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이강승
2019년 데뷔 앨범 [In other words it’s all made by kyeongsuk]으로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싱어송라이터 이강승. 킬러 트랙 ‘우리가 맞다는 대답을 할 거예요’를 비롯한 수록곡 전체가 두루 사랑을 받았고, 최근에는 10CM의 추천으로 더욱 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안착하는 계기를 갖기도 했다.
2년 만에 돌아온 이강승의 새 EP [Korean Dream]은 그가 홀로 사유한 사랑과 슬픔, 그리고 불안과 걱정이 오롯이 담겨있다. 헤프다는 형용사를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러브송 ‘사랑은 너무 헤퍼’, 창문 새로 스미는 햇살처럼 포근한 위안을 담은 ‘단잠’ 등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네 트랙이 담긴 EP. 다양한 환경 속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바라보는 그만의 방식에 주목하며 감상해보자.
웨스턴 카잇 (Western Kite)
2017년, 웰메이드 인디 팝 앨범 [Subtitle]을 발표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웨스턴 카잇은 3년간의 공백 동안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영감을 수집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웨스턴 카잇의 두 번째 풀렝스 앨범 [ultraviolet!]은 부유하는 청춘의 기억들을 느리게 포착한다. 반복적인 멜로디와 흐르는 듯한 가사는 꿈과 일상의 경계을 착각케 한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웨스턴 카잇의 탄탄한 송라이팅 능력 덕분일 것이다.
“삶을 유한하게 만드는 것들을 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웨스턴 카잇의 전언처럼,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자외선’ 역시 그의 주된 기피 대상 중 하나였다고. 그의 생각이 옮겨감에 따라 마침내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었던 [ultraviolet!] 속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동료 뮤지션 진저(g1nger)가 연출한 타이틀곡 ‘COUCH’ 뮤직비디오 또한 시청을 권한다.
길라 (Gila)
길라(Gila)는 밴드 바이 바이 배드맨(Bye Bye Badman) 보컬 정봉길의 솔로 프로젝트다. 그룹에서 선보이던 음악과는 또 다른 결의 작품 세계를 개척하고 있으며, 2018년 9월 솔로 싱글 [Shimmer] 발표 이후 재정비를 거쳐 올 초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소개할 EP [Spaceship]은 길라의 첫 정규 앨범 [What’s on your mind?]의 두 번째 챕터에 해당하는 음악으로, 길라 특유의 나른하게 유영하는 드림팝 사운드와 꿈결 같은 멜로디가 두드러진다. 목적지를 알 수 없어도 마냥 즐거운 여행의 사운드트랙 ‘Spaceship’, 헤아릴 수 없는 감정 속에서 다시금 도약을 꿈꾸는 ‘숨고르기’ 두 트랙이 인상적이다. 길라 세계관의 방점을 찍는 일러스트레이터 팀 라한(Tim Lahan)의 아트워크 역시 주목할만하다.
보너스 트랙은 앨범이 주인공인 행사이긴 하지만 그래도 다린님께 안부정도는 여쭤보려고 해요. 앨범 발표하신 뒤에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 우선 여태 긴장했던 걸 좀 내려놓고 휴식도 취하면서 고양이들이랑 같이 재밌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예고해드렸던 대로 [숲]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이번 첫 정규앨범의 시작은 2019년 말 즈음에 싱글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과 같은 이름으로 열렸던 공연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시 현장에 계셨던 팬분들과 이번 앨범에 관한 구상을 함께 나누셨다고 들었는데 그렇게 진행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 우선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그 당시에 공연을 먼저 시작했었어요. 그 공연을 만든 이유가 앞으로 화가의 행적을 좇으면서 이야기가 진행될 거라는 걸 말씀드리고, 또 그 화가가 저일 수도 있지만 여러분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였거든요. 그래서 뭔가 [숲] 앨범 자체를 저와 여러분이 함께 만들어간다는 인상을 드리고 싶어서 그렇게 기획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화가라는 존재가 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저는 사람마다 마음속에 자신만 아는 장면들, 기억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사건인데 제 개인적인 감정으로 인해서 그것이 유일한 장면으로 기억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맥락에서 ‘기억하는 일’이라는 게 ‘그림을 그려내는 일’과 같다고 느껴졌어요. ‘계속해서 기억을 해나가고 있는 우리가 화가가 아닐까?’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앨범의 이름이자 가장 중요한 ‘숲’이라는 존재에 관해서도 잠깐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숲’은 ‘장소가 되는 시간’이에요. 저희가 숲에 가면 ‘숲에 왔다’보다는 ‘숲에 들어왔다’라는 인상이 더 크잖아요. 그런데 들어가게 되면 반드시 나오게 되고요. 그래서 저희가 살면서 지나치는, 겪게 되는 모든 시기들을 숲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앨범을 처음 구상하시고 나서 1년이라는 시간을 거쳐 정규앨범이 나온 셈인데 그사이에 처음 앨범을 구상하셨을 때와 비교해서 바뀐 점이 있을까요?
