞습니다! 요즘 거의 누구나 그렇듯 신디사이저에 빠져 있는데요. 직접 만든 신디사이저 소리를 앨범에 사용하면 재밌을 것 같아 한 번 시도해봤습니다. 그리고 앨범 작업 막바지에 엄청 상태 좋은 오래된 키보드를 하나 구해서 막 여기저기에 입히고 그랬습니다. 신디사이저보다 테이프 레코딩에 잘 맞는 악기는 없는 듯해요!

 

Q. 마스터링 과정에서 카세트 레코더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빈티지한 사운드의 추구가 작업 환경 혹은 보유 장비의 제한에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본래 이와 같은 질감의 음악을 선호하는 것인지 궁금하네요.

그냥 어느 정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도 있고, 예전부터 제대로 녹음된 앨범보다 데모 버전들을 더 좋아하는 경우가 꽤 많기도 해서 그런 질감을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빈티지한 질감을 추구한다기보다는 홈 레코딩의 지저분하고 아마추어스러운 느낌을 그냥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비틀즈의 [The White Album]보다 Kinfauns에서의 데모 트랙들이 훨씬 더 매력 있게 와닿거든요. ***

예전부터 항상 카세트 마스터링은 테이프으로 보내기 전에 제대로 손만 봐주면 은근히 괜찮은 소리가 나온다고 들어왔어요. 좋아하는 프로듀서 리차드 스위프트(Richard Swift)도 스테레오 믹스를 그냥 4트랙으로 보낸다는 글을 읽어서 약간 놀란 기억도 있고요. 그래서 이번에 저도 한 번 (테이프 마스터링을) 해보기로 결심했던 겁니다.

 

Q. 소개글에서 ‘소리를 키워서 들어달라는 코멘트를 남겼습니다마치 경쟁하듯 치솟는 레벨과 이로 인해 손실되는 소리를 막기 위해 최근에는 마스터링 과정에서 음압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요혹시 이러한 움직임을 의식하여 공중도둑의 앨범에도 이를 반영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저는 마스터링 단계에서 올렸어요소리가 크면서도 다이나믹하게 믹싱/편곡하기엔 아직 실력이 많이 부족해서 소리가 작게 나와도 그냥 내버려 둘 생각을 하고 마스터링을 시작했는데 결과가 예상했던 것보다 괜찮게 나왔어요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포지(Apogee) 제품인데, 작업할 때 항상 인터페이스의 레벨 미터를 보면서 클라이맥스 부분이 아닐 경우엔 어느 정도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게 계속 확인을 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번 앨범) 소리가 다른 노래들에 비해 안 들릴 정도로 작은 편도 아니지만 키워서 들어달라고 적으면 실제로 그렇게 들어줄 것 같아 소개글에 내용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스트리밍 앱들로 노래를 들으면 마음대로 곡의 볼륨을 키우거나 줄인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단어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normalization? 아무튼 그건 좀 그렇던데요?

 

Q. 만일 금전적 여건과 음향 장비의 희소와 무관하게 자유롭게 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면어떤 작업 공간을 구축하고 싶으신가요마음껏 상상해보세요.

꽤 간단한데요이 세상 모든 장비/악기를 가지고 24시간 아무 때나 큰 소리를 마음껏 낼 수 있는 정말 조용한 곳에서 작업하고 싶습니다그리고 작업실 바로 길 건너엔 어떤 장비/악기라도 모두 잘 고쳐주고 손봐줄 수 있는 전혀 안 바쁜 사람()이 살아야 합니다그래야 마음이 좀 놓일 것 같습니다.

 

Q. 실제로 기타 등의 악기를 연주하는 것 외에 여러 사운드를 수집해서 이를 음악에 반영하고 있습니다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샘플을 얻고 있나요.

이번 앨범엔 샘플들이 많지 않지만, 주로 소형 카세트 녹음기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녹음한 것들을 음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강릉에 놀러 갔을 때 바닷소리를 녹음하고, 어디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유치원생들과 선생님들이 와서 놀다 간 소리를 녹음하거나, 산책하면서 얻은 소리를 이것저것 기록했습니다. 예전엔 일부러 소음을 넣었는데, 이번엔 소리의 각 요소가 테이프를 여러 번 거치고 리앰프 작업도 많이 하면서 생겨난 소음들을 최대한 깎아내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https://soundcloud.com/doduk/digital

 

Q. 공중도둑()의 이름으로 발표한 두 장의 앨범과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간헐적으로 공개했던 음악과는 전체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특히 ‘기다림같은 음악은 노이즈와 아카펠라/사운드 샘플로만 이루어진 트랙인데요이와 같은 실험적인 시도를 앞으로도 꾸준히 선보일 의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말씀하신 사운드클라우드 곡 스타일로 앨범을 하나 만들기도 했는데막상 들어보니 별로여서 그냥 삭제했어요그런데 앞으로 발표할 음악은 이번 앨범의 분위기와는 꽤 다를 거에요새로 시도해보고 싶은 방향도 엄청 많고휙휙 음악을 만들어보는 것도 해보려고요.

 

 

Q. 보컬/작사가로 참여한 Summer Soul의 이야기도 부탁드려요어떤 계기로 함께 작업하게 되었나요?

예전에 사운드클라우드 메시지를 한 두 번 주고받았었는데검색해보니 직접 작곡/프로듀싱 뿐만 아니라 피처링 작업도 엄청 많이 하시더라고요그래서 제 음악에도 도움을 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서 한 번 여쭤봤어요목소리와 노래 부르는 스타일도 멋있고무엇보다 제 음악에 꽤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가사도 엄청 신경써 주시고이미 녹음 끝난 곡의 키를 내리는게 좋을 것 같아 재녹음을 부탁드렸는데도 금방 보내주시고... Summer Soul님이 아니었으면 아마 아직도 앨범 작업을 못 끝냈을 거에요정말 감사해요.

 

Q. 1집과 달리이번 앨범에서는 전곡 가사를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했습니다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음악을 들을 때 주로 가사에 집중하지 않았던 편이라 가사를 올리지 않아도 상관없을 줄 알았어요그런데 1집을 내고 몇몇 사람들이 가사를 물어보시길래 이번 앨범은 그냥 공개하기로 했습니다이번 작업으로 곡을 만들거나 들을 때 가사에 훨씬 더 집중하게 되었고, (가사를쓰기 꺼리는 것도 조금은 극복해낸 것 같기도 하고요완전 극복까지는 아니지만요그런데 노래를 통해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별로 없어서 이번에도 작사하는 데 꽤 오래 걸리고 힘들었어요생각해보니 다시는 가사를 쓰고 싶지 않네요!

Q. 
일본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가사를 쓰는 것에 대한 애로사항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실제로 1집에서는 이규와 코스모스 슈퍼스타가그리고 2집에서는 Summer Soul이 작사가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죠/편곡과 전반적 사운드 디자인은 직접 혼자서 진행하지만가창과 가사의 영역은 외부와의 협업 가능성을 많이 열어두고 있습니다이렇게 3자와 함께 작업하는 경우디렉션을 주는 편인지 혹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작업을 맡기는 편인가요.

