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Song


 

사랑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연인, 친구, 반려동물 등 우리가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수많은 존재들 가운데 너무 가까워서 잊곤 하는 가족의 사랑을 노래하는 곡입니다. 또한 곁에 있을 땐 당연하게 생각하고, 사라졌을 때야 비로서 소중함을 깨닫는 사랑에 대한 저의 태도, 고찰, 그리고 반성이 담겨있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역시 음악을 듣는 동안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랍니다. I love y’all!

 

[thank you notes]

 

첫 싱글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시작에 함께해 준 모든 분들 덕분에 많은 걸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음악을 듣고 흔쾌히 편곡에 참여해 주신 건후씨, 작은 요구 하나하나 세심하게 들어 주신 김동훈 엔지니어님, 모든 것이 처음인 제게 음악을 넘어 인생의 선배이자 훌륭한 멘토가 되어주신 정지찬 프로듀서님 고맙습니다. 끝으로 앨범 제작을 지원해 준 CJ문화재단과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credits]

written by 지환
arranged by 강건후, 지환
produced by 정지찬
mixed by 김동훈
recorded at TUNE UP Studio
mastered at Abbey Road Studios, London


 

구월(Guwall) [담]

 

담 너머에서 너를 바라보는 것,
담담하게 네 이름을 불러보는 것

 

[Credit]

Lyrics & Composed by 구월(Guwall)
Arranged by 구월(Guwall), STARRY(스테리), 박성범, 손민욱
Produced by 구월(Guwall), 겸(GYE0M)
Guitar 박성범
Pad & E.piano STARRY(스테리)
Bass 손민욱

 

Recorded by 겸(GYE0M)
Mixed & Mastered by 겸(GYE0M)

 

Art work by ‘by Kyron’

Already know


 

[CREDITS]
Lyrics by 박지우
Composed by 박지우
Guitar 강민준
Produced by Mokyo

Lucky Star


 

여행 마지막 날 밤, 친구들과 별 구경을 하다 떨어진 별똥별을 보고
영감을 얻어 친구 오휘와 함께 만든 곡 입니다.

 

노래를 만들고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야 음원을 내게 됐습니다. 럭키스타를 많이 아끼는 만큼
쉽게 가벼운 마음으로 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끼고 아껴왔던 럭키스타를 멋진 음원으로 들려드릴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늘 머릿속에서만 그려왔던 리얼 스트링 녹음과 드럼 녹음을 받게 됐습니다.
병아리처럼 작고 부족한 저에게는 그 날들이 아직도 꿈처럼 느껴집니다.
이 곡을 생각지도 못한 퀄리티로 멋지게 낼 수 있게 도와준
이승윤, 조희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늘 한결같이 저를 믿어주고 놀리고 또 바로 져주는 귀엽고 나이 많은 선배들에게 이번에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음악에 더 진심일 수 있도록 약간의 압박감과 부담감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음악을 알아줘서 감사합니다!! 아 행복해라.

 

[CREDIT]

프로듀싱 – 조희원
작곡 – 숨비
작사 – 숨비, 오휘
편곡 – 숨비, 조희원, 복다진
피아노 – 복다진
드럼 – 박재준
스트링 – 필스트링 1vn 윤종수, 2vn 이예나, va 정경빈, cello 안지은
첼로 – 경지현
가상악기/패드 – 조희원, 숨비
앨범 커버 – 지환
녹음 엔지니어 – 이상철, 이승준 @TONE Studio Seoul
믹싱 – 김기완 MasterKey
마스터링 – 권남우 @821 Sound Mastering

 

고마운 사람들

 

경지현 – 짧은 기간에 멋진 첼로 연주로 채워줘서 감사합니다!
지환 – 멋진 앨범자켓 남겨줘서 감사합니다!
임영대 – 녹음날 응원과 영상촬영 감사합니다!
랑세 – 녹음날 아낌없는 응원과 칭찬 감사합니다!
지용희 – “락스타라구 숨비!”
김선아 – 곁에서 늘 응원과 용기를 주고 녹음날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유동 – 피아노, 스트링 녹음날 와주셔서 피드백과 웃음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승윤 – 기타 녹음날 피드백과 기타를 빌려주고 아낌없는 응원과 지원 너무나 감사합니다!
조희원 – 멋지게 음원 낼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주고 아낌없는 칭찬과 지원 너무나 감사합니다!!

