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빛나는 순간을 노래하는 팝 듀오! 루싸이트 토끼의 겨울 소품집 [너와 함께 난 겨울]
애정을 가지고 루싸이트 토끼의 음악을 들어온 청자들이라면 눈치 챘겠지만, 이들은 계절과 날씨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듀오이다. 전 작들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봄봄봄”, “12월”, “SUMMER” 등 유독 계절과 관련된 제목의 노래들을 종종 만들어왔다. 그런 그들이 이번엔 추운 겨울을 위한 사랑 노래들을 들고 찾아왔다. 곧 폭풍우가 몰아칠 듯 한 망망대해를 마주한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린 “TIBI”, 찬 바람 속 잰 걸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사람들을 따라가 보면 그 길 끝에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이들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 만들었다는 “너에게 가”에는 험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서로를 붙들어 주는 튼튼한 사랑을 그리고 싶었던 루싸이트 토끼의 마음이 담겨있다.
3집 이 후로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듯 보였던 루싸이트 토끼는 이번 소품집에서 오랜만에 소편성의 곡들을 들려주고 있다. 차분하지만 울림이 있는 두 멤버의 연주와 노래에 더해, “너에게 가”에서는 재즈 피아니스트 오수경이 세션으로 참여해 곡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한 구성을 택했지만 “TIBI”의 도입부에서 들려오는 모스 신호나 “너에게 가” 후반부의 신스패드와 일렉트릭 기타의 사용은 이들이 전자적인 요소를 이용한 시도들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 소품집은 ‘너와 함께 보낸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의 추억담이 아닌 ‘너와 함께 난 힘겨웠던 겨울’, ‘네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고 앞으로도 견뎌 낼 겨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아직 춥고 힘겨운 겨울이 한창이지만 부디 우리 모두 소중한 이들과 함께 이 겨울도 무사히 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노래들을 통해 루싸이트 토끼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처럼 전해진다.
2012년 12월 EP앨범 [친하게 지내자] 출시 이 후, 컴필레이션 음반에서만 만나던 ‘사람또사람’의 디지털 싱글 음반 [문제의 시작]이 2014년 1월 17일 발매되었다. 혼자 몰래 쓰는 일기장에만 적어 두는 솔직한 감정들을 신나는 멜로디에 실어 저절로 따라 부르게 만드는 두 사람 (오건훈, 정소임)의 목소리가 반갑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안에서 짜릿한 첫 만남의 순간을 맞는다. 그 후 둘 중 한 명, 또는 두 사람 모두는 언제 고백을 해야 할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서로의 사소한 반응 하나에도 두근거리는 시간들의 연속일 것이다. “문제의 시작”은 딱 그런 상황에서 드는 생각들을 옮긴 것 같다. [친하게 지내자]에 수록된 “애정만세” 가사 중 ‘언제나 니얼굴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계를 지나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하필 너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푼다고나 할까.
담담한 기타 선율과 간간이 섞인 허밍, 이 곡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신디 소리가 어우러진 “문제의 시작”은 이제 막 자기 마음을 상대에게 고백하려는 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사소한 다툼으로 사이가 서먹해진 연인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때론 지치고 때론 피곤한 우리들의 연애, 그리고 사랑. 내가 왜 하필 이 사람을 만나 좋아하게 되고 결국 사귀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시작점을 되돌아본 적이 있다면 “문제의 시작”은 자기 이야기처럼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멋쩍은 미소와 함께 전하는 사과의 말처럼, 얼어붙은 상대방의 마음을 봄볕에 눈 녹듯 풀어주는 선물 말이다.
1. 恋人がサンタクロース 2. MAGIC
3. Love The Season
4.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5. River
7. スノードロップ
8. 森ノクリスマス
9. Please Come Home For Christmas
10. Hallelujah
팝과 재즈를 넘나들며 매혹의 세계를 창조하는 신비한 매력의 아티스트 ‘오하시트리오’ !
포근하고 아늑한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밤을 연상케 하는 크리스마스 음악들을 담은 앨범! [Magic]
소리의 연금술사 ‘오하시트리오’ 가 음악으로 그려 내는 아름다운 크리스마스의 풍경!
