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change

1. intro for lovers (Sima Kim Solo)
2. Rêveur
3. Water
4. Seoul (ft. illap)
5. Wild and Young (나잇값) (ft. Moment Bastet)
6. Youth (ft. Danny Sirens)
7. Colinear
8. Reverse (RyueiKotoge Solo)
9. Glassworld Storyteller (Sima Kim Remix)
10. You Cast Shadow On My Sky (RyueiKotoge Remix)

 


 

 

“아시아의 두 젊은 베스트 비트메이커가 만든 매력적인 작품” – 피치포크 미디어(Pitchfork Media)

한국의 Sima Kim과 일본의 RyueiKotoge가 함께 만든 경이로운 미래의 비트 [Exchange]
SNS, 유튜브, 온라인 메신저, 디지털 오디오 시대가 가져온 국적 없는 음악 신에서 만들어진 음반

시마 킴Sima Kim은 한국 출신의 작곡가, 연주자, 프로듀서다. [Music for Dorothy], [Ur Silhouette], [Interwined] 등의 음반을 발매했다.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에 거주하고 있다. 류에이 코토게RyueiKotoge는 일본의 비트메이커다. [Architect], [Collaborations], Parallel] 등의 음반을 발표했다. 현재 간사이에 거주하고 있다. 2014년에 발표된 류에이 코토게의 앨범에 시마 킴이 리믹스를 제공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함께 작업한 “Rêveur”가 힙스터 음악 웹진 피치포크 미디어(Pitchfork Media)에서 호평을 받는다. 아이돌을 제외한 한국의 음악가가 피치포크에 소개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함께 한 작업이 앨범으로 확장됐다.

[Exchange]는 시마 킴과 류에이 코토게의 솔로곡 두 곡과 서로가 각각의 곡을 리믹스한 곡 두 곡 그리고 함께 작업한 여섯 곡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세 곡에 부산 출신의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 일랍(Illap),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밴드 유즈드 카세트Used Cassettes의 미국인 보컬 대니 사이런즈Danny Sirens(대니 애런즈Danny Arens가 랩을 할 때 쓰는 이름이다.), 오사카 거주의 한국인 MC 모멘트Moment Bastet가 참여해 목소리를 얹었다. 마스터링은 일본의 Route09가 맡았다. 앨범 디자인은 파리에 거주하는 인터넷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S S S Â N이 맡았으며 한국에 100장 한정으로 발매되는 피지컬 앨범의 디자인은 베를린에 거주하는 한국인 디자이너 sf가 맡았다. 3D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뮤직비디오는 대구 출신의 멜트미러Meltmirror가 감독했다.

[Exchange]는 서울, 부산, 간사이, 오사카, 헤이그, 파리, 베를린 등에 거주하는 한국, 일본, 미국 국적의 아티스트가 만들었다. SNS, 유튜브, 사운드클라우드, 클라우드 스토리지, 온라인 메신저 그리고 디지털 오디오 시대가 가져온 국적 없는 음악 신의 결과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반은 낯설지만 신선한 충격을 전한다. 실험적인 힙합Hip Hop 비트 위에 부산 출신의 일랍이 공격적인 랩을 뱉은 곡의 제목은 “Seoul”이다. 본래 노래를 부르는 미국인 대니 사이런즈는 “Youth”에서 서정적인 다운템포Downtempo 비트 위에 한국말로 랩을 한다. [3 Little Wacks]에서 일본어랩을 들려줬던 재일 한국인 모멘트는 잘게 쪼개진 브로큰 비트Broken Beat에 “Wild and Young”에서 “다음주가 예비군”이라는 랩을 한다.

콜라보레이션 앨범에 다양한 참여진까지 언뜻 산만할 것 같지만 [Exchange]는 균형있게 앨범의 미덕을 밀고 나간다. 비장미 넘치는 시마 킴의 솔로 트랙 “Intro for Lovers”은 짧지만 인상적인 앨범의 인트로 곡이다. 앨범의 타이틀 곡 “Rêveur”는 힙합 비트 위에 필드부터 레코드까지 다양한 곳에서 따온 샘플과 섬세한 신스 사운드가 차곡차곡 쌓이며 앨범을 부유한다. 후반부에 있는 “Colinear”는 무거운 앰비언스와 현란한 드럼&베이스Drum&Bass 비트로 앨범을 절정에 이르게 한다. 시마 킴과 류에이 코토게는 전 세계 음악 타임라인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Exchange]를 통해 자신들만의 타임라인을 만들었다. 이는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의식함과 동시에 이를 신경 쓰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고집과 포용이 아름다운 비율로 조화를 이루는 앨범이다.

-하박국HAVAQQUQ (영기획YOUNG,GIFTED&WACK 대표)

-credit-
Produced by Sima Kim & Ryuei Kotoge
Mixed by Sima Kim & Ryuei Kotoge
Mastered by Route09
Artwork by S S S Â N (s-s-s-a-n.tumblr.com)
Music Video by meltmirror (vimeo.com/meltmirror)

3 Little Wacks – YOUNG,GIFTED&WACK 3rd Anniversary Compilation

1. Kernelstrip – 고양이
2. 사람12사람 – fish wish kiss
3. Room306 – enlighten me
4. Flash Flood Darlings – just for the night
5. goldendoodle – 스크류드라이버
6. 75A – taipei
7. Pause Cuts – sacrificed
8. LOBOTOMY – McCartney vs. Bieber
9. Sima Kim – easy word (ft. moment aka swag cat)
10. theoria – impulse drive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 신에서 적절한 기능을 하는
영기획(YOUNG,GIFTED&WACK)의 3주년 컴필레이션
[3 Little Wacks – YOUNG,GIFTED&WACK 3rd Anniversary Compilation]
레프트필드부터 일렉트로 팝까지 다양한 사운드를 담은 EDM 너머의 일렉트로닉 음악

