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장면


 

3집 정규 앨범 [어른의 장면]은 로베르트 슈만의 [어린이정경(Kinderszenen)]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총 13곡, 약 22분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원곡의 탑 멜로디를 퓨어킴의 가사와 목소리로 옮겨와 전혀 다른 감각의 청취 경험을 선사한다.

원곡이 어린 시절의 순수한 정서를 담아냈다면, 「어른의 장면」 은 그 기억을 성인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과정에 가깝다. 어른의 생활 속 장면을 하나 하나의 곡으로 표현한 가사들이 인상적이다. 익숙한 선율 위에 얹힌 목소리는 향수와 동시에 낯선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며, 단순한 ‘리메이크’를 넘어 새로운 창작물로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Credits
작사/작곡 Composed and Written by 퓨어킴 Puer Kim (원곡: 로베르트 슈만 Robert Schumann)

프로듀싱/편곡 Produced and Arranged by 이대봉 Debong Lee

보컬 Vocal by 퓨어킴 Puer Kim

악기 연주 및 녹음 Instrument Performed and Recorded by 이대봉 Debong Lee

(Acoustic Guitar, Electric Guitar, Bass Guitar, Ukulele, Synthesizer, Keyboard, MIDI Drum, MIDI Programming)

믹싱 Mixed by 이대봉 Debong Lee

마스터링 Mastered by 이재수 Jae-soo Yi (Sonority Mastering)

앨범커버 Album Cover by 박철희 Park chulhee

영상 Visualizer by 유훈영 Yoo hun-young

뮤직 비디오 Music Video by 유훈영 Yoo hun-young

유통 Distributed by 포크라노스 Pocla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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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Sound & Natural Sound의 모토 아래 서울 인왕산 초소부터 제주 원시림의 새벽까지, 스튜디오를 떠난 음악의 여정.

고음질 녹음 장비로 포착한 자연 속 공간의 울림과 아티스트의 섬세한 교감.

소리가 풍경이 되고 마음의 지도가 되는, 가장 깊고 감각적인 사운드스케이프.

모허, 여유와 설빈, 허정혁, 사공, 선경, 스프링플라워, 박시연 트리오 등이 참여한 뮤직-필드 레코딩 시리즈의 첫 번째 앨범.

 

 

Credits
1. 부지깽이/모허 (서울 인왕산)

작사:이소

작곡:이소

편곡:이소, 조민규

 

2. 불칸낭/스프링플라워 (제주 북오름 부근)

작곡:스프링플라워

편곡:스프링플라워

 

3. 어느 날/허정혁 (서울 개포 혼디 카페)

작사:허정혁

작곡:허정혁

편곡:허정혁

 

4. 안국동 2025/이재수 (서울 안국)

녹음:이재수

 

5. 카페에서 글 쓰기/이재수 (서울 망원 마르샤 카페)

녹음:이재수

 

6. 한때/선경 (제주 북오름 부근)

작사:선경

작곡:선경

편곡:선경

 

7. 인트로 1/사공 (서울 북한산)

작곡:사공

편곡:사공

 

8. 인트로 2/사공 (속초 영랑호)

작곡:사공

편곡:사공

 

9. 인트로 3/사공 (서울 홍제천)

작곡:사공

편곡:사공

 

10. 풍경/여유와 설빈 (제주 북오름 부근)

작사:여유

작곡:여유

편곡:여유

 

11. 윤슬/박시연 트리오 (서울 인왕산)

작곡:박시연

편곡:박시연

 

12. 제주 오름 2024/이재수 (제주 거문오름 부근)

녹음:이재수

 

소리의 시 (Literary Jazz)


 

《소리의 시 (Literary Jazz)》

김희나, 한국 문학을 노래하다 — 시를 품은 재즈 앨범의 탄생

“기억과 감정의 문장을, 재즈의 언어로 다시 읽다.”

 

깊고 우아한 보이스로 고급스러운 음악적 색채를 발현해온 보컬리스트 김희나는, 한국 재즈 신(Scene)에서 재즈와 샹송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를 신비롭고 세련된 사운드로 소화해 내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아티스트다. 여러 밴드와 프로젝트를 거쳐 오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보컬리스트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절제와 밀도를 동시에 갖춘 표현력으로 섬세하면서도 단단한 울림을 만들어내는 보컬리스트이자 송라이터다.

 

첫 정규앨범 《소리의 시 (Literary Jazz)》는 그가 오래도록 사랑해 온 한국 문학을 재즈의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한강, 김소월, 백석의 세계에서 건져 올린 감정의 결을 멜로디와 하모니로 다시 쓴 이 앨범은, 마치 소리로 엮은 한 권의 시집처럼 다가온다.

 

타이틀곡 〈The Past Time〉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출발해, 과거의 아픔과 고통 속에서 자신을 조용히 마주하는 내면의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곡이다. 김희나의 담백하면서도 정묘한 보컬과 여러 감정을 압축한 듯한 유려하고 농밀한 스캣 라인이 인상적이다. 정제된 재즈 편곡은 과거에 묻어둔 마음과 일상을 살아가는 현재의 감정, 나아가 미래를 향한 결심을 고요히 전하며, 앨범 전체의 정서를 관통하는 중심축이 된다.

