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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럭의 싱글 콜렉션] 9월 추천작: 김산, onthedal 외

발행일자 | 2019-10-17

블럭의 싱글 콜렉션 – 8월 추천작: 김산, onthedal 외

 

비록 9월에 발표된 곡이지만, 한 차례 더위가 지나고 나니 등장하는 음악의 분위기도 바뀌는 듯하다. 계절이 바뀌고 날이 추워져도 옷장에 담긴 옷을 바꿀 여유조차 없다면, 일하든 시간이나 공부하는 시간에 이 노래들을 잠깐 들어보자. 몇 번의 검색과 재생만으로도 일상에서 기분 좋은 무언가를 얻을 것이다. 11곡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여행할 수도 있다.

 

 

위수 – 우리에게 쏟아지는 별들을 (Feat. 구원찬)

위수가 써내는 팝 음악에는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 구원찬의 목소리가 더해지니 그 깊이와 감미로움이 한층 커졌다. 두 사람이 함께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도 좋지만, 구원찬이 소화해내는 발라드 넘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만날 수 있다. 잔잔하고 간소한 듯하면서도 풍성한 공간감이 전달하는 감정이 장점인 곡.

 

 

onthedal – Vinseesun

최근 오도마(O’Domar)의 앨범에서 이름을 보인 온더달(onthedal)의 싱글이다. “Vinseesun”이 이야기하는 빈 시선은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겨준다. 반복적인 가사 안에는 현대인의 말버릇과 사고방식을 담고 있으며, 곡의 시작과 끝이 같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뮤지션리그에는 데모 버전도 공개되어 있으며, “Vinseesun”과 함께 “Moondeuk”과 “Lobster”도 함께 들어보길 권한다. 온더달만의 색채를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D’uncanny – Heavy Eyez

이전에도 몇 차례 소개한 바 있듯, 디언캐니(D’uncanny)는 매력적인 래퍼다. 2019년 한국에서 래퍼라는 단어를 쓰면 선입견이 생기는 듯한데, 그렇다면 나는 디언캐니를 랩 아티스트, 혹은 그냥 음악가라고 말하고 싶다. 어쩌면 그가 비주얼 작업도 하니 예술가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디언캐니는 다른 래퍼가 비슷하게도 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것을 지니고 있다. 그러한 분위기나 바이브, 그의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온도 차에 주목해달라고 권하고 싶다.

 

 

수림 – 강아지집

나 또한 포크라노스 덕에 새로운 음악가를 알게 될 때가 있다. 수림은 그런 경우다.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출신인 수림은 이 곡의 첫 버전을 유동방송(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총동문회의 방송)에서 선보이게 되었고, 이후 싱글까지 완성을 이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가을과 겨울 사이 추워질 때 들으면 제격일 것 같은 곡. 집을 지키는 강아지에 관해 쓴 곡의 제작 과정은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가기)

 

 

김산 – 어지러운

가을에 가장 어울리는 곡 중 하나를 꼽으라면 이 곡을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다. 재즈, 팝에 가까운 김산의 곡 “어지러운”은 자이언티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파이버 펑크(Fiber Funk)를 하고 있기도 한 작곡가 박준우와 개인적으로 최근 신뢰하기 시작한 엔지니어 제임스 포렌(James Fouren)이 참여했다. 낯선 이름으로부터 반갑고 매력적인 노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류지수 – Emergency

싱글 “Emergency”는 류지수라는 음악가의 깊이와 [Period Folding], [Period Folded] 두 장의 앨범이 지닌 음악적 역량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대중적이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완성도와 성숙함까지 변하지는 않았다.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어서 알앤비, 팝 음악을 좋아하는 분께 자신 있게 권한다.

 

 

JIJI – Vicious Circle

알앤비, 팝 음악을 좋아하는 분께 권하는 곡이 하나 더 있다. 지지(JIJI)의 “Vicious Circle”이다. 독특한 전개 방식은 힙한 음악을 찾는 이들이 좋아할 법하다. 최근 유행에 해당하는 양식을 가져가면서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전개를 부담스럽지 않게 이어 나간다. 앞으로 주목해도 후회하지 않을 음악가다.

 

 

nokdu – baby baby

최근 음악적 흐름과 맞물려 많은 사랑을 받는 음악가 중 한 명이 바로 녹두(nokdu)다. 비록 드라마 녹두꽃 방영 당시에는 검색이 잠시 어렵기는 했지만, 이제는 녹두라는 음악가의 존재와 그의 음악을 아는 사람이 제법 많아졌으리라 믿는다. 경솔하거나 건방지게 들릴 수 있지만, 그의 음악에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그 매력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공감할 수 있는 가사까지 있으니 그를 좋아할 여지는 충분히 많은 셈이다.

 

 

키스누 – 1000 Reasons

키스누의 팝 음악을 단순히 시티팝 언저리로 묶어두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신스팝 혹은 팝 음악으로 둬야 키스누의 진가를 파악할 수 있다. 80년대 신스팝부터 가장 최근의 음악까지를 고루 읽어낼 수 있는 키스누의 음악은 한 번 들었을 때보다 두 번 들었을 때, 두 번 들었을 때보다 세 번 들었을 때 그 진가를 알게 된다. ‘이들이 어떤 음악, 어떤 문법으로부터 영향을 받았구나’를 알 수 있는 정도라면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선 – 3분 왈츠/난 말이야

문선이 독특한 방식으로 곡을 발표했다. 우선 “3분 왈츠”와 “난 말이야” 두 곡을 묶어 놓았고, 각각의 곡을 따로 또 뒀다. 매력적인 소리 구성을 지닌 3분 왈츠가 지나면 그에 못지않게 독특한 느낌을 주는 “난 말이야”가 기다리고 있다. 조금 과감해진 문선의 음악에 당황할 수도 있으나, 음악도 가장 과감할 때 가장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법이다.

 

 

공중그늘 – 타임머신

최근 많은 사랑을 받는 공중그늘의 싱글이다. 더 설명할 필요가 있는가? 이제 유망주에서 인정받는 밴드로 거듭나는 과정을 겪고 있는 공중그늘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는 작품이다. “길지 않은 젊은 시절을 함께 보내고자 결성된 밴드”라는 설명에 걸맞은, 한 시기의 나날을 공유해야 할 것 같은 음악.

 

Editor / 블럭
blucsha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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