 

아름다운학교 선생님들 – 가장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저를 응원해주셔서, 럭키스타를 같이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Unforeseen


 

§ 243. 그러나 어떤 사람이 자기의 내적인 체험들―자기의 느낌, 기분 등―을 자기 개인적인 사용을 위해 적거나 또는 음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어떤 하나의 언어를 상상할 수 있을까? — 우리는 우리의 일상 언어에서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은가? ― 그러나 내가 뜻하는 바는 그게 아니다. 이 언어의 낱말들은 오직 말하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만 지칭하도록 되어 있다. 즉 자기의 직접적인, 사적인 감각들만을. 따라서 다른 사람은 이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철학적 탐구』)

 

우리는 자신의 내밀한 마음을 정말로 언어를 통해 온전히 담아낼 수 있을까? 설령 자신의 내면을 매우 잘 포착했다고 스스로 생각하더라도, 그것이 타인에게 오롯이 전달될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들 앞에서, 우리는 어쩌면 그동안 너무 쉽게 타인의 마음을 “안다”고 말해온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사실, 우리가 그간 타인의 내면을 “알아 왔던” 것은 지극히 ‘예상 밖의’ 우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은도희의 첫 정규 앨범 [Unforeseen]에서는 그러한 우연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은도희의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아주 내밀한 마음들을 엄청 가까이서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누군가와의 이별로부터 느끼는 불안을 토로하거나(“Uncertainty”), 이유는 알지 못하지만 끊임없이 엄습하는 죄책감을 노래하기도 하고(“Les Augen I”), 불현듯 들이닥치는 트라우마를 고백하거나(“Les Augen II”), 떠나보낸 이의 모습을 타인의 입을 빌어 그려낸다(“파란 티셔츠”). 그렇지만 은도희가 자신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애쓰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계속해서 “서로를 이어가는 오래된 말들”을 나지막이 읊조릴 뿐이다. 그리고 그 읊조림이 ‘예기치 않게’ 우리에게 와닿은 것에 불과하다.

 

그 읊조림이 때로는 우리말이라는 낯익은 언어로 이루어지지만, 또 때로는 영어라는 꽤 낯선 언어로 울려 퍼진다는 점은 이러한 예기치 않음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물론, 은도희는 그저 자신이 우리말로 노래하는 것이 조금 어색해서 계속 영어로 노래하게 될 뿐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이는 은도희의 전작들([Weak]와 [모든] 그리고 [Dissolve]까지)에서부터 이어져 온 양태이다. 그 무엇보다 세밀함을 필요로 하는 자신의 내면을, 어색하지 않게 노래하기 위해서, 은도희가 계속해서 자신에게 보다 더 어색한 다른 언어를 채택한다는 점은 꽤나 역설적이다.

 

