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로


 

미로 속을 헤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WINee의 새로운 싱글 [미로]

테이블 위에서 한 연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들은 서로를 탓하지만, 마치 거울처럼 닮아버린 두 사람은

여전히 같은 자리를 맴돌며 엉켜버린 미로 안에 갇혀있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할까?

 

 

 

 

Credits

Lyrics by WINee (위니), GOKAT

Composed by WINee (위니), GOKAT

Arranged by GOKAT

Keyboard, Synthesizer by GOKAT

Guitar by 정홍교

Bass by Noogi Park

Chorus by WINee (위니), 우영롱

Mixed by 전진

Mastered by 전진

 

 

troublemate / blind


 

01. troublemate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왜 항상 일이 이렇게 꼬이고 말까?

 

그럴 때마다 또 넌 어김없이 서투르고 못 미덥지만,

그런 너와 함께라면 나는 아무 것도 무섭지 않아

 

사실 너가 좋으니까 뭐든 좋은 거야

 

02. blind

 

I cannot be her, I can’t be your girl

 

 

 

 

Credits

1. troublemate

Lyrics by Kangziwon, Han Jiwon, Sungeun Lee

Composed by Kangziwon, schpes4

Arranged by Kangziwon, schpes4

 

Drum programming by schpes4

Keys by Kangziwon, schpes4

Synths by Kangziwon, schpes4

Bass by schpes4, Hyung

E. Guitar by 허민석

A. Guitar by 강지원

Strings by 남근형, 박찬영

Chorus by Kangziwon, 김민성, 김효린

 

String Arranged by Kangziwon, schpes4

 

 

2. blind

 

Lyrics by Kangziwon, Sungeun Lee

Composed by Kangziwon

Arranged by Kangziwon

 

Piano by Kangziwon

 

 

Recorded by Kangziwon, schpes4

Track 1 Mixed by 제휘 @BUNKER

Track 2 Mixed by Kangziwon @Uprightroom

Track 2 Mastered by Joseph J Park @HBMS

Track 2 Mastered by Kangziwon @Uprightroom

 

Artwork by Eunseo Kim

 

A&R by 장세훈

 

Mr. G


 

두 장의 솔로 앨범, 그리고 「후아유」, 「하면 된다」, 「거짓말」 등의 영화음악에 참여했던 ‘볼빨간’이 2023년, ‘지영민’이라는 이름으로 싱글 <Mr. G>를 내놓았다.

 

80년대 음악을 좋아하는 지영민은 <Mr. G>의 두 곡을 통해 자신이 어린 시절 좋아했던 ‘가요 사운드’를 재현한다.

함께할 수 없게 된 인연에 대해 노래한 첫 번째 트랙 “사랑과 웃음의 밤”은 청춘의 애수를 80년대 스타일로 표현한, 일명 ‘영동팝’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곡에는 배우 최강희가 여성 보컬로 피처링 했고 델리 스파이스의 김민규가 코러스, 조정치가 기타로 참여했다.

두 번째 트랙 “깊고 푸른 밤”에는 한국 포크/블루스의 거장 이정선이 참여해 주었다. 이정선의 팬이기도 한 지영민은 그 쓸쓸하지만 덤덤한 음성이 이 곡에 가장 잘 어울리겠다 생각하여 과감히 보컬로 기용했다. 여기에 장기하와 얼굴들 출신의 정중엽(랩스틸, 베이스)과 이종민(키보드)이 가세하여 서정적이며 사이키델릭한 러브송을 완성해 주었다.