생전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도, 내 집만이 줄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편의를 제공받는 기분이었다. -요조(뮤지션)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절로 그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옥상달빛(뮤지션)
나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오하시씨의 음악에 구원받았습니다. -에이타(일본배우)
나만의 행복한 영화를 보았던 때의 기분과 닮은 음악이다. -히로키 류이치(일본영화감독)
‘오하시트리오’ 는 일본 치바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피아니스트 겸 음악감독인 ‘오오하시 요시노리’ 의 솔로 프로젝트로 재즈를 바탕에 두고 여기에 팝, 어쿠스틱 소울, 펑크,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들을 적절히 안배한 매력적인 사운드를 창조해내고 있다. 피아노, 드럼, 기타, 일렉베이스, 일렉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두루 섭렵, 현재는 사미센, 만돌린, 하프까지 연주할 정도로 연주자로서도 뛰어난 그는 2007년과 2008년에 두 장의 인디앨범을 낸 이후 2009년, 대형 기획사인 Avex를 통해 메이져에 성공적으로 데뷔, 이후 왕성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많은 정규 앨범들은 국내에서도 정식으로 발매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특히 국내의 많은 뮤지션, 크리에이터들이 그의 음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노라-고 고백할 만큼 아티스트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뮤지션이기도 하다.
본 작 [Magic]은 일본에서는 2013년에 발매되었던 앨범으로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아름다운 음악들을 담고 있다. 퓨젼재즈 색채 물씬한 아늑한 분위기의 “?人がサンタクロ?ス (연인이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의 유쾌한 분위기가 연상되는 스윙 리듬의 타이틀곡 “Magic” 처럼 특유의 재즈적인 색채가 배어 있는 곡들부터 풍부한 현악기 사운드의 클래시컬한 발라드 “スノ?ドロップ (Snowdrop)”, 모던한 어쿠스틱 팝 넘버인 ” 森ノクリスマス (숲의 크리스마스)” 등 크리스마스의 포근하고 아늑한 정경이 ‘오하시트리오’ 만의 감각으로 아름답게 그려 지고 있다. 한편 머라이어 캐리의 대표적인 캐롤로 잘 알려진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한 시대를 풍미한 음유시인 ‘조니 미첼’ 의 대표곡 “River” 등 주옥 같은 명곡들을 아티스트 특유의 색채로 재해석해서 함께 수록,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돌이켜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늘 같은 자리에서 마주치는 익숙했던 존재는 불현듯 내 두 볼을 홧홧 달아오르게 하고, 밤잠을 못 이루게 하고, 눈조차 마주칠 수 없고. 이 반복되던 날들 속에서 물음표만 세어가다가 문득 느낌표가 떠오르면 그제야 아 이것이 사랑이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며 그 시작의 순간을 깨닫게 되는 것을. 그리고 그 시작은 혼자 하는 짝사랑이라는 것을.
1. 나의 쓸모 2. 화분
3. 이불빨래
4. 안식 없는 평안
5. 춤
6. Mr. Smith
7. 나영이 (with 이영훈)
8. 그런 사람 (with 루빈)
9. The Selfish (Album Ver.)
10. My Name Is Yozoh (33 Years Old Ver.)
요조 [나의 쓸모]
‘사실 내가 별로 이 세상에 필요가 없는데도 이렇게 있는데에는 어느 밤에 엄마 아빠가 뜨겁게 안아버렸기 때문이에요’ (나의 쓸모 中 – 요조)
Yozoh 의 새 앨범 [나의 쓸모]는 종종 새처럼 우리 곁에 날아와 춤을 춘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며(“춤”) 그만큼 때로는 고양이처럼 두리번거리면서 지금 막 여기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나영이”) 나는 몇 차례이고 두 노래를 듣고 다시 들었다. 아직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때 Yozoh는 마치 변신의 기술을 익히기라도 한 것처럼 자기 목소리를 이용해서 고양이가 되어 연희동 골목길을 거친 다음 홍대 앞 모퉁이에서 새가 되어 지칠 만큼 많은 계단을 단숨에 지나쳐서 자기의 어두운 방으로 날아 들어가 거기 오랫동안 아프기로 계약한 그 방안의 또 한명의 자기에게 함께 춤을 추자며 노래한다. 당신은 이 두 곡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는 그저 Yozoh를 지우고 당신의 이름을 써 넣은 다음 위로를 받으면 된다. 이보다 더 간단한 방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
당신에게 이 두 개의 노래가 쓸모가 있었다면 나는 그런 다음 세 번째 노래로 “화분”을 권할 것이다. 누군가 내게 “나의 쓸모”를 한 마디로 설명해달라고 물어본다면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이 음반은 무엇보다도 씩씩하다. 용기를 내서 이 말을 하고 나니 힘이 난다. Yozoh는 이렇게 씩씩했던 적이 없다. 넘쳐나는 긍정의 힘. 당신이 “이불 빨래”를 듣고 난 다음에도 세상을 긍정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세상은 아직도 밤이 끝나지 않았음에 틀림없다. 아니, 차라리 그렇다면 더욱 더 희한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박자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지난밤을 음미하며 그 다음 날 아침을 긍정하는 콧노래와 함께 세상을 느껴보아야 한다. 그런 당신에게 버려진 꽃들도 세상이여, 다시 한 번, 이라고 함께 로큰롤을 부르기 시작할 것이다.