이 아이러니한 읊조림은 숨소리와 목소리와 악기 소리 사이의 어딘가에 자리한다. 앰비언트와 다운템포 정도로 분류될 수 있는 소리들과 함께, 은도희의 보컬은 희뿌옇게 퍼져 나간다. 은도희의 입에서 나온 낯선 말들은 희뿌연 소리들과 뒤섞이며, 그의 내면을 담지하는 사적 언어보다는 의미론적 함축이 흐릿해진 하나의 소리 사건이 되어 버린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그 소리 사건은 청자에게 스며들고, 이내 은도희의 내면을 마주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Unforeseen]은 우리에게 ‘예측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덧붙이자면, 이때의 경험은 은도희의 내면에 대한 청자의 이해나 공감처럼 보다 인지적인 차원에서의 조우는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낯선 언어로 내뱉어지는 희뿌연 소리들로부터 붙잡을 수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때 우리가 은도희의 내면을 마주하는 일은, 아주 명료하게 그 내용을 기술할 수는 없더라도 무언가를 분명히 마주했다고 단언할 수는 있을, 지각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렇게, 희뿌연 소리들은 은도희의 마음을 내비친다. 온전히 투명하지도 또 온전히 불투명하지도 않게. 혹은 투명하면서 동시에 불투명하게. 요컨대, 이 음악들은 은도희의 내면을 반-투명하게 지각시킨다. 입김이 서린 유리창 너머로 시선의 끝이 닿을 때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무언가를 불쑥 마주하듯, 희뿌연 소리들이 담긴 [Unforeseen]의 끝에 닿을 때 우리는 분명 반-투명하게 내비치는 ‘뜻밖의’ 내밀한 마음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전대한 | 대중음악 비평가

 

 

Produced by 은도희 Dohee Eun
All songs written and composed by 은도희 Dohee Eun

 

Perfomed by
김가영 Gayoung Kim (Bass – Track 2, 7, 8)
신온유 Shin Onyu (Vocal – Track 8)
은도희 Dohee Eun (Bass – Track 1,3,4,5 / Drums – Track 2,3,5,7,8 / Guitar – Track 2,7) / Synth,Keyboard,Vocal – All Tracks)
장재민 Jaemin Jang (Drums – Track 4,5)
혼닙 honnip (Guitar – Track 2,3,4,5,6,7)

 

Mixed by 은도희 Dohee Eun
Mastering by Oli Morgan @Abbey Road Studio

 

Artwork by 은도희 Dohee Eun

 

Publishing by POCLANOS

summer,night


 

___ jeonjinhee [summer,night]

 

현실 속으로 더 깊이 침잠하도록 만드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을 때처럼 현실을 완전히 잊게 만드는 음악이 있다. wave to earth가 피처링한 전진희의 <여름밤의 우리>가 그 후자이다. 노래가 흐르는 몇 분 동안 나는 내가 나인 것을 완전히 잊었다. 그리고 펼쳐진 어느 맑은 여름밤, 약속을 했는지 우연인지 모를 친구와 무엇이 즐거운지 마냥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뜨거운 한낮을 지나온 너와 나, 우리를 둘러싼 풍경들이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한숨 쉬어가는 여름밤. 제법 시원해진 바람이 등을 가볍게 떠밀고, 우리는 끝이 없을 것 같은 길 위에서 잠들지 못하는 마음을 맞잡고 둥글게 둥글게 걸어간다. 근황도, 고민도, 꿈도, 이별도 너와 함께 걷는 여름밤 아래에선 모두 아무것도 아닌 일 같다. 이 밤이 감추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검고 부드러운 밤에 안겨 머릿속에 떠오르는 꿈들에 대해, 잊어버리고 살았던 것들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하고 싶다. 아니 이야기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너와 이 세계의 끝에 언제까지고 머물고 싶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시 이 노래를 재생하면서, 설명할 수 없는 해방감에 젖어 이 여름밤을 연장하고 있다. 이 끝없는 여름밤에 우리를 불러준 전진희를 꼭 안아주고 싶어졌다.

 

– 이아립

 

-credits-

 

produced by 전진희
composed & written by 전진희

 

[rain, summer, night]
arranged by 전진희
piano 전진희

 

[여름밤에 우리 (feat. wave to earth)]
arranged by 김다니엘
performing by wave to earth, 전진희
vocal 전진희, 김다니엘
piano 전진희
chorus 김다니엘
guitars 김다니엘
drum 신동규
bass 차순종

 

[night]
arranged by 전진희
vocal 전진희
piano 전진희

recording /
김다니엘
차순종
톤스튜디오
전진희
박기훈

 

mixing by 김다니엘(track2), 강은구@eunstudio(track3)
mastering by 강승희 @sonickorea

 

artwork & profile by 김혜빈

 

special thanks to wave to earth, 이아립, 작은평화, 프롬

 

그냥 이렇게

1. 그냥 이렇게

 


 

 

‘태훈킴’ 첫 싱글 앨범 [그냥 이렇게]

 

첫 번째 싱글 ‘그냥 이렇게’는
빈티지한 사운드와 담백한 보이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곡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짙어지는 감성과 그의 연주가 여운을 주고 있다.
이번 곡을 시작으로 앞으로 보여줄 그의 활동이 기대가 된다.