 

 

 

Credits

사랑과 웃음의 밤 (feat. 최강희)

Written & Composed by 지영민

Vocal 지영민, 최강희

Chorus 지영민, 김민규

Drum Programming 신세철, 김정욱

Synth Programming 김정욱, 허준혁

Bass 최원식

Guitar 조정치

 

Produced by 허준혁

Arranged by 지영민, 김정욱, 허준혁

Vocal Recorded by 김민규, 허준혁 @ Moonrise Studio / Ceremony Music

Mixed & Mastered by 허준혁 @ Ceremony Music

 

깊고 푸른 밤 (feat. 이정선)

Written & Composed by 지영민

Vocal 이정선

Drum Programming 김정욱, 허준혁

Lab Steel Guitar & Bass 정중엽

Electric Piano, Hammond Organ & Synth 이종민

 

Produced by 허준혁

Arranged by 지영민, 김정욱, 허준혁

Vocal Recorded by 김남윤 @ Southpole Lab

Lab Steel, Electric Piano, Hammond Organ & Synth Recorded by 정중엽, 이종민 @ WHITE HOLE Studio

Mixed & Mastered by 허준혁 @ Ceremony Music

 

 

Cover Designed by dancewithglee

Photo by 지영민

Distributed & Marketed by BIG CIRCLE

Executive Produced by Lollipop Music

 

TINT (feat. Ineffa Lucas)


 

슬픔과 후련함, 죄책감 그 사이

 

Somewhere in the middle of sorrow, relief, and guilt

 

 

 

Credits

Composed by Eumin, Ineffa Lucas

Arranged by Eumin, Ineffa Lucas

Mixed by NomadV

Mastered by NomadV

 

Happy Christmas!


 

모두 사랑으로 가득찬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내년에 많이 많이 웃을 수 있기를!

 

 

 

Credits

Produced 임세모

Composed, Lyrics 임세모

Arranged 정진우, 임세모

Vocal 임세모

Chorus 임세모

Chorus arranged 김이네, 정튠

 

Acoustic Guitar 정진우

Nylon Guitar 정진우

Keyboards 김민석

 

Vocal Tune 김재성 (modo)

Mixed & Mastered 정두석 @CSMUSIC&

 

Photo 아워리즌(박주영)

Art work 임세모

 

 

Fake Summer


 

Fake Summer

 

모네의 언덕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날들은 지나갔습니다.

난 당신들에게 어떤 사람일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뜨거운 여름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 대한 책 속에

그와 저는 닮아 있었습니다.

 

 

 

 

Credits

 

1. Fake Summer

 

Composed by 임대운 @huge_cloud_, g1nger @g1ngerhere

Lyrics by g1nger @g1ngerhere

Arranged by 임대운 @huge_cloud_

 

Mixed by WURAM @uuuram_

Mastered by 권남우 @821sound

Artwork by park sinae @psaae

 

No One Can Hunt Me


 

내 안에는 늘 넘칠듯 넘치지 않으면서 위태롭게 찰랑이는 것이 있다.

이것이 불안이라는 걸 알게 된 지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늘 넘칠 듯 넘쳐버리진 않았던 탓에 눈치채지 못했나?

불안은 나태와 무기력이라는 모습으로 나를 짓누르고, 과거와 미래를 수없이 왕복하게 만들어 나를 현재에 존재할 수 없게 했다. 밤이 되면 나는 수면과의 사투를 벌였다. 나는 그 바깥에 설 수 없었다.

2년 전 나의 결핍이 이름 지어졌고, 난 자유로워졌다.

머리가 아플 때마다 먹던 약보다 더 자그만 크기의 약 한 알이 나의 불안들을 순식간에 사냥했다. 나는 날 선 불안의 틈 속에서 자유를 찾고, 잠깐의 호흡을 담고, 그렇게 흘러갔다.

그래서 지금 불행하냐고 묻는다면 난 절대 행복하다. 자유롭다.

비로소 이름없는 그림자가 날 잡아먹을 듯 쫓아오지 않는다.

이제 나는 나의 불안과 나를 향한 작은 혐오를 내 무기로 쓴다.

 

 

 

Credits
written by JOONIE

track 4 acoustic guitar by O3ohn

produced by Ji Hyun Woo, JOONIE

mixed by James Fouren

mastered by Aepmah

 

visual directing by Now Kim

photo by Heejin Kang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 긴 여정의 시간을 노래했습니다.

모든 것이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사랑의 허무함과 외로움을 안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쳐 혼자가 되고 싶은 사람. 하지만 사랑은 ‘하는 것이 아닌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혼자가 되어 갈수록 ‘우리’가 떠오르는 것을 겪으며 결국 보고 싶은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 어떤 겨울은

 

처음으로 발표하는 기타 독주곡입니다.

