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없이 (Gravity)

1. 그대 없이 (Gravity)
2. Off Road (JP Version)

 


 

그대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았을 때,
우리는 중력과도 같았다.
My Afternoon의 중력 이야기. “그대 없이 (Gravity)”

떠나왔던 떠나보냈던, 공기처럼 당연했던 사람이 결국 나의 ‘중력’ 같은 존재였다는 내용의 ‘그대 없이 (Gravity)’는 2017년 마이애프터눈의 세 번째 디지털 싱글이다.

싱글을 거듭할수록 그 깊이가 더해지는 신아녜스의 보컬이 기타와 함께 담담하게 1절을 끝낸 후 나오는 2절은 같은 곡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갑자기 넓어지는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항상 실험적인 요소를 추구해온 마이애프터눈의 이런 어법은 마치 오랫동안 닫혀있던 문을 열고 세상을 맞이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싱글의 가사와 사운드 모든 면에서 다른 곳으로의 이동을 표현한 마이애프터눈은 이제까지 항상 현실의 탈피를 노래해 왔다.

첫 번째 EP의 타이틀곡이었던 ‘외출’의 「오랜만에 문을 열고 나가자」에서부터, 최근작인 ‘SEOUL CITY’의 「출구로 향하는 길을 모르겠어」, ‘Off Road’의 「잔상에 얼룩진 거리를 이제 혼자 걸어보려 해」까지 ‘함께’가 아닌 ‘혼자’의 고독한 이야기를 무던히 해 오고 있다. 앞서 발표한 도시 2부작에 이은 ‘중력 2부작’의 첫 번째 이야기인 ‘그대 없이(Gravity)’는, 계속해온 고독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세한 표현들로 채운다. 또한, 흑백으로만 이루어진 깊이 있고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는 음악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였다.

전작 ‘Off Road’의 일본어 버전도 수록되었다. [Off Road] 싱글에서 ‘SEOUL CITY’의 영어 버전이 수록되었듯, 앞으로도 곡의 분위기에 맞게 더욱 다채로운 언어로 발표할 예정이다. 다른 언어권의 이들에게 마이애프터눈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열정이기도 하다.

-Credits-
황현 / 신아녜스

Executive Producer MonoTree
Producer My Afternoon
A&R 정지원
Design Arkitek

01 그대 없이 (Gravity)
Lyrics by 황현, 신아녜스
Composed & Arranged by 황현

Guitar Performed by 정수완
Piano Performed by 황현
Recorded by 황현 @MonoTree Studio
Mixed by 황현 @MonoTree Studio’Hyun’
Mastered by 권남우 @821Studio

02 Off Road (Jpn ver.)
Lyrics by Sally#Cinnamon, 황현
Composed & Arranged by 황현

Guitar Performed by 적재
Bass Performed by 김병석
Synthesizer Performed by 황현
Recorded by 황현 @MonoTree Studio
Mixed by 황현 @MonoTree Studio’Hyun’
Mastered by 권남우 @821Studio

EUROPE

1-1. Sunrise in Praha
1-2. Night bus (with HYEJiPARK)
1-3. Buda+Pest
1-4. Tvornica Kulture
1-5. Jelacic (with HYEJiPARK)
1-6. Zadar beach (with HYEJiPARK)
1-7. Misa (with HYEJiPARK)
1-8. Orgran
1-9. Plitvice Ⅰ (with HYEJiPARK)
1-10. Plitvice Ⅱ (with HYEJiPARK)
1-11. Night in Berlin
2-1. Berlin, Teufelsberg Ⅰ
2-2. Berlin, Teufelsberg Ⅱ
2-3. Berlin, Teufelsberg Ⅲ
2-4. Berlin, Tempelhofer Ⅰ
2-5. Berlin, Tempelhofer Ⅱ
2-6. Blues in Plitvice
2-7. Blues in Praha
2-8. Blues in Zagreb
2-9. Night in Budapest

 


 

[Calendar]로부터 시작된 여행 프로젝트, 새로운 세계로 확장되다
RAINBOW99의 다섯 번째 정규앨범 [EUROPE]

‘RAINBOW99′(본명: 류승현)는 참으로 꾸준한, 그야말로 걸음을 멈추지 않는 음악가다. 전자음악가로, 사운드 디자이너로, 프로듀서로, 그리고 기타리스트로서 그가 그간 걸어온 행보, 그리고 불과 7~8년 남짓한 시간 동안 수북하게 쌓아온 디스코그래피가 이를 증명한다.

