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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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의 첫날, ‘새로운 날’이라는 이름의 정규 앨범으로 새해를 빛나게 밝힌 권나무의 신곡들 반가운 마음으로 감상 중이신가요? 한 번 더 반가운 소식입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권나무의 음악들을 또 다른 방법으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권나무
권나무 / 새로운 날 (2019.01.01)
2015-16, 2년 연속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포크노래를 수상하며 한국 포크 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권나무의 3년 만의 신보 소식에 그 어느 때보다 반가운 새해 첫날이었습니다. 권나무를 대표하는 선명하고 힘 있는 언어와 아름다운 멜로디가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은 여전한 가운데, 새로운 시도들 역시 돋보입니다. 더하거나 덜함 없이 배치된 전자 기타, 피아노, 신시사이저 등의 사운드가 더해져 한층 세련된 포크를 완성했습니다.
권나무 자신의 곡에 아름답게 정제된 가사로 삶과 이야기를 담았다면, 포크라노스로 보내온 추천곡에는 조금은 더 친근한 권나무의 일상적인 삶이 담겼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권나무의 모습, 새해 첫날 창문 앞에서 먼 곳을 바라보는 권나무의 모습, 대학 시절 밴드 활동을 하는 권나무의 모습까지 권나무의 삶을 담은 추천곡들을 지금 ‘추천의 추천의 추천’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권나무가 추천합니다.
Travis – Sailing Away
공연을 만족할 만큼 해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날, 한강을 따라 차를 몰다 목이 터져라 따라 부르곤 했던 곡. Keeping away the blues / You know I’m trying / What’ve we got to lose and testify? 나도 우울함을 떨쳐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잖아. 우리가 증명할 게, 잃을 게 뭐가 있어? Cause I live by the river / Live by the river and / I’ll die by the river / I’m sailing, away, today 나는 강가에 사니까 여기서 살고 여기서 죽을 거니까 난 배를 타고 떠날래 그냥 오늘은 배를 띄워 나아갈래.
Gregory Alan Isakov – Where You Gonna Go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출신의 그레고리 앨런 이사코프. ‘Evelyn’, ‘Word’, ‘If I Go, I’m Going’, ‘San Luis’와 같이 아름다운 음악들이 많지만, 나는 유독 이 곡이 좋았다. 무심한 듯 흐르는 멜로디 사이로 내게 자꾸 묻는 것 같다. 나는 어디로 갈 건지. 지금은 어디에 와있는지. 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들으며 쉬곤 했다.
단편선과 선원들 – 우리는
새해 아침에 단편선과 선원들의 [동물] 앨범을 자주 들었다. 이 곡을 크게 틀어놓고 창문을 활짝 열고 멀리 밖을 바라보았던 날도 기억난다. 앨범의 마지막 곡으로 7분이 넘는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 쉴 수 있게 된다. 새해가 시작된 지 꽤 지났지만, 아직 진정한 새해를 맞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어느 날 아침 창을 활짝 열어두고 듣기 좋은 곡으로 추천해본다.
Radiohead – Let Down
사운드가 너무 재미있고 훌륭해서 듣고 또 듣고 또 듣게 될 수밖에 없는 클래식. 이어폰 속이든 넓은 공간이든 질감들이 살아있는 연주들과 귀 양쪽으로 아름답게 나뉘어 쌓여있는 레이어들. 당장 기타를 잡아야겠다! 심장 뛰게 한다. 앨범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이런 사운드를 만들었지 참 많이 생각하고 감탄했었다.
탐구생활 – 점과 선
밴드 크랜필드의 이성혁이 새롭게 시도하는 솔로 프로젝트 탐구생활은 2018년 부지런히 음원을 발매하며 성실하게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그 중 한 곡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곡을 선택하고 싶다. 개인적인 친분 덕분에 누구보다 가까이서 오래 그를 지켜볼 수 있는 사람이 추천하는 곡이라면 들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Jonathan Bree – Valentine
치명적인 무드를 가진 뉴질랜드의 뮤지션 조나단 브리의 곡. 강박이 느껴질 만큼 최소한의 장치들이 완벽하게 사용된 곡. 독특한 복면 뮤비들도 해괴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앨범 전체의 분위기 때문에 가사는 어떨까 궁금했는데, ‘어떤 발렌타인도 필요하지 않고 당신이 내 연인이 되기만을 바란다’는 곡의 내용은 오히려 핑크빛 그 자체다. 한편의 아름다운 잔혹동화랄까.
Starsailor – Fever
대학 시절 밴드를 하면서 열심히 커버를 했던 기억이 나서 혼자 키득 키득 웃으면서 선곡해 보았다. 안으로 머금기보다는 뱉어내곤 하는 제임스의 보컬이 그때 내게 참 좋았다. ‘Alcoholic’과 같이 어쿠스틱기타로 연주하며 부르기 좋은 곡들이 많아서 친구들과 같이 따라 부르던 추억이 떠올라서 선곡했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