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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의 싱글 콜렉션] 2월 추천작: Meego, 민열 등

발행일자 | 2019-03-15

블럭의 싱글 콜렉션 – 2월 추천작: Meego, 민열 등

 

1월에 비해 다양한 곡이 많이 나온 시기다.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좋은 작품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이는 포크라노스에서 유통을 하는 작품이 대부분 좋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선택과 선별은 다르고, 선별과 큐레이션은 또 다르다. 포크라노스는 유통처이자 좋은 큐레이터이기도 한데, ‘블럭의 싱글 콜렉션’은 그 큐레이션 안에서도 내 마음에 드는 나만의 큐레이션을 선보이는 셈이다. 장르는 다양하지만 흥미 없는 건 소개하지 않는다. 음악을 듣는 것이 재미없다면 싱글 콜렉션 한 번 슥 훑어보자.

 

 

민열 – All Eyes On Me (딴청을 피워)

개성 있는 팝 음악을 선보이는 민열의 싱글이 나왔다. 짧은 단위의 구성과 자주 등장하는 후렴만 보면 이것은 블루스인가 싶지만 곡을 구성하는 소리가 정말 재미있다. 여백을 통해 음색을 잘 드러내는가 하면 스트링 사운드를 활용하는 방식도 곡의 가사만큼, 민열의 음색만큼 재치있고 매력 있다. 소리를 조금씩 채우는 방식도, 귀여운 뮤직비디오도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민열만의 매력이 크게 드러나는 순간이 담겨있기도 하지만, 귀여움은 인류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레니 (LENI) – City Lights

싱어송라이터 레니의 첫 싱글 “City Lights”는 세련된 도시를 연상케 하는,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팝 음악이다. 팝 음악의 미덕인 정갈한 구성과 매력적인 멜로디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레니의 음색, 기타의 톤과 연주는 곡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곡의 매력은 보컬과 기타 두 가지로부터 나오지만, 나머지 사운드가 그 두 가지를 적절한 모양새로 뒷받침한다. 아직 추운 냄새가 코끝에 남아있을 때, 혹은 봄이 와도 산뜻하기는 커녕 적적함만 늘어나는 이들에게 강하게 추천한다.

 

 

Jade – Irréalité

쟈드(Jade)의 곡 “Irréalité(이헤알리떼)”는 프랑스어로 ‘비현실’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쟈드는 최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집단 비스킷하우스(biscuit haus)의 멤버이며, 지난해에도 두 차례 싱글을 발표했으니 들어보길 권한다. 이번 곡은 자신이 겪는 공황장애에서 겪는 비현실적인 느낌, 그리고 그 비현실을 느낄 때 겪는 감정을 담아낸 곡이라고 한다. 단순히 몽환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쟈드만의 감성이 짙게 드러나는 곡이기 때문에, 서정적인 진행과 트랩에 가까운 비트가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곡이기 때문에 추천한다. 곡의 이해를 위해 시간을 내서 새가요 라디오에 등장한 쟈드의 방송을 다시 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Meego – Freeze (feat. Summer Soul)

마찬가지로 비스킷 하우스 멤버인 미고(Meego)의 싱글이다. 이 곡은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섬머소울(Summer Soul)과 함께 했다. 미고는 이미 자신만의 감성과 그걸 표현하는 방법이 확실하다. 이것은 단점이 절대 아니다. 자신의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음악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세련된 표현을 선보이는 섬머 소울의 보컬이 더해져 곡은 더욱 매력적인 모습을 하게 되었다. 가요를 좋아하는 이들도, 알앤비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도 모두 좋아할 곡이다.

 

 

클라우디 비츠(Cloudy beats) – F.Y.B (feat. Coogie)

클라우디 비츠(Cloudy beats)가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으로 싱글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쿠기(Coogie), 나플라(nafla), 일리닛(illinit), 저스디스(Justhis) 등 정상급 래퍼들과 함께 작업하며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온 클라우디비츠는 최근 일리닛의 앨범 [Cosmos]가 한국대중음악상과 한국힙합어워즈에 후보로 오르며 함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싱글 “F.Y.B”는 짧고 간결하다. 그러나 곡의 분위기를 만드는 소리의 구성과 쿠기의 랩은 그만큼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한다. 요즘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열광하며 반길 곡이다.

 

 

ACACY – leannán sí (feat. Khundi Panda) (prod. SHUA)

요즘 힙합을 좋아하는 이들이 좋아할 곡은 여기에도 있다. 주스오버알콜(juiceoveralcohol)의 아카시(ACACY)는 최근의 트렌드를 가장 잘 읽어낼뿐만 아니라 그걸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선보인다. “leannán sí”는 아카시가 만들어내는 신나는 분위기와 중독성 있는 훅, 쿤디 판다(Khundi Panda)의 쫄깃한 랩까지(랩이 쫄깃하다고 하면 대체 어떤 랩이냐고 물어보겠지만 그럴땐 쿤디 판다의 랩을 들어보자) 3분여 간의 시간 동안 많은 즐길 거리를 들려준다. 귀와 몸을 즐겁게 해주는 곡.

 

 

더 굿 보이즈(The Good Boys) – 졸업

더 굿 보이즈는 평범한 힙합 그룹은 아니다. 90년대 힙합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올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조금 철지난 느낌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더 굿 보이즈가 들려주는 가사는 한 줄 한 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번에 발표한 “졸업” 역시 마찬가지다. 세 사람의 경험과 기억을 옮겨놓은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하나의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는 듯하며, 짧고 단순한 스토리가 아닌 한 사람의 인생의 일부를 보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나이가 들어 ‘요즘 사람들이 하는 힙합은 싫다’고 하시는 분들, 들을 게 없다고 하지 말고 더 굿 보이즈의 음악을 듣자.

 

 

DUOXINI(두억시니) – Unknown Field

두억시니는 사실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재구, 리슌으로 구성된 2인조 듀오에다가 리바이벌 스래시 메탈 밴드라니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다. 2019년에 속도감 넘치는 메탈 음악이 싱글로 나오는 것은 (당연히 퀄리티가 좋아야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자연스레 주목하게 된다. 소개에 따르면 이번 곡은 “포괄적으로 전쟁중의 군인, 작게는 시위 진압중의 의경의 입장으로 명령에 의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으나 무엇이 정의인지에 대한 내면의 갈등과 후회에 사로잡힌 병사의 도피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담아낸 곡”이라고 한다. 그 의미까지 상당하니, 일단 감상해보자.

 

Editor / 블럭
blucsh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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