서울에서 창업하는 자영업자의 절반이 3년 이내에 폐업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부자연스럽게 영기획(YOUNG,GIFTED&WACK)이 2015년 6월 18일 3주년을 맞았다. 영기획은 서울의 언더그라운드 레이블이다. 영문으로는 YOUNG,GIFTED&WACK 한글로는 영기획이라 표기하고 부른다. 요즘의 레이블이 대부분 그렇듯 생존을 위해 레이블 외에 미디어, 이벤트 기획,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등의 일을 겸한다. 젊고(YOUNG) 축복 받았으며(GIFTED) 역겨울 만큼 끝내주는(WACK) 음악과 음악을 이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YOUNG, GIFTED & WACK은 브로드웨이에서 최초로 자신의 쇼를 올린 흑인 여성 작가 Lorraine Hasberry의 연극 ‘To Be Young, Gifted and Black’을 패러디한 것이다.

특정 장르를 주장하진 않지만 지금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소개하는 것을 지향하기에 대체로 일렉트로닉 음악 장르의 음반을 발매하고 관련된 일을 기획했다. 한국의 1세대 일렉트로닉 음악가들의 역사를 복원하는 리본(Re:Born) 프로젝트, 회기동 단편선과 무키무키만만수의 리믹스 컴피티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사운드 전시 ‘소음인가요’, 국내 유일의 일렉트로닉 음악 페어 ‘암페어(Amfair)’ 등의 이벤트를 열거나 참여했다. 칠웨이브(Chillwave), 비트 뮤직(Beat Music), 퓨쳐 R&B (Future R&B), 위치하우스(Witch House), 일렉트로 팝(Electro Pop) 등 다양한 장르의 음반을 20여 종 발매했고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부문에 두 개의 작품을 올렸다.

[3 Little Wacks]는 영기획의 3주년을 기념하여 영기획과 함께 일하는 음악가의 곡을 모은 컴필레이션 앨범이다. (영기획은 아직 전속 개념이 없다. 소속 음악가 대신 함께 일하는 음악가라는 표현을 쓴다.) 그간 미디어로서 두 장의 샘플러를 발매했으나 레이블로 컴필레이션을 발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많은 이가 “일렉트로닉 음악 = EDM”이라 생각한다. 여기에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팝부터 두뇌를 춤추게 하는 실험적인 댄스 음악까지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 신을 풍부하게 하는 다양한 사운드가 담겨 있다. 앨범의 제목은 Bob Marley의 노래 ‘3 Little Birds’에서 가져온 것이다. 곡의 가사 “Every little thing gonna be alright”처럼 앞으로도 무탈하게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기 작은 새 영기획에게 날개를 달아 줄 10팀의 음악가를 소개한다.

Kernelstrip
커널스트립(Kernelstrip)은 박동찬의 1인 프로젝트팀이다. 알맹이, 핵심을 뜻하는 Kernel과 드러내다, 벗기다는 뜻의 Strip을 합친 단어다. 팀의 이름처럼 커널스트립의 음악은 단단하지만 그 안의 서정을 감추지 않는다.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과 무겁고 날카로운 비트의 조합은 커널스트립의 트레이드마크로 정확하게 귀와 발 그리고 마음을 두드린다. 2014년 EP <Walking Throught The Galaxy>, 리믹스 EP <Dazzling> 을 발표하고 네이버 온스테이지 무대에 섰다.

사람12사람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목소리. 이를 감싸는 정교하게 설계된 사운드. 사람12사람은 이런 목소리를 가진 지음과 이런 사운드를 만드는 은천의 일렉트로 팝 혼성 듀오다. 지음이 만드는 멜로디는 좋은 팝의 범주 아래 있으나 결코 전형적이지 않다. 은천이 만드는 사운드 역시 일반적인 일렉트로 팝의 어법을 따르기보다 잘 만든 디자인 제품을 보듯 짜여있다. 2013년 12월 12일 첫 EP <빗물구름태풍태양>을 CD와 LP로 발매했으며 2015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음반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Room306
퍼스트 에이드(FIRST AID), 포즈 컷츠(Pause Cuts) 등의 이름으로 분기마다 한 장 이상의 음반을 만들고 있는 프로듀서 허민이 홍효진과 함께 하는 두 번째 보컬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다. 룸306Room306은 팝이라는 장르와 다이나믹한 감정의 결을 세심하게 전달하는 홍효진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 실험을 전개한다. 그 결과물은 보사노바일 수도, 팝일 수도, 퓨쳐R&B일 수도 있다. 음원과 전혀 다른 감상을 선사하는 B Studio 밴드 라이브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9월의 헬로루키로 선정되었으며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쳇 페이커(Chet Faker)가 극찬한 ‘Tomorrow’를 싱글로 발매할 예정이다.

Flash Flood Darlings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Flash Flood Darlings)는 제이 송Jay Song의 솔로 프로젝트다. ‘번쩍이는 홍수 그대’ 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이름은 태국에서 애인과 함께 있을 때 받은 느낌을 떠올리며 지었다. 어릴 때 뉴질랜드에 이민을 간 후 16살에 독립해 20대 후반까지 흐린 날이 대부분인 작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친구들과 함께 살았다. 2015년 초 10대 시절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깨달았을 때부터 친구들과 함께 살며 보낸 무모하고 아름다운 청춘의 순간까지를 담은 [Vorab and Tesoro]을 발표했다.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출연해 한 커밍아웃이 큰 화제를 모았다.

goldendoodle
골든 리트리버 + 스탠다드 푸들 = 골든두들. 골든두들(goldendoodle)은 ‘에레나’로 활동하며 2006년 [Say Hello To Every Summer]를 발표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2012년 IRMA JAPAN 레이블에서 ‘tender tender trigger’ 앨범을 발표한 우민과 멀티플레이어 태성이 함께 하는 혼성 듀오다. 일렉트로닉 음악의 바탕 위에서 섬세한 듯 날카롭고, 수줍은 듯 매혹적인 팝을 펼쳐내고 있다.

