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dndudndudn


 

[ 김유진 – dudndudndudn 2.5 ]

 

이번 제 2.5집 ‘dudndudndudn’을 처음 구상할 때, 제 부족함을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제 결핍과 부족함을 멋진 말로 포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히려 ‘김유진’ 그대로를 담고 싶었어요. 제 아픔과 결핍은 저의 것이고, 결국 저만이 저를 위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이번 앨범이 조금 우울한 색깔을 띠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면서, 점점 제 결핍의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죠. 결핍이 있었기에 노래할 수 있었고, 부족했기에 더 노력하고 아팠던 시간들, 그 덕분에 작은 것들을 돌아보는 눈과 마음을 얻고, 어둠 속으로 뛰어들 용기도 갖게 됐어요. 이제는 그 부족함을 오히려 자랑스러워하게 된 거죠.

 

숨기기보다는, 부족함을 사랑할 수 있길 바라요. 그 결핍이야말로 우리만의 개성이자 자랑이니까요. 이 메시지가 여러분께 닿길 바랍니다.

– 김유진

[ 작업 노트 ]

 

01. Blank *Title

제 안의 빈 공간과 결핍을 노래로 위로하려 했는데, 작업을 하다 보니 그 공간들이 뭐든 될 수 있단 걸 알게 됐어요. 부족함을 숨기고 채우려 애쓰지 않아도 돼요. 부족함으로 부터 시작되는 이야기가 있답니다.

 

02. dudndudndudn *Title

이 곡은 작년 그리스 여행 중에 작곡했어요. 아테네에 위치한 ‘Myller Coffeeshop’에서 탄생한곡입니다.

곡 제목은 무엇이든 이뤄질 수 있는 제가 만든 주문이에요. 원하는 건 무엇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03. Hit me back

이 곡도 그리스 여행 중 방문했던 Myller Coffeeshop 화장실에서 멜로디가 떠올라서 핸드폰에 녹음한 게 시작이었죠. 이 곡은 제가 타인에게서 자유롭고 싶었던 마음을 담았고, 제 자신을 위로하는 노래입니다. 코러스 멜로디는 포르투갈 리스본의 Pastéis de Belém 화장실에서 떠올랐어요. 카페와 화장실이 제 작곡 비결인 것 같네요.

 

04. You love me

이 곡은 나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든 곡이에요. ‘넌 나를 사랑할 거야’라고 세뇌하듯 제목을 붙였죠.

 

05. I love you

이 곡은 ‘You Love Me’의 번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어요. ‘You Love Me’를 만든 후, 자연스럽게 작업하던 중에 탄생한 곡이죠.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며 이 곡을 썼고, 사랑받고 싶은 마음을 담았어요.

 

06. Falling

이 곡은 제가 제 존재를 싫어하고 자책하던 시기에 만들어졌어요. 아마 이번 앨범에서 가장 어두운 감정을 담고 있을 거예요. 불안감 속에서 계속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도 힘들었고, 사라지고 싶었던 마음을 표현한 곡입니다.

 

07. Saudade

이 곡은 올 3월 포르투갈 여행 후에 만든 곡이에요. ‘Saudade’라는 포르투갈어 단어는 단순한 그리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이나 무언가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담고 있는 감정이죠. 그래서 저는 슬퍼하지 않기로 했어요. 왜냐하면 우린 다시 만날 거니깐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 김유진 2.5집 [dudndudndudn]

 