세상의 대답이 노래라는 것보다 더 한 격려가 어디 있겠는가. 긍정의 리듬. 긍정의 비트. Yozoh의 “나의 쓸모”는 그렇게 행진한다. 그녀에게 깃발 따위란 필요 없다. 마치 협객처럼 등에 찬 그녀만의 멜로디언이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래서 노래한다.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어. 가만히 있었더니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지.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계속 걸어야했어. (“안식 없는 평안”) 그렇게 행진하면서 맹세한다. 우리는 이제 오늘부터 아침에 제일 먼저 보는 사람, 자기 전에 절박하게 찾게 되는 사람. 늘 함께 이겨내든지 늘 함께 질 거라오, (“그런 사람”) 말하자면 연대의 맹세. 그러므로 [나의 쓸모]는 우리의 쓸모를 위한 호소이며, 세상의 쓸모에 대한 선언이다. 나는 서둘러 이 힘을 빌려 지금 막 새로운 시나리오의 새로운 장면을 써나가고 있다. 당신도 이 힘을 빌려 당신의 세상을 긍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쓸모. 우리의 쓸모, 세상의 쓸모. (영화감독 – 정성일)
1. “나의 쓸모”
이 앨범에서 가장 적나라한 곡. 연주에는 소질이 없는데 가이드로 친 내 연주를 그냥 사용했고, 노래도 자고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불렀다. 가사도 적나라하다. 쓸모 있는 사람인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 일이 참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렇게 잊을 만하면 묻게 되는지 모르겠다.
2. “화분”
타이틀 곡이다. 2집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장 먼저 만든 곡이었고, 다른 곡들은 듣지도 않은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이 곡을 타이틀로 해주길 원했다. 뜬금없지만 이 곡은 “바람이 분다” 의 한 구절에서 시작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3. “이불빨래”
가사도 구상도 굉장히 편안하고 빠르게 진행된 곡. 단순한 내용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가사다. 브라스악기와 멜로디언 연주를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었다.
4. “안식 없는 평안”
꿈 얘기다. 바다 앞에 서 있었는데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파도도 물고기도 가차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움직이는 파도와 움직이는 물고기를 보고 싶어서 편하게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앞으로 뒤로 연신 걷다가 깼다. 이 곡의 제목은 나를 잘 아는 친한 동생이 지어주었다.
5. “춤”
옛날에 시처럼 써서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던 글이었다. 나중에 멜로디를 붙였다. 춤은 늘 어딘가 슬퍼보인다. 슬프고 느린 춤을 추는 것 같은 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6. “Mr. Smith”
미스터스미스는, 실제로 있었던 제 친구에 대한 이야기에요. 타코집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자주 갔거든요. 너무 자주 가서 그곳의 여러 가지가 익숙했어요. 그때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담아보았어요.
7. “나영이”
연희동에 살 때, 동네에 길 고양이가 참 많았어요. 성탄절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길에 고양이 사료를 선물처럼 두기도 했었어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 대한 감회가 점점 새로워요. 누가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 생각보다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이름도 없이 사는 고양이들에게 투영시켜봤어요.
8. “그런 사람”
친구의 결혼 선물로 만든 곡이다. 별로 결혼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지만, 이 곡의 주인공인 내 친구 부부는 꼭 헤어지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9. “The Selfish”
너무너무 차가운데 결코 얼지도 않는 물. 나로서는 너무 차가워서 뛰어들 수도 없고 차라리 꽝꽝 얼어버리면 포기하고 돌아 설 텐데 절대 얼지도 않고. 결국 너나 나나 이기적인 마음 뿐이구나, 그게 결론이라면 결론이죠.대외적으로는 이런 말은 하지 않아요. 그냥 백프로 착한 사람 백프로 악한 사람 그런 거 없고 단지 이기적인 사람만 있는 거 같다는 식으로 말하곤 하죠.
10. “My Name Is Yozoh”
데뷔곡이니 만큼 나에게 굉장히 의미가 깊은 곡이다. 편곡을 다르게 해보았다. 33살버전이라고 제목을 지었다.