– 더 강조된 부분은 있어요. 8, 9번 트랙 ‘어쩌면 우리’와 ‘고백’은 우리라는 게 얼마나 처절하고 불안한 것인지에 대해 말하는 곡이에요. 그런데 7번 트랙 ‘토끼와 나’가 원래 생각했던 슬프고 따뜻한 느낌보다 더 사랑스럽고 동화적인 곡으로 완성되는 바람에 이후 이어지는 8, 9번, 그리고 10번 트랙까지의 불안 같은 감정들이 상대적으로 더 현실적으로 표현된 거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는 좀 강조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앨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싱글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은 계절감이 느껴지는 앨범 커버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요, 이 작품부터 이번 정규앨범까지 한 작가님과 함께 앨범 커버 작업을 진행하셨어요. 어떻게 처음부터 함께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우선 앨범을 기획할 당시에 회사에 앨범아트는 반드시 실제 페인팅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런데 회의를 하다 보니 저희가 다 같은 작가님의 작품을 원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래서 실제로 만나 뵙고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이야기들과 장치들을 말씀드렸고 되게 흥미로워하셨어요. 그렇게 바로 작업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이후에 다섯 작품을 만드시면서 어떤 것들을 담으려고 하셨는지, 그리고 작업 과정은 어떠셨는지도 함께 얘기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 [숲] 앨범은 떠나가는 화가의 이야기를 담은 장면이고요, 아트워크는 그 화가가 진짜 남기고 간 그림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 앨범을 만들 때 그 화가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고, 또 아트워크들이 실제로 있는 장소처럼 느껴지기를 바랐어요. 그리고 제가 놓치는 부분들에 대해서 작가님께서 다양한 제안을 해주시기도 하셔서 되게 즐겁게 작업했어요.
그 후 [숲 pt.1]이 공개되었어요. pat.1의 5곡과 뒤에 나온 5곡의 느낌이 조금 다르기도 한데 이렇게 파트를 구성하셨던 이유가 있었는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 우선 분할해놓은 가장 큰 이유는 양가적인, 양면적인 모습을 좀 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pt.1으로 발매되었던 5곡은 내 안에 나를 만나게 되는, 내 안의 나를 알아가는 그런 이야기인데, 완전함을 꿈꾸면서 여행을 나서고 경험하지 못했던 낯선 것들을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지금 어떤 모양인지 알아가게 돼요. 그러면서 내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 안에서 어떻게 살아있는지를 만나게 되거든요. 그래서 앨범 사진도 더 비밀스럽고 낯선 곳, 동시에 익숙한 그림들을 나타내고 싶었는데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이후에 5곡은 ‘우리 안의 나’라는 이야기에요. ‘우리’ 안에서 ‘나’를 만나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되려면 우리는 분명히 ‘너’와 ‘나’로 분리되어 있어야 하잖아요. 그렇게 분리되어 있어야 우리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떤 것이 우리를 연결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결국, 뒤의 5곡은 내가 혼자가 되어야 한다는 걸 알아가는 이야기에요. 앞의 5곡과 뒤의 5곡이 데칼코마니처럼 연결이 되어있어요. 그래서 그렇게 들어주시면 조금 더 풍성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기 와주신 분들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보시는 분들도 앨범을 감상하고 또 이해하는 데 더 큰 도움을 받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앨범 전체를 보면 좀 독특한 존재들이 나와요. 예를 들면 ‘상아’ 같은 경우도 그렇고 ‘새’나 ‘토끼’도 등장하는데 이렇게 인상 깊은 친구들을 한 친구씩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네 우선 ‘상아’는요, 상아가 코끼리의 생애 동안 같이 자라나잖아요. 근데 저는 뭔가 사람마다에게도 상아처럼 평생에 걸쳐 자라나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게 구름처럼 자유롭고 유일한 모양으로 자라나기를 바랐어요. 그래서 그런 마음을 담아 “우리의 상아는 구름 모양”이라는 문장을 적게 되었어요. 또 ‘새’ 같은 경우는 되게 이유가 많아요. 그중에 하나를 말씀드리자면, 부치지 못한 편지일지라도 새처럼 날아가서 내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다는 소망이 담겨있어요. ‘토끼와 나’ 같은 경우는 여기에 등장하는 토끼가 제가 지키고 싶은 약하고 부드러운 것들을 뜻해요. 그래서 저에게 소중한 것들,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건네는 고백 같은 곡이에요.
싱글 ‘저 별은 외로움의 얼굴’이 나오고 나서 정확하게 1년 뒤에 정규앨범이 나왔어요. 정규앨범이라는 존재 자체가 당연히 모든 음악가에게 의미 있지만, 특히 다린님은 1년이라는 시간을 팬분들과 함께 보냈고 같이 앨범을 만들어간다는 느낌으로 진행을 하셨기 때문에 더 의미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앨범을 내고 나서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이 있으시다면?
– 우선은 이제야 비로소 가수가 된 기분이에요. (웃음) 왜냐면 지난날을 돌아보면 여태까지는 ‘저’를 말하고 싶어 했던 것 같은데 이번 앨범을 통해서 뭔가 이제 저도 말해야 하는 것을 말할 수 있는, 말해도 되는 사람이 된 것 같거든요. 그래서 더 벅차고 감사한 기분이 들었어요. 학교 다닐 때 학년마다 명찰 색깔이 다르잖아요. 마치 그 첫 번째 색깔의 명찰을 받게 된 기분이에요.
앞서 얘기해주신 이야기 중에 pt.1의 5곡과 후반 5곡이 데칼코마니처럼 존재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팬분들께서는 앞, 뒤의 분위기나 내용 흐름이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는 감상을 주시기도 했어요. 그래서 후반부 다섯 곡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특히 오늘 들을 ‘스파클’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pt.1의 엔딩이었던 ‘우리의 상아는 구름 모양’이 사운드나 메시지 모두 되게 자유롭고 청명한 이미지였기 때문에 pt.2에서는, 그러니까 완결된 [숲]에서는 거기서 더 디벨롭된, 그런 이미지들이 좀 더 분명해진 것들을 기대하신 분들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완결된 [숲]은 그렇게 동화적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여태까지 가지고 있었던 ‘우리’라는 것에 대한 감상을 [숲]에 담은 거라, 그중에서도 마지막 트랙 ‘스파클’은 나를 위해서 혼자가 되기로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끝이라는 시작을 의미하는 거죠. 다시 혼자가 되고 의심이 시작되면 또다시 새로운 숲을 찾아서 떠나게 될 테니까요. 그런 걸 담고 싶었어요.