2.5집이라는 말을 듣고 굉장히 오랜만에 듣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미니 앨범, EP와 같은 표현이 익숙해진 요즘이지만 ‘.5집’이라는 표현을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종종 써왔기 때문이다. 기존 정규 앨범과 다른 노선의 작품을 선보이거나 정규와 정규 사이 쉬어 가는 느낌을 주고자, 혹은 그 시기에 규모가 조금은 작은 앨범을 낼 때 우리는 이 표현을 쓰고는 했다. 김유진의 2.5집은 그래서인지 기존에 선보였던 두 장의 정규와는 사뭇 다르다. 어쩌면 이 음악가를 접하기에 가장 좋은, 입문용 앨범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재즈 음악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유진의 이번 앨범 [dudndudndudn]은 재즈가 있지만, 팝 앨범에 가깝다. 재즈만 잘 쓰고 잘하는 줄 알았더니, 이토록 세련된 재즈 팝을 가져올 줄은 생각 못했다. 처음 등장하는 “Blank”가 김유진의 변화를 걱정하는 이에게 안심을 준다면, 앨범과 같은 이름의 두 번째 곡은 편안한 분위기 속 세밀함이 돋보이는 전개로 펼치고자 하는 바를 드러낸다. 이어지는 “Hit me Back”이 그러한 팝 스타일의 절정이라면, “You love me”에서 “I love you”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두 곡의 구간에서는 이 앨범 전체가 가진 메시지를 너무나도 잘 전달한다. 앨범의 후반부인 “Falling”과 “Saudade”는 두 곡이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듯 보완하며 작품 전체의 맺음을 담당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유진이 선보이는 곡들은 재즈를 품고 있으면서도 좋은 감상 지점을 만들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는 점에서 좋은 팝 음악이다.

 

앞에서 언급한 앨범의 규모나 시기보다, 그리고 장르적 특징이나 앨범이 지닌 단단한 구성보다 눈에 띄는 건 앨범 전체에 담긴 따뜻한 온도, 그리고 메시지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앞서 필요한 말들을 먼저 했는데, 김유진이라는 음악가는 각각의 작품이 나오던 그 시기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점에서 좋은 싱어송라이터다. 그러면서도 이번 앨범에서는 아픔과 부족함, 결핍을 다루는 과정과 마음이 담겨 있다. [dudndudndudn]은 그렇게 비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일부까지 사랑하게 된 여정은 물론, 나아가 우리 모두가 그런 점까지도 사랑하고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메시지가 깔려 있다.

 

누구에게나 결핍은 있다. 여기까지 보면 당연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번 정도는 결핍을 어루만지고 또 위로해보고자 했던, 혹은 가려보고자 했던 시기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 앨범은 그렇게 스스로 위안을 가져보고자 출발했지만, 오히려 위로하고자 들여다봤지만 사랑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담백하지만 깊이 있는 표현을 통해 앨범 전체에서 그 마음이 더없이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메시지가 아닌 마음의 전달과 온기의 표현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두 이 앨범으로 조금 더 각자에게 따뜻해지기를, 더 각자를 사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블럭 씀

 

 

<Credits>

 

All songs written and composed by Yujin Kim

Produced by Yujin Kim, Eunji Im, Junho Song

Arranged by Yujin Kim (Tracks 1, 2, 3, 4, 7, 8), Eunji Im (Tracks 1, 2, 3, 4, 5, 6), Junho Song (Tracks 1, 4, 7, 8)

 

1. Blank

 

Vocal Yujin Kim

Fender Rhodes Eunji Im

Guitars Junho Song

Bass Inseop Song

Drums Hayeon Song

Background Vocals Yujin Kim

 

2. dudndudndudn

 

Vocal Yujin Kim

Piano Eunji Im

Guitars Junho Song

Bass Inseop Song

Drums Hayeon Song

Ambience recorded in Greece and Portugal by Yujin Kim

 

3. Hit me back

 

Vocal Yujin Kim

Wurlitzer Eunji Im

Guitars Junho Song

Bass Inseop Song

Drums Hayeon Song

Background Vocals Yujin Kim

 

4. You love me

 

Vocal Yujin Kim

Fender Rhodes Eunji Im

Guitars Junho Song

Bass Inseop Song

Drums Hayeon Song

 

5. I love you

 

Vocal Yujin Kim

Piano Eunji Im

Programming Eunji Im

Background Vocals Yujin Kim

Ambience recorded in Greece and Portugal by Yujin Kim

 

6. Falling

 

Vocal Yujin Kim

Piano Eunji Im

Programming Eunji Im

Strings arranged by Eunji Im

Strings conducted by Chanhee Park

Strings recorded by Infinity Music

 

7. Saudade

 

