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꾸 생각나고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꿈에서 마주쳐버리는 옛 연인을 떠올리며 흥얼거릴 노래가 나왔다. ‘사람또사람’의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 [겨울밤] 이야기다. 서로 좋아죽는 사이었던 연인들도 언젠가는 이별의 순간을 맞는다. 처음 이별을 맞는 당시에는 그 이별이 제대로 실감나지 않는다. 진정 이별이 실감날 때는 그 사람이 자신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던 그 사람의 빈자리를 알게 되는 순간일 것이다. 그리고 뒤늦게 그와 나눴던 흔적을 애써 찾고 추억해보려 하지만 결국 죄다 쓸모없다는 걸 느낄 때의 허무함이란….
‘사람또사람’으로 팀 이름을 바꾸기 전, ‘건훈씨’란 이름으로 활동할 때 냈던 [병든 마음 치료하자]의 타이틀곡이었던 “그대여 안녕”에서는 ‘오늘밤 이대로 안녕’이라며 시원섭섭하게 연인을 떠나보낸다. 그러고 나서 한참 시간이 흐르고, 연락할 상대도 없이 홀로 지새야 하는 밤을 맞아 서로에 대한 복잡다단한 감정에 빠져 잠 못 이루는 ‘어딘가에 있을 누군가’의 이야기를 다룬 ‘사람또사람’의 [겨울밤]은 어딘가 으슬으슬 시리고 잠도 오지 않는 오늘 같은 밤에 어울리는 노래다.
‘옥상달빛’은 지난 11월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심권호, 가수 요조와 함께 강진, 허리케인 등으로 큰 피해를 입었던 중남미 최빈국 아이티 공화국을 다녀왔다. 2010년 대지진 이후, 아이티 사람들은 여전히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모이는 쓰레기장 ‘몰레야’. 꼬마들은 학교 대신 숨도 쉬기 어려운 악취 속에서, 온종일 돈이 될 만한 고철과 각종 재활용품을 찾는다. 고철을 쉽게 찾기 위해 불을 질러 뜨거워진 쓰레기 더미 위를 변변한 신발도 없이 헤매고 다닌다. 이렇게 해봤자 하루 수입은 우리 돈으로 300원 남짓. 음식 쓰레기를 먹기 위해 쓰레기를 싣고 들어오는 쓰레기 트럭에 경쟁적으로 올라타 먹을 것부터 찾는 아이들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 국제구호개발단체 굿네이버스와 함께 옥상달빛이 기획한 이 특별한 앨범은 TV조선을 통해 방영된 지구촌 나눔 프로젝트 “특별한 휴가” 라는 프로그램에서 미리 선보인바 있으며, 수익금은 여전히 처참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랑스런 아이티 어린이들을 위해 쓰여진다.
박세진의 아이티 이야기, [ENCHANTE (만나서 반가워요)] ‘므에꼰따 웨코네투’ 라는 말은 아이티의 크레올어로 ‘만나서 반가워!’ 라는 말이다. 표준어인 불어로는 앙샹테라고 하는데 내가 듣기엔 둘 다 어감이 참 예쁘다. 문득 아이티를 다시 떠올려보니 그곳의 첫 느낌이 딱 이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웃음이 많고 날씨는 쨍쨍하리만큼 투명했으며 산과 언덕은 아름다웠다. 물론, 아직도 지진피해가 복구 안된 곳이 너무나 많아서 힘든 사람들 투성이었지만,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답달까? 그건 아마도 사람들과 아이티가 가진 특유의 정서 아닐까 싶다. 이 곡의 가사 중 ‘어제도 비가 오고 오늘도 힘들지만 내일은 무지개가 너와 함께 있단다’ 라는 부분은, 아이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만들었다. 웃음이 많은 아이티 아이들이 더 많이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만나서 반가웠어, 앙샹테! 김윤주의 아이티 이야기, 삶 분명 그곳은 사람들이 생활 해서는, 아니 적어도 아이들이 그곳에서 뛰어 놀면 안되는 곳이었다. 학교를 가고싶지만 학비를 모으기에 하루에 고작 100원도 되지 않는 돈은 그 아이들에게 너무도 가혹했다. 매일매일 쉬지 않고 연기가 피어 오르는 그곳에선 너무도 많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곳을 뒤덮은 연기가 아이들의 미래를, 꿈 마저 가리지는 않을까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일상에서의 빛나는 순간을 노래하는 팝 듀오! 루싸이트 토끼의 겨울 소품집 [너와 함께 난 겨울]
애정을 가지고 루싸이트 토끼의 음악을 들어온 청자들이라면 눈치 챘겠지만, 이들은 계절과 날씨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 듀오이다. 전 작들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봄봄봄”, “12월”, “SUMMER” 등 유독 계절과 관련된 제목의 노래들을 종종 만들어왔다. 그런 그들이 이번엔 추운 겨울을 위한 사랑 노래들을 들고 찾아왔다. 곧 폭풍우가 몰아칠 듯 한 망망대해를 마주한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린 “TIBI”, 찬 바람 속 잰 걸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사람들을 따라가 보면 그 길 끝에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이들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 만들었다는 “너에게 가”에는 험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서로를 붙들어 주는 튼튼한 사랑을 그리고 싶었던 루싸이트 토끼의 마음이 담겨있다.