아까도 얘기 드렸지만가사를 잘 못 쓰기도 하고 가사 작업 자체를 별로 좋아하질 않아 항상 도움이 필요합니다. 1집 때는 어떻게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이번 앨범에서 Summer Soul님께는 디렉션을 아주 조금 드렸어요

 

 

Q. ‘목소리가 약하고노래를 잘 못 하고곡들이 좀 유치하고음질이 안 좋은‘ 1집 앨범이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있습니다우스운 질문일 수 있지만매체와 인터넷에서의 반응을 직접 검색하여 읽어 본 적이 있는지 궁금해요.

찾아봤습니다말씀하신 소개글도 제 아티스트명과 같이 웃기려고 쓴 게 아닌데요제 기억으로는 그때 1집을 발매할지아니면 그냥 (앨범을버리고 다른 앨범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그냥 내버린 케이스에요아마 그래서 저런 쓸데없는 소개글을 썼던 것 같아요.

Q. 1집 [공중도덕]이 지난해 3월 Botanical House 레이블을 통해 일본에도 정식 발매되었습니다. 어떠한 계기를 통해 이루어졌나요?

전혀 모르겠습니다. 어떤 고마운 분이 Botanical House를 운영하는 밴드 LAMP의 타이요에게 제 음악을 들려줘서 알게 된 것 같은데 확실하지가 않아요. LAMP가 지난번 한국에 공연하러 왔을 때 뵈러 갔었는데 그땐 너무 짧게 대화를 나눠서 물어볼 기회가 없었어요. 아무튼 완전 운 좋게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Q. 1집과 동일하게 2집 역시 CD와 더불어 바이닐을 발표할 계획을 알려왔습니다실제로 개인적으로 바이닐을 수집하는지만일 그러하다면 최근 구입한 앨범은 어떤 작품인지 이야기해주세요.

레코드 플레이어는 아직 가지고 있긴 한데 예전에 바이닐을 아주 잠깐 모으다가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싶어서 주위 사람들한테 다 줘버렸어요. (바이닐을빨리 없애버리고 싶어서 예전에 제 기타를 산 사람한테도 몇 장씩 주고 그랬어요왜 이것들이 아직 남아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보니까 Indra Devi의 [Concentration & Meditation] Sound of Music 사운드트랙이 남아있네요혹시 원하시면 드릴게요****

 

Q. 적지 않은 사람들이 당신의 플레이리스트를 궁금해할 것 같아요. 최근 인상 깊게 들은 음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좋습니다일단 이번 앨범에 도움을 주신 Summer Soul님의 음악을 들어보세요게다가 곧 새 싱글이 나온다고 합니다꼭 들어보세요그리고 엄청 늦은 편이지만 최근에 Lil Ugly Mane [Oblivion Access]를 제대로 들어봤는데 꽤 오랫동안 정신을 못 차렸어요이름도 멋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았는데설명을 잘 못 하겠네요.

그리고 박지하 [Communion]과 Grouper가 가장 최근에 낸 EP도 좋았어요미묘 [Floating Ones]라는 2012년에 나온 앨범을 발견했는데 요소 하나하나 모두 완전 마음에 들었어요소리가 입체적이고 질감도 좋아 헤드폰으로 듣기에 딱 좋았어요몇 달 전에 나온 Delroy Edwards의 앨범도 아주 더럽고 좋아요.

 

Q. 밴드캠프 앨범 페이지에 ‘베이스치는 목소리 좋은 남자 보컬을 소개해주세요라고 코멘트를 남겼어요다음 앨범을 위한 준비 과정인지혹은 미래의 공중도둑 라이브셋을 구축하기 위함인지 궁금합니다.

밴드를 좀 갖춰보려 해요남자 보컬과 베이시스트가 필요한데 둘 다 가능한 사람이면 좋아서 그렇게 적었습니다목소리는 Summer Soul의 남자 버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그리고 엄청난 드러머가 필요한데 주위에 아시는 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Q. 공중도둑에게 ‘좋은 음악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그냥 엄청 와닿으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는데요설명을 잘 못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향후 계획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려요.

김밥레코즈를 통해 CD를 판매하고, 서울 레코드 페어를 통해 바이닐도 제작/판매할 계획이에요. 이번 앨범을 통해 공연도 갖고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해보려고 해요. 감사합니다.

 

I 참고

* 프린스는 소속사와의 분쟁 및 불화로 자신의 활동명을 남/녀의 성 기호를 결합한 ‘기호’로 이름을 변경했다. 이에 한동안 대중과 평단은 프린스의 이름을 ‘TAFKAP‘ 혹은 ‘Symbol‘로 불렀다. TAFKAP은 ‘The Artist Formerly Known As Prince (한 때 프린스라고 알려진 아티스트)’의 약어다.

 

** 애니매틱스(animatics) : 스토리보드의 그림들을 실제 시간에 맞게 편집하여 영상화한 것. 작품의 시놉시스와 스토리보드가 제작되면 다음 단계로 애니메틱(스)를 만든다. 각 신(scene)의 배열과 시간 배정을 비롯하여 액션의 구도와 화면 움직임, 편집의 완급 등을 제시하여, 미리 시간과 느낌을 확인하고 연출자의 의도를 실무진에게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제작한다. (출처 : 만화애니메이션사전)

https://www.youtube.com/watch?v=2Y1DrUoTuAQ

*** 킨폰스(Kinfauns) : 60년대 중-후반,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George Harrison)이 거주했던 저택으로, 당시 비틀즈의 멤버들이 Kinfauns에 자주 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다수의 [The White Album] 데모 작업물이 이 곳에서 만들어졌다.

**** 인드라 데비(Indra Devi, 1899.05.12~2002.04.25) : 러시아 출신의 요가 스승으로 러시아와 미국을 거치며 현대 요가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마릴린 먼로의 요가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서울문(Seoulmoon)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아직 여름 기운이 한창인 8월,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는 밴드 서울문입니다. 시원한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한 음악을 선보이는 서울문의 음악만큼 기분 좋은 여름의 이미지를 그려내는 밴드가 또 있을까요? 여름에 듣기 딱 좋은 서울문의 음악과 함께 멤버의 취향이 담긴 추천곡들을 포크라노스 오리지널 콘텐츠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만나보세요.


서울문(Seoulmoon)

 

서울문(Seoulmoon) / 코코넛 러브 (2018.07.31)

바이바이배드맨(Bye Bye Badman), 24아워즈(24Hours), 챔피언스의 멤버들이 모인 밴드 서울문은 시원한 한 줄기 바람 같은 청량한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며 활발한 활동 중입니다. 서울을 사랑하는 멤버들이 서울을 모티브로 하여 음악뿐만 아니라 영상과 사진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겠단 마음으로 결성한 만큼 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는데요. 서인지 작가와의 인상적인 앨범 아트워크 작업부터 SNS 채널을 통해 선보이는 음악 퀴즈쇼, 여행기, 먹방 등의 자체 제작 콘텐츠로 일명 “예능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죠.

지난 7월 발표한 싱글 ‘코코넛 러브’는 듣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설렘을 샘솟게 하는 곡으로, 서인지 작가와 협업한 뮤직비디오가 특히 인상적입니다. 벌써 여름이 가는 것이 아쉬운 분들이라면 서울문이 선보이는 다양한 여름의 매력과 함께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까지 더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여름의 플레이리스트가 될 테고요. 시대를 뛰어넘는 기타 사운드부터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 그리고 BTS까지 놀라운 스펙트럼의 추천곡들을 여름이 지나기 전에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서울문이 추천합니다.