2004년, ‘어른아이’의 기타리스트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그는 ‘하이미스터메모리’, ‘올드피쉬’, ‘옥상달빛’, ‘K.AFKA’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음악에 그의 기타 연주를 얹었다. 이윽고 본인 스스로가 ‘RAINBOW99’라는 이름을 내걸고 음악 활동의 주체로서 등장한 것은 2009년, 싱어송라이터 ‘시와’와 결성한 프로젝트 ‘시와무지개’를 통해서. 이후 솔로 아티스트 ‘RAINBOW99’로, 또 다양한 프로젝트의 구성원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작’으로 여길 만큼 꾸준하게 작품을 공개하고 있는 그이지만 그의 경우 단순히 자기복제적 다작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예술가들과의 교류, 그리고 새로운 장소로의 여행 등을 통해 끊임없이 영감들을 충전하며 매번 다른 컨셉트의, 각각의 뚜렷한 존재감을 지닌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예컨대 2015년 내내 담양, 동해, 제주도, 목포, 태백, 당진 등 국내의 여러 장소를 여행하며 그곳에서 얻은 영감, 감상을 음악으로 만들어 매달 싱글을 발표하고, 이윽고 이를 집대성해 2016년 초에 정규앨범 [Calendar]로 묶어 발표한 여행 프로젝트는 이런 그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좋은 예일 것이다.

‘여행’의 컨셉트는 2016년, 아티스트의 유럽여행을 통해 더욱 넓은 세계로 확장된다. 앨범 [EUROPE]은 체코(프라하), 헝가리(부다페스트), 크로아티아(자그레브, 자다르, 플리트비체), 독일(뮌헨, 베를린, 드레스덴)을 경유하는 아티스트의 두 달간의 긴 여정을 담은, 일종의 여행기적인 음반이다. 두 개의 파트, 스무 개의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에서 그는 프라하의 일출, 자다르 해변, 베를린의 가을밤, 독일의 토이펠스베르크(악마의 언덕), 부다페스트 왕궁 등 여행 중 그에게 영감을 준 장소, 공간들을 테마로 전자음악, 블루스, 월드뮤직 등을 넘나들며 특정한 장르나 무드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형태로 그가 느낀 감상들을 청각화한다. 유럽에서 스케치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국에서 작업을 해 완성한 첫 번째 파트가 전자음악적 성격이 강하다면 여행지 곳곳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선율을 현장에서 연주하고 레코딩, 믹스까지 완성한 두 번째 파트는 보다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함께 월드뮤직, 블루스의 색채가 짙다. 전자음악 그룹 ‘ESAO’의 ‘혜지박’은 첫 번째 파트의 트랙 다수에 보컬, 신스 연주로 참여하며 이 파트 전반에 감도는 환상적인 무드에 더욱 힘을 실었고 몇몇 트랙에서 현장의 소리를 레코딩해 소스로 활용한 점도 흥미롭다.

스무 트랙, 총 러닝타임 96분 34초의 더블 앨범. 바야흐로 음원의 세상이 도래하여 매일 수많은 싱글들이 범람하는, 그리고 이내 사라져버리는 지금 시대에서 이건 어쩌면 다소 무모한 시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실리의 관점일 뿐, 사실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앨범’이기에 줄 수 있는, 3분 30초짜리 싱글은 감히 견줄 수 없는 크기의 어떤 감동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여기, 아티스트가 저 멀리 이국의 도시들, 풍경들을 마주하며 느꼈을 갖가지 감정의 조각들을 빼곡하게 담은 96분이 당신 앞에 놓여있다.

글: 김설탕(POCLANOS)

 

[Credits]

produced by RAINBOW99

RAINBOW99 | programming, sound design, guitars, synth
HYEJiPARK(혜지박) | synth, vocal

 

all tracks recorded & mixed by RAINBOW99 & 박지혜
mastered by RAINBOW99 at home

 

PART 1
all tracks composed, arranged by RAINBOW99
track 2, 5, 6, 7, 9, 10 composed by RAINBOW99, 박지혜
track 2, 5, 6, 7, 9 written by 박지혜

PART 2
all tracks composed, arranged by RAINBOW99

artworks by 김에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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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bow99.bandcamp.com
soundcloud.com/therainbow99
facebook.com/rainbow99.net

Management / Magic Strawberry Sound
Executive producer / Soda
Head manager / 홍달님
A&R / 홍달님, 안성문
Management work / 정준구, 김민희, 이예든, 임형나, 한정현
Press work / 신동익, 최혜미
Management support / 선우진아, 신혜진
Published by POCLANOS

9%

1. 날 사랑해줘요
2. 내가 없네

 


 

YUNINI [9%]

안녕하세요, 유니니입니다.
이 두 곡은 제가 스무 살 때 부르던 곡이에요.
그때의 저의 세상에는 사랑이 많이 부족했었나 봐요.
모아보니 결핍에 대한 앨범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해결하지 못한 감정들을 위해 이 두 곡을 내버린다는 표현이 어쩌면 맞을지도 몰라요.
사라진다는 가사를 써버리고 사라지지도 못한 저는 이 사소한 흔적을 남기기까지 참 오래 걸렸습니다.
우스운 청춘을 보낸 기분이에요.
결핍을 외면하면 더 자라난다는 것을 몰라서였을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이 노래가 이제는
누군가에게 또 나에게, 작은 해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Track List-
1. 날 사랑해줘요
2. 내가 없네

-Credits-
Composed by YUNINI
Lyrics by YUNINI
Arranged by Tosun, YUNINI

Produced by Tosun, YUNINI
Mixed by 강은구
Mastered by 이재수 @SONORITY MASTERING STUDIO
Artwork by Neuj

Performing by
Vocal YUNINI
Piano YUNINI
Guitar Sawjung
Bass 김민규
Trombone 정혜원
Synth Tosun
Chorus YUNINI

Executive Producer YUNINI
Publishing by POCLANOS

야간비행

1. 야간비행

 


 

올 가을 몽환적인 음악이 필요하다면!