3집 이 후로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듯 보였던 루싸이트 토끼는 이번 소품집에서 오랜만에 소편성의 곡들을 들려주고 있다. 차분하지만 울림이 있는 두 멤버의 연주와 노래에 더해, “너에게 가”에서는 재즈 피아니스트 오수경이 세션으로 참여해 곡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간결한 구성을 택했지만 “TIBI”의 도입부에서 들려오는 모스 신호나 “너에게 가” 후반부의 신스패드와 일렉트릭 기타의 사용은 이들이 전자적인 요소를 이용한 시도들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 소품집은 ‘너와 함께 보낸 따뜻하고 행복한 겨울’의 추억담이 아닌 ‘너와 함께 난 힘겨웠던 겨울’, ‘네가 있었기에 견딜 수 있었고 앞으로도 견뎌 낼 겨울’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아직 춥고 힘겨운 겨울이 한창이지만 부디 우리 모두 소중한 이들과 함께 이 겨울도 무사히 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 노래들을 통해 루싸이트 토끼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처럼 전해진다.
2012년 12월 EP앨범 [친하게 지내자] 출시 이 후, 컴필레이션 음반에서만 만나던 ‘사람또사람’의 디지털 싱글 음반 [문제의 시작]이 2014년 1월 17일 발매되었다. 혼자 몰래 쓰는 일기장에만 적어 두는 솔직한 감정들을 신나는 멜로디에 실어 저절로 따라 부르게 만드는 두 사람 (오건훈, 정소임)의 목소리가 반갑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안에서 짜릿한 첫 만남의 순간을 맞는다. 그 후 둘 중 한 명, 또는 두 사람 모두는 언제 고백을 해야 할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서로의 사소한 반응 하나에도 두근거리는 시간들의 연속일 것이다. “문제의 시작”은 딱 그런 상황에서 드는 생각들을 옮긴 것 같다. [친하게 지내자]에 수록된 “애정만세” 가사 중 ‘언제나 니얼굴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단계를 지나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면서 ‘하필 너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푼다고나 할까.
담담한 기타 선율과 간간이 섞인 허밍, 이 곡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 톡톡 튀는 신디 소리가 어우러진 “문제의 시작”은 이제 막 자기 마음을 상대에게 고백하려는 이들에게뿐만 아니라, 사소한 다툼으로 사이가 서먹해진 연인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때론 지치고 때론 피곤한 우리들의 연애, 그리고 사랑. 내가 왜 하필 이 사람을 만나 좋아하게 되고 결국 사귀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된 시작점을 되돌아본 적이 있다면 “문제의 시작”은 자기 이야기처럼 친근하게 다가올 것이다. 멋쩍은 미소와 함께 전하는 사과의 말처럼, 얼어붙은 상대방의 마음을 봄볕에 눈 녹듯 풀어주는 선물 말이다.
2집 A Little Sparkle에 수록된 그들의 첫 번째 캐롤인 ‘Christmas Carol(제1탄 크리스마스 트리의 놀라운 힘)’이 세상 밖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이들이 진지하게 캐롤 시리즈를 이어갈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루싸이트 토끼는 크리스마스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들의 일생동안 꾸준히 캐롤을 만들어 언젠가 지긋이 나이가 들었을 때엔 그들만의 오리지날 캐롤들을 모아 캐롤 앨범을 내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기에 이른다.
