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추천의 추천
포크라노스가 추천하는 아티스트들이 추천하는 추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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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팬뿐만 아니라 포크라노스의 모든 스태프마저 열광하게 한 아름다운 새 앨범 [The Republic of Trees]을 발표한 ‘생각의 여름’의 1인 멤버, 박종현이 보내온 추천곡들을 ‘추천의 추천의 추천’을 통해 공개합니다.
생각의 여름
생각의 여름 / The Republic of Trees (2019.02.27)
싱어송라이터 박종현의 1인 프로젝트 ‘생각의 여름’이 2016년 가을부터 구상해온 연작을 비로소 완성했습니다. 여덟 곡이 수록된 앨범 [The Republic of Trees]에는 “어떤 도시 속에서 살고 보고 느끼는 나무(들)의 중얼거림”을 담았다고 합니다. 찰랑거리는 기타와 전자 악가들의 앰비언트 사운드는 나무들의 공화국 한가운데 서 있는 기분을 선사합니다.
앨범 소개글 속, 곡마다 박종현이 붙인 주석은 짧은 문장임에도 심금을 건듭니다. 길지 않은 곡임에도 순식간에 마음을 잔잔히 흔드는 그의 음악처럼요. 박종현이 보내온 추천곡들 역시 가만히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가 맑아집니다. 박종현만이 붙일 수 있는 단어들로 표현한 곡별 코멘트도 추천곡들과 함께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추천의 추천의 추천: 생각의 여름이 추천합니다.
Chet Baker – Dear Old Stockholm
이 곡에서 쳇 베이커의 트럼펫은 4B연필 같은 느낌입니다. 4B연필로 그린, 굳이 스톡홀름이 아니더라도, 도시의 경관, 그리고 그에 대한 애증 같은 것.
Dori Caymmi – Migration
이 노래의 리듬과, 목소리들과, 그 어우러짐이, 철새의 이동이 펼쳐지는 허공의 역동을 데생하듯이 그려내고 있다고 느끼며 듣곤 합니다.
Yuri Vizbor – Along the Smolensk Road
불랏 아꾸좌바(Bulat Okudzhava)가 원곡에서 스말렌스크 길에 묻어 있는 이별의 아픔을 ‘애절케’ 부른다면, 비즈보르는 추억을 더듬으며, 미소 지으며 ‘애틋하게’ 부르는 느낌입니다.
Dulce Pontes – Your Love
사랑을 믿지 않을 때라도, 둘체 폰테스가 온몸으로 부르는 이 노래(엔리오 모리코네의 곡입니다.)를 가만히 듣다 보면 왜인지 사랑을 믿어야만 할 것 같아집니다.
Brian Eno – Taking Tiger Mountain
호랑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걸음 냄새, 웃음 냄새, 땀 냄새, 허무의 냄새까지 소리들 속에 뒤섞여 있다고 생각하며 가끔씩 듣습니다.
홍갑 – 유리병
한 사람이 가장 형형하게 앉아, 그 형형함으로 마음을 흘려내고 또 받아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유화로 그려져 벽에 걸린 것 같습니다.
Arctica – Your Journey Begins Now
전후좌우를 흔드는 많은 말들로부터 조금씩, 한 발자국씩 멀어집니다. 점차 그 발자국 소리와 그것을 둘러싼 새로움의 웅웅거림만이 남습니다. 머리가 맑아집니다.
Editor / 맹선호
sunho@poclan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