 

AC/DC – Thunderstruck

“저는 요즘 ‘본능적인’이라는 코드에 굉장히 꽂혀있는데요.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AC/DC 노래들은 들을 때마다 정말 본능에 가까운 느낌을 받아서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록 음악이 많이 삽입되는 히어로 무비들을 최근에 많이 보게 되면서 ‘Thunderstruck’도 영화와 함께 즐겼더니 더 좋았습니다.” (이루리)

The Chemical Brothers – Go

“몇 년 전부터 제가 여름이 오면 가장 먼저 트는 노래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 노래를 듣고 싶게 되면 ‘아, 오늘 드디어 내가 더위를 느끼는구나’ 생각해요.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이 노래의 반복적인 리듬 패턴 또한 앞서 말했던 본능적인 느낌을 받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멋진 비트가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이루리)

Mint Condition – Look Whachu Done 2 Me

“대학교 초반에 R&B팀을 하게 되고, 그때 추천을 받아 알게 되었던 게 처음인 것 같아요. 민트 컨디션의 곡 하나하나에 빠졌고 그중 이 곡을 추천해요. 미디엄 템포에 반복적인 사운드, 그리고 스토클리 윌리엄스(Stokley Williams)의 목소리까지 한번 들어보세요.” (신혜미)

Benny Greb – Twist

“베니 그렙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드러머에요. 그리고 이 앨범은 베니 그렙의 목소리로 악기의 소리와 리듬 등 다양한 사운드를 표현한 동시에 그의 연주력도 들을 수 있는 곡이에요.” (신혜미)

David Bowie – Heroes

“데이빗 보위의 수많은 곡들 중 한 곡만 꼽으라고 한다면 전 이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처음에 이 노래를 듣고 느낀 생각과 다짐을 절대 잊고 싶지 않아서 제 팔에다 노래 가사를 타투로 새겨 넣기도 했어요. ‘We can be heroes, Just for one day’” (김혜미)

 

BTS – Serendipity

“서울문으로 음악 활동을 하면서 음악의 장르를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듣자 라는 마음으로 유명한 K-pop 그룹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곡인데, 보컬의 목소리와 가사에 꽂혀서 한동안 계속 들었던 곡이에요.” (김혜미)

 

Bring Me The Horizon – Follow You

“최근 세계여행을 짧게 다녀왔었는데 쿠바에서 만났던 친구가 추천해준 밴드에요. 저는 영어도, 스페인어로도 대화를 잘 할 줄 몰랐지만, 음악 앞에선 언어가 전혀 상관이 없더라고요. 음악의 힘은 참 대단하다 라고 느꼈어요. 최근 가장 많이 듣고 있는 곡이기도 하고, 후반부의 기타사운드를 너무 좋아합니다.” (김혜미)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데카당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6월 두 번째 추천 아티스트는 밴드 데카당입니다. 이번에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데카당]과 작년에 발표한 데뷔 EP 사이에는 갓 1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지만, 그 사이 데카당이 쏟아낸 음악들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음악 마니아들을 열광케 하는 데카당의 곡들과 함께, 그 저변에 깔린 음악적 뿌리들이 상상하게 만드는 멤버들의 추천곡들을 지금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데카당

 

데카당 / 데카당 (2018.05.30)

네이버 뮤지션리그 오픈 쇼케이스 우승, 펜타 슈퍼루키 대상 수상, CJ튠업 선정 등 데뷔와 동시에 뜨거운 주목을 받은 밴드 데카당의 첫 정규 앨범에는 무려 13곡이 수록되었습니다. 곡 수만이 아니라 수록곡들의 무게감도 상당합니다. 소울, 블루스, 싸이키델릭, 얼터너티브, 포스트 펑크, 재즈까지 다채로운 장르적 요소, 약동하는 에너지와 자유분방함도 여전합니다. 거기에 한층 세밀하고 섬세하게 다듬어진 표현까지,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밴드의 현재를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있는 즐거움을 데카당의 첫 정규 앨범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도 그들의 음악만큼이나 장르를 넘나듭니다. 국내 인디 신에 큰 획을 그었던 ‘알앤비’부터 힙합, 알앤비, 재즈, 그리고 전설적인 뮤지션들까지 시대와 장르를 총망라하는 추천곡들입니다. 데카당의 음악 세계가 궁금해졌다면, 이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조금 더 깊이 그들의 음악에 다가가 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데카당이 추천합니다.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 알앤비
“중학생 때부터 저의 애창곡이다. ‘늦지 않았어 그 기타를 팔아버리고 옷 한 벌을 더 사’라는 가사가 데카당 시작하고 나서부터 어릴 때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이현석)

Anderson .Paak – Come Down
“라이브가 훨씬 더 좋은 노래이다. 그 그루브와 기깔난 드럼의 조화는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본인이 본인의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현석)

김오키 – 심정
“알바 끝나고 시리한테 틀어달라 한 노래다. 이태원에서 김오키의 라이브를 본 이후 이 노래를 꽤나 찾아다녔는데 최근에야 찾아내어 열심히 돌리고 있다. 나는 지금 국회의사당 서브웨이에서 집으로 가고 있다.” (설영인)

George Benson – True Blue
“듣기 좋아서 좋다.” (설영인)

Prince – Love 2 The 9’s
“항상 제가 존경을 마다하지 않는 프린스의 부드러운 노래. 유니즌(unison)이 굉장히 멋있다.” (박창현)

Seu Jorge – Mina Do Condominio
“신나는 브라질 스타일 펑크!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세오 조르지의 음악을 좋아한다.” (박창현)

Radiohead – True Love Waits
“많은 영향을 받았던 라디오헤드의 노래 중 제일 사랑하는 노래이다. 제일 좋아하는 곡은 아니지만. 부모를 기다리며 진실된 사랑을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톰 요크(Thom Yorke)의 쇠잔한 보컬로 듣고 있자면 급격히 슬퍼짐과 동시에 정말 외딴 곳에서 열등감이 또 한 움큼 자라난다. ‘잘 해야지’ 하고. 실제로 오랜 기간 내 휴대폰 컬러링 자리를 꿰차고 있는 곡” (진동욱)

Ryuichi Sakamoto – Shining Boy & Little Randy
“작곡가인 용일이 형, 피아니스트인 용일이 형보다 영화음악가인 용일이 형을 항상 동경해왔다. 어떤 공간에 놓였을 때 그곳의 대기를 한순간에 그 사람으로 가득 차게 바꾸는 음악가의 음악을 좋아한다. 사실 내게 류이치 사카모토의 모든 음악이 그러하다. 사실 그의 곡 중 하나를 도저히 꼽을 수 없어 제일 처음 생각난 노래를 적었다.” (진동욱)

Jeff Buckley – Lover, You Should’ve Come Over  
“데카당에서 쓰여지는 노래들을 부르기 위해서는 여태껏 내가 해왔던 노래와는 다른 영역에서의 확장을 요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혹은 좋아하지 않는 아티스트 중에서 무작정 따라 하기를 시도했는데 에이미 와인하우스(Amy Winehouse), 니나 시몬(Nina Simone), 디안젤로(D’Angelo), 프랭크 오션(Frank Ocean), 제임스 블레이크(James Blake), 그리고 제프 버클리를 가장 많이 연습했었다. 꽤나 오래 동경해왔던 그의 노래 중에서도 가장 애절하고, 감정적으로나 보컬로나 난이도가 정말 높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라서 잘 부르기 위해 노력했던 재작년의 내가 생각난다.” (진동욱)

