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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련을 찾아서] 이강승, 웨스턴 카잇, 길라

발행일자 | 2021-04-01

믿고 들어도 좋아요

 

세련, 서투르거나 어색한 데가 없이 능숙하고 미끈하게 갈고 닦음을 의미한다.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을 때 그것은 어딘가 잘 만들어진 동시에 매력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래서 세련된 이들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에 소개할 세 팀은 다음과 같다.

 

이강승

2019년 데뷔 앨범 [In other words it’s all made by kyeongsuk]으로 그야말로 혜성처럼 등장한 싱어송라이터 이강승. 킬러 트랙 ‘우리가 맞다는 대답을 할 거예요’를 비롯한 수록곡 전체가 두루 사랑을 받았고, 최근에는 10CM의 추천으로 더욱 많은 이들의 플레이리스트에 안착하는 계기를 갖기도 했다.

2년 만에 돌아온 이강승의 새 EP [Korean Dream]은 그가 홀로 사유한 사랑과 슬픔, 그리고 불안과 걱정이 오롯이 담겨있다. 헤프다는 형용사를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본 러브송 ‘사랑은 너무 헤퍼’, 창문 새로 스미는 햇살처럼 포근한 위안을 담은 ‘단잠’ 등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네 트랙이 담긴 EP. 다양한 환경 속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바라보는 그만의 방식에 주목하며 감상해보자.

 


 

웨스턴 카잇 (Western Kite)

2017년, 웰메이드 인디 팝 앨범 [Subtitle]을 발표하고 홀연히 자취를 감춘 웨스턴 카잇은 3년간의 공백 동안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영감을 수집했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웨스턴 카잇의 두 번째 풀렝스 앨범 [ultraviolet!]은 부유하는 청춘의 기억들을 느리게 포착한다. 반복적인 멜로디와 흐르는 듯한 가사는 꿈과 일상의 경계을 착각케 한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웨스턴 카잇의 탄탄한 송라이팅 능력 덕분일 것이다.

“삶을 유한하게 만드는 것들을 적이라고 생각했다”는 웨스턴 카잇의 전언처럼, 앨범 타이틀과 동명의 ‘자외선’ 역시 그의 주된 기피 대상 중 하나였다고. 그의 생각이 옮겨감에 따라 마침내 세상 밖에 나올 수 있었던 [ultraviolet!] 속에는 과연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까. 동료 뮤지션 진저(g1nger)가 연출한 타이틀곡 ‘COUCH’ 뮤직비디오 또한 시청을 권한다.

 


 

길라 (Gila)

길라(Gila)는 밴드 바이 바이 배드맨(Bye Bye Badman) 보컬 정봉길의 솔로 프로젝트다. 그룹에서 선보이던 음악과는 또 다른 결의 작품 세계를 개척하고 있으며, 2018년 9월 솔로 싱글 [Shimmer] 발표 이후 재정비를 거쳐 올 초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소개할 EP [Spaceship]은 길라의 첫 정규 앨범 [What’s on your mind?]의 두 번째 챕터에 해당하는 음악으로, 길라 특유의 나른하게 유영하는 드림팝 사운드와 꿈결 같은 멜로디가 두드러진다. 목적지를 알 수 없어도 마냥 즐거운 여행의 사운드트랙 ‘Spaceship’, 헤아릴 수 없는 감정 속에서 다시금 도약을 꿈꾸는 ‘숨고르기’ 두 트랙이 인상적이다. 길라 세계관의 방점을 찍는 일러스트레이터 팀 라한(Tim Lahan)의 아트워크 역시 주목할만하다.

 


 

에디터: 키치킴

※ 해당 컨텐츠는 빅이슈코리아 248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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