싱어송라이터 uju(우주)가 3번째 싱글로 돌아왔다. 이번 싱글의 타이틀은 ‘야간비행’으로 #outfit의 프로듀싱을 맡았던 glowingdog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다. uju(우주)는 이번 앨범은 나만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 사운드와 느낌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스산한 느낌의 보컬과 몽환적인 사운드로 돌아온 uju(우주)의 색깔에 심취해보자.

-Credits-
uju(우주)-야간비행
Produced by uju(우주), glowingdog
Recorded by 윤재
Arranged by uju(우주), glowingdog
Mixed by glowingdog
Mastering by 전훈 @소닉코리아

Artwork by neez

Publishing by POCLANOS

ぬるまゆ(미온수)

1. ぬるまゆ(미온수) (Feat. AGER,진준왕)

 


 

과거에서 미래를 그린 작곡가 맥에일리(MacAilley)의 새 디지털싱글 [ぬるまゆ(미온수)]

똑같은 장소, 같은 패턴, 안 좋은 일도 하나 없고 그렇다고 좋은 일도 하나 없이 지나간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근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와 움직이는 자신의 몸에 맞춰 출렁대는 물소리만이 가득한 공간의 따뜻함을 MacAilley는 이번 신곡 ‘ぬるまゆ(미온수)’에 잘 담아 내었다.

괜히 쳐보는 물장구, 가볍게 숨을 참고 머리 끝까지 물에 담가보고 나와서 쉬는 한숨, 흥얼거려보는 좋아하는 노래, 흐려진 거울에 손가락으로 그려보는 그림, 이 모든것들이 상상만해도 따듯하고 편안하게 느껴진다.손바닥이 주름투성이가 될 때까지 깊은 한숨을 내쉬고 텅 비워지는 머릿속엔 뿌옇게 흐려진 것들만 가득 찬다.부서지는 조명빛이 눈을 더 편안하게 해주고 밖에서 나는 미디어, 혹은 도시 소음마저 기분좋게 부서진다.

아무리 힘들고 괴로운 기억을 꺼내도 감싸주고도 남을 따뜻함, 하루의 마지막에 끝을 미온수에 몸을 담근다는 건 아마도 이런 매력 때문이지 않을까. 따뜻한 곡과 감성적인 부드러운 멜로디, 거기에 MacAilley 만의 차갑고 깊은 느낌이 오묘하게 어우러져 기존에 존재하던 따뜻한 곡들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이제 곧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해 만들어둔 ‘목욕 플레이리스트’ 혹은 ‘겨울 플레이리스트’에 꼭 추가해야 할 노래가 될 것이다.

-Credits-
맥에일리(MacAilley) Single [ぬるまゆ(미온수)]

Featering members / AGER, 진준왕

Produced by 맥에일리(MacAilley)
Mixed by 맥에일리(MacAilley)
Mastering by 맥에일리(MacAilley)

Artwork by NSH
Design by NSH

가까이

1. 가까이

 


 

한밤의아이들, 세 번째 싱글 [가까이]

‘가까이’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서툰 사람의 접근 방식을 노래하고 있다. 망설임과 설렘 사이의 긴장과 풋풋함을 첨가하려고 노력했다. 어딘가 서글프고 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에 어울리는 노래는 분명 아니지만, 알 수 없는 허전함이 부풀어 오르는 이 계절에 이 노래를 통해 적지 않은 ‘츤데레’를 느끼길 바란다.

-Credits-
Lyrics by 해승(Haeseung), 승준(Seungjun)
Composed by 해승(Haeseung), 승준(Seungjun)
Arranged by 승준(Seungjun)
Mixing 승준(Seungjun)
Mastering 승준(Seungjun)
Producing 승준(Seungjun)
Cover art by 해승(Haeseung)

The Way

1. The Way

 


 

두 남자가 풀어내는 사랑에 빠지는 방법.
챈스(Chance)의 네 번째 앨범 <The Way>

팝 듀오 챈스의 네 번째 싱글인 ‘The Way’는 연인과의 사랑과 아쉬움, 그리고 애틋함을 풀어내었다.
서로 좋아하던 남녀가 연인이 되어 손 만 잡아도 행복하던 그 시절과 힘든 일상 속에 연인이 만나 행복함을 느끼고, 헤어질 시간이 되면 아쉬워하는 남녀의 모습을 그려내었다.
EP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소규모 편성으로 애틋한 느낌을 강조하였고, 사랑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설렘을 느끼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작업하였다.

