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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강 (kang), 오프더메뉴 (off the menu), 오아잇 (oait)

발행일자 | 2021-10-15

우리 앞에 마주선 라이징 밴드 셋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강 (kang)

 

데뷔 EP와 함께 강은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했다. 인간의 허무와 고독을 고스란히 기록한 노랫말은 낡은 일기장을 꺼내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냈고, 화려한 연주적 기교 없이 인디 락의 본질만을 담아낸 송라이팅 역시 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 장의 앨범만으로 음악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강이 전열을 가다듬고 약 1년 만에 새 EP와 함께 돌아왔다.

 

타이틀곡 ‘Necklace’와 김오키가 참여한 ‘Old Terrace’를 포함한 4곡을 수록한 강의 새 EP에는 보다 깊고 짙어진 이들의 서정성이 들어차 있다. 멜로디와 보컬 톤을 비롯한 전체적인 가창은 전작보다 더욱 친숙하고 대중적인 모습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어필할 채비를 끝냈다. 작품성과 대중성, 그 두 무게추를 영리하고 민첩하게 움직여가며 다시금 새로운 수작을 완성해낸 강. 2021년 주목해야 할 밴드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오프더메뉴 (off the menu)

 

2019년, 셀프타이틀 싱글로 데뷔한 밴드 오프더메뉴는 싱어송라이터 안정준을 주축으로 결성된 4인조 밴드다. 뷔페에서 한 번에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듯, 어느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으며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표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과 같은 팀명이 탄생했다고. 실제로 오프더메뉴 음악 속에는 전통적인 얼터너티브 락부터 신디사이저 운용이 두드러지는 인디 팝, 신스 팝 등 다채로운 음악적 스타일이 녹아 있다.

 

이들의 최근작 [Lovers in Seoul]은 ‘서울의 사랑’을 주된 키워드로 열꽃처럼 타오르는 청춘의 열애을 도회적인 사운드로 담아내었다. 히포 캠퍼스(Hippo Campus)와 같은 트렌디한 영미 락 밴드를 좋아한다면 오프더메뉴 역시 체크해보자.

 


 

오아잇 (oait)

 

마지막으로 소개할 팀는 2021년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예 밴드 오아잇(oait) 이다. 데뷔 EP [oa!t]에서 얼터너티브 락 기반에 포스트 펑크 요소를 가미한 짜임새 있는 송라이팅으로 장르 팬들의 이목을 끌었던 오아잇. 특히, 타이틀곡 ‘D O N K E Y !’ 에서는 8-90년대 맨체스터 사운드를 연상케 하는 둔탁한 베이스라인과 청량한 보컬이 뒤섞인, 기묘하면서도 흥미로운 순간을 연출해내기도 했다.

 

2인조로 멤버를 개편하고 발표한 첫 싱글인 [Isn’t everything we do in life a way to be loved a little more?]는 긴 제목만큼이나 길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 노래로, 삶의 순간마다 번번이 넘어지는 이들에게 보내는 위로의 송가와도 같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의 대사에서 힌트를 얻은 듯한 독특한 제목, 5분 30초라는 긴 러닝타임, 전작과는 다른 차분한 톤과 매너까지. 음악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낯설기 그지없지만, 그럼에도 쉬이 넘어갈 수 없는 보석과도 같은 트랙.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60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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