75A
75A는 비트 신의 아이돌에서 갤러리와 무용 극장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며 사운드 디자이너로 거듭나고 있는 프로듀서 그레이(GRAYE)와 아이돌 음악을 탐닉하며 파괴적인 노래를 부르는 프리키포크 싱어송라이터 후쿠시 오요(fuckushi Oyo)의 프로젝트다. 그레이의 음반 [Mon]에 수록된 ‘Gumgang River’를 계기로 만난 이들은 그레이가 좋아하는 것과 후쿠시 오요가 가진 것을 모아 팀 이름으로 정하고 어둡고 아름다우며 기묘한 팝 음악을 만든다. 2014년 그레이의 하드디스크 파손으로 공개한 무료 앨범 [Damaged] 이후 전복적인 사운드의 새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Pause Cuts
포즈 컷츠(Pause Cuts)는 10년 가까이 한 시도 쉬지 않고 정글부터 퓨쳐R&B까지 비트와 화음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을 해 온 퍼스트 에이드(FIRST AID)가 잠깐 멈춰서(Pause)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 만든 프로젝트다. 전형적인 비트 신 음악을 탈피해 808 드럼과 훵키한 베이스, 로즈 건반 등 전통적인 흑인 음악의 요소를 이용해 흑인 음악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넘나드는 미래지향적인 팝 음악을 들려준다. 진보, 선우정아 등이 참여한 정규 앨범 발표를 앞두고 있다.

LOBOTOMY
로보토미(LOBOTOMY) 또는 ㄹㅂㅌㅁ는 2000년 중반부터 힙합, 글리치, 노이즈, 칠웨이브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온 프로듀서 양정민의 1인 프로젝트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건 스윙스Swings의 히트곡 ‘Bulldozer’지만 그의 실험은 노이즈 공연장에서 피드백을 만드는 것부터 ‘샴푸의 요정’ 같은 가요 곡의 소리를 늘려 찹&스크류드 곡을 만들고 케이크샵에서 져지 클럽을 디제잉하는 것까지 방대하다. 2014년 중반 칠웨이브, 트랩, 위치 하우스, 부기 훵크 등을 담은 음반 [protoLEMON]을 발표했다. 이제 오래 준비해온 프로젝트 음반 [LEMON]을 발표할 차례다.

Sima Kim
시마 킴(Sima Kim)은 김시마의 프로듀서 이름이다. 앰비언트 음악가로 시작해 사운드의 화음을 겹겹이 쌓던 그는 2014년부터 비트 신 음악에 심취해 그에 영향받은 작업을 시작했다. 그가 만들어내는 곡은 기존의 리듬 중심 비트 신 음악이 아닌 앰비언트의 작법을 이용한 새로운 사운드로 피치포크Pitchfork, 팩트Fact 등 해외의 음악 웹진에서 극찬받았다. 한국에서 태어나 네덜란드에서 클래식을 공부하며 유럽에서 공연하고 한국, 일본, 미국 레이블에서 음반을 발표하는 탈국적 프로듀서 시마 킴은 현재 앰비언트부터 트랩까지 활동에 걸맞은 다양한 결과물을 발표할 예정이다.

theoria
띠오리아(theoria)는 레프트부터 라이트까지 다양한 성향의 음악가가 포진한 영기획YOUNG,GIFTED&WACK에서 가장 레프트에 위치한 프로듀서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정글과 앰비언트의 영향을 받은 곡을 만들어 온 그의 곡은 댄스 플로어부터 조용한 방까지 어디에서 들어도 어울린다. 2013년 내면 세계의 탐구를 다룬 [Innerspace]를 발표했으며 이후엔 리믹스 작업을 주로 했다. 그가 사운드클라우드에서 공개한 M.I.A.의 ‘Live Fast Die Young’ 리믹스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4만 플레이를 넘겼으며 Lil Wayne의 ‘A Milli’ 리믹스는 클럽 케이크샵의 앤썸이 됐다.
[3주년 축사]