2019년 2월, 홋카이도의 오타루행 기차를 홀로 탔을 때를 떠올리며 만든 곡이에요.

이제 어떤 겨울은, 하루 종일 눈이 내리는 곳에서의 혼자로 기억되곤 합니다.

 

Composed by 강아솔

Arranged by 강아솔

N.guitar 강아솔

 

 

2.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다 나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되었고,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다 나는 나를 버려두었지”

사랑에 대한 허무와 외로움을 안고 도망친 곳에서 처음 쓴 이 문장이 노래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내가 하는 사랑에서 내가 가장 나중의 사람이 된다는 것.

그것을 느꼈을 때 모든 것이었던 사랑이 아무것도 아니게 됨을 느끼곤 했어요.

 

Composed and Written by 강아솔

Arranged by 이정훈, 전진희

String Arranged by 권영찬

 

Vocal, Chorus 강아솔

Sound Programming 이정훈

Piano 전진희

Orchestra conducted by Budapest Scoring Symphonic Orchestra

 

 

3. 아무 말도 더 하지 않고

 

어둠 속에 머물며 마음껏 슬퍼할 시간이 필요했던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2019년 2월 싱글 앨범으로 발표한 곡이에요. 이번 앨범의 시작점이 된 곡이기도 합니다.

 

Composed and Written by 강아솔

Arranged by 권영찬

 

Vocal, Chorus 강아솔

Piano 전진희

Sound Programming 권영찬

 

 

4. 헤어지지 말아요 (with 전진희)

 

누군가를 사랑하면 세상을 그 사람으로 온통 채워보기도 하지만 그 사람만 지워보기도 하는 것 같아요.

세상에서 가장 많이 지워보는 사람.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헤어진 적 없지만 혼자 헤어지는 상상을 하는 부재의 불안. 이 불안도 사랑의 일부겠죠.?

전진희 씨가 피아노를 너무 슬프고 아름답게 연주해 주셨어요. 그것이 이 곡의 킬포.

 

Composed and Written by 강아솔

Arranged by 전진희

 

Vocal 강아솔

Piano 전진희

 

 

5. 사랑은 (with안미옥)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에 대한 정의를 아름답게 쓰고 싶었는데 도저히 제가 못 쓰겠더라고요.

그래서 안미옥 시인님께 가사를 부탁하게 되었습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가사를 받아 무척 기뻤던 기억이 납니다.

‘하는 것이 아닌 할 수밖에 없는 사랑’

노래할 때마다 좋아하는 시를 낭독하는 기분이 들어 매일 부르고 싶은 곡이에요.

 

Composed by 강아솔

Written by 안미옥

Arranged by 강아솔, 전진희

 

Vocal, Chorus 강아솔

N.guitar 홍준호

Piano 전진희

 

 

6. 모두가 있는 곳으로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지막에 만든 노래입니다.

아무도 없는 곳으로 도망쳐 비로소 혼자가 되었을 때. 나의 혼자는 나를 혼자로 두지 않고 모두를 떠올리게 하더라고요.

혼자가 될 수록 고마운 마음, 미안한 마음들이 자라났습니다. 홀로 눈 밭을 걸으며 보고싶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발음했는지 모릅니다.

“발길을 돌려 걸어가네 내가 있을 곳으로 모두가 있는 곳으로”

의 마지막 가사를 쓰며 조금 울었던 기억에 이 곡을 떠올릴때면 조금 쑥스러워지곤 합니다.

 

Composed and Written by 강아솔

Arranged by 전진희

String Arranged by 김건

 

Vocal 강아솔

Piano 전진희

Orchestra conducted by Budapest Scoring Symphonic Orchestra

 

 

7. 사랑을 하고 있어 (2023 ver.)

 

2021년 3월 싱글 앨범으로 발표한 곡입니다. 이별을 앞세워 사랑을 노래하는 것 말고, 지금의 사랑만을 노래를 만들고 싶어서 만든 노래입니다.