혹시 오늘 오신 분들께, 그리고 온라인으로 보고 계신 분들께 앨범에 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하고 싶으신 게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우선은 되게 수상 소감 같네요. (웃음) 함께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숲을 달려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이게 비단 저의 얘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이 앨범의 모든 곡을 부를 때 제가 뭔가를 대변하고 있다는 느낌이 크거든요. 동시에 여러분의 이야기가 굉장히 궁금해요. 여러분의 숲은 어떤 모양이었는지에 관해서 묻고 싶고. 그런 걸 들을 수 있는 자리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오늘도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스텝분들도 그렇고 포크라노스와 블럭님, 어코스티 뮤직, 모든 시청자분들도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웃음)
이렇게 관객분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신 게 얼마 만인지도 궁금해요.
– 음… 작년 가을에 ‘고백’ 다이어리 버전이 발매되었을 때 ‘나무의 고백’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했었는데 그때가 10월 말이었으니까 4, 5개월 정도 되었나요? 반년 정도 지난 것 같네요. 그래서 오늘 사실 되게 엄청 떨렸어요. 오랜만에 만나 뵙는 것이기도 하고 ‘토끼와 나’를 누군가의 앞에서 부른 게 오늘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아까 더 벅찼나 봐요. 감사합니다.
오늘 이렇게 앨범에 관해 이야기 나눈 시간에 대한 소감도 부탁드립니다.
– [숲]을 만드는 작년 한 해 동안 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무언가를 회상하는 수밖에 없었던 한 해였던 것 같아요. 만날 수가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시기에 저를 붙들고 있어 준 이 앨범, 저를 안 흔들리게 잡아준 이 앨범에 대해서 오늘 좀 더 심도 있게 풀 수 있어서 너무 감사드려요. 그리고 제가 예전에는 앨범 안의 디테일한 장치들을 얘기하지 않는 편이었거든요. 왜냐면 자유롭게 해석이 되길 바랐어요. 제가 가사도 되게 추상적으로 쓰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그려지는 자기만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조금 배려하고자 설명을 많이 안 드리곤 했어요. 그런데 정규앨범은 되게 길잖아요. 그래서 제가 하나하나 포인트를 짚어드려도 애초에 큰 그림이기 때문에 더 자유로울 수 있게 범위를 잡아드리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앨범 설명을 더 드리고 싶었고, 그래서 좀 도움이 됐나요? 오늘 시간이? (웃음) 그러면 너무 기쁘네요. 다행이고. 와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웃음)
저는 사실 1년간의 과정을 전부 들어왔는데 첫 싱글과 pt.1, 정규 앨범 각각을 처음 만났을 때의 감정 변화가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앨범도 나왔으니 혹시 가까운 시일 내에 잡혀있는 계획이 있으실까요?
– 아까 유튜브 댓글로도 아쉽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 아쉬움을 깨드리고자(웃음) 이번 달 말에 ‘숲’이라는 이름으로 단독 공연이 있을 예정이에요. 그래서 오늘처럼 여러분께 [숲] 이야기도 들려드리고 따뜻하고 즐거운 공연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새 앨범 준비를 시작했는데 아직 회사 분들과 상의가 되지 않은 스포거든요. (웃음) [숲] 이야기의 연장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숲] 이야기가 끝나는 곳으로 함께 달려 나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올해도 여전히 숲속에 있을 예정입니다.
라이브 보시는 분 중에서는 한정판 앨범을 구매하신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라고요.
– 저도 없어요. (웃음) 저도 없어서 따로 구매했는데 환불을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너무 만나고 싶은 CD에요. 앨범을 함께 만들었다는 기분을 실감한 게 이 한정판 CD 판매되었을 때였거든요. 하루 만에 솔드아웃이 되는 걸 보고 이 이야기가 정말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된 시간이었어요.
네. 이렇게 오늘 보너스 트랙은 다린님의 첫 정규 앨범 [숲]에 관한 이야기와 라이브로 채워보았습니다. 아직 라이브가 한 곡 남았지만 저는 여기서 미리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다린님의 새 앨범은 모든 음원 플랫폼에서 감상이 가능하고요. 다린님과 어코스티 뮤직, 그리고 포크라노스 SNS등을 통해서 더 많은 소식 실시간으로 접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 이곳까지 직접 찾아와주신 관객분들, 그리고 온라인으로 지켜봐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드리고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보너스 트랙 끝 곡이자 앨범의 끝 곡, 다린님의 ‘스파클’ 듣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데이먼스 이어 (DAMONS YEAR)
2017년 데뷔 싱글 [재워]로 씬에 데뷔한 데이먼스 이어(DAMONS YEAR)는 인디 팝, R&B, 포크, 락 등 넓은 장르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꾸준히 작업물을 발표했다. 별다른 외부 프로모션 없이 순전히 음악만으로 인정받겠다는 정공법을 택한 데이먼스 이어의 진심은 2019년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CJ 튠업 선정, 파크 뮤직 페스티벌 참가,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 등 온오프라인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벌인 그가 대망의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상승세에 방점을 찍는다.
사랑, 결핍, 외로움 등 그의 주변을 떠도는 감정들로 빚어낸 [HEADACHE.]는 실재와 허구를 넘나드는 치밀한 스토리텔링으로 한 편의 단편집을 읽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만개한 기량을 동력 삼아 비로소 완성형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난 데이먼스 이어의 현재를 확인해보자.