〈먼 후일〉과 〈못잊어〉는 김소월의 언어를 절제된 재즈 화성 안에 녹여 내며, 모순된 사랑과 애틋한 그리움을 오늘날의 감성으로 그려낸다. 이국적인 볼레로 리듬 위에 펼쳐지는 〈Llueve en mí〉는 끝내 하지 못한 작별의 마음을 담담히 속삭이고, 프랑스어 가사로만 구성된 〈Je ne peux pas le dire〉는 ‘말할 수 없음’이라는 공백을 통해 오히려 감정의 본질에 더 깊게 다가간다. 베이시스트 김중혁의 자작곡 〈In The Long Winter〉는 고요한 겨울의 침묵과 사유를 음악으로 펼쳐 보이며, 마지막 곡 〈My Dear Poet〉은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 영감을 받아, 눈이 아닌 ‘별이 내리는 밤’으로 상상력을 확장해 낭만적인 재즈 팝으로 풀어냈다.

 

피아니스트 배가영, 베이시스트 김중혁, 드러머 최보미, 트럼페터 홍태훈이 함께한 퀸텟의 사운드는 왈츠와 볼레로, 스트레이트 이븐을 오가며 일관된 서정성을 유지한다.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위로, 부드러운 3인칭의 시선으로 감정을 건네는 김희나의 목소리는 시를 노래하는 동시에 시 그 자체가 되어 조용히 스며든다.

《소리의 시 (Literary Jazz)》는 단순히 문학을 차용한 재즈가 아니다. 그것은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을 음악으로 다시 쓰는, 김희나의 깊은 사유가 담긴 한 편의 여정이다.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 기억과 순간들이 이 음반의 트랙 사이를 흐르며, 듣는 이의 가장 개인적인 기억과 맞닿고, 마침내 시처럼 깊은 울림을 남긴다.

 

 

 

Liner Note

가장 내밀한 내면과의 대화, 김희나 《소리의 시 (Literary Jazz)》

 

이 작품은 김희나라는 음악가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면서 이름에 담겨 있듯 시를, 혹은 문학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새로운 시를 재즈가 가진 소리로 풀어낸 작품이다. 재즈 음악이 가진 시적 영역도, 반대로 한국의 문학이 가진 서정성이 재즈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지점을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좋아하는 문학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가즈오 이시구로는 스테이시 켄트의 앨범으로 라이너 노트를 쓸 때 의미로서의 접근보다 그 사람을 이야기하고는 했다. 그래서 나도 문학을, 그 중에서도 시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과 재즈에 관한 정의를 논하는 것도 이 앨범을 이야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그보다는 김희나라는 음악가가 가진 독특한 지점에 관한 언급을 먼저 꺼내고 싶다.

단순히 그가 몇 년 전부터 재즈와 시를 연결하는, 한국의 좋은 문학가의 작품을 소리로 전달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져왔다는 것을 언급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음악적 성취를 이루기 이전에 자신의 삶에 있어서 여러 여정을 겪었고, 그 안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이라는 것을 감히 다 꺼낼 수도 없고 나 또한 다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그 시간은 음악가로서의 활동에도 큰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처음 그에게 삶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 몇 년이 지난 지금, 김희나라는 음악가는 큰 성장을 이뤘다. 커리어가 잘 되었다는 것도 있지만,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관해 치열한 고민 끝에 어느 정도의 대답을 내놓은 듯하다.

 

이 앨범은 그 대답의 일부다.

 

문학은 얼핏 일방적 소통처럼 느껴지지만, 결국은 대화라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재즈는 그런 점에서 문학을 음악으로 옮길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이자 또 다른 대화 방식이다. 한강, 김소월, 백석, 기형도 등의 인물로부터 전달되는 정서도, 무엇보다 한국어로 전달되는 훌륭한 이야기도 있지만 이 작품에는 프랑스어도, 영어도 있다.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전달되는 감성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존재한다. 그것의 깊이는 짧은 몇 마디로 풀어내기엔 부족하다.

단순히 사람 간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 이상으로, 이 앨범에는 압축된 함의 안에 생애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굴곡이 가득 채워져 있다. 동시에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때로는 친절하며 한없이 흔들리다가도 이내 단단한 면모를 들려준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라이너 노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 하나가 있다면, 자신의 친구이자 좋은 음악가인 스테이시 켄트를 ‘우리 시대의 위대한 재즈 디바’로 소개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는 나 또한 자신 있게 김희나라는 음악가를 동시대 가장 아름다운 재즈 디바로 소개하고 싶다.

처음 들었을 때 직관적으로 닿는 감정이 있을 것이고, 두 번째 듣다 보면 그 안에 각자의 이야기를 투영할 것이며 그 이후로는 들을 수록 각자의 인생이, 혹은 더 큰 문학 작품의 존재감이, 그리고 김희나라는 음악가의 깊이 있는 면면이 느껴질 것이다. 접했을 때 바로 그 매력을 느낄 수 있고, 그러면서도 그 안에는 여러 이야기가 존재하는 음악가가 바로 김희나라는 재즈 음악가다. 가급적 처음부터 끝까지, 가사를 눈으로 함께 읽으며 들어볼 것을 권한다.