그 거룩한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곡인 <DEAR DEER>는 이들 듀오가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눈 한 여인의 크리스마스 목격담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유명한 사슴 루돌프를 보겠다는 일념으로 산타에게 선물 못 받을 각오를 하고 밤을 지새우던 그녀가 정작 반하게 된 것은 누구였을까?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지만 이 이야기의 자초지종이 궁금한 분들은 아래에 첨부된 루싸이트 토끼의 글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HAPPY MERRY CHRISTMAS!
소녀와 그녀가 사랑한 사슴 from 루싸이트 토끼
어느 크리스마스 밤. 호기심 많은 한 소녀가 행여 들킬까 봐 창문 밑에 담요를 뒤집어쓰고 웅크려 앉아 산타와 그의 사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이에겐 너무 깊은 밤인지라 점점 무거워지는 눈꺼풀의 무게를 못 이기고 꾸벅꾸벅 졸던 소녀는 멀리서 들려오는 썰매 종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나 창밖을 내다보았다. 사실 소녀는 산타보다도 노래로만 듣던 붉은 코의 루돌프를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큰 맘 먹고 밤을 지새운 것이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루돌프는 생각보단 나이 들고 지쳐 보였고(그도 그럴 것이 루돌프가 사람들에게 처음 알려진 게 벌써 1939년도의 일이다.) 그보단 중간 어디쯤에서 썰매를 끄는 한 사슴이 너무나 멋진 것이 아닌가! 자신감으로 넘치지는 않지만 감출 수 없는 우아한 걸음걸이와 여러모로 썰매끄는 사슴다운 용모에 소녀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 후 매해 크리스마스에 소녀는 그 사슴을 몰래 지켜보았다. 그런데 항상 마음 한구석 안타까움이 있었으니 그것은 소녀가 사랑하는 사슴의 표정이 너무 우울하다는 점이었다. 창문으로 잠시 훔쳐보는 것이 전부였던 소녀는 사슴의 사정을 알 수 없어 답답했다. 그래서 소녀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일 년 내내 틈틈이 왜일까 생각해보곤 했다. 어리지만 생각이 굉장히 많았던 소녀는 고민 끝에 이런 결론에 다다른다.
‘아마 저 사슴은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걸 거야. 그렇지 않고서야 자신감이 없어 보일 수가 없지. 저렇게나 멋진데.’
어느덧 소녀는 훌쩍 커버렸고 우연한 기회에 그녀를 만난 우리는 이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어른이 되어 더는 썰매 끄는 사슴들과 산타를 볼 수 없지만 전하지 못했던 말들이 사슴에게 가 닿기를 간절히 바라며 아직도 매년 크리스마스 밤에 하늘을 보며 ‘너는 정말 멋진 사슴이야. 제발 기운을 내줘!’ 라고 마음속으로 말한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우리는 생각했다. 루돌프의 이야기도 노래로 널리 퍼졌으니 그 이름 모를 사슴의 이야기도 노래로 만들면 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언젠가 사슴의 귀에도 들어가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매우 예민한 감성을 가지고 있으나 노래를 만드는 재주는 없는 그녀를 대신해 캐롤을 만들기로 했다. 그 노래가 바로 <DEAR DEER>인 것이다.
1. 뿌리 (Feat. 화지)
2. In The Sewer (Feat. ODEE)
3. Still Digging (Feat. Deepflow)
4. Trenches (Feat. JJK, Joyrain, 서출구, DJ KENDRICKX)
5. 동면 (Feat. Optical Eyez XL)
6. On The Ground (Feat. Huckleberry P, 816)
7. Interlude : 증명의 땅
8. Proof I (Feat. Don Mills)
9. Proof II (Feat. C Jamm)
10. Proof III (Feat. Kid Ash)
11. Light In The Attic
‘Twangsta (트왱스타)’ 첫 번째 정규 앨범 [Below The Surface]
신인 프로듀서 ‘Twangsta (트왱스타)’ 가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 [Below The Surface] 를 11월 19일에 발표한다. [Below The Surface] 는 총 11 트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아티스트의 어린 시절부터 유학생 시절, 군대 시절의 이야기를 지나 현재를 통해 스스로를 증명하기까지의 과정들을 들을 수 있다. 그 내용은 직, 간접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개인의 생활이나 구체적인 부분들까지는 나타나지 않지만 충분히 그와 감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요소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깊었던 고민에 비해 직관적이고 명쾌하게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 앨범에는 비스메이저 (Vismajor) 의 딥플로우 (Deepflow), 오디(ODEE), 던 밀스 (Don Mills) 를 비롯하여 ADV 의 JJK, 조이레인 (Joyrain), 서출구, 그리고 화지, 옵티컬 아이즈 엑셀 (Optical Eyez XL), 허클베리피 (Huckleberry P), 816, 씨잼 (C Jamm), 키드 애쉬 (Kid Ash) 가 참여하였다. 각각의 아티스트들은 트랙 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모두 프로듀서의 이야기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Twangsta (트왱스타)’ 는 신인 프로듀서답지 않게 앨범 속 일관된 흐름을 조율하고 있으며 하나의 스토리를 담아 냈다. 또한 앨범의 믹스와 마스터는 소리헤다가, 아트웍은 국내는 물론 미국 힙합 씬에서도 좋은 작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는 비스메이저의 로우 디가 (Row Digga) 가 맡아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1. 그렇게 시작해
2. 노래하자
3. 우리 만나자
4. 우쿠루쿠
5. 오아시스 6. 오늘은 왠지 달리고 싶어
7. 휘파람
8. 오로라 (Aurora)
9. 만화경
10. 제주, 훌라 (Bonus Track)
햇살의 기운을 가진 우쿠렐레 신스 팝 밴드 ‘우쿠루쿠’의 첫 정규앨범 [오로라]
RAINBOW99 + 이수빈 + 신지용 = ‘우쿠루쿠’.