 

[추천의 추천의 추천] 슬릭(SLEEQ)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6월의 첫 번째 아티스트는 래퍼 슬릭(SLEEQ)입니다. 첫 앨범 [COLOSSUS]로 인상적인 데뷔 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정규 2집에는 포크라노스를 통해 꾸준히 앨범을 발매 중인 데카당의 진동욱과 YESEO(예서)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한층 반갑습니다. 슬릭의 새 앨범과 함께 추천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슬릭(SLEEQ)

 

슬릭 (SLEEQ) / LIFE MINUS F IS LIE (2018.05.24)

‘가장 내밀해서 가장 보편적인’이란 수식어처럼 슬릭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은 래퍼 슬릭이자 인간 김령화의 사적인 고백을 섬세하게 풀어냈습니다. 2013년 첫 데뷔 싱글 [Lightless] 이후 지금까지 한 해도 쉬지 않고 왕성히 음악 작업을 공개해오고 있는 슬릭의 이번 앨범은 제목의 ‘F’ 키워드가 보여주듯 페미니스트로서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던 그녀의 세상을 향한 시선이 묵직한 가사에 담겼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확고한 시선과 흔들리지 않는 자세, 흔한 욕설 하나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인상 깊게 펼쳐내는 래퍼 슬릭이 궁금해졌다면, 추천의 추천의 추천으로 보내온 그녀의 추천곡에도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 신나는 펑크/디스코부터 취향의 알앤비까지, 래퍼 슬릭이기 이전에 인간 김령화의 조금은 사적인 음악 취향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플레이리스트입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슬릭이 추천합니다.

Jazze Belle – SCW
노래를 사랑하게 되는 데에 복잡하고 거창한 것은 필요 없다는 것을 상기해주는 노래이다. 복잡하고 거창한 설명도 필요 없을 것 같다. 들어보면 알 수 있다.

Kehlani – Table (feat. Little Simz)
미국 힙합 R&B 아티스트 중 가장 멋진 켈라니와 영국 힙합 아티스트 중 가장 멋진 리틀 심즈의 콜라보레이션.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같은 프레임 안에서 귀여운 조화를 이루는 둘에게 흠뻑 빠지게 된다.

Shakatak – Down On The Street
이 노래를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노래이다. 가끔씩 구절들이 생각나 꺼내 들으면 언제나 기억보다 더 좋은 소리가 들린다.

VANTAGE – Like I Like It
샤카탁 외 펑크/디스코 음악에 빠져있을 때 발견한 보석 같은 뮤지션이다. 지금 추천한 ‘Like I Like It’처럼 아주 유려한 플레이도 멋지게 해내는 동시에 사운드클라우드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티팝 기반의 퓨처 펑크 사운드도 잘 만들어낸다. ‘신남력’이 부족하다 싶으면 무조건 밴티지.

Jordan Rakei – Midnight Mischief
항상 음악이 가진 이런 매력에 끌렸던 것 같다. 모호함으로부터 시작하는 도입부에 집중하고 있으면 어느새 노래가 선사하는 분위기에 완전히 압도되어버린다. 언제나 만들어보고 싶은 곡의 전개이고 그저 마음을 놓고 듣기만 해도 좋다.

 

[FACETIME INTERVIEW] 01 오존(O3ohn)

[FACETIME INTERVIEW] 01 오존(O3ohn)

김은마로: 최근에 공연이 많았죠. 모니터를 꼼꼼이 하는 편인지요.

오존(O3ohn): 섭외 중 공연 섭외가 제일 많죠. 모니터는 잘 안해요. 제가 했던 걸 보는 걸 별로 안좋아해서.. 제 노래 듣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웃음).

 

김은마로: 최소의 발매 단위(싱글)로 최대한 잦게 발매하는 뮤지션들이 늘고 있죠. 노출 빈도를 높이면서 대중들에게 자주 이름을 노출시키는 일종의 전략(?)이죠. [jon1]과 [jon2], 각 네 곡씩 수록된 빼곡한 EP를 2018년이 되자마자 두 달 만에 쏟아냈어요. 짧은 기간 내에 적지 않은 넘버를 한꺼번에 푸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는지 궁금해요.

오존(O3ohn): 오히려 그게 자연스럽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특정한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작년 후반에 내려고 했던 앨범이 미뤄져서 올해 초에 나오게 된 거거든요. 사실은 10곡 정도로 채워서 한번에 낼 계획이었으니까 이것도 좀 쪼개서 낸 거예요. 그렇게 묶여 있어야 좀 더 의미가 있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저는 쪼개는 것이 더 아까운 느낌이 들더라고요. 다만 1월에 나온 [jon1]은 괜찮았는데, 2월에 [jon2]를 발매하기까지가 너무 시간이 짧았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김은마로: 그렇게 나온 [jon1]과 [jon2] 각각의 색깔이 뚜렷하고 또 달라서 놀랐어요. 왜 따로 냈는지 알겠다 싶을 만큼.

오존(O3ohn): 그렇다 할 계기 같은 것도 없었는데. 지금 보니 그렇게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같은 결에 있는 음악들이라고 생각해요. 음악 스타일은 저도 모르게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다음 앨범 때문에 새로운 데모들을 조금씩 모으고는 있는데 어떤 음악일지 아직 하나도 모르겠어요.

 

김은마로: 처음으로 피지컬 음반도 나왔어요. 소수의 레코드샵에서만 판매를 하고 있던데요.

오존(O3ohn): 요즘 시디를 많이 안 사잖아요. 조금만 찍길 잘한 것 같아요. 조금 찍어서 여러 곳에 푸는 것보다 알고 있는 샵에만 소량으로 푸는 것이 저도 편하고 사는 분들도 편할 것 같다고 생각했죠.

 

김은마로: 그 와중에 뮤직비디오도 꾸준히 찍었죠. 새가지(SEGAJI) 비디오랑와 연이 끈끈한 것 같아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함께하고 있네요. 오존(O3ohn)님은 영상 제작에 얼마나 개입하는지 궁금해요.

오존(O3ohn): 시키는 대로만 한 것 같아요. 그러네요(머리를 긁는다), 제가 참여한 것이 거의 없네요. 음. 디벨롭 과정은 비디오마다 조금씩 달라요. ‘Untitled01’ 같은 경우, (감독)형이 저한테 받은 첫인상이라든가 제가 갖고 있는 밝은 에너지 같은 걸 비디오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어요. 옷도 밝은 옷 입고 나오고, 되게 모험하는 소년의 이미지 같았죠. ‘Thoms Piano’의 경우, 어두운 곡이고 부모님에 관한 노래라는 설명을 드렸죠. 아버지 작업실이 있는 걸 아셔서 그곳에서 촬영을 했고요. 생각해보면 감독님이 저를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셔서 진행 과정이나 스토리라인이나 전체적으로 더 수월하게, 저의 큰 의견 전달 없이 알아서 진행이 됐던 것 같아요. 머리를 턴다거나 하는 작은 동작 연기는 제가 즉흥적으로 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죠.