 

– 음악평론가 박준우

 

눈이 부시다.

스스로 뮤지션으로서의 믿음을 갖기까지

재즈 보컬 희나의 여정을 지켜보며

나의 오감이 속삭인다.

그 가치로운 삶의 여정에

눈이 부시다.

 

그래서일까.

<The Past Time>에서의 보컬 즉흥 연주는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언젠가부터 존재했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펼쳐질

재즈를 향한 희나의 사랑의 메시지임이 분명하다.

 

가사가 존재하지 않는 보컬 스캣 솔로.

만약 거기에서 내용의 서사가 더 느껴진다고

누군가 말한다면,

보컬 즉흥 스캣이야말로

그 뮤지션의 음악 성찰의 깊이를

스스로 자신 있게 말해도 되지 않을까.

 

특정한 문장으로는 형용할 수 없는

지난 시간의 감정들을

스캣 끝자락, 하이 노트로 호흡을 잡으며

길게 끌어내다 트럼펫과 만날 때, 터져 나온다.

 

브라보, 희나.

 

첫 정규 음반에서 벌써,

한국 문학과의 만남 <소리의 시>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고,

그 주제를 향한 창작 작업을

지속해 갈 수 있는 힘은

과연 어디서 오게 된 걸까.

 

정체성, 그 정체성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

그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진솔하게 다 하고 싶다는

열정이 준 힘일까.

 

긍정적 고뇌와 지속적인 성찰의 시간은

언젠가는 응집되어 발현된다고 한다.

 

진심으로 애정하는 자신의 삶의 여정은

인내의 힘으로 끈끈하게 지속되고,

그 인내의 힘은

빛이 나는 열매로 거두게 된다는 말이

생각나는 희나의 1집 앨범 <소리의 시>는

 

지난 시간으로부터 스스로 자신에게 주게 된 “정체성”이라는 이름의 멋진 선물이다.

 

– 재즈보컬리스트 이부영

 

Credits
소리의 시 (Literary Jazz)

 

1. 먼 후일

2. The Past Time

3. Llueve en mí

4. 못잊어

5. In The Long Winter

6. Je ne peux pas le dire

7. My Dear Poet

 

Track 1,2,3,4,6,7 작사·작곡: 김희나

Track 2 작사: 배가영

Track 1,4 시: 김소월

Track 1,2,3,4,6,7 편곡: 배가영

Track 5 작사·작곡·편곡: 김중혁

 

 

Produced 김희나 Heena Kim

Music Produced 배가영 Gayoung Bae, 김희나 Heena Kim

Executive Producer 김희나 Heena Kim

 

Vocal 김희나 Heena Kim

Piano 배가영 Gayoung Bae

Bass 김중혁 Joonghyuk Kim

Drums 최보미 Bomi Choi

Trumpet 홍태훈 Taehoon Hong

 

Project Support 정소연 Soyeon Jung (NUIER)

Recorded 김지엽 Jiyeob Kim at Eum Sound

Mixed & Mastered 김지엽 Jiyeob Kim at Delight Sound

Artwork 한석규 Seokgyu Han

 

NAMDO CALLING


 

정은혜 X 까데호 feat. 김예찬

 

남도 소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소리꾼 정은혜와 왕성한 창작/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까데호, 그리고 재즈신의 신성 김예찬이 만나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소리를 만들었다. 남도 소리의 멜로디와 가사를 기반으로 정은혜의 현대적인 선율 작/편곡과, 까데호의 Afrobeat, Funk, Psychedelic을 아우르는 그루브, 그리고 아프리카 타악기인 Balafon을 메인으로 사용한 비브라포니스트 김예찬의 예측 불가한 멜로디들이 어우러져 마치 과거의 남도소리가 낯선 곳에서 시간여행을 하는 감상을 전달한다. 2025년 여우락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실험과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Credits
JUNG EUNHYE X CADEJO feat. KIM YECHAN

 

JUNG EUNHYE on Vox

LEE TAEHUN on Guitar

KIM JAEHO on Bass

KIM DAVIN on Drums

KIM YECHAN on Balafon & Vibraphone

 

All music conceived and performed by JUNG EUNHYE X CADEJO feat. KIM YECHAN (Based on Traditional NAMDO sound)

Recorded, mixed and mastered at studioLOG by Sangyong Min

Album artwork by nabokong

 

Lavender’s Illusion


 

JIYUN의 첫 정규앨범 ‘DAYDREAM’ 의 선공개 곡 ‘Lavender’s Illusion’

 

 

Credits
Produced JIYUN, 안예솔

Composed&Arranged JIYUN, 안예솔

Flute&Vocal JIYUN

Trumpet 홍태훈

Piano 안예솔

Bass 김강빈

Drums 송하연

 

Recorded by 이병석 @Reve Music Studio

Mixed&Mastered 김지엽 @Delight Sound Studio

Photo 박재우

Art Work 한석규

 

서울엔 아직 산이 많다


 

안녕하세요. 레인보우99입니다.