데뷔와 동시에 쉬고 싶다고 하는 과감함과 솔직함의 교차점. 솔로 아티스트 빌리 어코스티의 첫 데뷔 싱글 [쉬고 싶어]
bily acostie. 빌리 어코스티. 어쿠스틱 아니고 어코스티. Because I love you의 약자인 빌리와 어쿠스틱의 애칭인 어코스티라고. 팀 이름을 풀어놓고 살펴보니 적지 않은 나이의 남자인 빌리 어코스티가 말하기엔 약간 간지럽기도 하고, 이 사람은 소녀감성을 가진 남자인걸까-하고 잠깐 갸웃하는데 이내 부연설명을 달아준다. "가끔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 모든 일의 원인은 사랑받기 위해서, 다만 그 때문이지 않을까. 공부도 일도. 이게 가끔은 사랑 때문인지 외로움 때문인지. 휴." 이름을 발음했을 때엔 제법 귀여운 느낌인데, 그 속사정을 듣고 보니 자조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 빌리 어코스티는 솔로 아티스트 홍준섭이 혼자하는 밴드이다.
ABU라디오송 페스티벌 대상, kbs 영상 음악 공모전 대상, 파주 포크송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연이어 거머쥐며 수많은 어쿠스틱 팝 밴드들 사이에서 불현듯 등장한 빌리 어코스티는 레코드 팩토리에서 주관한 뮤지션 서포트 프로젝트에서도 1등을 쟁취, 앨범 제작을 후원받으며 본격적인 앨범 제작에 나섰다.
빌리 어코스티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것 같지만 사실은 꽤나 오래전부터 홍준섭으로 음악활동을 해온 실력 있는 뮤지션으로 옥상달빛의 첫 ep앨범에 참여했고, Rock 밴드 문패트롤의 기타 리스트로 활동 했던 뮤지션이다
다방면으로 활동해온 홍준섭이 빌리 어코스티로 앨범을 내기로 한 이유는 단순명료했다. "재미있고 싶어서." 자신이 꿈꾸는 공연은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일상에서 재미있게 지내다가 같이 공연도 재미있게 하는 공연이라고 한다. 리허설부터 낄낄거리며 시작해서 공연도 재미있게 하고, 뒷풀이까지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러 곳에서 다른 사람의 앨범으로 활동을 해온 그는 쉬울 것만 같은 이 바람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고, 내 앨범이라면 ‘재미있게’가 가능할 것 같았다고 하며 잠시 낄낄 웃었다.
빌리 어코스티 음악의 포인트는 솔직함을 넘어선, 감정을 다 드러내 보이는 찌질함인데, 그냥 찌질함이 아니라 찌질한 것 같은데 자세히 들어보니 속마음은 따뜻한, 진지한 것 같은데 알고 보니 아주 웃기고 있는 반전에 반전을 더한 그런. 빌리 어코스티는 앨범에 관한 설명을 하는 내내 조근조근 진지하게 말을 이어나가는데 그 속 곳곳에 개그를 심어두고서는 모르는 척 당당한 눈빛으로 상대를 마주하며 상대가 웃기를 호시탐탐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독특한 개그 코드에서 얌전한척하는데 사실은 조금 이상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반전의 한 방을 노리는 그 자신도 음악과 닮아있었다.
홍준섭에서 빌리 어코스티로 오기에 서두름은 없었다.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그가 찍어온 인생의 점들은 연결은 곧게 뻗은 선은 아니지만, 그 연결선이 약간은 삐뚤빼뚤이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찬찬히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어쿠스틱 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일상부터 무거운 주제까지 자유롭게 구사하는 팀이 되고 싶다는 빌리 어코스티에겐 지금 건너는 다리가 견고하며 또한 그 끝이 열려있음을 알 수 있다.
[쉬고 싶어]
2013년도 CEO들에게 소개될 최악의 노래를 감히 예상해보는 ‘쉬고 싶어’는 한숨같은 목소리로 음악이 시작되지만 그저 푸념이 아닌 자신의 삶을 돌아보자는 메시지가 담긴 곡이다. 기타, 베이스, 카혼 3가지의 악기로 이루어진 어쿠스틱 사운드를 바탕으로 지친 일상을 털어 버리고 싶은 듯 한 기타의 셔플 리듬이 흥겨우면서도 애잔한 느낌을 더해주고 있다. 애국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한, 최근에는 보기 힘들어진 총 4절로 이루어진 곡이며 1절과 4절의 시작을 "쉬고 싶어"로 시작한 수미상관구조를 사용한 대단히 뿌리 깊은 전통이 깃든 한국적인 곡이다. outro에선 빌리 어코스티의 기타 솔로와 함께 고난이도의 scat을 선보이고 있다.