Vocal Yujin Kim

Guitars Junho Song

Fretless pad Junho Song

Background Vocals Yujin Kim

 

8. Saudade @Hayane’s Room

 

Vocal Yujin Kim

Guitars Junho Song

Fretless pad Junho Song

Background Vocals Yujin Kim

Recorded by Junho Song at Hayane’s Room

 

 

Artwork by Dowon Yoo

Album Designed by Dowon Yoo

Photography by Abi Raymaker

Flowers by FOREHEAD (포헤드)

Mixed and Mastered by Jiyeop Kim at Delight Sound Studio, Seoul

Digital Editing by Jiyeop Kim

Instruments recorded by Jiyeop Kim at RSS Studio, Ilsan

Vocals recorded by Jiyeop Kim at Delight Sound Studio, Seoul

Eyewitness


 

Xin Seha(신세하)의 곧 다가올 새 앨범 [CN X]의 발매에 앞서, 선공개하는 두 번째 싱글 “Eyewitness”

 

House와 Dub의 영향 아래 드럼과 베이스, 기타가 주고받는 긴장감은 어딘가 모르게 불안과 겁을 함유하여 초반부를 이끌어나간다. 이후 울리는 사이렌 소리는 더욱 분위기를 고조시키지만, 한껏 느려진 리듬과 유영하는 듯한 신디사이저와 어우러지며, 새로운 방향으로의 해소에 관한 가능성을 전하고 있다.

프로듀서 Mogwaa와의 합작 프로덕션으로 완성된 “Eyewitness”는 새 앨범 [CN X]에 대한 기대감을 느낄 수 있다.

 

Credits
-Credits-

 

‘Xin Seha’ Single “Eyewitness”

 

Arranged by, Composed by, Performer – Xin Seha

Co-Arranged by, Co-Composed by – Mogwaa

Lyrics by – Xin Seha

 

Drum Programming – Xin Seha

Percussion – Xin Seha

Synth Bass – Xin Seha

Electric Bass – Mogwaa

Electric Guitar – Mogwaa

Synthesizer – Xin Seha, Mogwaa

String – Xin Seha

Electric Piano – Mogwaa

Field Recording – Xin Seha

Dub FX – Xin Seha, Mogwaa

 

Producer – Xin Seha

Co-producer – Mogwaa

 

Mixed by – Dawson

Mastered by – Aepmah @ AFM Laboratory

 

Graphic Design by – Scene Peng

거미


 

그 누구보다 낮고 음산한 장소에서

타오르는 연민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위하여

 

Credits
[Credit]

Lyrics by / FireMoth (등아)

Composed by / FireMoth (등아)

Produced by / FireMoth (등아)

Arranged by / FireMoth (등아)

Mixed by / 류호건 TARDIS STUDIO

Mastered by / 류호건 TARDIS STUDIO

잊지 말라고


 

너와 함께한 기억 잊지 않게

너도 나를 잊지 말라고

 

Credits
-CREDIT-

Executive Producer by Bros

Composed by 채태식, GLODY, Bros

Lyrics by 채태식, GLODY, Bros

Arranged by 채태식

 

Vocal by 전유빈

Piano by 채태식

Drum by 채태식

Bass by 채태식

Guitar by 채태식

 

Mixed & Mastered by 이건희 @MF Studio

룸펜


 

밴드 산보의 첫 번째 앨범

또래의 친구들이 모여 만든 음악입니다

처음 모인 날부터 첫 앨범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모두 그동안의 시간이 헛되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Credits
Composed by 산보

Arranged by 산보, 이민기, 우희준

Recorded by 산보

Mixed by 산보

Mastered by The Veax’s Studio@백종성

Instrument by 산보, 이민기, 우희준

Chorus 우희준, 이민기, 산보

Artwork by liz(이현지)

8


 

Xin Seha(신세하)의 곧 다가올 새 앨범 [CN X]의 발매에 앞서, 선공개하는 첫 번째 싱글 “8”

 

습한 공기와 진한 Dub의 향을 한껏 머금은 베이스와 드럼, 그 위 넘실대는 피아노로 완성된 “8”은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불안과 겁을 달로 빗대어, 지는 그것과 함께 사라지기를 소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개를 끄덕이기에 충분한 레이 백-그루브를 선사하는 HYUKOH(혁오)의 멤버 이인우의 드럼 연주가 더해지며,

차분함 속, 자연스레 스며든 기분 좋은 리듬을 즐길 수 있다.