예빛
모두가 유튜브를 기회의 땅이라 일컫지만, 대지에 깃발을 꽂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금 소개할 예빛이 바로 그 중 하나다. 검정치마부터 오아시스(Oasis)까지 그가 애정하는 여러 아티스트의 커버 비디오가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았고, 현재는 20만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뮤직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게 되었다. 분명 예빛을 유명케 한 것은 커버 비디오지만, 그의 빛나는 송라이팅 능력 역시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제29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동상 수상을 비롯하여 엠넷 <포커스> 본선 진출 등 화려한 이력이 이를 입증한다.
예빛의 새 싱글 [집에 가자]는 예빛만의 담담하면서 깊은 울림을 지닌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작품으로, 지친 몸을 누일 따뜻한 집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그리 되길 바라는 안온한 마음을 노래한다.
케니더킹 (kennytheking)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악가는 신예 싱어송라이터 케니더킹(kennytheking)이다. 데뷔 전 사운드클라우드에 업로드한 여러 습작이 입소문을 타며 반응을 얻기 시작했고, 2019년 4월 데뷔 싱글 [Lemonade]를 발표했다. 로파이하면서도 빈티지한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두드러지는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케니더킹은 EP [Somewhere In Between] 발매를 비롯하여 여러 공연과 라이브클립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가 약 1년 만에 발표한 새 싱글 [Stuck In Between]은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을 이겨내는 모든 이들을 위한 찬가와도 같다. 평온한 음악적 무드와 대비되는 서늘한 가사에 집중하며 감상해보길 바란다.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최정윤
싱어송라이터 최정윤이 열 번째 싱글 ‘Bloom’을 발표했다. ‘Silly Love Song’, ‘Dance with me baby’ 등의 최근작에서 청량하고 산뜻한 댄서블 팝을 선보인 그가 이번에는 차분하고 잔잔한 발라드 넘버로 돌아왔다. 타인의 가시 돋친 말과 인생 속 여러 경로에서 겪게 되는 실패에 더이상 좌절하지 않고 다시금 일어서겠다는 용기를 새긴 노래.
최정윤의 디스코그라피를 들여다보면, 그 음악의 어법은 제각기 다르지만 모두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빛보다는 어둠에 보다 가까웠을 2020년을 이겨낸 당신에게 최정윤의 음악을 소개한다.
오헬렌 & 최솔
지난해 3월, 데뷔 EP [Oh]를 발표하며 홀연히 출사표를 던진 오헬렌 & 최솔은 단숨에 한국 인디 씬의 문제적 그룹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들은 ‘아’ 하면 ‘어’ 혹은 ‘쿵’ 하면 ‘짝’과 같은, 음악의 오랜 스테레오타입을 보란듯이 무시한다. 그야말로 불규칙과 무질서의 음악이다. 레퍼런스를 찾을 수 없는 독창적 송라이팅과 기묘한 목소리는 <온스테이지>를 비롯한 여러 평단을 반응케 했다.
어느새 듀오의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한 ‘413’ 발표 이후 약 6개월 만에 두 번째 EP [Pause]로 돌아온 오헬렌 & 최솔. 신디사이저 리프와 변칙적인 드럼 리듬, 오헬렌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깊은 향기를 자아내는 ‘Dying for’와 서늘한 포크 넘버 ‘ACE’를 추천한다.
이예린
이예린은 2013년 <제24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입상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으며, 2017년 데뷔 싱글 [찰나] 이래 꾸준한 활동으로 싱어송라이터로의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최근작 ‘사람은 이상하고 사랑은 모르겠어’가 여러 플레이리스트에 소개되는 등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이예린이 그 상승세를 잇는 정규 앨범 [먼 마음 2/2]를 발표한다.
8월 발표한 [먼 마음 1/2]의 연장선에 놓인 본작에서 이예린은 보다 깊고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건넨다. 때로는 의구심을 품고 또 좌절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솔직하고 진실된 사랑이 노래 곳곳에 배어 있다. 트랙 하나하나 곱씹어 감상해보길 바란다.
백예린이 돌아왔다. 디지털 싱글 일변도의 음악 시장을 역행하기라도 하듯 열네 곡을 꾹꾹 눌러 담아 발표한 그의 새 앨범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백예린의 2막이 지금 시작된다.
백예린이 [Every letter I sent you.]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두 번째 정규 앨범 [tellusboutyourself]로 돌아왔다.
독립 레이블 블루바이닐(Blue Vinyl)과 함께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은 대중과 평단의 호평 속에 순항했다. 2CD 18트랙이라는 방대한 볼륨 속에서 ‘0310’과 ‘Square (2017)’을 비롯한 수록곡 전체가 큰 사랑을 받았고, 차트에서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기록했다. 백예린 신드롬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졌다. 첫 단독 콘서트는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으며, 바이닐은 품절 대란 속에 한정반과 일반반 두 가지 포맷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tellusboutyourself]는 백예린의 현재를 기록한 앨범이다. 지난 앨범이 19살부터 23살까지의 생각과 고민을 서술한 앨범이라면, 본작은 백예린이 지난 1년간 보고 듣고 느낀 내밀한 현재의 감정들을 담아내며 정서적 확장을 이끌어낸다. 음악적 변화 역시 두드러지는데, R&B/팝락 베이스의 전작을 뛰어넘어 딥 하우스(‘0415’)부터 드림팝(‘I’ll be your family!’), 테크노(‘Bubbles&Mushrooms’의 브레이크)까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다채로운 팝의 면면을 선사한다.