사람12사람의 ‘fish wish kiss’, Room 306의 ‘Enlighten Me’, Flash Flood Darlings의 ‘Just For The Night’를 연이어 들으며 무척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모든 뮤지션 이름과 곡명을 동일한 간격, 일렬로 나열한 <Thr33 Littl3 Wacks>의 음반 커버를 보고 좀 더 확신에 가까운 맘이 생겼다. 모호한 레이블이란 울타리 안에서 제각기 확고한 뮤지션들 사이의 어렴풋한 ‘링크’를 만드는 것. 영기획이 가장 잘하는 일은 음반을 만드는 것이겠지만, 그 성취는 바로 그 느슨한 연대와 어느새 3년을 이어온 지구력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영기획의 3주년을 아낌없이 축하합니다.
– 유지성 (<GQ KOREA> 피처 에디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걱정스런 눈빛이 엷은 미소로 바뀌기까지, 꼬박 3년이 걸렸다. 대표는 여전히 얼굴만 마주치면 앓는 소리부터 내지만 아마 자신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다. 반도의 흔치 않은 전자음악 레이블 영기획이 단기간에 썩 괜찮은 카탈로그를 꾸리며 건실하게 성장했다는 사실 말이다. 3주년을 맞이한 영기획의 지금은 선량한 의지에 대한 보답이기도, 확고한 취향의 승리이기도 하다. 대표의 ‘모에화’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업계 사랑방 역할을 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는 어딘가 이상하지만 정 가는 레이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빽도는 사절하겠다. 영기획이여, 신화가 되어라.
–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심쿵.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나이에 심쿵이란 말을 쓰는 게 겸연쩍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심쿵은 전자음악의 비트 소리 같기도 하다. 영기획의 음악은 지금껏 나를 여러 번 심쿵하게 했다. 처음 퍼스트 에이드의 음악이 그랬고, 커널스트립의 음악이 그랬고, 사람12사람의 음악이 그랬고, 올해 플래시 플러드 달링스의 음악이 또 그렇다. 거대한 페스티벌이나 클럽보다 방구석에서 음악 듣기를 더 선호하는 나에게 영기획의 음악은 언제나 ‘심.쿵’ 하고 울린다. 영기획의 3주년 기념음반을 듣고 있는 지금, 다가오는 모든 비트는 내 가슴에 심쿵거린다.
– 김학선 (웹진 ‘보다’ 편집장)

예를 들어 어떤 문제가 생겼다. 해결하면 된다고 간단히 말하는 사람,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넉넉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영기획은 넉넉한 사람 편이다. 전자 음악에 있어 찬찬하고 자세하며, 인정이 넘치고 정성이 지극하다. 재치 있고 약삭빠르며 능란한 재주가 있는 음반사다.
– 박의령 (나일론 피처 디렉터)

한국에도 이제 인디 레이블들은 많아졌지만 이들 중 전자음악을 독립적으로 발매하는 곳은 흔치 않다. 힘겨운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전자음악가들을 향해 영기획은 ‘모여라!’를 외쳤고 그들이 어엿한 ‘씬’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것은 좋게는 선구자라는 명예를 획득하는 일이지만 나쁘게는 감당하고 감내하며 인내하는 작업이다. 이것을 영기획은 3년을 해냈다. 심지어 영기획은 매니지먼트를 상당히 잘한다. 제휴한 음악가들이 SNS 상에서 상당한 화제를 모으고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출연하며 그들의 음악이 멋진 디자인을 통해 세상에 나온다. 물론 이것은 1차적으로는 해당 뮤지션들의 음악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 숨은 영기획의 노력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의 레이블이 이만한 퀄리티를 유지해왔다는 것에 훗날의 후배들은 존경심을 가질 것이라 믿는다. 영기획의 10년, 20년을 기원한다.
–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

at Doors

[Disc 1]
1. Road Movie
2. Enlighten Me
3. Seems Like (같아요)
4. Wood on Fire
5. Belief
6. 총총 (Period)
7. Tomorrow

[Disc 2]
1. Road Movie (Live)
2. Enlighten Me (Live)
3. Seems Like (같아요) (Live)
4. Wood on Fire (Live)
5. Belief (Live)
6. 총총 (Period) (Live)
7. Tomorrow (Live)
8. Blue (Live)

 


 

호기심과 두근거림, 찬란한 행복, 불안과 집착, 광기와 냉소, 해방감과 공허함까지
관계를 맺으며 경험하는 감정의 디테일을 담은 Room306의 <at Doors>
미래에서 온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과거에서 물려받은 재즈 팝 버전, 2 디스크로 발매

Room306
룸306(Room306)은 프로듀서와 신스 베이스 퍼스트 에이드(FIRST AID), 보컬 홍효진, 기타 김주민, 키보드 유은주 그리고 드럼 이정윤으로 구성된 5인조 밴드다. 2015년 6월 영기획(YOUNG,GIFTED&WACK) 3주년 기념 앨범 <3 Little Wacks>에 수록된 “Enlighten Me”로 데뷔했으며 이후 리믹스가 포함된 두 장의 싱글 “Tomorrow”와 “Wood on Fire”를 발표했다. <at Doors>는 2016년 3월 06일에 발매하는 룸306의 첫 정규 앨범으로 두 장의 디스크로 구성돼 있다. 디스크 1에는 퍼스트 에이드와 보컬 홍효진이 함께 만든 일렉트로닉 버전의 곡이, 디스크 2에는 라이브 밴드 버전의 곡이 실려 있다. 여기에 숨은 사연이 궁금하다면 스크롤을 조금 내려 앨범의 제작과정을 읽어 주시길. 우선은 어느 디스크에서도 숨길 수 없는 곡에 담긴 감정을 이야기해 보자.

<at Doors>
<at Doors>는 단순히 그립거나 힘들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관계의 미세한 감정을 노래한다. 버스를 타고 상대의 어깨에 기대자 바닷냄새가 나는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한다. 정신을 차려보니 반짝이는 빛에 둘러싸였다. 관계의 시작이다. 닫힌 마음을 열어 상대에게 상처를 드러낸다. 앞으로 닥칠 감정을 깨우치게 해주길 바란다. 행복에 겨운 상태지만 이를 완전히 믿을 수 없고 점점 불안해진다. 홀연히 의심이 피어나고 이는 집착으로 이어진다. 믿음의 끈이 끊어지고 용서와 화해가 몇 차례 이어진 후 냉소를 택한다. 그리고 새로운 만남을 고민하지만 결국 홀로 남게 되고 공허함과 해방감이 동시에 찾아온다. 사랑의 불안, 기대, 설렘, 과거와 미래, 호기심, 이해, 행복, 의심, 집착, 광기, 믿음, 용서, 화해, 냉소, 이별 후의 공허, 해방, 무력까지. 앨범을 모두 듣고 나면 당신은 깨닫게 될 것이다.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는 감정의 문 앞에 서 있다는 것을.

