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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음악] 알아가고 싶은 존재를 만났을 때 | 김박재재 – 취향

발행일자 | 2020-09-18

2017년 안0김박재재라는 이름의 남성 듀오가 “X”라는 곡을 발표했다. 독특한 이름을 지닌 두 사람은 비록 단 한 곡만을 발표했지만, 큐레이션 좋다고 소문난 호텔 수선화에서 공연하는 등 나름의 소소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발표했던 곡은 재즈를 기반으로 한 팝 음악이었고, 연주가 은근히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컬이 등장할 때는 오히려 리듬이 빠져 있고, 후렴을 리듬이 가미된 연주로 채웠다. 곡의 마무리까지 그 구성이 특이하기도 하고, 어딘가 서툰 듯 자연스러운 가운데 결코 쉽지 않은 전개를 지니고 있어 음악을 좋아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이후 안0김박재재 중 김박재재는 긴 공백을 지나 자신의 첫 싱글, “취향”을 발표했다. 참솜, 진동욱, 초승이 함께 하고 있고 신인류가 있었던 스튜디오 엠오에스(Studio MOS)에 합류하여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김박재재는 힘이 바짝 들어갈 법도 한데, 의외로 힘을 덜어내고 하던 걸 이어가는 느낌으로 첫 곡을 선보였다. “취향”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도 공개를 했던 곡인데, 짧은 가사 안에 뚜렷한 감정선을 담아냈으며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밀한 코러스가 후렴에 담겨 있어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당신의 취향에 취해있다’는 곡을 들으며 뮤직비디오를 보면 김박재재의 취향, 혹은 각자가 좋아하는 취향이나 그런 취향을 가진 사람이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

 

수다스러운 모양새라는 ‘재재’를 이름으로 가져온 그는 최근 영화로는 “야구소녀”를 좋아하고 “대도시의 사랑법”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재즈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팝 음악을 만들어내는 김박재재가 기대되는 건 단 한 곡에서, 그리고 유튜브에 공개한 짧은 인터뷰에서 이 사람의 취향이나 매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솔직한 듯 서툰 느낌이, 하지만 그러면서도 디테일과 무드를 애매하지 않고 확실하게 챙겨가는 음악이 반갑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많이 않은 악기 구성과 리듬 자리에 있는 퍼커션의 색채, 반복되는 후렴이 지난 뒤 등장하는 연주와 곡을 마무리짓는 방식까지 천천히 살펴보며 들어보자. 지치고 짜증났을 때 약간의 여유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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