 

 

Credits
-Credits-

 

‘Xin Seha’ Single “8”

 

Arranged by, Composed by, Performer – Xin Seha

Lyrics by – Xin Seha

 

Piano – Xin Seha

Bass – Xin Seha

String – Xin Seha

Synthesizer – Xin Seha

Drum – INWOO

Percussion – INWOO

Additional Percussion – Xin Seha

Backing Vocals – Yeon

 

Producer – Xin Seha

Co-producer – Mogwaa

 

Drum Recorded by – Gremlin

Drum Record assisted by – Dawson

Drum Editing by – INWOO, James Fouren

 

Mixed by – Dawson

Mastered by – Aepmah @ AFM Laboratory

 

Graphic Design by – Scene Peng

Season 14 Round 1 Cypher


 

2013년부터 힙합, 알앤비 뮤지션의 등용문으로써 punchnello, 조광일, Don Mills, YUNHWAY, SINCE, 오반, ZENE THE ZILLA, EK 등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을 배출한 Super Rookie Challenge가 Chapter2, Season14 Round1로 새 시대를 이끌어갈 아티스트들을 소개합니다.

 

24년 9월 13일 PM 8시, 홍대 프리즘홀에서 멋진 공연을 펼칠 뮤지션들의 Cypher을 먼저 느껴보세요!

 

Credits
01. Super Rookie Challenge – MY ZONE(feat. CLADI, X33D(씨드), 류시형, 기적의 삼총사, 재림, JA!L, Kima Escobar)

Lyrics by CLADI, X33D(씨드), 류시형, 기적의 삼총사, 재림, JA!L, Kima Escobar

Composed by KOREANGROOVE, 조정우

Arranged by Real-Fantasy

 

02. Super Rookie Challenge – who’s the next up?(feat. NWV, OneAve, DNYDK, Shane, SAM)

Lyrics by NWV, OneAve, DNYDK, Shane, SAM

Composed by 조정우, 88kief

Arranged by Real-Fantasy

 

Mixed & Mastered by Real-Fantasy

Video Directed by GLOBAL LEE

Executive Producer : Nino of Black Soul

PM: Choi Jaeheui of SHERPA MUSIC

Cheese Burger (Feat.Deepflow, Minos, DJ Son)


 

90년도 감성과 2000년대 힙합비트에,현재까지 사운드에 한국힙합 OG 들 Deepflow, Minos, DJ Son 이 함께 오랜만에 묵직한 Boombap 비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Credits
Executive Produced by NOAH1LUV

Composed by NOAH1LUV

Lyrics by Deepflow,Minos

Scratch by DJ SON

Arranged by NOAH1LUV

Mixed by Optical Eyez XL

Mastered by Optical Eyez XL

Artwork by Beom Jin Joe

 

검은물


 

포스트 펑크 / 하드코어 밴드 소음발광의 2024년 신작 《불과 빛》

선공개 싱글 〈검은물〉

 

라이너노트 : 사랑해야 하는 소음들

— 단편선(오소리웍스)

 

6월이었다. 새 앨범의 레코딩이 끝나갈 무렵이었다.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이어진 작업의 마지막 순서로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인 최태현의 집에서 보컬과 함께 이런저런 실험적인 소리들을 녹음하기로 했다.

 

태현의 집은 언덕배기에 있다. 길을 오르다 보니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집에 다다를수록 소리는 높고 커졌다. 여기 사람 사는 데 아닌가. 집 앞에서 전화를 하니 태현과 동수가 내려왔다. 바깥에 다 들리더라고. 이래도 돼? 특유의 온화한 말투로, 태현이, 아무도 신경 안 쓰던데, 하고 씨익 웃었다.