 

앨범 ‘서울엔 아직 산이 많다’는 음악가 레인보우99와 비주얼 아티스트 김가현, 안무가 윤가연이 서울의 산들에 직접 올라 리서치하고, 그 과정에서 작업된 아이디어들을 바탕으로 음악과 영상, 움직임을 만들어 VJing과 무용, 라이브 연주가 함께하는 공연으로 완성하는 프로젝트인 ‘서울엔 아직 산이 많다’의 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윤재호와 함께 연주한 공연 실황이 기록된 앨범입니다.

 

기적 같은 연주와 움직임, 영상이 함께한 공연이기에 공연의 느낌 그대로 최대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평소 서울의 산에서 느낀 감각들을 떠올리며 함께 들어주세요.

 

 

프로젝트 ‘서울엔 아직 산이 많다’

 

움직임 : 윤가연

영상, VJing : 김가현

연주 : RAINBOW99, 윤재호

 

 

-credit-

 

produced by RAINBOW99

 

RAINBOW99 | programing, guitar, sound design

윤재호 | piano, sound design

 

all tracks composed by RAINBOW99, 윤재호

all tracks mixed by RAINBOW99

mastered by RAINBOW99 at MUI

 

artworks by G99(Kim Ga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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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99.net

instagram.com/rainbow99gaze

rainbow99.bandcamp.com

soundcloud.com/therainbow99

facebook.com/rainbow99.net

 

Shine Bright


 

PC통신을 거쳐 홍대와 신촌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한국 힙합은 <쇼미더머니>를 통해 전국적으로 대중화되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조명 이면에서 신인 창작자들이 설 수 있는 무대는 점점 좁아지고 있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 창동은 또 다른 길을 꿈꾸는 이들이 모여들던 실험장이 되었다. OPCD 플랫폼, 뮤직홀린, 그리고 래퍼 화지가 이끈 이주민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화지에게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송캠프가 아니었다. ‘나 빼’와 ‘오염’을 통해 끝없는 경쟁과 비교, 성과주의에 매몰된 씬에 질문을 던져온 그는 이곳에서 관계와 성장을 중심으로 한 또 다른 실험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프로듀서 오투(The O2)와 래퍼 이쿄(IKYO)가 처음 만나 음악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오코예(O’KOYE)라는 이름 아래 한 팀이 되었다. 이들은 빠른 성공보다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했다.

 

이후 오코예는 그 누구도 걸어 본 적 없던 자신들만의 길을 천천히 걸어왔다. 그런 과정 속에서 이쿄는 팔로알토, 허클베리피, 누리코가 이끄는 모던 아츠 소사이어티(Modern Arts Society)의 P2P 프로젝트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오코예는 힙합엘이의 <Draft>를 통해 커뮤니티의 관심을 받았다.

 

팔로알토는 이들의 가능성을 지켜보며 앨범 제작비를 지원했지만, 방향을 강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4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작업들은 첫 정규 앨범 [Whether The Weather Changes Or Not]으로 결실을 맺었다. 모두의 믿음과 신뢰로 완성된 결과였다.

 

이 앨범은 더 넓은 손길과 감각으로 확장됐다. 윤석철, 큐 더 트럼펫, 송하철, 안상준, 김준영, 성낙원, 강상훈, 이해민 등 다양한 연주자들이 참여해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결을 만들어냈고, 얀씨 클럽 디렉터 사모 키요타는 공간을 제공하며 음악 세계관에 깊이를 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적 공동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로질러 확장됐다. 팔로알토가 숨겨두었던 제작비 영상을 공개하며 화제를 모은 것을 시작으로, 오코예는 JJK의 <Agharta>, 얀씨 클럽 공연, 더콰이엇의 <Raphouse>, 수다쟁이와 차붐의 <Rap Varcity>, 슬리피의 SBS <애프터클럽> 등을 거쳐갔다.

 

팬들 역시 단독 공연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제작의 동반자로 함께했다. 이렇게 확장된 공동체는 시상식과 연말 결산에서도 주목받았다. 멜론, 한국일보, 온음, 음악취향Y를 비롯해 해외 매체에서도 조명을 받았고, 멜론뮤직어워드, 한국힙합어워즈,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금, 그 시간들이 응축된 EP [Shine Bright]가 발표되었다. 정규 1집 1주년과 서울재즈페스티벌 첫 입성을 기념해 만들어진 이 EP는 “모든 순간이 결국 빛나는 순간이었다”는 소회를 담은 작품이다. 가사에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자존과 자긍을 지키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고, 노래에는 윤석철, 강환수, 이삼수, 한혜진 등 서울재즈페스티벌 무대를 함께 했던 세션진도 참여해 음악적 결을 더욱 단단히 채워넣었다.

 

앨범의 첫 곡 ‘Shine’은 이들의 태도를 압축해 전하는 선언처럼 들린다. 정규 1집의 마지막 곡 ‘날개’와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간결한 피아노와 여백 위로 The o2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는 노래를 이어간다”고 담담히 읊조린다.