1집부터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 이번 앨범에도 크레딧 곳곳을 장식했다. 백예린을 필두로 블루바이닐 스탭, 음악가 구름과 새로이 합류한 방민혁의 프로듀서진, 비디오 디렉터 HOBIN, 포토그래퍼 무궁화소녀까지. 이제는 가히 ‘백예린 사단’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혹자는 영어 가사와 차트 스코어의 상관관계를 거론하며 작품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음악가라면 응당 자신의 감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언어적 도구를 택할 수 있으며, 백예린은 이에 영어를 선택했을 뿐이다. 어쩌면 한국에서 일컫는 ‘팝’의 범주란 오롯이 비한국인의 영어 가창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여담으로, 백예린은 <#OUTNOW>를 통해 차기작은 한글 가사 중심의 작품이 될 것이라 밝혔다. 음악가의 발전과 도약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어느덧 한 뼘 더 자라 이제는 한국 대중음악의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자리매김한 ‘백예린 유니버스’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나이트오프 (Night Off)
기타리스트 이능룡과 보컬 이이언으로 구성된 나이트오프는 밴드 언니네이발관과 못이라는 화려한 이력 덕분에 결성 초기부터 많은 화제를 받았다. 특히, 2018년 발표한 [마지막 밤]은 큰 프로모션이 없었음에도 순항했고 타이틀곡인 ‘잠’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3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들이 약 2년 만에 발표한 새 싱글 [반짝이는 순간들은 너무 예쁘니까]는 나이트오프 특유의 악곡이 빛나는 가운데 따뜻한 멜로디와 가슴 저릿한 가사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쁘다는 핑계로 일상 속에 흘려보냈던 서울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뮤직비디오 역시 체크해보길 바란다.
사공 (Sagong)
컨트리, 포크, 록 등 다양한 장르를 기반으로 총 두 장의 EP와 세 장의 싱글을 발표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사공. 악기를 쥐었을 때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지만, SNS에서는 다소 헐렁한(?) 모습을 보이는 등의 반전 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새 싱글 [모래성]은 캐치한 기타 리듬이 인상적인 ‘사공식 팝’ 트랙으로, 연인 간의 사랑을 쉽게 부서지지만 그렇기에 다시 쌓아올릴 수 있는 모래성에 빗댄 가사가 인상적이다. 마치 지난 시절의 목가적인 포크/어쿠스틱 넘버들을 연상케 하는 사공의 노래와 함께 남은 가을을 보내보자.
조성태
프로듀서/피아니스트 조성태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정은지, 세정(구구단), 선우정아 등의 음악가와 협업하는 등 메인스트림과 인디즈를 바쁘게 오가며 활약 중이다. 외부 작/편곡 및 라이브 세션으로 이름을 알리던 그는 2015년 11월, 요조가 피쳐링한 싱글 [시절]을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정식 데뷔했다.
2017년부터 1년에 한 번 꼴로 작품을 발표 중인 그가 올해도 어김없이 새 싱글과 함께 돌아왔다. 전작 [쉿!]이 유머러스하고 캐치한 인디 팝 스타일이었다면, 상반된 무드의 신작 [Stay]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차분하고 포근한 R&B/포크를 맛볼 수 있다. 피쳐링으로 참여한 싱어송라이터 지언(JIEON)의 포근한 목소리 역시 인상적.
좋아하는 뮤지션의 모든 이야기가 궁금하곤 합니다. 직접 물어볼 수도, 흘러와 들을 수도 없는 질문들을 모아보고 싶었습니다. 음악을 하는 이와 듣는 이 서로가 궁금했던 이야기를 모집했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모였고, 몇몇 질문과 답변을 모아 지면에 담았습니다. 열심히 질문을 나눠준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본 인터뷰의 모든 내용은 팬들의 질문과 뮤지션의 응답으로 구성되었습니다.
Q. 안다영 정규 1집이 발매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무엇인가요?
A. 케이크의 초를 불고 축하 메시지에 답장을 하였습니다! 사실 평범하게 보냈어요.
그래야 마음이 더 누그러지지도 않고 차분하더라구요.
푹 자고 쉬다가 음원 사이트에서 제대로 음반을 감상한 건 발매하고 사흘 뒤쯤인 것 같네요.
Q. 앨범을 발매한 기분이 어떠세요?
A. 작업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가 없고, 음반에 여러 얼굴이 되어준 친구들의 힘으로 잘 마쳤다는 생각도 들고 그저 감사함 뿐입니다! 야호!
Q. 이번 앨범 너무 잘 듣고 있어요. 실제로도 듣고 싶은데, 단독공연 계획이 있나요?
A. 올해는 어려운 시국인지라 모든 동료분들이 그러하듯 저 역시도 조심스럽기에
여러 상황과 적절한 시기를 고려해보는 중이에요. 저도 어서 공연하고 싶어요!
Q. CD나 LP 판매계획도 있나요?
A. 네, 조만간 소식 들려드릴게요!
Q. 밴드 멤버로서, 세션 연주자로서, 그리고 솔로 뮤지션으로까지 자신만이 추구하는 정체성이 있나요?
A. 안다영의 정체성을 특별히 정립하고 작업에 임하는 편은 아니지만,
각 역할에 있어 개별적인 태도를 갖추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저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의, 혹은 어떠한 결로 나를 드러내는가의 차이로 다가올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sonly
Q. 대중들에게 음악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A. 글쎄요, “어떤 이야기만 들려줄 거야.”하고 콕 설정해두기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이야기들을 제 화법으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세상에는 무수한 일들이 많으니까요!