1. 딩동
2. 새로와 3. 괜찮습니다
4. Tickle
5. Children Song
6. 유서
7. 공중 (空中)
8. 히어로 (Hero)
9. Help
10. 하얀
11. 숲
지금 모두의 고민에 대한 옥상달빛의 진솔한 답변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의 경험
한 걸음 성장해 돌아온 위트만발여성듀오
옥상달빛의 정규 2집 앨범 [Where]
여전히, 꾸준히, 자란다. ‘위트 만발 여성 듀오’라는 별명으로 많은 대중에게 위로를 주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옥상달빛의 정규 2집 앨범 [Where]가 발매되었다. 우선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꽤 많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에 비하면 눈에 띄게 부지런하다. 2010년 드라마 ‘파스타’에 수록된 동명의 곡 ‘옥상달빛’이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옥상달빛은 EP [옥탑라됴], 정규 1집 [28], 미니앨범 [서로]등의 앨범과 클럽 공연, 페스티벌 공연, 방송, 라디오까지, 전방위적이고 꾸준한 활동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있어왔다. 어쩌면 이런 꾸준함이 지금 국내 인디 씬에서 가장 대중적인 위치에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비결이 아닐까. 이렇게 꾸준히 활동해 온 옥상달빛의 정규 2집이기에 음악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옥상달빛은 한 걸음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옥상달빛은 여전히, 꾸준히, 자란다.
‘Where?’
Where, 어딘가. 바로 옥상달빛 정규 2집의 앨범제목이자 앨범을 관통하는 가장 명료하고 의미 있는 단어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우정, 청춘, 사랑, 사람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 찾을지에 대한 물음이 곧 이번 앨범의 시작이 되었고, 그에 대한 진솔한 답변이 곡으로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 앨범은 그 전의 앨범들에 비해, 앨범 자체로서의 의미나 메시지들이 우리 가슴 속을 더 깊게 파고든다. 여기에 더 솔직해진 가사들과 곳곳에 숨어있는 위트는 외롭거나 슬플 때도 한번쯤 미소 짓게 하는 옥상달빛의 힘을 더 돋보이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새롭게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라고 되묻는 “새로와”나, 말뿐인 위로보다 곁에 말없이 있어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라 말하는 “괜찮습니다”, 언제나 자기자리에서 소리 없이 자신의 몫을 다하는 사람들이 곧 영웅이라 말하는 “히어로”만 들어봐도 그 힘은 여실히 보여진다. 언제까지나 청춘만을 노래할 것 같았던 옥상달빛이지만, 그녀들은 꾸준히 성장했고, 이제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야기들을 답으로 내어 보일 만큼의 자신감도 가졌다. 이젠 우리가 앞으로의 그녀들을 기대하며 더 큰 응원으로 보답해야 할 때다.
‘영심이’
조금 이상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영심이가 생각났다. 맞다. 모두가 생각하는 바로 그 만화 속의 영심이다. 영심이가 그대로 잘 커서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면 ‘옥상달빛’같은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경쾌한 곡들 위주인 A면에는 장난기 많고 왈가닥이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당했던 영심이가, 더 부드럽고 느린 곡들 위주인 B면에는 창가에서 달님과 이야기하던 영심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히나 “하얀”을 들으면서는 창가에서 턱을 괴고 있는 영심이의 모습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꽤나 이상한 이야기라서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의문은 의외로 금방 해소되었다. 옥상달빛의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앨범 중에 가장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나 잊고 지냈던 어떤 추억이 툭하고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 바탕에는 감상에 거슬리는 음악적 요소는 최대한 걸러내며 적재적소에 포진된 악기 구성과 프로그래밍, 감정에 따라 자유로이 변주되는 비트와 화성이 있다. 그만큼 곡의 구성과 연주, 사운드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진 앨범이라는 이야기다. 그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익숙한 멜로디들은 덤이다.
+
보통 좋은 위로는 웃음과 눈물을 동반하고는 한다. 옥상달빛의 이번 앨범이 바로 그렇다. 믿기 힘들겠다면,지금 당장 옥상달빛의 2집 [Where]를 들으며 눈 앞, 그 어딘가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자. 자기도 모르게 살짝 미소 지으며 눈시울이 젖어오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경험, 어떤 위로의 말보다 더 클지도 모르겠다.
한 뼘 더 성장한 음악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옥상달빛의 두 번째 정규 앨범 [Where] 발매에 앞서 수록곡 중 “새로와” 를 먼저 공개했다. “새로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새롭게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에 대한 노래이다. 옥상달빛 두 번째 정규 앨범 [Where]는 4월30일에 음반, 5월 6일에 음원이 발매되며, 2집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은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다. 미리 공개되는 옥상달빛의 ‘새로와’로 새로움이 주는 행복을 만나보자.