 

[Credit]
Composed by 류화정
Lyrics by 류화정
Arranged by 태훈킴, 류화정

Guitar 태훈킴
Bass 태훈킴
Keyboards 류화정
Drum 정종찬

Recorded by 태훈킴 @ ROOM 828
Mixed & Mastered by 최민성 @ TONE STUDIO

임진강

1. 임진강

 


 

 

경계를 넘어, 자유에 가까워지는 노래 [임진강]

 

2017년, 이랑은 ‘임진가와’ 전시를 준비하던 남화연 작가의 의뢰로 ‘임진강’ 노래를 처음으로 불렀다. ‘임진강’은 월북 시인 박세영 작사, 고종환 작곡의 노래로 1957년에 만들어졌다. 1960년대 일본 밴드 더 포크 크루세이더스(The Folk Crusaders)가 이 곡의 가사를 번안해 ‘이무진가와(イムジン川)’라는 곡으로 발표했는데, 일본어 가사를 작사한 마쓰야마 다케시는 교토의 조선학교에서 ‘림진강’을 우연히 듣고 밴드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이무진가와(イムジン川)’는 앨범으로 발매되기 전부터 무척 인기를 끌었으나 조총련과 남북, 일본 국제 정세와 압력에 의해 오랫동안 일본에서 금지곡이 되었다가 2002년에 이르러서야 싱글로 재발매됐다. ‘임진강’은 국내에서도 한때 금지곡 처분을 받았지만 2000년부터 김연자, 양희은 등 여러 가수들이 부르고 음반으로도 많이 발매됐다.

 

2018년, 이랑은 얼어붙은 임진강변에서 한국 수어와 일본어로 ‘임진강’을 노래하는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여러 무대에서 꾸준히 불러온 ‘임진강’을 이번에 새롭게 편곡해 1, 2절은 일본어로 3절은 조선어로 녹음했다. 경계를 넘나드는 물새와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2021년에 이랑이 다시 부르는 ‘임진강’도 여러 경계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흐르길 바란다.

 

 

[CREDIT]
프로듀싱/편곡 Produced and Arranged by 이대봉 De-bong Lee 이랑 Lang Lee
작곡 Composed by 고종환 Jonghwan Ko
작사 Lyrics by 박세영 Seyoung Park
일본어 개사 Japanese Lyrics by 마쓰야마 다케시 Takeshi Matsuyama
보컬/어쿠스틱기타 Vocal/Acoustic Guitar 이랑 Lang Lee
베이스 Bass 이대봉 De-bong Lee
드럼 Drums 김영훈 Younghun Kim
첼로 Cello 이혜지 E Hyeji
레코딩 Recorded by 이대봉 De-bong Lee 천학주(머쉬룸 스튜디오) Hakju Chun(Mushroom Recording Studio)
믹싱 Mixed by 이대봉 De-bong Lee
마스터링 Mastered by 마코토 오시로 Makoto Oshiro
사진 Photo by 더 도슨트 The Docent

수몰

1. 있다 (feat. 시옷과 바람)
2. 거북이
3. 수몰 (feat. 이설아)
4. 보리차 (feat. 강말금)
5. 어떡해
6. 중학생 (feat. 임주연)
7. 붉은 밤
8. 식물원 (feat. 시옷과 바람)
9. 싶어요
10. 설
11. 반셔터 (feat. 정우)

 


 

‘살아 있다’는 몸의 감각
― 신현준(a.k.a. 신호미)

1

‘음악 취향의 적폐’가 되어 버린 혹은 되어 가고 있는 현재 40~50대의 누군가에게 이 음악을 들려주면 아래와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다. “어떤날의 영향이 보이는데 프로페셔널이 아니고 아마추어 같다”, “전람회 같은 감성이 있는데 가창력이 부족하다” 등등. 가장 좋게 들은 사람의 반응은 “이 시대의 동물원이네”라고 말할 것이다. 천용성의 1집 《김일성이 죽던 해》는 실제로 이런 반응을 들었다.

