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CLANOS PICKS
여름, 지금 만나러 갑니다
봄에는 꽃이 핀다지만 여름에는 하늘이 핀다. 열린 하늘을 뚫고 태양이 조도를 밝히면, (더운 바람에 지친) 우리 모두 물과 술(!) 등 온갖 액체를 탐하며 일말의 시원함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지 않는가? 그 중심에는 바다가 있고, 푸르름이 있고, 더할 나위 없는 활기가 있다. 사람이 모이고 사랑도 모인다. 꿈이든 꿀이든, 한여름 밤의 무언가는 괜히 있는 말이 아니다.
사시사철 태양이 작렬하는 동남아에서 질풍노도를 거치며 자라온 탓일까, 이제는 일년에 무려 세 개의 계절을 거쳐야 겨우 돌아오는 따뜻한 여름이 꽤나 각별하다. 마치 내가 그랬듯, 빛과 물을 따라 생명이 움직이는 숭고한 계절, 여름! 가장 따뜻하지만 쿨하고, 아무리 빳빳한 추억도 조금은 느슨하게 남는 계절이다. 진득한 더위와 장마는 고통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더 극적인(?) 추억과 전개를 위해 존재한다고 애써 위로해본다.
초여름이 되면 음원 시장에도 파도가 친다. 가장 시원하고 청량한 음악을 찾아 너도 나도 헤엄친다. 광란의 이열치열 밴드 연주나 로파이(Lo-fi)한 질감의 사운드, 혹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의 전자음악까지 이 여름을 더욱 화려하게 남길 음악들이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여름이다. 여름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듬뿍 담아 추천해본다. 너른 해변도 좋고 에어컨 아래도 좋다. 가벼운 옷차림과 손에 든 맥주 한 잔에 낭만을 더해줄 올 여름의 음악들을 만나보자.
01. 스멜스앤레노(Smells & Reno) <You Know>
02. 서울문 (Seoulmoon) <바다바다>
03. E.L <JUNE>
4년 전 Sirena(시레나)로 활동하던 당시의 음악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사용된 사운드 소스들은 훨씬 다채로워졌고, 춉은 더욱 짧고 과감하게 이어진다. 첫 번째 트랙 ‘Forever Young’에서는 ‘Marble Soda’ 런치패드(Launchpad) 매시업을 라이브로 선보이며 시부야(Shibuya) 감성 특유의 톡톡 튀는 색채로 눈과 귀를 사로잡은 Shawn Wasabi의 재치가 엿보이고, 더 나아가 더 큰 범위의 퓨쳐 베이스(Future Bass)도 찾아볼 수 있다. 더 많은 음악적 시도를 예견한 그인 만큼, 앞으로의 발매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04. 바이바이배드맨 <너의 파도>
05. AKUA <Drink! Refreshing Dream, sink into AKUA>
06. Anar <Rio>
Editor / 김은마로
eunmaro10@poclano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