Q. 앨범의 곡들을 하나하나 떼어 살펴보는 것과, 첫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호흡을 끊지 않는 것 중 어떤 것을 더 선호하시나요?
A. 어릴 적 음악을 배우던 시기를 기억해보면 (지금도 그렇지만) 하나의 곡을 닳고 닳도록 듣는 것을 매우 좋아했어요.
(50분 정도 걸어서 등교할 때 단 한 곡만을 들으며 갈 만큼!)
시간이 흐르고 요즘은, 앨범 단위로 발매된 음악을 들을 때 트랙 순서에 흐름을 맡기는 편이에요.
비단 음반의 길이를 떠나서 음반이 선사하는 서사가 어떤 질감으로 내게 흥미를 주고,
궁금증을 유발하는지에 훨씬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 같아요.
트랙 배치에 연결 고리가 없더라도 서사에 개연성이 있는 음반들도 있으니까요. 뭐 사실 서사가 없어도 좋고요.
Q. 요즘 빠진 음식이 있나요?
A. 얼마 전 와인을 선물 받아서 어떻게 즐겁게 마셔볼까 하다가 뱅쇼를 만들어볼까 궁리 중이에요. 맥주는 여전히 맛있습니다!
Q. 팥 붕어빵 vs 슈크림 붕어빵
A. 슈붕!
Q. 당장 아무 곳이나 떠날 수 있다면 제일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가요?
A. 제가 준비한 공연이 열리는 공연장이요!
Q. 평소 좋아하는 단어가 있나요?
A. 평정심 (좋아하면서도 싫어합니다)
Q. 요즘은 어떤 취미를 갖고 계세요?
A. 매일 아침마다 30~40분씩 걷곤 하는데, 올해는 밤보다 아침이 주는 기운이 참 좋더라구요.
Q. 요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A. 선택과 삶의 중심
Q. 다영님이 생각하는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요?
A. 천진난만함 그리고 그 미지의 것을 파고들지 않는 마음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았답니다.
Q. 앨범 아트워크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내포된 의미를 직접 들어볼 수 있을까요?
A. 아트워크 작업에서는 입체성을 띤 형체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였어요.
실재하지 않는 것을 실재하듯 만드는 것과, 스테레오 타입을 벗어나 양가적인 물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어요.
그래서 3D 작업 방식을 선택했고,
정규앨범의 얼굴이 될 아트워크이기에 이전 발매작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나의 씬이 연출되었으면 하는 의도로 만들었어요.
디지털 발매를 우선으로 둔 이미지이기보다는 피지컬 제작을 염두에 둔 작업물이었기 때문에,
CD를 구매하신다면 더 시원한 양가성을 여실히 느끼시리라 생각되어요. 하하하하하
–nsy, 이안
Q. 손톱, 지문, 엄지 등 다영님의 가사에서는 손과 관련된 소재가 많이 보여요.
시간의 흐름을 확인하거나 마음을 은유적으로 전달할 때 등등, 많은 감정을 손을 통해 전달하시는 것 같아요.
다영님에게 손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손은 나를 어디로든 가게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게 돕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할 수 있는 여러 수단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연주를 하거나, 음악을 만들거나, 이렇게 인터뷰에 답변하는 등,
제가 하는 대부분의 행위는 손을 거쳐야만 여러분들께 보여질 수 있는 일이기도 하거든요.
예전에는 제 손이 꽤 크고 투박하다는 이유로 썩 좋아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지금은 무척이나 좋답니다!
Q. “인간은 입체적입니다.”라는 메시지의 배경이 된 실제 경험이나 책, 영화 등의 사례가 있나요?
A. 안티히어로는 지난 몇 년간 던져온 질문의 도착지예요.
‘절대적인 무언가로 위치하는 것’ ‘모든 행위에 있어 열리지 않은 완전한 해석이 무조건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
‘오롯이 한 가지만을 취해야 하는 흐름’이 저에겐 부자연스러운 질문들이었어요.
(저는 항상 한 가지를 잘 못 고르거든요.)
그래서 인간의 자연스러운 입체적인 모습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훨씬 다양한 이야기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구요.
Q. 안다영에게 있어서 ‘ANTIHERO’는 긍정적인 의미인가요, 부정적인 의미인가요?
A. 안티히어로를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키워드가 ‘고립’이에요.
고립으로부터 써 내려가고 만든 음악이었거든요.
처음 음반을 내려고 마음먹었던 시작점을 상기해보면,
지금 더 많은 작업자들과 친구들이 함께 안티히어로를 완성해주었어요.
많은 동료들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구요.
그렇기에 안티히어로는 긍정과 부정으로 이탈된 수많은 의미로 남아있지 않을까 싶어요.
Q. ‘ANTIHERO’ 영상에 대한 해석이 궁금해요.
A. 안티히어로에는 뮤직필름과 뮤직비디오가 포함되어 있어요.
뮤직필름에는 저의 지인들이, 뮤직비디오에는 ‘모어’ 님을 비롯해
제가 개인적으로 흠모하던, 흥미로운 위치에서 활동하는 출연진분들께서 출연에 응해주셨구요.
이 두 편의 비디오는
안티히어로를 만들게 된 제 이야기를 들은 영상작업자 ‘이은호’, ‘가수연’ 님이 자신들의 화법으로 안티히어로를 표현해낸 것이랍니다.
저는 저의 해석으로 다른 협업자들과 함께한 작업물의 의도가 변형되거나 단정 지어지는 것을 소망하지 않아요.
두 편의 영상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조금 더 여유롭게 풀어나갈게요!
