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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추천의 추천] 재주소년

발행일자 | 2018-12-17

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겨울 하면 떠오르는 메가 히트곡 ‘귤’의 주인공, 재주소년이 무려 데뷔 15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누군가에겐 가사처럼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을 줄이야’ 놀라운 반가움이, 다른 누군가에겐 한층 원숙해진 재주소년만의 서정성과 위트가 큰 즐거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 특별한 앨범과 함께 재주소년이 포크라노스로 보내온 추천곡들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재주소년  

 

재주소년 / 지났을 줄이야 (2018.11.27)

2003년 11월 27일, 데뷔 앨범 [才洲少年]를 발표했던 재주소년이 15년이 지난 2018년의 같은 날 뜻깊은 앨범 [지났을 줄이야]를 발매했습니다. 그 사이 스무 살이었던 듀오는 박경환 1인 체제가 되었고, 초창기 풋풋했던 재주소년에겐 세월의 무게감이 더해졌지만, 음악은 재주소년만의 서정성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게다가 언제나처럼 이런 차가운 날씨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우러지죠.

반가운 신곡들과 함께 재주소년이 ‘추천의 추천의 추천’으로 보내온 플레이리스트 속 이름들은 어쩌면 꽤 낯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재주소년의 음악이 많은 음악팬들에게 그렇듯 플레이되는 순간 절로 이 노래구나, 싶은 탄성이 나올지도 모르지요. 어쨌든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더라도 금세 곡 속 분위기에 동화될 정도로 편안한 기분 좋음에다가 연말의 분위기마저 잔뜩 머금은 곡들 덕에 이 플레이리스트는 당분간 쉽게 멈추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딱딱해진 마음이 금세 무장해제되는 재주소년의 음악처럼요.

 

추천의 추천의 추천: 재주소년이 추천합니다.

DeBarge – I Like It

언제나 내 마음 속 선곡 1순위에 놓여있는 곡. 이제는 시간이 흘러 이 노래를 처음 접했던 스무 살이 함께 떠오르는 효과까지 있어 더 그렇다. 물론 노래는 더 오래전에 발표되었지만. 여러 드바지 중 엘 드바지(El DeBarge)의 돌고래 주파수 보컬 솔로가 압권인데 혼자 있을 땐 거의 유사하게 따라 할 수 있다.

 

이장우 – 청춘예찬

여고생들이 까르르 웃는 후렴에서 입가에 웃음이 지어지지만, 가슴 한 켠은 시려온다. 들을 때마다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 아껴 듣는다. 마치 졸업 앨범처럼.

 

박인희 – 방랑자

어느 날 지쳐 집으로 돌아오는 심야버스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와 선율이 들려왔다. 분명 들어본 적 있는 옛 노래인데…. 기타 스트로크 위에 관악기, 현악기가 어우러져 있었고 드럼 톤도, 보컬에 걸려있는 리버브도 특유의 정겨운 옛 느낌. 전국 투어를 돌고 있는 요즈음의 주제곡. “방랑자여 방랑자여 기타를 울려라~”

 

나원주 – Just For You

뮤지션의 노래를 통해 기억들이 소환되는 경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해보았을 텐데…. 나에게 이 노래는 그 증상이 좀 심하다. 몇 년 전 겨울이 통째로 귓가에 일렁인다. 그해 겨울 남산타워가 보이던 육교, 쌓여있던 눈, 함께 걷던 사람, 서울의 밤 풍경…. 이 뮤지션은 아직 그곳에 살고 있는 걸까. 선명한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

 

전자양 – 잘 먹겠습니다

압니다. 추천의 추천을 해도 잘 안 들으시는 거. 그래도 이 노랜 한번 들어보세요. 짧아요. 소크라테스 씨도 맛본 적 있는 독이 발라져 있죠.

 

Naomi & Goro – Winter Wonderland

몇 해 전, 크리스마스 즈음에 제주 여행을 했었는데 때마침 나오미 앤 고로의 크리스마스 앨범이 나왔다. 그때만 해도 렌터카에 블루투스 기능이 없어서 음악을 들으려면 CD를 챙겨가야 했는데, 덕분에 제주의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이 앨범을 여러 번 들었다. 눈 덮인 한라산을 뒤에 두고 작은 배를 타며 서귀포의 환상을 느꼈다.

 

Babyface –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달콤쌉쌀했던 겨울의 캐럴. 몰래 좋아했던 그녀를 통해 그동안 잘 몰랐던 음악들을 알게 된 겨울이었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나눠 끼고 들었다. 괜히 가까이 닿을 수 있었던 지하철의 북적임마저 고마웠던.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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