위의 반응들은 새롭게 나오는 음악에 대한 가장 나쁜 태도라는 말을 하기 위해 가상의 예를 든 것이다. 음악에 대한 글들이 너무나 많은 ‘영향’과 ‘계보’를 따지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음악을 들었다고 언니네 이발관과 브로콜리 너마저를 언급하더라도 사정은 변하지 않는다.

현재가 과거의 여러 가지 사건들 위에서 구축되지만 그저 과거의 현현顯現인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살아 있는 것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무의미조차 찾을 수 없다. 그건 마치 현재 그리고 미래에 새로운 것은 나타날 수 없다는 묵시록 같은 이야기다.

2

천용성이라는 음악인에 대해 내가 아는 정보는 거의 없다. 단지 그가 수줍고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관심이 많고, 사람이 살아가는 것을 세심히 들여다볼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그의 노래에는 사랑, 장애, 투쟁, 우정, 개발, 불치병 등이 소재로 등장하고 쫓겨난 사람들, 중학생, 군인, 식물원에 놀러간 사람, 명절에 만난 어머니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노래들이 ‘사회적으로 의식 있는 메시지 강한 곡이다’라는 인상을 준다면 위의 설명은 처절히 실패한 거다. 천용성은 기성의 언어로 말끔하게 정의된 의식들을 가사로 옮기는 대신 자신의 경험과 상상을 감각으로 만들어 낸다. 그래서 직업적 작곡가가 만든 멜로디 위에 직업적 작사가가 만든 가사를 얹는 대부분의 노래와 질감이 다르다. 천용성만 이렇게 노래를 만드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난 몇 년 나온 음악들 가운데 그가 만든 노래가 가장 자연스럽게 들린다.
가사가 단지 곡조에 붙은 말이 아니라 자체의 운율을 가진 시, 아주 오래된 말을 빌려 오면 시가詩歌라는 점은 고답적으로 들릴 수 있다. 음악이 단지 곡조를 엮어낸 게 아니라 노랫말과 분리될 수 없는 소리라고 말하는 것도 새삼스럽기는 하다. ‘포크’나 ‘싱어송라이터’ 같은 20세기의 장르 구분을 지금도 말하는 것은 진부하기까지 하다.

그의 음악은 ‘메시지냐, 사운드냐’라는 오래된 이분법을 무너뜨리는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에서 소리를 세심하게 쌓아 올린 것이 역력한 곡들뿐만 아니라 옆집 총각이 기타만 치면서 부르는 듯이 엉성하게 만든 곡들도 이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그는 이야기꾼, 이른바 스토리텔러인데, 그 스토리들은 단조롭게 낭독되지 않고 오묘한 굴곡을 가진 파형의 소리가 된다.

3

21세기도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의 청년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글쓴이는 관심만 있을 뿐 실제를 알지 못한다.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지만 해결책을 모른다. 그 문제가 《수몰水沒》이라는 앨범 제목에 드러난다고 잠시 망상을 해 본다. ‘수몰’이라는 행위는 살아온 장소에 대한 기억을 소멸시키는 난폭한 일이지만 체념 말고는 그 고통스러운 감정을 다스릴 마땅한 방법이 없다.

그걸 “깊은 물 안에 있어요”라고 담담히, 그리고 동화적으로 표현한 것은 ‘신기하게도 계속, 살아 있다’는 자각으로 들린다. ‘루저’, ‘88만원 세대’, ‘잉여’, ‘N포’ 등의 어휘를 발명하여 분노를 터뜨리던 일도 10년이 지난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지만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살아 있다’는 감각은 오히려 낯선 것이다.