[Music Film] 안다영 (Ahn Dayoung) – 파노라마 Panorama / Official Music Film
Q. ‘원래 그런 사람’ 뮤직비디오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알고 싶어요.
A. 그래도 궁금함이 가득하실 분들께 가벼이, 제가 되던져 보아요.
“나가는 사람, 머무르는 사람, 지키는 사람, 정리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안다영 짱입니다영
[MV] 안다영 (Ahn Dayoung) – 원래 그런 사람 (Usual Person) / Official Music Video
Q. ‘원래 그런 사람’의 가사에서 “미안해 넌 좀 병신 같아”라는 가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A. ‘원래 그런 사람’은 3년 전에 만든 노래예요.
햇수를 거치면서 ‘병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에 있어 오랜 시간을 고민하고 수정의 시간을 거쳤어요.
사전적 의미를 차용했다 하더라도, 시대와 시선의 변화에 따라 말하는 사람이 자신을 돌아보고 목소리를 갖추는 것 역시 요긴하니까요.
이 한 문장에 힘이 실리는 것보다 곡의 전체적인 흐름이 저에게 훨씬 중요했지만,
그만큼 ‘솔직함’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 역시 저라는 사람에게 중요했던 것 같아요.
미성숙함으로 남아 있는 제 모습일 테지만, 이제 한 장의 음반을 발매했고,
앞으로 더욱 견고한 중심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다짐이 생겨요.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께 더 배워 나가겠다는 약속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7,3,2,1’에서 결국 한 글자가 된다는 건 부정일까요, 긍정일까요?
A. 다시 일곱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죠!
그러니 부정도 긍정도 저보다는 들으시는 분들에 의한 투영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열린 결말을 즐기니까요!
–이안
Q. ‘이끼’ 녹음은 몇 번 만에 끝내셨어요? 왠지 한껏 끌어올린 가장 처음의 느낌일 것 같아요.
A. ‘이끼’의 보컬은 데모로 보내두었던 보컬 트랙이었어요.
음반에서 데모 소스가 사용된 트랙이 종종 있는데, ‘이끼’는 데모에서 녹음된 첫 테이크를 사용하였답니다.
자랑은 아니고 그냥 제가 그 소스가 마음에 들었어요..
–이안
Q. ‘Intro’가 마지막 트랙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Intro는 사실 1번 트랙인 ‘램프의 요정’의 전주였지만,
가장 뒤에 두는 것이 음반의 흐름에 적합할 것 같아 마지막 트랙에 배치했어요.
단순히 제가 더 재밌고 흥미롭게 느끼기도 했고요.
Intro는 4번 트랙 ‘지문’의 간주 화성 진행과 같기도 해요.
4번 트랙에 대한 복기 혹은 복선으로 만든 건 아니었지만 다른 이미지를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덧붙여 12번 트랙에 이어 1번 트랙을 감상해보신다면 그것 또한 흥미로울 것입니다!
Q. 다영님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으면,
맑지만 추운 날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 곳의 절벽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기분이 들어요.
끝맺음을 위해 뛰어내리는 건 절대 아니구요.
얽매여있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으로부터 탈출하는 다이빙이에요.
힘차게 뛰어서 심장이 폭발하듯 고조되지만 고요함이 찾아오고,
물에 잠겨 천천히 눈을 감고 떠내려온 뒤 다시 한 걸음 두 걸음 수영해 내려오는 장면이 그려지네요.
조금 장황했지만, 다영님이 앨범을 만들거나 들으면서 상상하고 그렸던 장면들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저는 보통 장면에 대한 서사보다는 느끼는 바에 대한 표현을 더 강하게 앞세울 때가 많아요.
이번 정규 음반의 경우, 저의 집인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보다는 좀 더 닫혀진 가사가 많았다고 사료돼요.
작년 중순쯤, 꽤 오랫동안 음악을 못 만들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러다 정규 음반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은 후 완성한 노래가 8번 트랙 ‘깊고 맑게!’였어요.
그때 제 모습이 계속 가라앉는 것만 같았고 저는 수영도 할 줄 몰랐기에,
그저 나 자신에게 “너 수영 할 줄 모르잖아! 그러니까 얼른 세상으로 나와!”하고 사뿐히 던져본 내용이었어요.
여담으로는, 발매를 얼마 안 남겨두고까지 제목을 고민한 노래였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제 이름의 한자가 깊을 ‘다’에 물 맑을 ‘영’이더라구요.
“이 노래는 오롯이 날 위한 노래였으니까.”하는 마음으로 이름을 제목으로 삼아 ‘깊고 맑게!’가 되었어요.
그래서인지 이 노래를 들으면 오랫동안 잠수를 하다 어푸! 하고 뛰쳐나오는 장면들이 종종 떠올라요.
<우연히, 어쩌다, 얻어걸린 멋진 음악을 듣다가 함께 들으면 더 좋은 노래들까지 소개합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때면 하루아침만에 달라진 공기의 온도로 계절이 바뀐 걸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 있다. 요즘처럼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는 날씨에 겉옷이 두꺼워지듯 플레이리스트도 따뜻하게 채우는 타이밍이다. 여기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면 후회하지 않을 Neo-Soul의 신예 Orion Sun(오리온 썬)과 국내 멋진 음악들을 소개하려 한다.
<출처: MOM + POP 공식 홈페이지>
네오 소울의 메카인 필라델피아의 신예 아티스트 Orion Sun(오리온 썬)은 사실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어렸을 적 세계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우주비행사인 ‘Mae Jemison’을 보며 우주비행사의 꿈을 꾸었지만 ‘우주선 폭발 영상’을 접하고선 그 꿈을 접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녀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브라이언 맥나이트가 파란 기타를 들고 있는 Back At One 앨범 커버를 보고 충격에 빠지면서 시작이 되었다.
“잠깐만, 흑인이 기타를 연주할 수 있다고? 말도 안돼!” 충격에 휩싸인 그녀는 엄마 덕분에 Lauryn Hill을 알게 되었고 그렇게 음악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고 한다.