1. 오예
2. 근데 나 졸려
3. Nothing Without You
4. Don’t Let Me Go
5. 모닝콜
10cm [The 2nd EP]
십센치의 두번째 EP를 들었다. 첫 트랙 “오예”의 전주가 시작되었고 그동안 십센치 음악에서 들어본 적 없었던 사운드로 까닭모를 엇박자의 섹션들이 펼쳐졌다. 그리고는 권정열의 과장된 목소리만 남아 필요 이상의 농염한 가사들을 쏟아냈다. 내 마음이 혼란스러운 사이에 곡은 벌써 절정까지 흘러갔고 ‘철쫑이~; 라며 기타솔로를 시작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말았다. 너무 부끄러워서 였다. “근데 나 졸려”는 유럽풍의 트랜디한 편곡이 돋보였다. 이건 분명 십센치가 가진 역량 이상의 너무 잘 한 편곡이었다. 함께 작업한 밴드 멤버들의 고생이 안봐도 눈에 훤해진다. 하농을 연상케하는 간주와 후주도 인상적이다.
이번 앨범은 전작들보다 보컬의 사운드가 더 힘있고 매력있게 느껴졌다. “Nothing without you”에서 권정열의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목소리의 매력이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안가는 곡이다. “Don’t let me go” 도 새롭다. 강한 리듬에, 소소한 가사에, 브릿팝 스타일의 피아노 라인에, 독특한 코러스와 신스 사운드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트랜디한 느낌을 내며 어우러져 있다. “모닝콜”은 그동안 대중에게 각인된 가장 십센치스러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를 듣고 나도 모르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라고 “죽겠네”를 부르고 말았다면 자신을 진정한 십센치 매니아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옆에서 지켜본 십센치의 창작과정은 한가롭고, 치열하다. 계산보다는 자신들의 기분이 우선이고, 멋있는게 나오면 그것을 발표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한국 인디밴드 최초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만큼 몸집이 커진 그들이 2집이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고, 콘서트를 불과 몇 일 앞둔 애매한 상황에서 왜 이 미니 앨범을 발표했는지는 들어보면 알 수 있다. 1집에도 없고 2집에도 없는 무엇인가가 이 미니앨범에는 있다. 나는 이 작품이 단연코 십센치 최고의 명반이라고 말하고 싶다. – 자유기고가 고영배 (from 소란)
1. 399
2. 고래같은 마음 3. 애정만세
4. 특별한 사람
5. 사람 또 사람
6. 나는 나일 뿐인데
7. 실패자
사람과 사랑, 너와 나, 우리의 오늘을 위한 솔직하고 특별한 이야기들! 차가운 겨울 모두의 체온을 따뜻하게 지켜줄 ‘사람 또 사람’의 첫 번째 EP [친하게 지내자]
사람 또 사람! 도대체 밴드의 이름으로는 알쏭달쏭 하기만한 ‘사람 또 사람’. 이 생소한 이름의 신인은 대구 지역에서 ‘건훈씨’라는 이름의 싱어송라이터로 오랫동안 활동한 오건훈(보컬, 기타)과, 흰소음, 잠가게 등의 락밴드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정소임(보컬, 건반)양이 만나,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반주 위에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를 혼합한 색깔 있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혼성듀오다. 인디음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게다가 대구 지역의 사람이라면 ‘건훈씨’라는 이름에 멈칫했을지도 모른다.
화염병. 클린업 트리오. 보이즈 온더 독스 등 강력한 펑크 밴드의 베이시스트 출신으로 2007년 데모 시디를 3주 만에 전량 매진시키고, 그 해 셀프타이틀 EP와 2008년 1집 [병든 마음 치료하자]까지 완판, 지역 인디 뮤지션으로는 주목받을 만한 성과를 이뤄낸 대구의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이 바로 ‘건훈씨’이기 때문이다. 정소임양 역시 초기부터 세션으로 참여해왔기에 ‘사람 또 사람’ 또한 ‘건훈씨’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지만,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놀랄 만큼 더 조화로워졌고, 따뜻해졌으며, 그들의 노래도 개인의 이야기에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더 큰 공감으로 다가온다. 그들의 이름이 ‘사람 또 사람’인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친하게 지내자] ‘사람 또 사람’의 첫 번째 EP의 제목이자, 주로 대구지역에서 활동해왔던 그들이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와 만나 우리 모두에게 수줍게 전하는 첫 번째 마음이기도 하다. 소중하고 중요했던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인 “399”로 시작해, 낡고 닳은 마음들이 나아지길 바라는 “고래 같은 마음”과, 연애의 시작 고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인 “애정만세”를 지나, 우리 하나 둘이 셋이 모두 다 특별하다고 위로하는 “특별한 사람”, 결국 또 떠오르는 건, 사람 또 사람이라고 다시 한 번 위로하는 “사람 또 사람”, 서로의 차이에 관한 귀여운 투정 “나는 나일 뿐 인데”, 죽어버리자고 말하지만 다시 한 번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실패자”까지, ‘사람 또 사람’의 첫 번째 EP인 [친하게 지내자]에는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과 위로가 가득하다. 어쩌면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나면 ‘사람 또 사람’에게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맙다고, 우리 친하게 지내자고.