제작 과정
2015년 레이블 영기획(YOUNG,GIFTED&WACK)에 일어난 가장 큰 사건은 룸306이라는 밴드가 생긴 거다. 영기획은 일렉트로닉 음악 레이블이라 소속 음악가 대부분 1인 프로듀서다. 멤버 수가 많아봤자 여기에 보컬 멤버가 추가 되어 2명이 고작이다. 룸306 역시 프로듀서 퍼스트 에이드와 보컬 홍효진으로 구성된 2인조 프로젝트 팀이었다. 발단은 공연이었다. 곡으로만 존재하던 룸306도 한 번 쯤 공연을 해보는게 어떻겠냐 제안했다. 이에 응한 퍼스트 에이드는 공연 당일 자신을 포함한 다섯 명의 멤버를 데려왔다. 랩톱으로 연주하는데 한계를 느껴 멤버를 구하고 기존의 곡을 모두 밴드 라이브 형태로 재편곡한 것이다. 영기획 최초의 라이브 밴드 룸306의 탄생이다.

룸306이 전의 포맷으로 사운드클라우드에 공개한 곡은 이미 각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었다. ARIA 어워드에서 수상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일렉트로닉 음악가 쳇 페이커(Chet Faker)가 ‘Like’ 버튼을 누른 일은 특히 기념할만한 일이었다. 이를 계기로 룸306은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영기획의 3주년 기념 컴필레이션 <3 Little Wacks>에 실린 “Enlighten Me” 역시 큰 사랑을 받았다. 많은 이가 일렉트로닉 버전의 곡을 좋아해 주고 있는 가운데 밴드 룸306은 프로젝트 룸306과 싸워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다행히 밴드 룸306은 이를 슬기롭게 돌파했다. 록 밴드 일색이라 되기 어려울 거라 했던 내 만류를 뒤로하고 EBS 헬로루키 공개오디션에 응모해 덜컥 9월의 헬로루키가 됐다. 밴드로서 아직 채 다섯 번도 공연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 팝업 스테이지에도 섰다. 공연장에 서서히 사람이 차고 팬 페이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채 열 번의 공연도 하지 않았을 때였다. 대신 꾸준히 합주하고 공연 때마다 새로운 편곡을 시도했다. 그 사이 두 곡이 더 만들어졌고 이야기가 완성됐다. 하나의 앨범을 만들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 그리고 밴드는 앨범에 전에 완성된 곡과 밴드 연주 버전을 모두 싣기로 했다. 밴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해 디스크 2는 파트 별로 개별 녹음을 하지 않고 라이브를 하듯 두 개의 스튜디오에서 동시에 연주했다.

디스크 1에 실린 곡이 오리지널 곡이고 디스크 2에 실린 곡을 라이브 버전으로 간주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디스크 1에 실린 곡을 과거, 디스크 2에 실린 곡을 현재라고 구별할 수도 있겠다. 곡의 장르만 두고 생각하자면 디스크 1이 미래, 디스크 2가 과거처럼 들리기도 한다. 두 곡을 번갈아 비교하며 들을 수도 있을 테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스크를 주로 들어도 좋다. 어떻게 들어도 수록된 곡이 안에 담긴 찬란하고 때로는 비참한 감정의 디테일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 그게 바로 좋은 팝의 미덕이다.

크레딧
<at Doors>의 모든 곡은 퍼스트에이드가 직접 믹싱, 마스터링 했다. 비주얼 아티스트 HOBIN이 앨범에 쓰인 모든 일러스트를 그리고 디자인했다. 디스크 1에 수록된 “Seems Like (같아요)”는 머쉬룸 레코딩에서 천학주 엔지니어가 녹음했다. 디스크 2의 모든 곡은 스튜디오 앰피아의 최우재 엔지니어가 녹음했다. 앨범의 제작, 유통, 홍보와 밴드의 매니지먼트는 영기획에서 맡으며 하박국이 담당한다.

-하박국HAVAQQUQ(영기획YOUNG,GIFTED&WACK)

추천사
사랑을 향한 냉소나 체념이 아닌, 이토록 깊고 진한 구애의 몸짓을 만나본 지가 언제인지 아득하다. 포워드(F.W.D.), 포즈 컷츠(Pause Cuts) 활동은 물론 각종 개인작업과 앨범 프로듀싱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전천후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퍼스트 에이드(FIRST AID) 허민과 보컬리스트 홍효진의 만남은 지독하고 지긋지긋한 사랑, 오로지 그 한 점만을 향한다. 앨범 내내 결코,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그 굳건한 지향은 그 수 많은 밤에도 끝끝내 우리 곁에 남은 끈적한 감정의 자국들을 집요하게 어루만진다. 뾰족하기보다 둥글려 감기는 홍효진의 보컬은 우리가 수 없이 삼킨 닿지 못한 사랑의 말을 몇 번이고 대신 전하고, 여백의 미와 긴장의 미덕을 잃지 않는 허민의 밀도 높은 프로듀싱은 앨범의 빈 공간 하나, 숨소리 하나 허투루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 숨 막히는 유영 속 드럼,기타, 키보드 연주를 조심스레 채워 넣은 밴드 라이브 CD는 한정 앨범을 손에 넣을 단 306명의 청자에게만 허락된 또 다른 즐거움이다. 혼란과 폭동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침없는 사랑의 노래들이 이렇게나 한 아름이다.
-김윤하(음악평론가)