-Credits-
Composed by Chance
Lyrics by Chance
Produced by Chuck
Mixed by Chuck
Mastering by 강승희(Sonic Korea)
Guitar by HAIL
Publishing by POCLANOS

Love ya

1. Love ya
2. Love ya (Inst.)

 


 

‘채온 (chaeon)’ – [Love ya]

‘채온’의 첫 번째 싱글 [Love ya]가 공개되었다. ‘채온’은 레이블의 도움없이 앨범 기획부터 작사, 작곡, 프로듀싱, 레코딩, 보컬 믹싱, 아트 디자인과 뮤비를 직접 연출한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이다. 독립음악 씬에서 기획력이 있는 아티스트의 출현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채온’은 네이버 뮤지션리그와 사운드 클라우드 기반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협업을 한다.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채온’은 이번 싱글 앨범 [Love ya]에서 댄스홀 장르에 가까운 경쾌한 트로피컬 사운드와 매혹적인 멜로디로 팝의 영역을 확장했다. 또한 신비로운 음색은 섬세하게 레이어링된 악기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트랙과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 곡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더불어 은유적인 가사가 돋보이는데 날카로운 너에게 베여 아파와도란 가사에서 이 곡의 모티브가 가장 잘 드러나 있다. 음악의 섬세한 채도와 온도라는 ‘채온’의 아티스트 네임에서 가늠할 수 있듯이 그녀는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려놓고 작업을 하는 편이다. 아트 비주얼은 ‘김민경’ 사진작가, ‘홍영지’ 디자이너와 협업을 하며 채온의 색깔과 방식대로 풀어냈다. 채온은 아트 디자인과 뮤직비디오 후반작업에도 직접 참여하는 보기드문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이다.

채온은 데뷔전부터 다양한 프로듀서와 협업을 하며, 자신의 색깔을 견고히 다져왔다. 이번 곡은 프로듀서 ‘Tosun’과 협업을 한 곡이다. 앨범의 사운드를 조율하고, 감각적인 디렉팅을 하며 싱글앨범 [Love ya]의 완성도를 높혔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매력적인 신예 아티스트 ‘채온’의 첫 번째 앨범이다.

[Credits]
Executive producer 채온
Producer Tosun, 채온

Lyrics by 채온
Composed by 채온, Tosun
Arranged by Tosun, 채온
Chorus by 채온

Mixed by Tosun
Mastered by 나잠_수 @ 쑥고개 lll 스튜디오

Photo by noho studio 김민경
Director by 김민경, 채온

Hair & make-up by 홍영지

Artwork by 채온, 김민경
Director by 채온
Film by 신성민

Assistant by 최수연, 조명성
Edited by 안유빈, 채온

Publishing by POCLANOS

 

사자

1. 사자

 


 

마음 저편을 울리는 목소리 권월(Kwon Wol)과
공기를 붙잡는 프로듀서 퍼스트 에이드(FIRST AID)의 프로젝트팀 ‘포워드(F.W.D.)’
관계의 어긋남과 아쉬움을 노래하는 [사자]

비릿하게 비가 왔었다. 보라색 하늘은 전운을 예고하듯 언제 금 다시 비를 뿌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들판이라는 세계에는 사자와 나, 단둘뿐이다. 이 세계의 사자는 나에게 일종의 신앙이다. 사자의 길고 탐스러운 갈기는 찬양의 대상이었고, 무겁고 힘 있는 목소리는 우리를 경외하게 만든다. 무릎을 꿇고 얼굴을 풀숲에 파묻어 엎드린 나는 그 목소리가 의미하는 바를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내용은 중요치 않았다. 거룩한 음성은 꿇은 무릎을 두드려 멈춰있던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곳에는 무심하게 풀이 무성해,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간질간질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이 들판이 참 맘에 들었다. 오늘같이 비가 오고 나면 걸음마다 발에 채는 풀이 미끄러워 넘어지곤 하였지만, 괘념치 않을 정도로. 넘어져 무릎을 꿇은 자세로 앉아 준비되지 않은 나를 탓하며, 단지 풀은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니까, 라고 이타인지 집착인지 모를 생각을 하곤 했다.

흙내음 조금과 풀, 사자와 내가 전부인 이 세계는 거대한 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완전한 원의 닫힌 곡선으로 우리를 아늑하게 감싼 천은 막연한 두려움의 근원이었다. 외부의 존재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신성한 천은 그 자체로 바깥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어, 포근함에 젖어 들게 하였다.

보라색 하늘 아래서 우리는 날마다 생존을 내건 극기를 이어나갔다. 풀을 베어 먹기 좋은 크기로 다듬어놓으면, 저녁 무렵 잘 마른 풀더미로 허기를 달래는 식이었다. 저녁마다 내 손을 향한 사자의 정확한 시선을 기억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로 했다. 우리는 들판의 생활에 잘 적응했다.

적응했다고 생각했다.
아무 일도 없을 것 같던 어느 화창한 저녁에, 신성한 사자는 풀을 거르고 야위기 시작했다.

야윈 몸에서 기괴하게 내뱉는, 알아들을 수 없는 울부짖음에 세계가 사시나무처럼 떨곤 하였다. 우리에게는 생존의 문제였기에, 경외심을 딛고 갖은 수를 생각해보았다.

