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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ALBUM INTERVIEW] 구원찬의 처음, “반복”

발행일자 | 2019-09-18

INTERVIEW /
구원찬의 첫 번째 앨범
<반복>

 

 

넌 다 계획이 있구나- 최근의 유명한 한 마디가 절로 떠올랐다. “18살-24살 사이에 곡을 계속 써온 거죠. 덕분에 처음부터 계획을 세울 수 있었어요.” “충분히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는데, 습작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앞으로 나올 앨범들에 욕심이 많아서요.” 처음의 계획을 착실히 지켜나가며, 앞으로 보여줄 게 더욱 많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의 이야기를 들었다. 2017년 9월 발매된 ‘구원찬’의 첫 번째 앨범 [반복]의 이야기다.

 


 

새로 발매한 [일지]는 어떤 앨범인가요?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지금까지 냈던 음악들을 총망라하는 작품이에요. 지금까지 저와 함께해온 사람들과 작업한 앨범인데, 곡마다 프로듀서가 다르고 색이 다 달라요. 어떻게 보면 제 디스코그래피 안에서 어벤져스라 할 수 있는 작품일 것 같아요.

 

 

데뷔 초부터 이야기해왔던 [반복] – [확인] – [빛]으로 이어지는 앨범 시리즈 사이에 [일지]가 새롭게 추가되었어요.

[반복]과 [확인] 사이에 추가된 앨범인데, 처음 구상했던 트릴로지 내에서 약간의 프로젝트성 목적을 가지는 앨범이에요. [반복] 때부터 이어온 행성 여행 과정에서의 이야기들 중에, 5개를 뽑아서 앨범으로 만들었어요. 일종의 여행 기록이죠. 이 앨범에서 저의 목표는 구원찬의 음악이 정립됐다는 걸 보여주는 거예요. [일지]를 통해 구원찬이라는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더욱 확실하게 드러내고 싶어요.

 

[반복]에서부터 이어온 행성 여행의 일지를 모은 앨범이면, 이야기도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겠네요.

네, 두 앨범 모두 꽃을 찾으려 여행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반복]은 그중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꽃이 있겠지.”라고 특정 지어서 꽃을 찾으려고 했던 앨범이에요. [일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벗어나 꽃을 찾으려 했던 몇몇 날들의 이야기를 모은 앨범이고요.

 

https://youtu.be/FSXN1gpcghw

 

‘꽃’을 찾기 위한 여행이라고 했는데, 꽃은 무엇을 상징하는 건가요?

여러 의미가 있는데, 결국 끝은 행복이에요. “행복해지고 싶어서 이것저것 해봤지만 결국 행복해지려는 욕구를 버려야 행복해지더라.”라는 글을 봤는데, 행복이 뭘까 싶더라고요. 행복이란 단어가 추상적인 것 같아서 대체할 말을 찾아보면, 현실적으로는 성공인 것 같아요.

 

첫 앨범을 준비할 때의 꽃과, 지금 느끼는 꽃 사이에 변화가 생겼어요?

처음 꽃의 의미와 변한 꽃의 의미가 지금은 똑같아요. 그런데 그 사이엔 수없이 바뀌었어요. [반복]을 내고 지금까지, 협업을 하기도 하고 싱글 앨범을 내기도 하고 여러 상황이 있었잖아요. 그 과정에서 꽃의 의미가 수없이 바뀌었어요. 행운이기도 했고, 사랑, 욕구, 평온이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지금은 다시 성공이에요.

 

그렇다면 그 꽃은 결국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막연하게 남들의 이야기처럼, 환경적으로 편안해지고 유명해지면 “행복하다. 성공했다.” 얘기할 수 있을까 궁금했어요. 그래서 [반복]과 [확인]까지는 꽃의 의미를 남들이 기준하는 성공으로 상정해 두었어요. 그런데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인 [빛]에서는 그 의미가 달라질 거예요. 직접 겪어보진 않았지만, 남들이 기준하는 성공이 행복과 동일할 것 같진 않거든요. 계속 여행을 해나가면서 감정들을 겪은 후에, 꽃의 의미를 더 찾아보고 싶어요.

 

 

[반복] – [확인] – [빛]으로 이어지는 트릴로지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어요?

18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준비하고 곡을 만들었어요. 구원찬이란 이름으로 첫 음악을 발매한 건 24살 때였고요. 18살-24살 사이에 곡을 계속 써온 거죠. 그래서 곡이 많이 쌓였는데, 그 곡들을 버리지 않고 모두 내고 싶었어요. 덕분에 이 앨범은 이 곡들로, 다음 앨범은 이 곡들로, 그 다음은 이 곡들로 구성하면 되겠다, 처음부터 계획을 세울 수 있었죠. 그 계획이 [반복]을 통해 본격적으로 실현되었고요.

 

그 처음인 [반복]은 어떤 앨범인가요?

앨범 하나만 두고 보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가까워지고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고 힘들어하고, 또다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서 이 모든 행위를 되풀이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반복적인 관계를 담고 있어요. 더 큰 주제를 얘기하면 꽃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며 ‘반복’적인 행위를 한다는 이중적인 의미도 담고 있고요.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들으시면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반복] 앨범 작업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뭐예요?

모든 곡이 기존에 써두었던 노래들이었어요. 어떤 악기가 입히든 간에 이 곡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 요인에 의해 가려지지 않길 바라서, 그 부분을 가장 염두에 두고 작업했어요.

 

 

 

행성 여행 날짜를 매일매일 세고 있어요. 1번 행성을 세기 시작한 날은 언제예요?

“첫 앨범을 만들자.” 하고 작업을 시작한 날이 첫 번째 행성이었어요. 곡들은 그 이전에 모두 완성되어 있었고요. [반복]이 나온 게 359번째 행성에서였으니까, 첫 앨범 나오기까지 1년 정도 걸린 셈이네요.

이렇게 하루하루 날짜를 세어가다 보니까 1,000번째 되는 날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왜 연인 사이에도 1,000일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처음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진 않았지만, 그날은 뭐가 됐든 특별한 하루로 만들자 싶었어요.

 

그 계획이 단독 공연으로 이어진 거군요?

네, 2019년 6월 23일에 <1000번째 행성에서>라는 이름으로 단독 공연을 했어요. 구원찬 공연 중에 가장 큰 규모의 공연이었어요.

 

 

 

그 공연에선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써서 준비했어요?

제가 다뤄온 행성, 우주 이런 요소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무대에 깔리는 VJing을 그런 측면으로 접근하고, SF 영화 티저 같은 인트로 영상도 제작했어요. 그리고 Black Light라고 해서, 하얀 옷을 입으면 발광을 하는 장치도 준비하고요. 저도 하얀 옷으로 맞춰 입고 관객분들께도 최대한 하얀 옷을 입어 달라 부탁했어요. 이런 것들이 공연에 몰입하는 데 굉장히 좋은 장치였던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 어떤 기분이었어요?

기대하던 날을 “잘 보냈다.” 이런 기분이었어요. 후련하기도 하고, 이제 새로 나올 앨범들로 이 이야기를 탁탁 이어나가야지 생각했어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인 [반복]이 어떤 앨범으로 남으면 좋겠어요?

구원찬의 습작이요. 충분히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하는데, 습작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앞으로 나올 앨범들에 욕심이 많아서요. 앞으로 보여줄 게 더욱 많다 라는 의미에서 습작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글 : 이지영
사진 제공 : 구원찬 /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MAGIC STRAWBERRY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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