 

이어지는 타이틀곡 ‘Bright’는 팀과 참여진의 여정과 음악적 결을 집대성한다. 재즈 기반의 베이스와 감정의 진폭을 더욱 더 일렁이게 하는 브라스, 찬란한 소리의 건반 위로 이쿄의 랩이 유려하게 흐른다. 트랙 속에는 과거의 망설임을 넘어선 자전적 이야기와 공동체를 향한 감사, 다짐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쌓인다. 단순한 희망을 넘어선, 시간이 축적한 신뢰의 노래인 셈이다.

 

이 밖에도 EP에는 ‘Bright’의 서울재즈페스티벌 라이브 버전과 인스트루멘탈 트랙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이들의 여정을 함께한 이들에게는 작은 선물처럼, 음악 팬들에게는 이들의 음악성과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이렇게 오코예는 지금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또 하나의 작은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다. 힙합이 대중화라는 이름으로 성과와 경쟁을 위시한 일부분만 비춰질 때, 이들은 그 바깥에서 다른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바이럴 히트나 즉각적 성공이 아닌, 신뢰와 시간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축적을 통해 서서히 입지를 다져온 것이다.

 

음악적으로도 재즈와 힙합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든다. 재즈는 한국 대중음악의 주류는 아니었지만, 모티브로서 꾸준히 저변을 넓혀왔다. 이 흐름은 힙합과 맞물리며 또 다른 스펙트럼을 형성했고, 이번 EP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참여한 연주자들 또한 재즈뿐 아니라 ‘가요’로 불리는 대중음악 전반에서 활약하는 이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들의 방식이다. 방송 시스템 밖에서, 언더그라운드 힙합이 태동했던 1990년대, 오버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를 구분 짓던 2000년대, 그 안에서 성과주의와 경쟁주의로 서로를 상처 입혔던 2010년대를 지나, 2020년대의 오코예는 ‘제3의 성장 모델’을 조용히 모색하고 있다. 빠르진 않지만 깊고, 작지만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이 흐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퍼져가고 있다.

 

그렇게 보면 오코예의 여정은 단순한 음악 프로젝트를 넘어선다. 이들은 서로 돕고 연결되며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최재천 교수가 말한 ‘호모 심비우스’, 다시 말해 공생형 인간처럼, 오코예는 경쟁이 아닌 협력과 공존을 통해 음악 생태계를 만들어간다. 프로듀서와 래퍼, 연주자와 리스너, 재즈와 힙합 커뮤니티, 공연장과 방송, 선배와 후배, 그리고 그 모든 관계 속에서 서로를 비추며 성장하는 방식이다.

 

결국 오코예가 이번 EP를 통해 보여주는 것은 이것이다. 무언가가 빛나는 것은 단순히 밝아서가 아니라, 서로의 빛을 받아 되비추는 과정 속에서 가능해진다는 것. 이들이 쌓아 올린 조용한 공생의 시간들은 지금 이 순간 한국 대중음악 안에서 또 하나의 작은 진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음악이 어떻게 개인과 개인을 관계 짓고, 그런 공동체가 어떻게 개개인과 음악을 함께 지켜내는지를 보여주는 담백한 증명이 바로 이들의 EP에 담겨 있다. – 작가 최승인

 

 

[Credits]

 

Executive Producer : The o2 @_the_o2, IKYO @ikyoikyoikyo

Music Producer : The o2

Mixing Engineer : The o2, Honggi @nonsan_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summery_track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Liner Note : 최승인 Choe Seungin @gedative

Stylist : 송재희 Song Jaehee @heavnbyjudith

Photographer : 김유하 Kim You Hah @newkimjpg

Photo Venue : Pink Avenue – Seoul Jazz Festival 2025 (2025.06.01) @seouljazzfestival

 

 

[Tracklist]

 

01. Shine

작사, 작곡, 편곡 : The o2

Producer, Writer, Performer, Arranger, Piano, Chorus, Mixing Engineer : The o2 @_the_o2

Chorus Advisor : 정희경 Jung Hee Kyung @_h2kyung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02. Bright

작사 : IKYO

작곡 : The o2, IKYO

편곡 : The o2

 

Producer, Composer, Arranger : The o2 @_the_o2

Performer, Writer, Lyric : IKYO @ikyoikyoikyo

 

Piano : 윤석철 Yun Seokchul @scjazzy

Drum Program : The o2

Bass : 강환수 Kang Hwansu @kwansu_kang

Alto Saxophone : 이삼수 Lee Samsu @twothreewater

Guitar : 안상준 Ahn Sang Jun @sang.jun.ahn

Chorus : HEISH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ery Track Studio

 

03. Bright (Live)

작사 : IKYO

작곡 : The o2, IKYO

편곡 : The o2

 

Producer, Composer, Arranger, MTR : The o2

Performer, Writer, Lyric : IKYO

 

Piano : 윤석철 Yun Seokchul @scjazzy

Drum : ZEROWHO @_zerowho

Percussion : 유이엽 Yui Yeop @yuiyeop

Bass : 강환수 Kang Hwansu @kwansu_kang

Alto Saxophone : 이삼수 Lee Samsu @twothreewater

Guitar : 안상준 Ahn Sang Jun

DJ : NOAH1LUV @noah1luvonlyone

Chorus : HEISH, BRANDY @brandykor

 