비가 온 직후의 풀을 베어보기도, 흙내음이 진한 곳의 풀을 베어보기도, 홀로 동떨어져 있는 곳에 자란 풀을 베어보기도, 노랗게 타들어 간 풀을 베어보기도, 풀의 밑동만 베어보기도, 풀의 끝자락만 베어보기도, 풀을 베어 길이를 오름차순으로 늘어놓기도, 풀을 씹어 뱉어보기도 했다. 풀을 가져갈 때마다 매번 사자 앞에 무릎을 꿇었지만, 그 무엇도 사자의 절규를 막을 수 없었다.

매 저녁마다 내 손을 향한 사자의 정확한 시선이 떠올랐다. 온갖 풀독으로 솜사탕처럼 부풀어 오른 나의 손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가엾은 나의 손. 곪은 부분을 살짝 물어 터뜨렸다. 발자국 선명한 흙바닥에 피가 조금 스며들었다.

사자는 이내 눈빛이 변해, 시선을 거두지 않고,
서서히, 걸음을 옮겨,
나의 손 앞에,
커다란 주둥이를 갖다 댔다.

까끌까끌하다.

비릿한 비가 내린다. 사자는 피 맛을 보았다.
나는 끝을 알 수 없는 천으로 다가가, 조금 망설인 뒤, 조심스레 찢어내었다.

글/ 퍼스트 에이드

[Credits]
작사, 작곡, 편곡 F.W.D. (FIRST AID, Kwon Wol)
보컬, 기타, 피아노 Kwon Wol
믹스, 마스터 FIRST AID
아트워크 Vesper Kwon
사진 Annie Chung
제작 HAVAQQUQ of YOUNG,GIFTED&WACK Records

YGWS-015

Off Road

1. Off Road(오프로드)
2. SEOUL CITY (Eng ver.)

 


 

지나간 시간은 도시의 잔상이 된다.
가을을 닮은 멜로우 시티팝 ‘Off Road(오프로드)’
My Afternoon의 두 번째 도시 이야기.

현재 가장 바쁜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황현이 My Afternoon으로 5년 만에 싱글을 발표한지 채 두 달이 지나지 않아 또 한 번 도시를 주제로 한 음악을 발표했다.

도시 2부작이라 명명한 이번 프로젝트의 두 번째 소재는 ‘잔상’이다. 잔상이 흩어져 있는 길을 Off Road(오프로드)라 칭한 이 곡은 시티팝을 멜로우하게 재해석하였으며, 사운드도 서울의 가을처럼 건조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다.
국내 탑 연주자인 적재(기타), 김병석(베이스)의 참여로 완성도를 높인 Off Road Single에는 전작인 SEOUL CITY의 영어 버전도 함께 수록되어있다.

마이애프터눈이 전하는 말,
도시와 상반된 느낌의 단어인 ‘오프로드’는 이 도시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각자의 추억이 투영된 길이라 생각하였다
“그 동네에 가면 오래 전 내가 생각나서 위험하고 부끄러워” 같은 이야기를 가사에서 표현하고 싶었다.
빠른 길임을 알면서도 돌아가는 길이 해가 갈수록 늘어남을 느꼈다. 그 곳에 아직 보이는 예전 자신의 모습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아서다.
하지만 위험한 길들을 이겨내지 않으면 결국 solitude 곡처럼 계속 갇혀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Off Road는 서울을 이야기하는 희망적인 곡이다.

-Credits-

황현 / 신아녜스

Executive Producer MonoTree
Producer My Afternoon
A&R 정지원
Design Arkitek

01 Off Road(오프로드)

Lyrics by 황현, 신아녜스
Composed&Arranged by 황현

Guitar Performed by 적재
Bass Performed by 김병석
Synthesizer Performed by 황현
Recorded by 황현 @MonoTree Studio
Mixed by 황현 @MonoTree Studio’Hyun’
Mastered by 권남우 @821Studio

02 SEOUL CITY (Eng ver.)

English Lyrics by G-high(MonoTree)
Composed&Arranged by 황현

Guitar Performed by 정수완
Synthesizer Performed by 황현
Recorded by 황현 @MonoTree Studio
Mixed by David Ogawa, 황현 @MonoTree Studio
Mastered by 권남우 @821Studio

Overpaint

1. Noise In My Head
2. Different
3. Dead
4. Name
5. Noise In My Head (Radio Edit)

 


 

‘가장 상투적인 색깔로 덧칠한 그림’
KISNUE, EP [Overpaint] 발매

지난 8월 18일 첫 번째 싱글 ‘Noise In My Head’로 데뷔한 듀오 ‘Kisnue (키스누)’가 EP [Overpaint]를 발매했다. [Overpaint]는 기존 두 곡의 싱글을 포함한 총 다섯 곡으로 구성된 EP로써, 기존에 들려준 80년대 사운드의 오마주가 앨범 전체에 잘 드러나 있다.