 

김은마로: ‘Seeyouin + Finale’는 여러 의미로 참 충격적이었어요.

오존(O3ohn): 그게 저도 그렇고 감독 형도 그렇고 평소에 전혀 안 해봤던 영역이어서 그 시도 자체가 되게 재미 있었어요. 그 형한테서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되게 흥미로웠고, 제 음악을 그런 식으로 풀어내는 것도 흥미로웠고요. ‘Seeyouin’의 곡 설명을 드릴 때, 제가 이전에 했던 것보다 조금 다른 부분이 있는 곡이라고 설명을 했어요. 그런 말들에서 포인트를 얻어서 제가 곡을 썼을 때와 비슷한 맥락으로 새로운 시도와 아이디어를 쓴 것이 아닐까 싶어요.

 

 

김은마로: 공연 얘기를 좀 해볼게요. 최근 진행된 현대카드 공연 때는 러닝타임 내내 샤막 뒤에 있었죠.

오존(O3ohn): VJ님이랑 얘기하다가 먼저 제안을 주신 상황이었고, 그래서 좀 재미있게 해보고 싶어서 조아형 작가님을 찾아갔던 거거든요. 그분께서 먼저 그렇게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내주셨어요. 공연하면서는 앞이 잘 안보여서 더 편했어요. 큰 공연일수록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샤막 덕분에 저도 그렇고 세션 분들도 안정감 있게 한 것 같아요.

 

김은마로: 대림미술관에서 현대카드, 그리고 다가오는 여러 페스티벌까지. 무대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다음 공연에 대한 욕심은요?

오존(O3ohn): 야외도 상관없고 실내도 상관없고 지하건 옥상이건 크게 연연하지 않지만 특정 지역에 대한 건 있어요. 지방이나 해외 공연에 대한 욕심은 있어요. 제일 가까운 일본, 홍콩, 대만, 이렇게 근처에 있는 나라들이 그나마 가능성 있을 것 같네요.

 

김은마로: 현대카드 공연 끝나고 곧바로 새가지(SEGAJI) 비디오 파티가 있었죠. 그 자리에 없었어서 분위기가 어땠는지 모르겠네요. 디제잉도 하셨던데요.

그 날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왔어요. 꽉 차 있었거든요. 아이튠즈에 있는 걸 들고 가서 틀겠다고 했더니 그래도 된다고 그래서 이것저것 뒤죽박죽해서 제 마음대로 그냥 틀었거든요. 근데 그렇게 했다고, 개판으로 했다고 뭐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도 저는 전문 디제이가 아니니까, 그렇게 틀어도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들 너무 전문적인 디제잉을 기대하고 오셨더라구요. 하우스만 틀 거라고 생각하고 왔다가 Talking Heads 트니까 되게 당황하시더라구요.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몇 분 있긴 했지만, 디제이가 그런 디제이만 있는 게 아닌데.. 그래도 저는 재밌게 놀았습니다!

 

 

김은마로: 많은 것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어요. 음악에서도 비주얼적인 부분이 중시되다보니 패션/아트와의 연결고리가 더욱 단단해졌고, 싱어송라이터와 디제이, 엔터테이너와 예술가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지 않나요. 이런 흐름에서 받은 영향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오존(O3ohn): 가장 먼저, 제가 만드는 음악에서 만족을 얻어야 다른 걸로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영향은 받지만 그걸 다시 풀어내는 건 아직 어려운 것은 같아요. 저보다 더 잘 아는 주변 분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김은마로: 많은 인디 뮤지션들의 주요 활동 반경이 마포구 일대가 되면서 ‘홍대씬(scene)’이라는 단어가 생겼죠. ‘인디-홍대’ 공식이 진부한 것은 없지 않아 있지만, 여전히 독보적으로 상징적인 지역이자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들이 씬(scene)이라는 단어와 잘 매칭이 안되기도 하고요. 홍대라는 상징적인 지역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오존(O3ohn): 저에게는 딱히 그런 개념은 없어요. 그냥 서울이 하나의 덩어리인 거죠. 지방이면 지방. 글쎄요. 유독 홍대가 아닌 지역에서 공연을 많이 했는데 홍대에서 많이 안하려던 의도는 없었어요. 일단 홍대가 멀고, 불러주는 곳이 홍대 외 지역이었던 것일 뿐이에요. 굳이 홍대를 하나의 특별한 바운더리로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김은마로: 대개 솔로 뮤지션들은 개별로 활동하더라도 본인들만의 크루, 공간들을 통해 스스로를 정의하고 소개하는 경우가 많죠. 크루 활동은 생각이 없나요?

오존(O3ohn): 일단은 불러주는 데가 없고요(웃음), 글쎄요. 하나의 이름으로 묶진 않았지만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보면 하나의 크루 개념 안에 같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생각보다 동료들이 많아서 외롭진 않아요. 영남이형(Song Young Nam)이나 다영(ADOY)누나도 그렇고, 주변에 세하(Xin Seha)나 마르코(Marco/Jiin)처럼 다들 주변에 음악하는 분들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좋은 음악 서로 공유하고 그러면서 외롭지 않게 지내고 있습니다.

 

 

김은마로: 진중하고 수줍은 이미지가 강해요. 무엇 하나를 진행하더라도 심사숙고 하는 편이죠?

오존(O3ohn): 그게 좀 심해서 결정을 쉽게 못하는 편이에요. 우유부단한 성격이라서. 근데 또 고민은 너무 많아서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혼내고 그러죠. 지인들한테 악기에 관한 질문이라든지, 그런 전문적인 내용도 많이 물어보죠. 주변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들이 많아요.

 

김은마로: 자력으로 앨범을 만들어내고, 자력으로 유통을 진행하고 모든 섭외도 직접 받고 있죠. 늘 그랬지만, 올 상반기는 유독 헤비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오존(O3ohn): 그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인 것 같더라구요. 작업에 관한 생각보다 비즈니스적인 생각을 더 많이 접할 때가 많기도 하고. 이걸 좀 분리하려고 하고는 있는데. 일이 들어오면 최대한 빨리 해결하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하거든요.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최대한 빨리 끝내고 분리를 하려고 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에너지가 많이 뺏기더라고요.

 

김은마로: SNS 라이브를 통한 소통 횟수가 많이 적어졌던데요.

오존(O3ohn): 저도 그런 얘기를 들어서 생각을 해봤어요. 근데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바빠져서 그렇죠. 신경 쓸 다른 것들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까 (SNS 라이브에) 눈을 안주게 되는, 그런 것이 있죠.

 

김은마로: 다큐멘터리 제작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셨죠?

오존(O3ohn): 현대카드 단독 공연 때 촬영도 했고 음원 소스도 드렸어요. (감독 형이) 개인 작업의 일환으로 따로 시간을 내서 도와주시고 있어서요. 회사 일이 바쁠 때는 작업 진도가 더디시겠죠.

 

김은마로: 인지도를 얻는 것과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 모든 뮤지션들의 만년 고민이죠. 오존(O3ohn)님은 어떠신가요.