 

작업실 문을 여니 이펙터, 일렉트릭 기타, 앰프, 마이크 같은 것들이 아무렇게나 늘어놓아져 있었다. 작업대와 레코딩 부스가 딱히 분리되어 있지 않아 모두 한 방에 있었다. 한쪽 구석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가볼게요, 하더니 태현이 헤드폰을 쓰고 녹음 버튼을 눌렀다. 잠시 정적. 순간 앰프에서 어마어마한 크기의 소음이 발생했다. 눈이 동그래졌다. 반사적으로 귀를 막았다. 그러거나 말거나 둘은 진지했다. 이내 소음이 멎었다. 태현이 헤드폰을 벗고 말했다. 좋은데요. 동수도 배시시 웃었다. 태현 님, 저도 좋아요.

 

나는 음반제작자다.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누구보다 빠르게, 심지어는 스케치 단계부터 만날 수 있다는 건 이 일의 큰 매력 중 하나다. 내 프로덕션에서 나오는 음반은 주로 내가 직접 프로듀싱하지만 이번 작업에서는, 음악은 태현이, 텍스트나 비주얼 같은 다른 일은 내가 맡기로 했다. 잘 맞는 옷을 지어 입히는 일이다. 그러려면 우선 많이 들어야 한다.

 

소음발광의 출세작, 아이코닉한 전작인 《기쁨, 꽃》의 라이너노트에서 김학선 음악평론가는 이렇게 썼다.

 

“《기쁨, 꽃》에는 소음발광의 모든 음악적 여정이 담겨 있다. 그리고 이 모두를 한 장의 앨범 안에 두루 담아내고 조화시키고 있다. 1960년대 선샤인 팝과 사이키델릭으로 시작해 1970년대 펑크를 거쳐 1980~90년대 꽃을 피운 인디 록, 노이즈 록, 포스트 펑크, 스크리모, 포스트 하드코어, 그리고 2000년대 포스트 펑크 리바이벌까지 이들이 좋아하고 동경해온 음악의 요소들이 담겨 있고 때로는 블랙메탈 같은 익스트림 메탈의 정서까지 품고 있었다.”

 

《불과 빛》은 《기쁨, 꽃》과 닮은 앨범이기도, 하지만 상당히 다른 앨범이기도 하다. 포스트 펑크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대,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록 음악이 하이브리드 되었다는 기본적인 컨셉은 비슷하다. 하지만 이 앨범은 더 어둡다. 더 둔탁하다. 잔뜩 헝클어졌다. 이런 무드나 뉘앙스의 변화를 떠나서도, 기존의 앨범들이 ‘라이브의 성실한 기록’에 가깝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보다 ‘작품’으로서 접근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다르게 쓰자면, 우리는 이 앨범을 보다 ‘영화적’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여러 이유에서 무언가를 선공개해야 하는 경우, 대개는 앨범을 대표할 수 있는 곡을 선택하고는 한다. 그게 가장 일반적이며, 일반적인 데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검은물〉은 앨범을 대표하기는커녕, 도리어 이질적인 트랙이다. 새 앨범의 노래 중 가장 느리고 가장 비어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가장 먼저 선보이고 싶기도 했다. Black Sabbath의 초기작을 연상케 하는 무미건조하고 퍼석거리는 질감의 드럼. 텅빈 사운드 속에서 홀로 읊조리는 보컬. 천천히 검은 물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주술적인 무드까지. 이 트랙에는 지금껏 소음발광이 보여주지 않았던 매력이 가득하다.

 

나는 이 트랙을 들으며 Nick Cave나 David Bowie의 어떤 노래들, 또는 한국 인디록의 시원 중 하나인 코코어의 느린 사이키델릭 록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 모든 맛이 하나의 트랙에서 모두 느껴진다는 것 또한 재미있다.

 

그 맛을 같이 느끼고 싶다.

