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음악에 뮤비 한 스푼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박문치
수 해 전부터 휘몰아친 뉴트로 열풍의 내핵에 단단히 자리해 종횡무진 활약 중인 아티스트 박문치. 그가 7개월 만에 새 EP [ParkRuRa]로 돌아왔다. 그의 음악적 세계관 <박문치 유니버스>의 일원이자 오랜 동료인 루루, 라라와 함께 만든 프로젝트 앨범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겠다. R&B의 장르 미덕을 듬뿍 담아낸 네 곡을 듣노라면, SNS와 유튜브 속 박문치의 유머러스한 모습과 상반된 진중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데뷔 싱글 [울희액이]부터 이어져 온 개성 강한 그의 뮤직비디오 역시 본작에서도 빛을 발한다. ‘아싸’ 역으로 분한 박문치를 중심으로 빈티지 샵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을 담아낸 ‘Move!’의 뮤직비디오를 감상해 보길 바란다. 루루 & 라라를 필두로 박문치가 몸담고 있는 밴드 CHS부터 음악 동료 길라(Gila)까지. 등장인물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감상 포인트.
지윤해
한국 인디 씬에 관심이 있다면 ‘지윤해’ 혹은 ‘G’라는 이름에 익숙할 것이다. 파라솔과 술탄 오브 더 디스코라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두 인디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활약했던 지윤해. 그는 2019년 발표한 정규 앨범 [개의 입장]을 시작으로 싱어송라이터로의 면모를 하나 둘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상과 상상의 경계 그 어드메에 위치한 흥미로운 주제와 싸이키델릭/드림 팝의 미덕을 갖춘 악곡까지. 지윤해는 그렇게 솔로 아티스트로의 크레딧을 착실히 쌓아나갔다.
약 1년여의 공백을 깨고 발표한 싱글 [그리고]는 그간 지윤해의 작품을 좋아했다면 두 팔 벌려 반길만한 흥미로운 요소들로 가득 찬 작품이다. 화자와 그의 삶에 불쑥 등장한 ‘노란 개’와의 이야기를 다룬 뮤직비디오는 음악이 지닌 매력을 한층 배가시킨다. 다소 그로테스크한 씬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가상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드는 지윤해의 음악 스타일을 생각해 보면 이마저도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Jue (주애)
마지막으로 소개할 뮤지션은 R&B 베이스의 싱어송라이터 주애다. 2018년, 본명인 ‘윤주애’로 데뷔 싱글 [Call Me Back]을 발표했던 그는 2020년 [Verbal]을 기점으로 활동명을 주애(Jue)로 변경했는데 이름뿐만 아니라 음악 스타일 역시 보다 보다 트렌디한 R&B/네오 소울에 적을 두며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그의 일곱 번째 디지털 싱글 [무표정]은 ‘Wanna Ride?’, ‘New Thing’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프로듀서 후쿠오(Hookuo)와의 합작품으로 가히 골든 에라라 할 수 있을, 90년대 한국 R&B를 기반으로 한 낭만을 머금은 사운드와 감미로운 음색이 인상적인 트랙이다. 신기루와 같은 사랑의 면면을 담은 뮤직비디오 역시 인상적인데, 8BallTown의 버라이어티 컨텐츠 <뉴띵 데이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62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