Live Recording Engineer, Mixing Engineer,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mery Track Studio

 

04. Bright (Inst.)

작곡, 편곡 : The o2

 

Producer, Composer, Arranger : The o2 @_the_o2

Piano : 윤석철 Yun Seokchul @scjazzy

Drum Program : The o2

Bass : 강환수 Kang Hwansu @kwansu_kang

Alto Saxophone : 이삼수 Lee Samsu @twothreewater

Guitar : 안상준 Ahn Sang Jun

Mixing Engineer, Mastering Engineer : Honggi at Sumery Track Studio

 

 

[Music Video]

 

Film by ttengkunceosin @ttengkunceosin

Shot by ttengkunceosin, Hwang JunMin @_hwang_junmin, Mun KyeongTak @must_have_tak

 

행진


 

다 정 한 사 람 이 되 고 싶 어

 

[CREDITS]

 

Produced by 김하민 & 이규림(행간소음) 무이야드

 

Lyrics & Composed by 무이야드(mooee yard)

Arranged by 김하민 이규림 무이야드 김두하

 

Vocal 무이야드

Chorus 무이야드 김하민

Guitar 이규림 무이야드

Drums 문산수

Bass 방성광

Orchestration 김하민 @hamin_lv.1

Sound FX 이규림 @mirq_eel

Midi Programming 김하민 이규림 @noise_btl

 

Mixed by 이규림

Mastered by 김용현 @studio_1lo

Vocal Recorded by 김용현 @studio_1lo

Drum Recorded by 이재명 @JMstudio

 

Artwork & Styling YEJUNG @yejungshin

 

매우 춰라!


 

1. 무진(無盡)

No End, No Limit. 우리의 삶, 그 여정은 끝없이 흘러간다.

깊은 수면의 물결이 햇살에 비춰 반짝이듯 삶의 긴 여정의 한가운데서 당신도 빛나고 아름답기를 기도한다.

이 곡은 반메기 비나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노래와 국악기의 강렬한 사운드는 생과 사, 희로애락이 뒤엉킨 삶의 무게를 담고 있다. 동시에 그 여정 속에서 삶이 무궁무진하게 아름답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2. 리크나우그나드카

황해도 지역에서 전승되는 무속의례 만수대탁굿에서 영감을 받았다. 현대인들에게 닥치는 세상만사 부정과 액운을 막아주고, 기운을 빌어주는 마법의 주문과 함께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곡 제목 ‘리크나우그나드카(lihcgnawgnadka)’는 악단광칠(akdangwangchil)을 거꾸로 부른 주문어로, 머릿속을 가득 채운 복잡한 생각은 잠시 멈추게 하고 이 순간을 즐겁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을 품고 있다.

 

3. 매우 춰라!

삶이 힘들 때도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순간이 있다. 휘청이는 어둠 속에서도 노래와 춤은 한 줄기 빛 같은 위로와 해방, 그리고 일탈의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적인 음색을 파격적이고 과감하게 변주해 그려내는 악단광칠의 새로운 음악은 그 깊은 이면의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지금 흘러나오는 이 노래에 몸을 맡기고, 모든 걸 잊고 “매우 춰라!”

 

4. Moon 굿

전통 굿 ‘문굿’은 문을 열어 신들을 맞이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악단광칠은 이 굿에서 영감을 받아 둥근 달 아래 손을 맞잡고 함께 춤 추는 우리의 모습을 그렸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광칠이의 네버랜드로 들어와 우리 다 같이 손잡고 저 달 아래에서 춤추자!

 

 

Credits

 

악단광칠 ADG7

노래 방초롱(홍옥), 이유진(유월), 최은비(연홍)

대금 김현수(김약대)

피리, 생황, 트라이앵글 이향희(이만월)

가야금 원먼동마루(원먼동마루)

아쟁 김동훈(김최종병기활)

타악 전현준(전궁달), 선우진영(선우바라바라바라밤)

 

작사·작곡 악단광칠 ADG7

프로듀서 김현수

베이스 오혜석

녹음 오혜석(M.O.L STUDIOS)

믹싱 조상현(M.O.L STUDIOS)

마스터링 성지훈(JFS MASTERING)

 

앨범 아트워크 원새록(SAEROK)

기획, A&R 정예람

유통·배급 포크라노스

 

ADG7

Vocal Chorong Bang(Hong Ok), Yoojin Lee(Yoo Wol), Eunbi Choi(Yeon Hong)

Daegeum Hyunsoo Kim(Kim Yak Dae)

Piri, Saenghwang, Triangle Hyanghee Lee(Lee Man Wol)

Gayageum Meondongmaru Weon(Weon Meon Dong Maru)

Ajaeng Donghoon Kim(Kim Hwal)

Percussion Hyunjun Chun(Chun Gung Dal), Jinyoung Sunwoo(Sunwoo Barabarabarabam)

 

Composed & Lyrics by ADG7

Produced by Hyunsoo Kim

Bass by Hyeseok Oh

Recorded by Hyeseok Oh(M.O.L STUDIOS)

Mixed by Sanghyun Cho(M.O.L STUDIOS)

Mastered by Francis Jihoon Seong(JFS MASTERING)

 

Artwork by Saerok Won

Planning, A&R by Yeram Jeong

Publishing by Poclanos

 

물에 젖은 시공


 

‘우리의 시공은 물에 젖은 듯 흐릿하다‘

 

<물에 젖은 시공(時空)>

 

첫 EP ‘물에 젖은 시공(時空)’을 발매하는 존 그레이(ZON GREY)는 ‘줄리아드림’을 비롯해 다양한 음악 활동을 이어 온 박준형의 솔로 프로젝트입니다. 그의 모든 음악 커리어 중 처음으로 선보이는 솔로 작품이기도 합니다.