[Overpaint]는 덧칠 혹은 과도한 색채의 사용을 의미하는데, 기존에 멤버들이 해 오던 것과는 다른 음악을 발표한다는 ‘덧칠’의 의미인 동시에 80년대의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와 사운드를 차용했음을 뜻한다.

장황한 설명 없이 짧은 플레이 타임의 곡들과 정형화된 곡 구성은 전형적인 ‘팝’ 넘버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키스누의 음악은 그 상투성을 ‘목적’으로 삼기보다는 ‘수단’으로 삼으려고 한다는 느낌이다.

멤버 송은석은 “노래의 가사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거나 자조적인 내용이 많은 것 같아요. 예쁜 색깔의 포장지에 든 과자를 먹었더니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고수 맛이 난다거나, 기대와 본질에서 간극이 느껴지는 게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멤버 최상일은 “앨범을 준비하면서 무언가 우리만의 특별함을 바로 앞에 내세우기보다는 은밀하게 곡 사이사이에 매력을 숨겨놓는 일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여러 유형의 리스너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특별한 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고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모든 뮤지션이 한 번쯤 이야기한다는 ‘우리는 장르에 제한 받고 싶지 않다’는 이야기를 했던 그들은 지극히 장르적으로 편향된 신스팝 음반을 들고 나왔다. 앞으로 더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다는 키스누의 음악을 계속 지켜보도록 하자.

“I’m yours and I’m not yours.”
xxx

-Credits-
Composed, Arranged and Produced by Song Eunsuk and Choi Sangil
Lyrics by Song Eunsuk
Vocal Directing by Choi Sangil
Drum and Synthesizer Programming by Choi Sangil
Vocals, Guitar and Synthesizer Programming by Song Eunsuk
Recording by Toby Hwang of Love X Studio
Vocal Engineering by Annie Ko of Love X Studio
Track 1, 2 Mixed by Simon Todkill of Miloco Studios
Track 3, 4 Mixed by Nahzam_Sue of Wormwood Hill Studio
Mastered by Robin Schmidt of 24-96 Mastering / Miloco Studios
Album Artwork and Design by Huh Il
Cover Photography by Song Eunsuk
General Creative Advising by Jeong Sanghoon
Creative Consulting by Kim Dongwoo of Café Flamingo

ⓒXYFY Recordings
ⓟXYFY Recordings

포크라노스 컴필레이션 Vol. 1 ‘EMERGING’

1. 새소년 / 긴 꿈
2. 신해경 / 모두 주세요
3.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 #
4. 이랑 / 신의 놀이
5. 데카당 / 봄
6. 신세하 / Tell Her
7. YESEO / Rude
8. 위아더나잇(We Are The Night) / 그대야 안녕
9. 사비나앤드론즈 / Don’t Break Your Heart
10. 파라솔, 실리카겔 / Space Angel
11. 김사월X김해원 / 허니 베이비
12. 오존 / Untitled01

 


 

DAILY DOSE OF MUSIC!
장르, 스타일, 분야에 경계를 두지 않고 음악성 있는 아티스트와 레이블을 세상에 소개하는
‘포크라노스’의 첫 컴필레이션 [EMERGING]

2015년에 런칭, 한국 인디펜던트/언더그라운드 음악 씬의 다양한 흐름을 실시간으로 세상에 전파하며 독창적인 색깔의 아티스트들과 새로움을 갈구하는 대중들을 연결하는 허브가 되고 있는 디지털 음악 유통사 ‘포크라노스(POCLANOS)’의 첫 번째 컴필레이션.

‘EMERGING’
e•merg•ing / [imə́:rdƷiŋ] / 최근 생겨난, 최근에 만들어진, 신흥의, 떠오르는

타이틀이 컴필레이션의 컨셉트를 명백하게 표현한다.
한국의 독립음악 씬에 출현한 새로운 재능들, 앞으로 씬에서 주목 받을 것이 확실한, 혹은 이미 주목 받고 있어 이후 더 많은, 일반 대중들에게도 필히 알려지게 될 특별한 아티스트 열두 팀의 음악이 수록되었다.

1. 새소년 / 긴 꿈
황소윤(기타/보컬), 문팬시(베이스), 강토(드럼)으로 이뤄진 혼성 3인조 ‘새소년’의 데뷔 싱글. 몽글몽글한 사운드와 기분 좋은 비트 위로 황소윤의 개성적이고 짙은 허스키 보이스가 어우러진다. 곡의 드라마틱한 구성에는 프로듀서로 참여한 ‘실리카겔’의 멤버 김한주의 터치가 한 몫을 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애니메이터 ‘츠치야 호지’가 무려 4개월에 걸쳐 만들어낸 뮤직비디오가 압권으로 2017년 최고의 뮤직비디오 중 하나라 할 만하다. 오는 10월에 대망의 첫 번째 EP 발매를 앞두고 있다.