제가 쓸 수 있는 나름의 최고의 러브레터를 쓰고 싶기도 했고요. 앨범 버전 ‘사랑을 하고 있어’는 2021년 버전과는 다르게 조금 더 포근하고 환하게 편곡해 보았어요.

권영찬 씨의 든든한 도움으로 아름다운 또 다른 버전의 ‘사랑을 하고 있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사랑이 사랑으로만 설명되던 순간’이라는 가사를 제일 좋아했는데요. 지금은 ‘너를 보면 나 사랑을 하고 있어’라는 가사를 제일 좋아하게 되었어요.

 

Composed and Written by 강아솔

Arranged by 권영찬

String Arranged by 권영찬

 

Vocal, Chorus 강아솔

Piano 권영찬

Bass 최인성

Sound Programming 권영찬

Strings 융스트링

 

 

 

Credits
Executive Producer 김윤주 @WowsanRecord

Produced by 전진희

Composed by 강아솔

Written by 강아솔, 안미옥(#5)

Arranged by 강아솔(#1,5), 전진희(#2,4,5,6), 권영찬(#3,7), 이정훈(#2)

String Arranged by 권영찬 (#2,7), 김건(#6)

 

Recorded by 곽동준 @Small’s Studio 이창선 @Prelude Studio, 강효민 @Brickwall Studio

최인성, 이정훈, 권영찬, 전진희, 정기홍(어시스트:이찬미) @서울스튜디오

Mixed by 곽동준 @Small’s Studio, 이창선(#4) @Prelude Studio

Mastered by 곽동준 @Small’s Studio

 

Management 이훈형, 정성한, 김희남 @WowsanRecord

Album Photo 목정원

Design 이아립

 

춤으로


 

Credits
Artwork

이승원

 

Excutive Producer

Leem

 

Co-Producer

이도열

 

Composer(s)

Leem

이도열

Me Paac (Track 8)

zerrygem (Track 9)

 

Arranger(s)

이도열

Leem (Track 11)

 

Writer(s)

Leem

Me Paac (Track 8)

zerrygem (Track 9)

 

Mixing engineer

Leem

이도열

 

Mastering engineer

Jflow

 

Publishing by POCLANOS

 

하얀눈


 

제 소중한 인연들은 모두 하얀 눈이 내리는 날 하늘로 떠났습니다. 하얀 눈 속의 장지 위에서 저는 마음속으로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눈이 내리는 날, 이 노래가 부디 하늘까지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Credits

작사: 민수홍

작곡: 민수홍

편곡: 민수홍

가창: 민수홍

기타 연주: 민수홍

 

Recorded, Mixed and Mastered by Aepmah @AFM Laboratory

 

Back to Rodinia


 

소개글
 

“BEFORE”

PERC%NT & 장예지

 

 

 

 

Credits

Producer PERC%NT

 

All songs written by PERC%NT,장예지

Arrangement PERC%NT,이태성

 

 

Piano 이태성

Guitar 최원석

 

 

 

Mixing Engineer PERC%NT

Mastering Engineer PERC%NT @PERC%NT LAB

 

 

 

Album Illustration & Design & Artwork PERC%NT

 

Publishing by POCLANOS

 

Teho4


 

머리글

 

11월 16일 목요일

 

온종일 비가 내렸다. 오후에 잠시 코인 세탁소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스며든 한기가 시간이 지나도 몸에서 빠져나가지 않았다. 나중엔 두통도 더해졌다. 건성으로 저녁을 차려먹고 매트리스로 기어들어갔다.