 

‘왜 존 그레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합니다.

 

“지난 수년간 저는 쉼 없이 음악 활동을 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분들이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더군요. 사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모든 시간을 음악과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는데 말입니다.

한편, 저는 상업음악 신(Scene)에서 꽤 오랜 기간 일했지만, 기존 상업음악을 하던 분들 눈에는 ‘보편성 대신 예술성을 추구하는 인디 출신 아티스트’로 보였고, 인디 쪽에서 활동하는 분들에게는 ‘트렌드나 대중의 시선으로 본인들의 음악을 훼방 놓으려는 상업음악가’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누군가는 저를 두고 ‘뭐든 할 줄 안다’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이제는 본인의 색깔이 하나도 없다’고도 하더군요.

 

저는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음악을 해 왔습니다. 음악을 사랑했고, 제 삶을 바라보는 방식을 음악으로 전달하고자 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제 이야기를 잃어버린 채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음악가가 되어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상실감이 저를 무너뜨렸고, 한동안 방황하게 만들었죠.”

 

그는 스스로가 회색 지대에 서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왜 ‘Zone이 아니라 ‘Zon’인가에 대해 묻자, “그냥 Zon이 더 간결하고 멋진 것 같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존 그레이’는 그의 작곡가로서의 프로젝트이자, 향후를 대변할 흥미로운 음악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그는 이 이름으로 장르·악기·정체성을 가리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이어 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첫 단추가 클래식컬한 피아노 선율들과 아날로그 신스의 앰비언트 사운드가 가득 채워진 ‘물에 젖은 시공(時空)’입니다.

 

1. 가지마오, 가지마오!

지난 10여 년의 음악 생활을 하며 즐거웠던 기억들이 가득합니다. 제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구간이라고 해도 무방하지요. 음악가로서 많은 일들을 해냈고, 사랑하는 친구들·가족들과 총천연색의 추억도 쌓았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정말 그날의 어떤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스치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낸 10년을 반추하는 음악을 그려 보았습니다. 중간중간 들리는 음성들은 제 스마트폰에 저장된 영상에서 가져온 것으로, 제게 중요했고 때로는 정말 즐거웠던 순간들을 모아 만든 소품곡입니다.

 

2. 바라는 것이 있습니까?

앞의 감정선과 이어지는 앨범의 타이틀곡입니다. 가끔, 오랜 시간 함께했던 이들과 지나간 추억을 나누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절로는 더 이상 돌아갈 수 없음을 절감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이 사실을 부정적인 의미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앞으로도 좋은 순간들이 있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 또한 언젠가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길 바라니까요. 그래도 가끔은 그립습니다. 그 시절 함께한 친구·동료를 모두 한데 모아 그 시절을 그대로 재현한다 한들, 그때와 똑같지는 않을 테니까요.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유명한 말처럼, 결국 우리는 기억 속 그곳으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3. Finally Home

어릴 때 저는 클래식을 좋아했습니다. 사실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해 플루트를 꽤 오랜 시간 연주했으니, 제 음악의 출발점은 클래식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네요. 저는 잘 때 베토벤을 비롯한 클래식 음악을 틀어 놓고 잠드는 것을 꽤 좋아했는데요, 테이프나 CD를 재생하면 ‘쉬이’ 하는 노이즈가 들리고 잠시 뒤에 연주가 시작되곤 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 노이즈의 정체를 몰랐지만, 그 잠깐의 정적과 함께 찾아오던 설렘과 따뜻함이 저에게는 큰 행복이었습니다. 이 곡은 어느 날 밤, 정말 휘리릭 만들었습니다. 평범한 마이너풍으로 출발했는데, 이 이야기를 너무 슬프게 마무리 짓고 싶지는 않았어요. “내가 쓰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왜 이렇게 늘 슬플까? 이 친구를 어떻게 집으로 데려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애써 그를 집으로 데려오려고 했습니다. 슬픈 마음을 지닌 하루였더라도, 집에 와서 누웠을 때 조금은 안도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달까요. 어린 시절,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의 저에게 보내는 작은 편지이기도 합니다.