그래서 〈있다〉가 앨범의 첫 트랙이자 ‘미는 곡’인 건 나에게는 당연하다. “우린 녹색 땅 빨간 소파에 앉아”라는 원색의 색감의 장소에서 “짐승처럼 몸을 부대끼며 놀았지“라는 도입부만으로 게임 끝이다. 그 뒤로 야한 화음과 더 야한 표현이 나온다. 인디 음악 대부분이 언젠가부터 힙스터 소년·소녀들의 ‘건전가요’가 되어 가는 현상이 의아했던 나에게는 소중한 발견이다.

그래서 나는― 제작자의 의도와 무관하게―이 음악에 작가주의와 인디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작가주의와 인디라는 말이 ‘상업적으로 도저히 팔 수 없는 음악’을 만드는 사람에 대한 변명이라면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가 ‘한 명의 남자’에만 주로 주어지는 호칭이라면 그것도 회피하고 싶다. ‘천용성’이란 한 명의 ‘솔로 가수’를 넘어 그를 포함하여 객원 여성 보컬과 세션 연주인을 아우른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즉, 천용성이라는 아티스트는 고독한 개인으로 살아 있기를 넘어서 ‘서로 위로’하면서 살아 있기를 택하는 윤리이자 미학이다. 그 윤리와 미학이 ‘글로벌한 성공을 위해 극심한 경쟁을 감수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윤리와 미학의 반대편에 위치한다’고 말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이야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유일한 길이 아니라는 스토리텔러들이 스멀스멀 사라져 가고 있는 것만도 아니다. 그들은 살아 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은 오래 지속된다.

 

CREDIT

천용성 작사, 작곡, 편곡, 노래, 나일론 기타(1), 웃음(8), 레코딩(6)@사운드솔루션, 레코딩(12)@외발산스튜디오
단편선 of 오소리웍스 프로듀싱, 작곡(7), 편곡, 스틸 스트링 기타(1), 나일론 기타(3, 5, 10), 일렉트릭 기타(1, 6, 8), 신시사이징&프로그래밍(1, 3, 6, 9, 11), 웃음(8), 비디오 디렉터(4), 레코딩(6)@사운드솔루션

Playing

강말금 노래(4)
동찬 of 45레코즈 편곡(11), 신시사이징&프로그래밍(11)
박기훈 플룻(1, 3, 8), 클라리넷(1, 3, 4, 9), 베이스 클라리넷(1)
박장미 일렉트릭 기타(6)
복다진 그랜드 피아노(1, 2, 3, 7, 8) 업라이트 피아노(4, 8, 9, 12), EP(8), 코러스(3, 9)
서보경 색소폰(11)
성진영 연기(5), 웃음(8)
이설아 노래(3), 코러스(3)
임주연 노래(6), 코러스(6), EP(6)
전유동 코러스(3)
정수민 콘트라베이스(2, 3, 4, 8, 9), 일렉트릭 베이스(1, 6, 8)
정우 노래(11), 코러스(11)
최규민 트럼펫(2)
최종민 나일론 기타(2, 4, 9), 일렉트릭 기타(2, 11)
한인집 드럼(1, 2, 3, 4, 6, 8, 9), 핸드퍼커션(3, 6, 8)
해파 노래(1, 8), 코러스(2), 연기(5), 웃음(8)
허정혁 노래(1, 8), 코러스(2), 웃음(8)
황예지 바이올린(1, 3, 7)

Engineering

강승희 마스터링@소닉코리아마스터링스튜디오
이지영 그랜드 피아노 레코딩(1, 2, 3, 7, 8)@게누인스튜디오
천학주 레코딩, 믹싱@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Visualization

김소라 a.k.a. PPS 비주얼 디렉터, 사진, 디자인, 비디오 디렉터(3)
김호진, 장율범, 김현정 of 튜나레이블 공연기획·연출
박수환 비디오 촬영·편집 감독(4)
이동규 비디오 어시스턴트 디렉터(1, 11)
ML 비디오 디렉터(1, 11), 사진(11)
TEAM2470 비디오 디렉터(6)