오존(O3ohn): 지금은 제가 하고 싶은 것(다음 작업)을 빨리 하고 싶어요. 시작만 하면 금방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시작하는 게 어렵네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기획, 진행 / 김은마로

eunmaro10@poclanos.com

[추천의 추천의 추천] 아시안체어샷 (Asian Chairshot)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5월의 네 번째 아티스트는 밴드 아시안체어샷입니다. 뚝심 있게 자신들만의 색을 담아 묵직하고 선 굵은 음악 세계를 선보여온 아시안체어샷 멤버들이 두 번째 정규 앨범 [IGNITE]에 이어 각자 의미 있는 추천곡들을 보내왔습니다. 현재의 음악에 영향을 미친 과거 명반부터 최근 주목받는 신인 밴드들의 곡까지 멤버들이 추천한 다채로운 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합니다.

 

아시안체어샷 (Asian Chairshot)

 

아시안체어샷(Asian Chairshot) / IGNITE (2018.05.06)

2015년 KBS <TOP 밴드 3>에서 우승하며 한국 록 음악의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후 미국 SXSW, 그리고 아시아/유럽 투어를 통해 해외 음악 팬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은 밴드 아시안체어샷. 5년 만의 정규 앨범 [IGNITE]은 그간 록 음악에 목말랐던 음악 팬뿐만 아니라 한국 음악 신에도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아시안체어샷은 어린 시절부터 숱하게 들어왔던 명반들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대적 트렌드와는 상관없이, 소모적인 작업이라 할지라도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 모든 것을 직접 만들어보고자 했다는군요.

멤버들이 보내온 추천곡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넘나듭니다. 레드 제플린, 스티비 원더, 도어즈 같은 이름부터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는 신진 밴드들, 그리고 일렉트로닉 사운드까지, 음악에 대해서라면 누구 못지않게 진중한 태도를 보여주는 아시안체어샷의 추천곡들을 지금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아시안체어샷이 추천합니다.

Pond – Paint Me Silver

“제가 좋아하는 테임 임팔라(Tame Impala)와 멤버가 겹치는 폰드의 ‘Paint Me Silver’를 추천합니다. 예전 작들부터 그들의 로파이(lo-fi)하면서도 세련된 사운드가 맘에 듭니다.” (손희남)

 

Led Zeppelin – Kashmir

“예전 명반들은 아무리 들어도 계속 들어야 합니다.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특히 옛날 명반들을 많이 들었는데요. 요즘 음악들도 교과서 같은 명반들에서 파생된 곡들이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초반부터 오케스트라와 함께 긴장된 사운드를 조성하는 게 일품입니다.” (손희남)

 

Peggy Gou – It Makes You Forget (Itgehane)

“최근 디제잉에 관심이 많아져서 Boiler Room이나 Mixmag 같은 채널들을 많이 찾아보고 있는데 유독 멋있는 동양의 디제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래서 관심 있게 찾아 듣게 된 뮤지션인데, 이 곡은 반복적인 하우스 비트와 특유의 오리엔탈 무드가 중독성 있게 다가와 한동안 흥얼거리며 다녔던 곡입니다.” (이용진)

 

Stevie Wonder – Light My Fire

“스티비 원더의 초창기 시절 음악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곡은 도어즈(The Doors)의 명곡인 ‘Light My Fire’가 나온 다음 해에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도어즈의 음악이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감탄하며 들었던 곡입니다. 모타운 사운드(Motown sound) 특유의 관현악 편곡이 일품이며, 스티비 원더의 스타일로 너무나도 완벽하게 재해석된 명곡입니다.” (이용진)

 

웨터(wetter) – 이상한 나라의 로맨스

“작년 웨터라는 신인 밴드가 나왔습니다. 록을 잘 알 뿐만 아니라 현대적 감각까지 갖춘 놀라운 곡이었습니다. 록 밴드를 넘어, 다른 어떤 장르보다도 뛰어난 음악적 감각이 저를 신나게 만들어줬습니다. 한국의 너바나(Nirvana)가 될 자격을 보여주는 음악이라 생각합니다.” (황영원)

 

데카당 – 빈

“데카당을 처음 보았을 때 그들이 연주하고 있었던 노래입니다. 난잡한 듯 잘 정리된 듯한 기타 리프에 처음 꽂혔는데 보컬과 전체의 진행이 환상적이었습니다. 정통 록의 느낌과 흑인음악적 소울이 느껴지는 동시에 록의 날것까지 느껴지는 곡입니다.” (황영원)

[추천의 추천의 추천] 구원찬, 험버트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5월의 세 번째 아티스트는 구원찬과 험버트입니다. 구원찬의 첫 솔로 EP [반복]의 공동 프로듀서였던 험버트와 구원찬이 이번엔 아예 둘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프로젝트 EP [방향]을 내놓았습니다. 각자의 색을 한 앨범에 녹여낸 두 아티스트가 각각 추천한 곡들을 만나는 것은 앨범과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지금 포크라노스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그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구원찬, 험버트

 

구원찬, 험버트 / 방향 (2018.05.02)

듣는 이를 절로 무장해제 시켜버리는 담백한 미성의 구원찬은 첫 EP [반복]으로 이미 수많은 음악 팬들을 사로잡았습니다. 편안하면서도 단조롭지 않은 보컬 라인과 섬세한 감성의 음악은 프로듀서 험버트와의 본격적인 협업 프로젝트 앨범 [방향]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허클베리피, 제리케이 앨범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험버트는 이번 앨범에서 본격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구원찬과 근사한 조화를 이룹니다.

두 아티스트가 보내온 추천곡들 역시 각자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비슷한 부분이 있는 듯하면서도 꽤 다른 분위기의 곡들을 듣는 재미는 이번 EP를 듣는 것만큼이나 흥미롭습니다. 구원찬의 어린 시절 추억이 녹아있는 곡부터 최근 빠져들게 되었다는 시티팝, 그리고 험버트를 여러 번 울컥하게 했다는 곡과 그가 존경해 마지않는 프로듀서의 작업까지, 추천곡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와 함께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구원찬과 험버트가 추천합니다.

구원찬

Stevie Wonder – From the Bottom of My Heart

스티비 원더를 처음 알게 된 노래에요 그 이후에야 주옥같은 명곡들을 알게 되었죠. 이따금 들으면 어렸을 때 혼자 옥상에서 들으면서 흥얼거렸던 기억이 나요. 그땐 정말 지금 생각해도 너무 행복했어요.

Kirk Franklin – Hello Fear

옛날부터 블랙가스펠을 좋아했는데, 예전에는 엄청 신나는 느낌들을 선호했다면 요즘은 잔잔한 걸 많이 듣게 되는 거 같아요. 이 노래는 두려움에게 하는 얘기에요. 들으면 이상한 용기가 생겨요. 커크 프랭클린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그리고 하나님은 정말 대단해요.

Tatsuro Yamashita – Sparkle

글로잉독(glowingdog) 형이 추천해준 노래에요. 전 이걸로 시티팝에 빠져들게 됐죠. 82년도 앨범인데 처음 들었을 때 정말 미치는 줄 알았어요. 너무 좋았거든요.

James Blake – Timeless

정말 우울할 때, 힘들 때 제임스 블레이크를 들으면 이상하게 위로가 돼요. 목소리 때문인지 제 감정을 표현해 주고 있는 거 같았어요. 이 노래 이후에 ‘F.O.R.E.V.E.R’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진짜 미쳐요, 사람.