퍼스트 에이드의 음악을 처음 들으며 느꼈던 감정은 ‘향수’ 같은 것이었다. 명확한 것은 아니었어도 대략 그와 비슷한 감정이었다. 앨범 제목이 <Nostalgic Falling Down>이었으니 창작자의 의도가 음악에 잘 담긴 셈이다. Room306에는 그보다 훨씬 넓은 감정의 폭이 담겨있다. ‘사랑’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감정과 무드가 펼쳐지며 향수는 자연스레 Room306의 한 부분으로 자리한다. 이처럼 다양한 정서의 중심에는 훌륭한 팝이 자리하고 있다. 퍼스트 에이드의 사운드와 홍효진의 보컬이 만들어내는 다채로운 세계는 무엇보다 빼어난 팝 멜로디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퍼스트 에이드의 전자음이 주도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밴드 연주로 앨범이 구성된 것 역시 빼어난 팝 멜로디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돌이켜보건대 퍼스트 에이드의 음악을 처음 들으며 향수란 감정을 처음 느낄 때도 그 안에는 설득력 있는 멜로디가 있었다. 이 멜로디의 힘은 Room306의 사운드 안에서 더 강해지고, 더 특별해진다.
-김학선(웹진 ‘보다’ 편집장)

흔히들 음악을 들으면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고는 한다. 그리고 그 수식어에 해당하는 음악은 이미 세상에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앨범은 기존에 존재하는 아름다운 앨범과는 또 다른 결을 지향한다. 그리고 막연하게 아름답고 빛나기보다는, 오히려 듣는 이로 하여금 아픈 구석을 꺼내게끔 할지도 모른다. Room306의 새 앨범 <at Doors>가 그렇다. 수록곡은 주로 구체적인 감정을 광활한 사운드스케이프 안에 담아낸다. 간결하지만 충분히 곡의 분위기를 구현해내는 소리 구성과 선택, 그리고 공간감의 활용까지 퍼스트에이드는 또 한 번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특히 디테일을 구현하는 노이즈나 곡 전체, 나아가 앨범 전체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듯한 신스의 활용은 굉장히 뛰어나다. Room306의 음악은 특정한 무드 조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곡마다 하나의 세계를 조성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보컬이 가진 재즈의 결이나 벤딩은 이러한 구체적인 세계를 표현하는데 있어 더없이 적합하며, 긴 호흡으로 곡을 표현하면서도 트랙이 구현해놓은 디테일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굉장한 장점이다. 공간감의 활용이나 서정적인 면모는 Room306의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그러면서도 소리간의 합이나 전자음악을 듣는 재미 또한 놓치지 않고 있다. 두 장의 CD로 구성된 앨범은 명확한 몇 가지 장르의 결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을 조악하게 해치거나 전례 없는 새로움을 시도하지 않는다. 하지만 개별의 곡이 담아낸 서사, 앨범 전체를 통해 이야기하는 감정은 정말 잔인하리만큼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세계 속 순간순간이 빚어내는 소리가 여기 이 앨범에 담겨있다. Room306의<at Doors>는 누군가에게 머리 아플 정도의 슬픔을 줄 수 있을 것이며, 그러면서 그 슬픔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경험을 줄 것이라 믿는다.
-블럭(프리랜서작가)

-Credits-
Executive Producer HAVAQQUQ for YOUNG,GIFTED&WACK
Art Directed by 김호빈
All songs mixed and mastered by FIRST AID
CD 1 “Seems Like (같아요)” Vocal recorded at Mushroom Recording, by 천학주
CD 2 Live recorded at Studio Ampia, by 최우재

CD 1 Credits
1. Road Movie
Composed by FIRST AID and 홍효진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and FIRST AID

2. Enlighten Me
Composed by FIRST AID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and FIRST AID
Piano by FIRST AID
Guitar by 최영훈

3. Seems Like (같아요)
Composed by FIRST AID & 홍효진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4. Wood On Fire
Composed by FIRST AID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Keyboard(Synth) by FIRST AID

5. Belief
Composed by FIRST AID and 홍효진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Piano by FIRST AID

6. 총총 (Period)
Composed by FIRST AID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Piano by FIRST AID

7. Tomorrow
Composed by FIRST AID and 홍효진
Lyrics by FIRST AID
Vocal by 홍효진
Guitar by 최영훈

CD 2 Credits
8. Blue
Composed by 홍효진 and FIRST AID
Lyrics by 홍효진
Vocal by 홍효진

All Songs Arranged by Room306 (홍효진, 김주민, 이정윤, 유은주, FIRST AID)
All Vocals by 홍효진
All Guitars by 김주민
All Drums by 이정윤
All Acoustic, Electric Pianos and Organs by 유은주
All Basses and Keyboards(Synth) by FIRST AID

(c) 2016 YOUNG,GIFTED&WACK Records. All Right Reserved.
YGWC-015

 

SEOUL

01. 인왕산
02. 홍대입구
03. 네온
04. 광화문
05. K.AFKA
06. 새벽비
07. 봄
08. 벚꽃
09. 밤산책
10. 2002
11. 서울

 


 

초현실적 사운드, 독창적 세계관의 일렉트로니카 아티스트 RAINBOW 99!
화려한 조명 이면에 드리워진 서울의 다양한 풍경들을 조망하는 세 번째 정규앨범! <SEOUL>

광화문, 홍대, 네온 등 서울의 풍경들을 모티브로 하는 농밀한 사운드의 다운템포!
한국 일렉트로닉-록 씬의 독보적인 듀오 K.AFKA 참여!