 

《기쁨, 꽃》의 끝에는 함께 한 동료들—기태, 보경이, 기영이—와의 헤어짐이 있었다. 《불과 빛》의 시작에는 새로운 동료들—성빈, 성규, 재현, 그리고 개인적인 삶의 변화로 일찍 팀을 떠나게 된 아연—이 있었다. 혼자 남은 동수, 그리고 소음발광을 여럿이 걱정했다. 하지만 동수는 소음발광의 이름을 지켰다. 그리고 새로운 ‘우리’를 구성해 다시 무대에 섰다.

 

내게 소음발광의 두 번째 앨범은 아름다운 앨범이다. 세 번째는, 내게는 사랑스러운 무언가로 느껴진다. 만화가 요시나가 후미를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서양골동양과자점(앤티크)』로 유명한 작가다. 그의 것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화는 『사랑해야 하는 딸들』이다. 만화도 좋지만 제목도 아름답다. 어쩐지 자연스러운 문법이 아님에도 머릿속을 하염없이 맴도는 제목이다. “사랑해야 하는”이라니. 인용으로 글을 끝마치고 싶다. 소음발광은 내게 ‘사랑해야 하는 소음들’로 느껴진다. 그건 아마 당신도 그러할 것이다. 이 사랑을,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Credits

소음발광

 

강동수 _ 보컬, 일렉트릭 기타

김성빈 _ 일렉트릭 베이스

박성규 _ 일렉트릭 기타

마재현, 최아연 _ 드럼

최아연은 개인사정으로 레코딩 직후 밴드에서 탈퇴, 《불과 빛》에 실린 연주는 최아연의 연주이며, 마재현은 《불과 빛》의 후반 작업에 참여했다.

 

음악 프로듀서 _ 최태현

작사·작곡 _ 강동수

편곡 _ 강동수, 김성빈, 박성규, 최아연, 최태현

 

드럼 레코딩 _ 천학주 @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일렉트릭 기타·베이스 레코딩 _ 김병규 @비치타운뮤직스튜디오

보컬·일렉트릭 기타 레코딩 _ 최태현

 

믹싱·마스터링 _ 천학주

 

디자인 _ 장희문 @나이스콜라

사진 _ 정하린

 

〈검은물〉 비디오 _ 김성민

 

제작 총괄 _ 단편선 @오소리웍스

 

음원 배급 _ 포크라노스

 

후원 _ 부산음악창작소

 

이 음반은 2024 부산음악창작소 지원사업을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별이 된 밤


 

아무 것도 없는 밤, 저 서러움도 숨죽여

Out Of Place (아웃 오브 플레이스) 3rd Single [별이 된 밤]

 

여느 때와 같던 밤, 잠들지 못한 채 방 한 구석에서 뒹굴거리던 나는 어느 순간 별이 되었다.

저 별이 되었다 또 저 별이 되고… 어쩌면 이대로 사라져버릴 수도 있을까?

 

Credits
Composed by 함경식, 김석영

Written by 함경식

Arranged by 함경식, 김석영, 유해종

 

Vocal by 함경식

Guitar by 김석영

Bass by 유해종

Drum by 진수용

 

Produced by Out Of Place

Mixed by 함경식, 김석영 at Studio S

Mastered by 강승희

 

Cover Artwork by 함경식

 

Publishing by POCLANOS

Rush


 

모든 건 끝으로 향해 달리고

그 순간이 가장 빠른 속도며

우리는 사라질 시간

 

Credits

 

Composed/Written by Sahl Yoon

Vocal by Sahl Yoon

Arranged by Sahl Yoon

Recording by Sahl Yoon

 

Synth,Piano,Bass,Drum by Sahl Yoon

 

 

Mixed & Mastered by Fred Miller @fred_miller_mastering

 

4:00 A.M.


 

블루스윙(Blu-Swing)의 보컬 다나카 유리의 일본 시티팝 커버 프로젝트 ‘시티 라이츠’의 최신작이 싱글로 발매됩니다!
이번에는 오누키 타에코의 2집 앨범 ‘Mignon’에 수록된 류이치 사카모토가 편곡한 명곡 ‘4:00A.M.’을 커버한 곡으로, 스포티파이에서 8천만 회 조회되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 시티팝 곡 중 하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