2. 신해경 / 모두 주세요
본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더 미러(The Mirror)’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온 그가 자신의 이름 ‘신해경’을 걸고 처음 발표한 EP [나의 가역반응]은 2017년 한국 인디 음악씬의 가장 큰 발견 중 하나다. 아름다운 팝의 선율과 촘촘하게 쌓아올린 기타 노이즈, 유약하지만 시적인 가사를 노래하는 신해경의 보컬이 융합해 만들어낸 화학반응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순식간에 팬덤을 형성했다. 대표곡 ‘모두 주세요’는 신해경의 음악세계가 만들어내는 아련함과 격정의 공존을 가장 인상적으로 그려내는 드라마틱한 곡이다.

3.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 / #
본래는 ‘안다영 밴드’라는 다소 투박한 이름이었으나 ‘시규어 로스’의 음반 [Með suð i eyrum við spilum endalaust(귓가에 남은 잔향 속에서 우리는 연주한다)]에서 영감을 받아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으로 밴드명을 바꾼 후 발표한 첫 번째 EP가 [우연의 연속에 의한 필연]이다. 안다영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특유의 ‘느린 춤’ 같은, 부드럽고 고요하게 흐르고, 또 이따금씩 고조되지만 다시 고요함으로 돌아가는 사운드로 표현된다. ‘포스트록’으로 분류될 만한 음악이건만 포스트록 특유의 끝으로 치달을 것 같은 다이나믹한 고조는 이들의 음악에 없다. 그저 아름다운 울림이 파동의 크기만을 달리하며 당신의 귓가에 흐를 뿐.

4. 이랑 / 신의 놀이
뮤지션이자 감독, 만화가, 글쟁이인 이랑이 전통적인 CD의 형태가 아닌 에세이 형식의 도서와 도서 안에 음원 다운로드 코드를 포함하는 형식으로 발매해 화제를 모은 동명의 음반에 수록된 곡. ‘한국에서 태어나 산다는 데 어떤 의미를 두고 계시나요’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예리한 노랫말들처럼, 인간의 생에 대한 이랑의 결코 가볍지 않은 고찰이 이 앨범 전반에 깔려있으며 좋은 이야기꾼 이랑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제 14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포크 노래’ 부문을 수상했으며 이때의 수상소감과 트로피 판매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5. 데카당 / 봄
밴드 ‘데카당’의 데뷔 EP [ㅔ] 수록곡. 데카당은 진동욱(보컬/기타), 박창현(기타), 이현석(드럼), 베이스(설영인)의 같은 고교 출신의 또래 네 사람이 결성한 밴드로 19세기 후반 유럽의 향락, 탐미적 예술운동이었던 ‘데카당스’가 밴드명의 모태가 되었다. 록, 알앤비, 소울, 블루스, 재즈 등 다양한 요소들이 특정할 수 없는 형태로 뒤섞여 표현되는 이들의 음악은 어디로 튈지 짐작 불가한 극적인 전환, 그리고 끝을 알 수 없는 에너지가 공존해 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안긴다. 이제 갓 결성 1년을 지난 밴드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노련한 완급조절과 더불어 근래 등장한 가장 개성적인 스타일의 보컬리스트 중 한 사람인 진동욱의 보컬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라 할 만하다.

6. 신세하(Xin Seha) / Tell Her
가수, 작곡가, 프로듀서, 비트메이커로 이미 언더그라운드 씬의 아이콘이 되어버린 ‘슈퍼 별종’ 신세하가 올해 초에 발표한 EP [7F, the Void]에 수록된 곡. 전작 [24Town]에서 올드스쿨 훵크, 뉴웨이브 등에 기반을 두고 다분히 ‘댄스뮤직’스러운 음악을 선사했던 그는 이 음반에서는 되려 나른하면서도 음울한, 동시에 다소 퇴폐적이기도 한 분위기가 전반을 지배하는 슬로우잼 알앤비와 스무스한 신스팝 성향의 음악들을 담아내고 있다. 여전히 ‘시간’,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고 있는 가운데 파편적 키워드의 나열로 일관했던 전작과는 달리 차츰 ‘문장’으로서 뚜렷한 형태를 지니고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노랫말 역시 이 음반에서 감지되는 도드라진 변화 중 하나다. 음반의 마침표이면서 타이틀곡이기도 한 ‘Tell Her’는 영롱한 신스 사운드와 차진 리듬워킹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내는 멜랑콜리한 무드가 근사하다.