특별한 사람! 언젠가부터 홍대 인디음악의 중심에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깊게 자리하고 있다. 특히나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뮤지션들의 음악에는 더더욱. ‘사람 또 사람’처럼 어쿠스틱과 신서사이저의 활용을 주로 했던 뮤지션들 역시 꽤 존재했다. 하지만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지금까지의 국내 인디 어쿠스틱 음악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는데, 그 중심에는 흘러간 우리의 가요들이 있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사람 또 사람’의 신서사이저 활용은 요즘의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라운지 음악에의 그것을 활용하는 뮤지션과는 반대로 옛 가요의 느낌이 진하게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소 투박하지만 솔직하고 재치 있는 우리말 가사는 덤이다. 굳이 외국 음악의 그것을 끌어오지 않아도 세련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그래서 더 특별하고 소중하다. 곧 발매될 그들의 정규 1집이 기대된다.
‘하지만 그래 정말로 그래 조금은 특별하단 생각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 하지만 그래 정말로 그래 우리 하나 둘이 셋이 모두 다 특별할지도 몰라.’ 사람 또 사람 “특별한 사람”, 우리 모두가 특별하다고 위로하는 ‘사람 또 사람’의 음악은 우리 모두가 차가운 겨울을 준비하는 최선일지도 모르겠다.
1. 그대와 나 2. Fine Thank You And You
3. 한강의 작별
4. 냄새나는 여자
5. 너의 꽃
6. 고추잠자리
7. 오늘밤에
8. 그러니까…
9. 마음
10. 이제.여기서.그만
11. Corona
12. Tonight (Clean Ver.)
십센치 2집 [2.0]
‘분명히’ 10cm(십센치)는 이 시대 하나의 아이콘이다. 질펀한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로 우리들을 사로잡은 전대미문의 듀오 10cm. 인디 신에서 튀어나온 이 엉큼한 2인조는 이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재가 됐다.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아메리카노”로 이름을 알린 2010년에는 홍대 신의 ‘통기타와 젬베’ 열풍을 설명하는 척도였고, 2011년 2월에 나온 정규 1집 [1.0]으로는 소속사도, 별 홍보도 없이 하루 만에 초도 1만 장을 매진시키는 진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MBC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에 출연한 뒤에는 자연스레 전국구 스타가 됐다. 무엇이 그렇게 특별했을까? 그 대답은 우리의 가슴을 간지럽힌 이들의 음악에서 찾을 수 있겠다.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를 듣고 미소 짓지 못한다면 당신은 얼마나 메마른 삶을 살아온 것일까? 10cm의 노래는 10cm답게 강했다.
10cm는 이제 그 활동 무대를 어느 한 곳으로 가둘 수 없을 만큼 거물급 스타가 됐다. 대형 음악 페스티벌의 단골손님이 된 지 오래고, 1집 [1.0]은 무려 3만 장이 넘게 팔렸다. 유명 가수들도 채우기 힘든 올림픽홀, 블루스퀘어 등의 공연장을 차례로 매진시켰으며, 전국투어도 성황을 이뤘다. 최근에는 각종 싱글 및 피처링 곡으로 온라인 음원차트에서 아이돌그룹을 제치고 상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대중들에게는 슬슬 ’10cm 풍’의 멜로디가 각인됐다. 이쯤 되면 차기작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을 법하다. 10cm 본인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거창한 수식어가 붙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지지리 궁상이든, 욕정을 드러내든 간에 자신들의 순수한 이야기를 던지려 했다. 그런데 2집 [2.0]을 감상해보면 이들이 애티튜드 외에 음악적인 욕심이 생겼음을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2.0]에 담긴 음악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성숙해진 10cm다.
첫 곡 “그대와 나”부터 변화가 감지된다. 기타와 보컬만으로 이별을 진지하게 그리는 모습이 조금은 낯설다. 특히 소박한 연주와 노래는 최근의 트렌디한 인디 포크보다는 80년대 가요의 진득한 감성이 느껴진다. 복고풍의 감성이 완연하게 느껴지는 “마음”에서는 10cm가 존경하는 세시봉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피아노로 시작하는 타이틀곡 “Fine Thank You And You?”에서는 기존의 스타일에서 벗어난 올드팝 사운드가 귀를 잡아끈다. 이 곡에서는 60년대 비틀즈의 사운드를 재현하기 위해 빈티지 악기와 마이크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처럼 2집에서는 음악의 장르적인 특징을 표현하는 어법이 한층 유려해졌다. 라 벤타나가 함께 한 “한강의 작별”에서는 탱고의 감성과 권정열의 끈적대는 목소리가 조화를 이룬다. 과거 10cm의 “뽕끼”에서 키치가 느껴졌다면, 이 곡에서는 성인가요의 농익은 무드가 잘 살아있다.