Childish Gambino – This Is America

좋아하는 노래가 너무 많지만, 굳이 최근에 나온 이 노래를 추천한 이유는 그냥 진짜 너무 좋기 때문입니다. 저는 뮤비로 먼저 접했는데 진짜 충격적이에요. 진짜 멋있어요. 갬비노는 진짜 예술가입니다. 그리고 이 트랙은 제가 하고 싶은 장르들이 다 담겨있어요. 어쩜 어떻게 이렇게 멋있게 풀 수가 있을까요. 미쳤어요.

 

험버트

The xx – Angels
극단적인 심플함. The xx의 음악에서는 여백과 공간이 들린다. 그 중에도 사랑에 대한 설렘과 초조함, 그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미치도록 잘 표현되는 여백들.

Miguel – What’s Normal Anyway
같은 곡을 들으면서 몇 번씩 울컥하는 감정을 느끼긴 쉽지 않은데, 이상할 정도로 나를 여러 번 울리는 곡. 마음이 힘들 때마다 가장 먼저 찾게 된다.

Daniel Caesar – Get You (Feat. Kali Uchis)
이 곡을 처음 접한 이후로 나의 음악적 완성도의 기준은 언제나 ‘Get You’. 뭐라 형언할 수 없을 만큼의 완벽함.

Rhye – The Fall
존경해 마지않는 프로듀서 로빈 한니발(Robin Hannibal)이 속해 있던 시절의 라이 1집 수록곡(이자 대표곡). 팝 음악이 그렇게 우아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Kendrick Lamar – To Pimp A Butterfly (Album)
개인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예술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유일무이한 클래식.

[추천의 추천의 추천] RAINBOW99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5월의 두 번째 아티스트는 RAINBOW99입니다. 2015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월간 여행 시리즈를 진행 중인 그가 걷거나 이동하며 듣는 음악들을 보내왔습니다.

 

RAINBOW99

 

RAINBOW99 / 양양 (2018.04.23)

2015년 1월 [담양, 눈보라]를 시작으로 매달 즉흥적으로 여행을 떠나 곡을 만들어왔던 RAINBOW99의 ‘월간 여행 프로젝트’는 목포, 태백, 당진, 연천 등의 도시를 1년간 여행한 기록들이었습니다. 이후 정규 앨범 작업부터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교류하며 어마어마한 음악적 결과물을 발표하다 유럽으로 떠났던 RAINBOW99. 지난해 발표한 앨범 [EUROPE]에 이어 다시 월간 여행 프로젝트로 돌아온 그는 어느새 논산, 청주, 수원을 거쳐 네 번째 도시를 양양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보냈던 RAINBOW99는 다시 좀 걸으며 생각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항상 걷거나 이동하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는 그가 몇 번을 들어도 끝까지 듣게 되는 음악들을 골랐다고 하는군요. 지금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분들이라면 그가 보내온 추천곡들을 여행에 앞서 만나시길 바랍니다. 물론 여행의 기분을 절로 자아내는 RAINBOW99의 음악들도 함께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 RAINBOW99가 추천합니다.

비둘기우유 – Good Night Shining

사랑하는 밴드 비둘기우유의 곡 중에 가장 많이 들었고, 꽤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재생되면 언제나 끝까지 듣게 되는 곡입니다. 한번은 이 곡 덕분에 집에 바로 못 들어가고, 곡이 끝날 때까지 집 앞을 서성이기도 했어요. 아름다운 곡입니다.

The Flaming Lips – Race for the Prize

참 지긋지긋하게 들어왔는데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뛰고, 마냥 나아가고 싶어지는 음악이에요. 몸과 마음이 지치고, 괜히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 들으면 이상하게도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들게 되었던 적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군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곡이기도 합니다.

Belle and Sebastian – The Fox In The Snow

제가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흥얼대는 곡이 몇 곡 있는데, 이 곡이 바로 그중 한 곡이에요. 이 곡은 제게 있어서 꽤 인상적인 순간도 함께 했는데요. 20대 초반, 비 오는 여름날, 아무도 없는 서울랜드를 친구와 둘이서 미친 사람처럼 뛰어다니고는, 바로 옆 호숫가 우산 속에서 이 노래를 몇 번이고 반복해 들었던 순간이 있었어요. 이유는 지금도 모르겠어요.

조동진 – 섬 안의 섬

늦은 새벽, 집으로 돌아오는 공원길에서 한참을 주저앉게 만든 곡입니다. 들릴 듯 말듯한 인트로 덕에 볼륨을 높이고 가만히 귀 기울이며 별을 보다가, 목소리를 듣는 순간 주저앉아 버렸어요. 그 이후로는 조용한 새벽, 혼자 공원에 있게 될 때면 꼭 듣게 됩니다.

My Bloody Valentine – What You Want

이 곡도 제가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흥얼대는 몇 곡 중 한 곡이에요. 한 번 듣게 되면 몇 번이고 반복해 듣게 되는 곡이기도 한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들어도 안 질리고, 곡이 끝날 때가 되면 아쉬운 기분이 드는 곡이에요. 그래서 몇 번이고 반복해 듣게 되나 봐요.

M83 – Raconte-Moi Une Histoire

M83의 많은 곡을 사랑하지만, 그중 개인적으로 가장 사랑하는 곡 중에 하나입니다. 특히나 가사를 가만히 듣고(아주 쉬운 영어로 되어있어요.)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동화 같은 가사 속의 세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Pantera – Strength Beyond Strength

뜬금없는 선곡이지만, 제가 태어나서 가장 처음 듣게 된 록 음악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설날에 사촌 형 몰래 들어본 테이프가 하필 판테라였어요. 그 이후로 사촌 형 방의 모든 테이프를 복사해 듣기 시작했고, 결국 지금까지 음악을 하며 살아가게 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 곡을 들으면 감동이 있어요. 그리고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처럼 끝까지 멈출 수가 없습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Q.Q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4월과 5월의 경계에서 시작하는 추천의 추천의 추천 Vol. 9의 첫 번째 아티스트는 밝은 분위기와 대비되는 날 서 있는 가사와의 독특한 조화가 돋보이는 밴드 Q.Q입니다.

 

Q.Q

 

Q.Q / MOOD ROBOT ADHD (2018.04.25)

올 초부터 싱글을 하나씩 공개해온 밴드 Q.Q가 세 개의 싱글과 세 개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한 후 드디어 첫 정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오랜 사운드 실험을 거쳐 완성되었다고 밝힌 이들의 작업물은 수록곡뿐만 아니라 함께 공개된 뮤직비디오 또한 그 실험의 연장선에 있어 보입니다. 어쩌면 밴드 Q.Q는 조금 낯설거나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음악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들을 한 번에 다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우선은 꽤 밝고 멜로디컬한 곡의 무드를 먼저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무드를 즐긴 후에는 앨범 소개 글과 지니 매거진을 통해 공개한 인터뷰에 담긴 진지한 이야기, 그리고 멤버들이 고른 추천곡들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Q.Q의 음악에 레퍼런스가 된 곡부터, 작업에 영향을 끼친 오아시스의 곡까지 멤버들이 특별히 추추추를 위해 골라온 음악을 듣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방법으로 Q.Q의 음악에 다가갈 지름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록 음악을 좋아하는 리스너라면 조금 더 즐거울 것 같네요.