 

4. 분절된 봄은 수다쟁이

봄이 되면 마음이 들뜨기 마련입니다. 여름이 싫다거나 겨울이 싫다는 사람은 자주 봤어도, 봄이 싫다는 분은 드물었던 것 같아요. 다만, 봄은 생각만큼 따뜻하기만 한 계절은 아닌 듯합니다. 불쑥 찾아오는 겨울의 흔적도, 갑작스레 들이닥칠 무더운 여름도, 봄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봄은 시작을 앞두고, 많은 사람에게 마음을 다잡게 해 주는 시기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발아하는 생각들을 주변에 마구 흩뿌리기 마련이죠. 그러다 가끔은 엉뚱한 것에 한껏 빠져 길을 헤매기도 합니다. “아, 이 이야기도 멋진 것 같아!” 하면서 말이죠.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작 이야기가 잘 이어지지 않을 때도 있잖아요. 주변을 지치게 하기 전에, 또 나 스스로를 지치게 하기 전에, 우리는 서둘러 가야 할 길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듯합니다.

 

5. Our Era Is Over

모든 인간 개인은 자신만의 서사를 품고 살아가지만, 그 범위가 사회·국가·인류로 넓어지면 결국 모든 것이 하찮아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수천 년 전, 누군가에게 목숨을 걸 만큼 귀중했던 무언가도 세상의 흐름 앞에서는 한 줄 글귀로조차 남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수많은 철학·인종·종교·문명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나’라는 개인이 대비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고양감에 젖어 모두가 고조되어 있던 전환기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우리가 그런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기에, 더더욱 마음이 끌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역사와 미래를 비관적으로만 보는 것은 아니지만, 마냥 낙관적인 것도 아니죠. 사실, 저의 낙관과 비관이 크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뿐입니다. 이 곡은 세 대의 아날로그 신스를 사용해 원 테이크로 완성했습니다. 장대한 인류의 시간을 느리고 무겁게 그려 보고 싶었거든요. 아주 긴 호흡으로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6. Sapiens’ Drive

앞 곡과 마찬가지로 아날로그 신스를 활용했지만, 이 곡은 한껏 들뜬 비트를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누군가의 세대가 끝장나 버려도, 그 다음 사람은 자신의 제국을 세우며 또 다른 영원을 기약하니까요.

호모 사피엔스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욕망과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추동(推動/Drive)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가 삶에서 선택하는 많은 것들, 인류가 선택해 온 수많은 결정이 사피엔스의 본능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어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살아가야 할 방향일 뿐, 살기 위해 미워하고, 질투하고, 갈망하고, 회피하고, 두려워하며 생존을 좇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곡 역시 또 다른 세 대의 아날로그 신스를 사용해 원 테이크로 녹음했습니다. 즉흥적인 요소가 많이 담겨 있으니, 그 흐름을 함께 느껴 주시면 좋겠습니다.

 

 

Credits

All Production by VIVID GREY DEN

Procucer : ZON GREY

 

Recording : ZON GREY_스튜디오 꿈속

Mixing : ZON GREY_스튜디오 꿈속

Mastering : ZON GREY_스튜디오 꿈속

 

All Song/Lyric : ZON GREY

 

 

1.가지마오, 가지마오!

 

Synth : ZON GREY

 

 

2.바라는 것이 있습니까?

 

Piano : ZON GREY

Synth : ZON GREY

 

 

3.Finally Home

 

Piano : ZON GREY

 

 

4.분절된 봄은 수다쟁이

 

Piano : ZON GREY

Synth : ZON GREY

 

 

5.Our Era Is Over

 

Synth : ZON GREY

 

 

6.Sapiens’ Drive

 

Synth : ZON GREY

 


 

너의 존재를 모두에게 증명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저 폭포 속에서 숨을 거둘 것이다.

 

[Credit]

Lyrics by / FireMoth (등아)

Composed by / FireMoth (등아)

Produced by / FireMoth (등아)

Arranged by / FireMoth (등아)

Mixed by / 류호건 TARDIS STUDIO

Mastered by / 류호건 TARDIS STUDIO

 

춘향팔자


 

춘향의 기구한 팔자를 담은 판소리 춘향가를 색다른 느낌으로 해석

전통판소리만를 해오던 황은진이 전통의 창법과 목을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춘향의 마음을 담어낸다.

 

1. 궁짜 : 춘향가 중 한 대목이며 연애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솔직하고 직설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 궁짜는 내용 때문인지 다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어있는 재미있는 사랑가를 현대적 느낌으로 표현했다.

 

2. 와상우에 : 이도령과 춘향이가 이별하게 되는 대목으로 서로 이별주를 마시며 이별의 슬픔을 표현한 대목인 ‘와상우에’ 대목을 모티브로 그 슬픔을 새로은 장르의 한숨을 토해내듯 담아냈다.

 

3. 옥중가 : 춘향이가 옥중에 갇혀서 이도령을 그리워 하는 마음을 담은 곡으로. 그 애절함을 더욱더 애절한 멜로디로 감정을 표현했다.

 

4. 십장가 : 춘향이가 형틀에 앉아 매를 맞으며 이도령의 굳은 마음이 보이는 내용인데

그리움이 아니라 강직한 마음을 담으려 노력한 곡이다.

 

Credits
All the songs sing & performed by 황은진 Hwang Eun Jin

Arranger by 이형성 Lee Hyung Seong

Recorded & Mixed by 김은동 Kim Eun Dong

Produced by 정인택 Jung In Taek

Presented by 빅터크리에이티브(주) Victor Creative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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