기존에 10cm가 보여줬던 감각적인 멜로디와 가사도 여전하다. “고추잠자리”에서는 권정열의 달달한 노래와 앙증맞은 뮤트 트롬본 연주가 대화를 나누듯이 어우러진다. “그러니까”에서 눈물을 삼키는 듯한 절절한 감성 위로 ‘난 최고 멍청이’라고 노래하는 수더분함이 10cm답다. 또한 2집에서는 10cm의 골수팬들이 앨범에 담기길 고대해왔던 곡 “Corona”를 만나볼 수 있다. 기존에 기타 한 대로 연주되던 것과 달리 클라리넷과 드럼의 브러쉬 연주가 더해져 회화적인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은 섬세한 악기 편곡은 이전과 다른 10cm의 성숙해진 모습이다. 한편 야한 가사가 일품인 “냄새나는 여자”, “오늘밤에”에서는 엉큼함을 고수하는 10cm의 뚝심도 엿볼 수 있다. 특히 “오늘밤에”에서는 10cm가 처음 시도하는 댄서블한 비트와 윤철종의 내레이션 연기도 만날 수 있다.
10cm의 음악은 ‘분명히’ 성장 중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타이틀곡 “Fine Thank You And You?”에서 알 수 있듯이 여자 친구를 탐하던 짓궂음이 떠나간 연인에 대한 애틋함으로 바뀐 것. 특히 이 곡의 가사는 30대로 접어드는 10cm의 변천사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가사의 변화, 그리고 악곡의 다채로움은 기존 10cm의 팬들에게 생경하게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음악 앞에 진지해지는 것은 지극히 본능적인 행위다. 이 앨범을 처음 듣고 그 음악들이 10cm답지 않다고 느꼈다면, 다시 한 번 집중해서 들어보길 바란다. 우리의 가슴을 간질이던 그 감성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1. Bina
2. Oh Darling
3. Frauen Verlassen
4. Casual Advice
5.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
6. Requiem For A Queen
7. Heels To The Board
8. Almost Done
9. Der Ertrag 10. Too Young
11. Ophelia
12. Take Care Of Him
Kat Frankie (캣 프랭키)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
통산 세 번째 정규작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를 통해 캣은 싱어송라이터로서 전 작 [The Dance of A Stranger Heart]와는 또 다른 뭔가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한다. 호주 태생으로 현재는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그녀는 좀 더 날것 그대로의 질감이 살아 있는, 또 동시에 보다 섬세한 사운드의 음악을 원했고 2012년에 공개한 본 작은 그녀의 이런 열망의 결과물이다.
본인의 세례명 ‘Bina Harmonium’에서 제목을 가져온 첫 곡 “Bina”는 요절한 희대의 재즈 뮤지션 조지 거쉰 음악의 열렬한 팬이었던 33살 그녀의 목소리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마치 북유럽의 겨울을 연상시키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근사한 곡이다. 한편 앨범 명과 동명의 곡인 “Please Don’t Give Me What I want”는 다층적으로 쌓아 올린 청아한 코러스가 아카펠라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곡으로 이러한 색채는 앞서 싱글로 공개된 “Frauen Verlassen”, “Too Young” 등의 곡에서도 이어지며 앨범 전체에 음악적인 일관성을 부여하고 있다. 한편 멜랑콜리한 감성이 물씬한 포크 송인 “Ophelia”는 앨범에서 가장 팝 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는 곡이라 할 만하다.
우연히 유튜브로 그녀를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고약한 심리가 발동했다.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고 자랑하면서도 끝내 그 이름을 알려 주지 않았었다. 이제 한국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사랑할 것이다. 나는 연인을 빼앗긴 것처럼 배가 많이 아프다. _요조 (뮤지션)
그녀는 그닥 달콤하지도, 별로 자극적이지도 않다. 그러나 그녀의 음악을 들으면 내가 굉장히 판타스틱한 공간에 있음을 느낀다. 그녀는 매우 특별한 여행지임에 틀림없다. _정차식 (뮤지션)
심플하면서도 많은 상상력을 불러오는 사운드, 동시에 뜨겁고 러프하게 쏟아지는 목소리. 쿨하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것이 이상적으로 다가온다. 어쿠스틱과 신스가 다채로운데도 공통적으로 그려 지는 이미지는 판타지한 대자연이다. 마법 같은 언니. _선우정아 (뮤지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