그럼 넘치는 에너지로 새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벌써 다음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는 Q.Q의 음악 세계를 추천곡을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Q.Q가 추천합니다.

Stone Roses – Fools Gold
매드체스터(Madchester)라는 장르를 제대로 보여주는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노래 중 ‘캠프’의 레퍼런스입니다.

Caetano Veloso – Voce E Minha
모든 부분들이 꽉 차 있으면서 너무나도 평화로운 노래입니다. 식사하실 때 트시면 좋습니다.

XXXTENTACION – SAD!
가사가 몹시 슬프지만, 멜로디와 리듬은 세련되고 떠 있는 느낌입니다. 대조적인 느낌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HAT – Arizona Analyzer
폼 나고 귀여운 노래입니다. 모든 소리들이 귀엽게 춤을 춥니다.

Asian Kung-Fu Generation – Kugenuma Surf
지하철을 주제로 한 콘셉트 앨범의 노래 중 하나입니다. 4인조 밴드의 쿨함이 그대로 묻어 나오는 노래입니다.

Oasis – Shakermaker
굉장히 흔들리고 파워풀하지만, 나른함을 가지고 있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의 많은 아이디어들이 Q.Q의 작업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Lecrae – Facts
실험적인 사운드와 구성으로 귀를 재밌게 하고 중요한 의미가 담긴 가스펠 힙합곡입니다.

Hiatus Kaiyote – Molasses
개성과 연주가 매력 있는 R&B 곡입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에몬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소개할 아티스트는 에몬입니다. 추천곡들을 듣고 난 후, 에몬이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분명 이전과는 다른 어떤 특별함을 앨범에서 새롭게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에몬

 

에몬 / 숨 쉬듯 크리스마스 (2017.11.30)

싱어송라이터 에몬에게는 이번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시작하기 전에 고맙고 미안한 감정을 먼저 밝히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겨울, 추천곡을 부탁하는 과정에서 타이밍이 조금 어긋난 데다가 내부 개편 이슈가 맞물리는 바람에 예상보다 공개일이 많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에몬은 추추추가 시작한 이래 역대급으로 많은 곡들과 정성 어린 코멘트를 보내준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공개가 늦어지는 바람에 그동안 혼자서만 그녀의 추천곡을 듣는다는 것이 몹시 아쉬웠는데, 드디어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게 되어, 전 세계에서 2등으로 기쁜 마음으로 그녀의 추천곡들과 함께 전합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에몬이 추천합니다.

 

Aimee Mann – Save Me
“닉 혼비(Nick Hornby)의 <31 Songs>의 말을 빌리자면 “사실 에이미 만의 음악은 다 좋다.” 포효하는 마녀도 목가적인 포크 싱어도 아닌 그녀의 음악은 뮤직 비즈니스에서 소비되기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의 음악 인생을 변방에 두게 하였지만, 도시인들의 내밀한 상처를 어루만지며 담담하게 노래하는 그 음악은 멜로디도 가사도 편곡도 완벽하다. 동명의 영화 OST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Magnolia] 앨범을 우선 강력 추천.”

Sunny Day Service – 苺畑でつかまえて
“서니데이서비스는 데뷔 25주년, 정규 앨범 11장에 빛나는 3인조 밴드인데, 그 음악은 누구보다도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해 오고 있다. 플리퍼즈 기타(Flipper’s Guitar)와 같은 시부야 계의 면모부터, 스톤로지스(Stone Roses), 더 스미스(The Smith) 등 맨체스터 사운드를 연상시키는 악곡, DJ와의 협업 리믹스 작품 등 매 앨범마다 ‘변화’하고 ‘호흡’하는 모습에 항상 감탄하게 된다. 그중 이 노래는 드러머의 갑작스러운 불의의 이탈, 제작비 부족 등 악조건 속에서 발매된, 리더 소카베 케이이치(Sokabe Keiichi)의 빛나는 악상이 돋보이는 곡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MV를 보시길 추천.”

D’angelo and The Vanguard – The Charade
“14년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디안젤로의 14년 앨범 [Black Messiah]는 처음 들었을 때 충격적으로 좋았다. 메트로놈으로 절대 낼 수 없는 살짝 얼그러지는 듯한 리듬감, 철저한 아날로그 레코딩과 편성으로 이루어 낸 풍성한 사운드, 그리고 디안젤로의 자유자재인 데다가 때로는 성스럽기까지 한 보이스. 그중 이 트랙은 SNL live에서의 그의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특히 추천한다. “Black Messiah”라는 앨범명이 정말 아깝지 않다.”

Big Star – Thirteen
“미국의 10대들의 연애란 어떤 모습일까. 댄스파티에 그녀 혹은 그를 초대하고, 로큰롤은 죽지 않았다고 어른들에게 소리치고, 지금 만나는 그 아이가 나의 인생과 영혼 모든 것을 차지한 것 같은 그런 기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멤피스(Memphis)는 어떤 곳일지 꿈꾸게 하는,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큰 영감을 선사하여 파워 팝(power pop)의 시초라고도 분류되는 빅 시스터의 노래 중 가장 달콤한 노래.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의 커버 버전도 있다.”

Prince – When Doves Cry
“프린스는 어떤 곡을 소개해도 다 납득이 가는 자타공인 G.O.A.T*이지만 이 곡은 한정판 보라색 7인치 레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개한다.(ㅎㅎ) 베이스 없이 리듬 머신과 신디사이저, 보컬 더블링 등으로만 꽉 채운 명 트랙.” *G.O.A.T: Greatest Of All Time의 약자

Spitz – みなと
“앞서 서니데이서비스가 계속 변화하는 생명체라면, 스핏츠는 변함없는 영원한 청춘 같은 밴드. 한결같은 정서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노래를 내는 그들의 존재는 마음속에 큰 힘이 된다. 앨범 [醒めない] 발매 전 선공개 트랙인 이 노래로 일본의 유력 음악 프로그램 뮤직 스테이션(Music Station)에 출연, 가사 도입부에서 보컬 마사무네(Kusano Masamune)가 가사 틀리고 방송사고(?)를 낸 덕분에 더욱더 인기를 끌게 된 비화도 있다. 데뷔 30주년의 베테랑 밴드도 늘 긴장하는 음악의 세계란…”

Eva Cassidy – Fields of Gold
“기타 연주에 있어서 가장 많이 참고했던 뮤지션들은 앞서 언급한 빅 스타(Big Star), 닐 영(Neil Young), 엘리엇 스미스(Elliott Smith) 등인데, ‘노래’라는 부분에 있어서 언젠가는 에바 케시디처럼 부르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하는 보컬리스트이다. 생전에 큰 빛을 보지 못하고 30대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후 BBC 방송 등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곡자 스팅(Sting)의 극찬을 받은 트랙.”

George Harrison – Isn’t It A Pity
“마음이 무너지거나 견디기 힘들 때 꼭 듣게 되는 트랙. 존과 폴에 비해 가려진 조지 해리슨이 사실은 가장 대단한 재능이 아니었을까, 조지 해리슨 1집은 인생의 한 장이다.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어떤 풍경을 보고 살아왔으면 이런 노래를, 그리고 이 곡 후반부의 미친 후주를 만들어낼 수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니나 시몬(Nina Simone)이 커버한 버전도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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