Distributing

비스킷 사운드 음반 배급
포크라노스 음원 배급

and

공기 촬영 서포트(4)
김마하 촬영 서포트(11)
김이슬 연기(6)
노혜민 연기(1)
문근영 번역(1, 3, 4, 11)
신인기 작사(2)

해버굿나잇 with 콜린스

1. 예빛 – 집에 가자 
2. 황푸하 – 노을
3. 사공 (Sagong) – M.D.F.A (Feat. 송예린)
4. 다섯 (Dasutt) – ,
5. 팔칠댄스 (87dance) – 취하지 않아도 (Without get drink)
6. 위수 (WISUE) – 우리에게 쏟아지는 별들을 (Feat. 구원찬)
7. 정밀아 – 춥지 않은 겨울밤
8. 전진희 – 취했네 (With 곽진언)
9. 이설아 – 있지
10. 안다영 – 잘 있어요?
11. 시옷과 바람 – 선잠
12. 이예린 – 아침

 


 

 

지극히 개인적인 당신의 밤을 위한 음악, 해버굿나잇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콜린스(Collins)에서 준비한, 당신의 밤을 위한 음악. 콜린스의 첫 컴필레이션 앨범 [해버굿나잇]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각자의 밤‘을 음악으로 담았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오직 당신을 위한 시간, 밤

혼자의 시간이 ‘어쩌다가 우연히 홀로 남게 된 시간‘이 아니듯,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의 밤 역시 ‘하루 일과를 마친 자투리 시간‘이 아니에요. 당신에게 밤은 ‘오직 나 자신을 위한 충만한 시간‘일 거라 믿습니다.
낮만큼, 아니 낮보다 더 소중히 여겨질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당신도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
콜린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삶‘을 살아가는 당신을 돕고 싶습니다.
하루 중 가장 개인적인 시간, ‘밤’을 이야기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죠.

당신의 오늘 밤, 이 음악을 꼭 닮았네요

[해버굿나잇]을 함께 한 열두 아티스트는 각자의 시각, 각자의 감정과 각자의 목소리로 오늘 밤을 노래합니다. 때로는 느긋한 여유를, 때로는 연약한 마음을, 때로는 속 깊은 위안, 또는 그저 이 밤의 아름다움을 나누기도 하죠. 당신의 밤은 어떤 곡에 가깝나요?
당신을 닮은 이 음악과 함께 하는 오늘 밤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았으면 해요.

오늘도, 해버굿나잇.

Forget all the bad things

1. Forget all the bad things

 


 

[CREDIT]
Produced by 오헬렌

 

Performed by
Vocals 오헬렌
Acoustic Guitar 오헬렌
Percussion 오헬렌
Piano 최솔

 

Mixed by 박동주 (SBA 미디어콘텐츠센터)
Mastered by 박동주 (SBA 미디어콘텐츠센터)

 

Album Artwork by 오헬렌

소리들

1. 소리들

 


 

 

내일을 맺으려 거니는 모음 같은 우리들
동갑내기 “생각의 여름”과 “홍갑”의 작은 동행, “소리들”

 

“거니는 사람들은 때로 한글 모음들처럼 생겼습니다. 어딘가 떠다니는 자음을 잡음으로써 각자의 소리를 맺으려 때론바삐, 때론 느긋이 움직입니다.” – 작사, 노래/박종현

[Credits]
제작: 박종현
작사: 박종현
작곡: 홍갑
편곡: 홍갑, 박종현

노래, 코러스: 박종현
기타: 박종현
베이스: 이동준
드럼: 양현모
건반: 박종현
공간음: 강경덕, 박종현

녹음: 민상용/스튜디오 로그(기타, 노래, 코러스), 이동준(베이스), 양현모(드럼), 박종현(건반)
믹스, 마스터링: 민상용/스튜디오 로그

아트워크 디자인: 김기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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