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뮤지션들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매미(MEMI) <I don’t give a>
올해 5월, 싱글 <Hate U>와 함께 등장한 매미(MEMI)는 사실 알고 보면 햇수로 10년이 넘는 경력을 가진 뮤지션이다. 밴드 ‘24아워즈’와 ‘서울문’의 기타리스트 ‘김혜미’이자 이제는 어엿한 솔로 아티스트로서 어느덧 두 번째 싱글 <I don’t give a>를 발표한 매미의 음악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실력과 더불어 그 시간 동안 변함없이 이어져 온 열정이 듬뿍 담겨있다. 그래서일까, 이번 싱글 <I don’t give a>는 리프 하나하나 마다 음악과 기타를 향한 애정이 오롯이 새겨져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듣는 내내 기분 좋은 떨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4아워즈의 익살스러움과 서울문의 청량함, 이제는 묵직한 록 사운드까지 섭렵한 매미의 연주는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는 듯 강렬하고 또 거침없다.
보수동쿨러, 해서웨이 (Hathaw9y) <LOVE SAND>
명실공히 지금의 부산 밴드 씬을 대표하는 두 밴드가 뭉쳤다. 몇 차례의 합동 공연으로 이미 팬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보수동쿨러와 해서웨이가 이번에는 4곡으로 구성된 EP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장난처럼 자연스레 시작되었다는 이들의 협업은 더할 나위 없이 밝은 기운으로 트랙 전반을 감싸 안으며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곳곳에 묻어나는 두 밴드의 유대감은 마치 정겨운 가족사진을 연상케 하는 앨범 커버에서도 또 한 번 음악과 맞물리며 그 따뜻함을 배가시킨다. 보수동쿨러의 음악 같기도, 해서웨이의 음악 같기도, 그와 동시에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절묘한 소리의 합으로 가득한 <LOVE SAND>. 이런 만남이라면 언제나 두 팔 벌려 환영이다.
우(Wooo!) <SATURATION>
<SATURATION>은 몇 차례의 작곡 활동으로 먼저 이름을 올린 바 있는 프로듀서 우(Wooo!)의 첫 번째 솔로 작품이다. 프로듀서의 솔로 작품으로 발표되는 여타 음악들은 주로 해당 트랙에 목소리를 더해주는 피쳐링진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 것에 비해, <SATURATION>은 신기하게도 사람의 목소리보다 그 너머로 흩뿌려진 소리의 질감, 그리고 그 질감과 목소리 마저 아우르는 전체적인 뉘앙스가 훨씬 더 강렬하게 기억을 휘어잡는다. 그만큼 짙게 풍겨지는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음악적 색깔은 비할 바 없는 몰입감으로 이어지는데, 7곡으로 구성된 전체 트랙을 한 차례 정주행하고 나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통과한 것 같다는 인상마저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월로비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82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