J Dilla(제이 딜라), Nancy Wilson(낸시 윌슨), Jodeci(조데시), Kirk Franklin(커크 프랭클린), Hazel Scott(헤이즐 스콧), Digable Planets(디거블 플래닛츠)과 같은 시대를 초월한 다양한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으며 그녀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재즈/포크/R&B를 감각적으로 재해석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Daniel Caesar(다니엘 시저)와 일렉트릭 랩퍼 Tierra Whack(티에라 왝) 공연의 오프닝 무대에 서면서 팬층을 쌓아왔고 NPR, COLORS 등 다양한 매체에서 기대되는 신예로 선정이 되고 있으니 아직 Orion Sun을 모른다면 이번 기회에 꼭 들어보면 좋겠다.
함께 들으면 좋은 차가운 밤공기같은 국내 멋진 노래들도 밤산책을 즐기면서 순서대로 들어보시라!
#Neosoul #네오소울 #OrionSun #오리온썬
orion sun – el camino [official audio]
Orion Sun의 첫 정규 앨범[Hold Space For Me] 6번 트랙 ’el camino’. 기타와 드럼 연주로 시작하는 인트로가 귀를 사로 잡는다. 그리곤 랩인듯 아닌듯 조용히 읆조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얹어지면서 독특한 그루브와 비트가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간다.
#Neosoul #네오소울 #OrionSun #오리온썬 #elcamino
orion sun – Coffee For Dinner
‘Coffee For Dinner’ 또한 정규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여기 재밌는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앞서 그녀의 꿈에 대해 언급했었는데 뮤직비디오에서 그녀는 우주비행사로 등장하면서 비로소 그 꿈을 이루게 된다. 들판에서 깨어나 사람의 흔적이 사라진 도시를 누비는, 마치 영화처럼 전개되는 뮤직비디오를 꼭 감상하면서 들어보자.
orion sun – ne me quitte pas (don’t leave me) [official video]
앰비언트한 사운드와 강력한 붐뱁 드럼, 부드러우면서 소울풀한 목소리가 인상적인 ‘ne me quitte pas’. 리릭비디오에서는 가사와 직관적인 Orion Sun의 발랄한 모습들과 이미지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It feels so good”.
가사에서처럼 가볍고 기분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니 편안하게 감상해 보자.
#ne_me_quitte_pas #don’t_leave_me #나를떠나지마요
[MV] Summer Soul – JUNKFOOD (Prod. Charming Lips)
8월 12일에 발매된 SUMMER SOUL의 새 싱글 ‘JUNKFOOD’. 마찬가지로 기타와 드럼의 조화에 SUMMER SOUL 특유의 부드러운 보컬이 돋보인다. 그런데 재밌게도 가사와 뮤직비디오는 날카롭다. 패스트푸드처럼 건강하지 못한 인간 관계만 쌓아가는 스스로의 모습을 잘 표현해 냈다.
“이 노래를 듣는 사람들도 더 이상 속이 차지도 않는 패스트푸드보다 영양가 있는 한끼 식사를 했으면 좋겠다.”
#SUMMERSOUL #썸머소울 #JUNKFOOD #정크푸드
[MV] 퓨어킴 (Puer Kim) – Unpretty Tattoo
5년만에 새로운 앨범으로 돌아왔다. 십여 년 음악 인생의 시작점을 생각하며 작업했다는 싱어송라이터 ‘퓨어킴’의 새 EP [Bluetube 2020]의 타이틀 곡. 최애를 최애한다는 그녀의 특유의 관능적인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앨범에는 총 4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퓨어킴이 전곡 작사/작곡을 하였고 요즘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또 다른 관능의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이 편곡과 믹싱을 맡았다. 그럼 말 다한 거 아닐까?
#퓨어킴 #purekim #Unprettytattoo #언프리티타투
[Official Audio] Su2(수희) – 밤 (Night)
싱어송라이터이자 디자이너로도 활동중인 ‘Su2(수희)’의 모토는 ‘누구나’ 이다. 이성과 감성이 공존된 우리의 세상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법한 이야기를 직설적이지만 유연하게 들려주고자 한다. 그래서인지 새 싱글 ‘밤 (Night)’은 ‘누구나’ 편하게 들을 수 있으면서도 뻔하게 끝나지 않는다.
#Su2 #수희 #밤 #Night
[MV] onthedal – Lobster / Official Music Video
‘onthedal’은 한번 알고 나면 계속 찾을 수 밖에 없는 이색적인 목소리를 가진 싱어송라이터이다. 노래와 연주뿐만 아니라 직접 작사와, 작곡, 편곡 등 셀프 프로듀싱을 하는 능력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우주 속을 유영하는듯한 자유로운 생각과 이야기들을 그녀만의 방법으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조금이나마 따뜻해질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는 ‘Lobster’ 뮤직비디오는 목소리만큼 부드럽고 따듯한 색감으로 가득하다. 랍스터의 운명은 과연?
#온더달 #onthedal #lobster
RIO – New Boots (Lyric Video)
사운드 클라우드에 재즈, 팝 커버 곡, 데모곡들을 올리며 활동하다 2020년 데뷔 싱글 ‘WASH AWAY’로 정식 활동을 시작한 싱어송라이터 RIO. 프로듀싱부터 작사 작곡, 뮤직비디오 제작까지 전부 홀로 해내는 그녀는 10월 26일에 3번째 싱글 [Fishtank]를 발매했다. 타이틀곡인 ‘New Boots’는 편안하고 투명한 목소리로 당신의 곁에 오래도록 머무를 음악을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