7. YESEO(예서) / Rude
비트메이커와 보컬리스트의 역할이 분리되는 성향이 강한, 게다가 여성 프로듀서의 수가 눈에 띄게 적은 전자음악 씬에서 싱어송라이터이면서 동시에 비트메이커, 프로듀서이기도 한 YESEO(예서)의 존재는 특별하고 동시에 매우 희소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특수한 환경을 떠나서라도 예서의 음악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특별함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고 첫 EP [Million Things]는 그 증명이다. 예쁘고 캐치한, 잘 짜여진 팝의 멜로디가 ‘일렉트로닉’의 어법으로 표현되는 다양한 무드의 곡들을 수록하고 있는 이 EP에서 ‘Rude’는 가장 팝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댄서블한 트랙이라 도드라지는 트랙이다. 타이틀곡인 ‘Silhouette’과 완전히 다른 바이브의 곡이지만 되려 그 점이 컴필레이션 수록곡으로 선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8. 위아더나잇 (We Are The Night) / 그대야 안녕
최근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인디돌 특집에서 밴드 ‘잔나비’와 함께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밴드가 있는데 바로 ‘위아더나잇 (We Are The Night)’이다. 함병선(보컬), 정원중(기타/신스), 황성수(베이스/신스), 함필립(신스), 김보람(드럼)의 5인조로 2013년에 결성되었다. 록 사운드를 기반에 두고 신스 사운드를 가미한 정도의 느낌이었던 초기의 스타일에서 현재는 되려 신스팝/일렉트로닉-팝의 색채가 더욱 짙어진, 밴드 이름처럼 ‘밤’의 감성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준다. 잘 정제된 멜로디와 사운드와 더불어 굳이 감정의 과잉으로 치닫지 않는 섬세하고도 안정적인, 그러면서도 농밀한 정서의 음악이 이 밴드의 매력이고 ‘그대야 안녕’은 밴드의 그런 매력을 잘 보여주는 곡이다.

9. 사비나앤드론즈 / Don’t Break Your Heart
많은 이들의 가슴을 흔들었던 첫 앨범 [Gayo] 이후 무려 5년. 행여 사비나는 영영 사라져버린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와 함께 다시 한 번 그녀의 음악을 듣기를 염원한 이들 대부분은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노래를 통해 어떤 ‘위로’를 얻고 싶었던 것 아닐까. 이윽고 5년 만에, 불쑥 다시 돌아온 ‘사비나앤드론즈’의 음악은 이전과는 조금은 결이 달라져 있었다. 하지만 사비나의 노래는 여전히 부드럽게 마음 속 깊은 곳을 어루만지며 지난한 일상에 휘둘려 지친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위로와 위안의 노래, 많은 이들이 사비나앤드론즈를 그리워한 이유다.

10. 파라솔, 실리카겔 / Space Angel
‘파라솔’과 ‘실리카겔’, 전혀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밴드가 만났다. 지윤해(보컬/베이스), 김나은(기타/코러스), 정원진(드럼)의 3인조인 파라솔은 단촐한 편성에서 나오는 단촐한 사운드와 지윤해의 나른한 보컬로 권태로운 일상을 노래한다. 최근 두 번째 정규앨범인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발매했다. ‘실리카겔’은 최근 등장한 젊은 밴드 중 단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밴드다. 구경모(베이스), 김건재(드럼), 김민수(기타/보컬), 김민영(VJ), 김한주(건반/보컬), 이대희(VJ), 최웅희(기타)의 7인조로 시청각을 모두 자극하는 사운드와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이 밴드는 EBS 스페이스공감 ‘헬로루키’ 우승, 케이-루키즈 우승,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 수상 등 신인 밴드가 받을 수 있는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쓸어버리며 씬의 중심부로 ‘진격’하고 있다. 음악 색채가 전혀 다른 두 밴드가 합작한 만큼 이 싱글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괴이한 구성을 취하면서-그럼에도 결국엔 너무나 근사한-무려 7분 가까이의 대곡으로 완성되었다.

11. 김사월X김해원 / 허니 베이비 (Honey Baby)
김사월X김해원의 첫 EP [비밀]은 근 몇 년을 통틀어 한국 인디씬에서 등장한 가장 인상적인 음반 중 하나일 것이다. 그에 응당하게 이들은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다부문인 5개 후보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최우수 포크 음반상’과 ‘올해의 신인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사랑의 달콤한 면 이면에 있는 듯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조금은 쓴 맛이 나는 사랑의 노래, 김사월X김해원의 음악에는 묘하게 팽팽한 긴장감과 농염한 관능이 스멀거린다. 2014년 작품인 [비밀] EP 뒤 무려 2년, 꽤 오랜만에 돌아온 이들의 음악은 여전히 아슬아슬 위태로운, 어딘지 공허한 듯한 분위기를 내포하고 있지만 한결 사랑스럽고 로맨틱한 기운을 풍긴다. 여전히 청순과 뇌쇄를 오가는 김사월의 음색은 눅눅한 중저음의 김해원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면서 비로소 ‘치명적’이 된다.

12. 오존(O3ohn) / untitled01
‘신세하 앤 더 타운(Xin Seha & The Town)’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해온 그가 솔로 아티스트로 등장해 이 노래가 담긴 EP [O]를 불쑥 내민 순간, 우리는 가슴 깊숙한 곳을 찌르는 근사한 음색과 훌륭한 송라이팅 능력을 두루 지닌, 진짜 괜찮은 싱어송라이터를 만나게 되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낭만과 서늘한 우수를 함께 품고 있는 오존의 노래는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는 동시에 ‘힙’한 것을 찾는 이들의 촉각을 잡아 끄는 지점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고요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그의 음악은 아예 안 들을 순 있어도 결코 한 번만 들을 수는 없다.

Compiled by POCLANOS
Artwork design by 김에테르
Commentary by 김설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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