 

꿈에서 나는 어느 목조 주택의 중정에 서있었다. 안뜰이라기보다는 옥외 수전이 있는 시멘트 마당이었다. 간유리가 끼워진 흑단색 미닫이문들이 마당을 디귿자로 둘러싸고 있었다. 밤이었고 간유리 너머로 형광등 조명 아래 흐릿한 실내를 누군가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였다. 그중 열려있는 문 앞으로 다가가서 결국 그 사람과 마주치게 되었는데, 스웨트셔츠와 청바지 차림의 삼십 대쯤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인상이 좋은 한국계 혼혈의 얼굴이었다. 국적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언젠가 당신이 한 번 들를 거라고 요셉이 얘기했어요, 그녀가 한국어로 말했다. 문간에서 잠시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곧 나는 집안으로 초대되었다. 쪽마루와 연결된 문턱을 그녀가 손으로 짚을 때 백금 반지 두 개가 각기 다른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걸 보았다. 하나는 작고 빨간 루비가 박혀있었다. 안에서 기다리던 한국인 어머니가 나를 반겼다. 우리 셋은 함께 이층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나무 계단 입구 왼쪽 붙박이 책장에 낡은 책이 빽빽이 꽂혀있었다. 이층에 도착했을 때는 화창한 한낮이었다. 방 전체가 밝은 크림색 무광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다. 활짝 열어둔 여닫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의 각도와 맞은편 건물 풍경을 보자마자 나는 직감적으로 이 집이 흐로닝언 광장에서 마티니 성당 북쪽으로 이어지는 아우드에빙 스트라트에 놓여 있다는 걸 알았다. 지금은 오월 중순이라는 것도. 창가에는 나무 요람이 놓여있었고 모녀가 나를 그 방으로 데려온 이유는 갓난아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나는 아기 얼굴이 정면으로 보이는 방향으로 다가섰다. 몸집이 새처럼 작고 귀여운 아기였다. 그뿐만 아니라 자세히 보니 정말로 몸이 새와 같았다. 처음에 포대기 담요로 보였던 것은 사실 검정과 은은한 갈색 그리고 윤기 있는 회색과 흰색이 섞인 깃털이었고, 가늘고 연붉은 다리와 몸의 비례에 잘 맞는 조그맣고 귀여운 사람 아기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나는 양손을 모아 샘물을 떠마시는 모양으로 조심히 아기를 감싸 들어 올렸다. 아기는 들릴 듯 말 듯 조용한 숨을 쉬며 내 두 손안에 폭신하게 누워 잠들어 있었다.

 

꿈은 거기까지였다. 나는 안대를 풀고 시계를 확인하고 다시 돌아온 십일월의 이쪽 세계를 고개 돌려 한 바퀴 둘러본다. 아기새, 혹은 새아기, 무엇으로 불러야 할지 모를 그 어린 것의 보드라운 느낌과 온기가 손에서 서서히 빠져나가고 있다. 몇 분간의 얼떨떨한 시차 적응 끝에 나는 아무래도 저쪽이 꿈, 이곳에 거주하는 상황이 현실이 맞는 것 같다, 고 마음을 굳혔다. 어느새 양손에는 다시 냉기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 아차, 테호의 새 음반 소개 텍스트를 오늘까지 유통사로 넘겨야 한다. 그런데 아까 그 꿈에 어떤 메시지랄까 그런 게 있었나, 전송 단추를 누르기 직전에 그런 생각이 끼어든다. 잘 모르겠다. 암시는 현실의 문을 통과할 때 비로소 암시로 드러나곤 한다. 즉흥음악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는가, 어찌 보면 꿈에 대한 질문과 비슷하다. 많은 부분 무의식과 얽혀있고, 의미나 기능이 꽤 분명해 보일 때조차 소스 코드 분석이 어렵다. 즉흥음악에 따라붙는 표제나 해설은 아무리 잘 써도 사후약방문 혹은 쩨쩨한 변론처럼 읽힌다. 차라리 나는 필립 로스의 <왜 쓰는가>를 인용하고 싶어졌다. ‘순전한 장난기’와 ‘죽을 듯한 진지함’은 나의 가장 가까운 친구들입니다, 라는. 나는 앞서 작성했던 글을 모두 지우고 대신 오늘의 꿈 이야기를 쓴다. 이제야 테호의 음악과 비슷해졌다. 마침표. 전송.

 

(김성완)

 

Credits
작곡 민상용 깅성완 이태훈 진수영

편곡 민상용 김성완 이태훈 진수영

Recorded at studioLOG

Mixed and Mastered by 민상용 at studio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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