기타리스트, 프로듀서, 사운드 디자이너… RAINBOW99(본명:류승현)은 어떤 하나의 문장이나 단어로 쉽사리 정의 내릴 수 없는 아티스트이다. 그는 2004년 ‘어른아이’의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시작한 이래 하이미스터메모리, 올드피쉬, 옥상달빛, K.AFKA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해 온 내공 충만한 기타리스트이자 시와무지개, 투명 등의 앨범을 프로듀스한 노련한 프로듀서인 동시에 스스로의 프로젝트인 RAINBOW99, 그리고 우쿠루쿠를 통해 본인만의 유일무이한 감성과 이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을 ‘전자음’으로 표현하는 일렉트로니카 뮤지션이기도 하다. 2013년, 노트북과 오디오카드만으로 만들어 낸 전작 <드림팝(Dream Pop)>으로 마치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를 선사하며 네이버 뮤직의 ‘이 주의 발견’에 선정되는 등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그가 마침내 새 앨범으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매일 밤을 현란하게 수놓는 형형색색의 네온사인들 만큼이나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도시 ‘서울’. RAINBOW99의 세 번째 정규 앨범인 <Seoul>은 그가 바라보는 서울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들을 아름다운, 때로는 무겁고 어두운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그려내고 있다. 언제나처럼 작곡, 프로그래밍, 연주, 심지어 녹음과 믹스,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프로듀싱 전체를 아티스트가 직접 해 내고 있는 이 앨범은 밴드 ‘아이러닉 휴’의 베이시스트 조인수, 인디팝 듀오 ‘오후만 있던 일요일’의 건반 주자 김아리, 바이올리니스트 김상은 등의 참여로 한층 완성도를 더하고 있으며 특히 허스키한 음색이 블루지하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를 자아내는 보컬리스트 박지혜의 참여는 앨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즐겨 찾던 인왕산 중턱에서 바라본 서울에 대한 인상을 아련하고 몽환적인 전자음으로 표현한 ‘인왕산’을 시작으로 이전과는 달리 너무나 혼잡해져 버린, 변해 버린 홍대를 ‘무언가 너무 많아’라 노래하는 ‘홍대입구’, 화려하지만 사실은 대다수가 고단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울의 밤을 몽환적이고 스산한 사운드와 보컬로 묘사하는 ‘네온’, 그에겐 ‘시위’로만 기억되는 광화문의 풍경을 강렬한 일렉기타에 김상은의 바이올린이 어우러진 싸이키델릭한 사운드와 묵직한 다운비트로 그로테스크하게 그려내는 ‘광화문’, 희망적으로 느껴지는 제목과는 달리 자본의 논리로만 돌아가는 서울에 ‘봄은 없다’고 음울하게 노래하는 ‘봄’ 등 수록곡의 상당수가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감지되는 희망적이지만은 않은 시대상들을 묘사하고 있다. 반면 이른 새벽 첫 차 안에서 마주하는 비 내리는 서울에 대한 감상을 미니멀한 사운드로 덤덤하게 그리는 ‘새벽비’와 순간이지만 찬란하게 피어난 벚꽃의 이미지를 서정적으로 담은 ‘벚꽃’, 2002년에 대한 개인적 소회를 가슴 뭉클해지는 사운드로 아름답게 그려내는 ‘2002’ 등은 이 앨범이 묘사하는 서울, 또 서울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의 또 다른 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앨범에서 가장 의외의 곡이라 할 수 있는 곡인 ‘K.AFKA’는 그의 좋은 동료이자 치열하게 자신들의 음악을 해 내고 있는 한국 일렉트로닉-록 씬의 독보적인 듀오 K.AFKA에 대한 헌사로 K.AFKA가 직접 참여, 그 의미를 한층 더하고 있으며 끝으로 오롯이 기타 연주로만 채워진 마지막 곡 ‘서울’은 여전히 어둡지만, 그러나 일말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서울에 대한 그의 시선을 담으며 일종의 ‘총평’으로서 대미를 장식한다.

‘서울’이라는 공간 안에서 아티스트의 외면에 존재하는 현상들, 또 내면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들과 기억들을 특유의 독창적 감성과 빼어난 사운드메이킹으로 풀어내고 있는 이 앨범은 장르의 속성상 필연적으로 ‘댄스음악’에 그 무게가 쏠려있는 한국 일렉트로닉 씬에서 RAINBOW99라는 아티스트가 매우 독자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뚜렷한 지표인 동시에 우리가 다시 한 번 그에게 주목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될 것이다.

Wallflower

1. Wallflower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노래하다.
감성적인 일렉트닉 사운드와 세련된 미니멀리즘의 조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New 발라드
두 귀를 쫑끗!  ‘이어스(EARS)’의 본격 첫 데뷔 싱글 [WALLFLOWER]

이어스(EARS)’는 보컬과 기타를 담당하는 ‘형준’과, 음악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드러머 출신 ‘상우’로 구성된 일렉트로닉 팝밴드로 이 두 명의 색깔이 잘 융합된 미니멀 사운드와 감성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팀이다. 우리는 흔히 사랑을 노래하는 느린 대중가요를 보통 발라드라 일 컫는다. 다시 말해 발라드는 장르나 형식이 아니다. 하지만 가요하면 ‘발라드’, 발라드하면 감미로운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진 성시경, 김동률, 김연우, 박효신 등을 떠올린다.

2014년 봄을 앞둔 3월. 최근 인디씬에 가장 핫하다는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를 통해 발매한 싱글 ‘이어스(EARS)’의 [WALLFLOWER]는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바탕으로 슬로우코어, 드림팝, 엠비언스등 폭넓은 장르의 스펙트럼과 섬세하고 감성적인 내용을 담은 또 다른 의미의 New 발라드라고 할 수 있다. [WALLFLOWER]는 계란풀내지 쑥부지깽이란 이름으로 부르는 식물을 말하는데, 주로 영미권에서는 파티 등에서 아무도 말을 걸거나 춤을 신청하지 않아 벽 앞에 서 있기만 하는 인기 없는 사람을 뜻한다. 2013년 영화 ‘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에서는 이런 소년소녀들이 어떻게 벽에서 등을 떼고 걸어 나와 무리 속에 섞여들어 누군가에게 말을 걸고 춤을 신청하게 되는지 등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영화로, ‘이어스(EARS)’는 이 영화를 통해 이번 싱글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어스(EARS)’는 이번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담은 싱글 [WALLFLOWER]를 통해 2014년 대한민국 음악 씬에서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감각적인 미니멀 사운드와 그 들만의 감성을 들려줄 것이다.

Noise, piano, seoul

1. 새벽녘
2. 2호선
3. 아침 (With 박지혜)
4. 길고양이
5. 뉴타운
6. 대한문
7. 십자가

 


 

사이키델릭 노이즈와 피아노 즉흥 연주로 표현하는 서울의 현재

일렉트로닉 뮤지션 ‘RAINBOW99’과 젊은 피아노 연주자 ‘윤재호’의 프로젝트 앨범

이 앨범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놀란 부분은 RAINBOW99과 피아니스트 윤재호가 함께 작업했다는 것 자체에 있었다. RAINBOW99과 피아니스트 윤재호. 보통 기타와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바탕으로 작업을 해왔고, 음악에 있어서 멜로디보다는 화성에, 즉흥보다는 짜인 구조에 더 힘을 기울여왔던 RAINBOW99이였기에, 재즈를 꾸준히 연주해왔던 피아니스트 윤재호와의 즉흥작업은 더욱더 생각해내기 힘든 조합이었다. RAINBOW99은 지금까지 어른아이, 하이미스터메모리, 시와, 올드피쉬, 옥상달빛, 카프카, 투명 등 수많은 인디 밴드들의 세션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왔고, 최근에는 앨범 프로듀싱과 연극, 영화의 음악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지금 국내 인디 음악계에서 꼭 기억해야 할 인물 중하나이다. 특히 3월말에 발매되었던 RAINBOW99의 2집 [Dream Pop]은 평단과 청자, 모두에게 좋은 평가와 지지를 얻으며 RAINBOW99의 영역을 한 단계 더 확장시켰다. RAINBOW99이 일렉트로닉을 기반으로 점층적인 구성과 극한의 대비, 사운드에 대한 고민과 집중이라는 음악적 특징을 보여준다면, 윤재호는 표면적으로 그 반대편에 서있는 재즈 피아노 연주자라고 볼 수 있다. 윤재호는 그의 프로필에서 “‘윤재호’ 라는 이름은 최소한 음악에서만큼은 하나의 소리로 존재할 수 있기를, 음악이라는 것을 통해 자유를 찾는다는 거창한 신념대신, 나는 원래 자유로운 존재라는 것을 음악을 통해서 알게 되는 과정, 그 과정의 어떠한 부유물이 ‘윤재호’가 되길 희망합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꽤 복잡해 보이는 말이지만 음악을 통해 자유로움을 배운다는 마음만은 정확하게 보인다. 그가 왜 계속 재즈를 연주해왔는지를 알게 되는 말이기도 하다. 그만큼 윤재호라는 피아니스트와 RAINBOW99의 조합은 흥미롭다. 이처럼 음악적으로 반대편에 서있다고 할 만큼 공통점이 없었던 두 아티스트가 즉흥작업을 통해 앨범을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의외로 사이키델릭과 서울이라는 공통의 주제에 있었다.

앨범의 제목인 “Noise, Piano, Seoul” 이 세 단어는 앨범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이 앨범은RAINBOW99의 노이즈 위에 윤재호의 피아노가 만나 서울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RAINBOW99과 윤재호가 이야기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둡고 건조하며 서늘하기까지 하다. 그 사이사이의 밝은 면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배트맨이 활동하는 고담시티 정도의 우울함을 가지고 있다. 슬프게도 지금의 서울이 사실 딱 그렇지 않은가. RAINBOW99과 윤재호는 서울이라는 주제를 화성과 멜로디에 갇히지 않고 이미지나 정서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를 위해 RAINBOW99은 윤재호의 연주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비트와 화성을 최대한 배제한 노이즈만을 들려주고 녹음을 진행했고, 즉흥성을 최대한 살려 후반작업을 했다고 하는데, 앨범의 곡들을 하나하나 듣다 보면, 그들이 얼마나 집중해서 작업에 임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7곡, 40분”. 이 앨범의 곡 수와 앨범 길이다. 일주일 만에 녹음과 후반작업까지 완성했다고 하기에는 꽤 긴 러닝타임이다. 하지만 앨범을 끝까지 듣고 나면, 두 아티스트의 고민과 깊이, 집중력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새벽녘으로 시작해, 십자가로 끝나기까지의 7곡 모두, 제목과 정확히 일치하는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며, ‘Noise, Piano, Seoul’이라는 앨범 제목 안에서 군더더기 없이 이어져있어, 듣는 이를 지금의 서울이 주는 이미지 그 자체로 안내하고 있다. 특히 밴드 ‘노르웨이안 우드’의 보컬리스트인 박지혜가 참여한 ‘아침’이라는 곡은 앨범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RAINBOW99과 젊은 피아노연주자 윤재호의 프로젝트 앨범인 ‘Noise, Piano, Seoul’. 어쩌면 너무도 적나라한 감성에 서늘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희망을 발견해내는 순간, 지금 당신의 가을은 생각보다 따스하다. 서울의 가을은 꽤나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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