우쿠루쿠, 이름이 참 요상한데요. 눈치가 빠르시다면 이름만으로 눈치 채셨을거에요. 우쿠. 네 맞아요, 우쿠렐레로 시작 된 밴드고, 모든 곡에 우쿠렐레 소리가 들어가 있어요. 물론 누가 RAINBOW99 아니랄까봐 일렉 우쿠렐레를 사용해서 때로는 우쿠렐레 소린지 아닌지 분간이 안되기도 하지만, 기타소리 같은 건 모조리 우쿠렐레 소리에요. 저희 우쿠루쿠는 나이도 제일 많고, 외모도 제일 늙어버린 RAINBOW99와 젊은 피, 이수빈, 약간 덜 젊은 피, 신지용이 만나 만든 우쿠렐레 신스 팝 밴드에요. 늙은 우리 RAINBOW99은 우쿠렐레와 프로그래밍을, 황보령 = SmackSoft에서 베이스를 치고 있는 덜 젊은 남자 신지용은 신서사이저를, 가장 어리고 밴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젊은 여자 이수빈은 보컬과 여러 이펙트들을 구사해요.
우쿠렐레 X 일렉트로닉. 저희 우쿠루쿠의 음악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우쿠렐레 음악에서 살짝 비켜나 있어요. 그 이유는 우쿠루쿠의 시작이 작년 초여름, 앨범을 만들어 오겠다며 떠난 RAINBOW99의 제주 여행에 우쿠렐레와 더불어 아이패드가 함께 했기 때문이에요. 덕분에 RAINBOW99이 만들었던 우쿠루쿠의 초기 음악들은 우쿠렐레와 아이패드의 신스소리가 함께 연주되어 있었고, 그 느낌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우쿠루쿠의 정체성은 어느새, 일렉트로닉과 함께 하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하와이, 바다, 여름으로 대변되는 우쿠렐레 특유의 정서를 아예 무시하고 있지는 않지만요.
[오로라] ‘오로라’하면 뭐가 생각나나요. 우쿠루쿠는 예쁘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어감도 예쁘고, 썼을 때 한글로도 영어로도 예쁘고, 사진과 영상으로만 접했지만 오로라의 색도 예쁘고, 움직임도 예뻤나봐요. RAINBOW99이 우쿠루쿠 앨범을 작업할 때에도 항상 생각하던 것이 ‘예뻤으면 좋겠다.’였다고 하니 꽤 어울리는 앨범제목이에요. 앨범에는 모두 10곡이 실려있는데요. 햇살의 기운을 담은 시작의 노래 “그렇게 시작해”를 시작으로 가장 우쿠렐레 음악 같은 “노래하자”, 앨범에서 가장 신나고 일렉트로닉한 세곡 “우리 만나자”, “우쿠루쿠”, “오아시스”, 이상하게 춤을 부르는 “오늘은 왠지 달리고 싶어”, 나름의 발라드 “휘파람”, 오로라 같은 “오로라”, 우쿠루쿠의 어두운 면 “만화경”, RAINBOW99이 제주에서 녹음해 온 보너스 트랙 “제주, 훌라”까지 한 곡도 버릴 곡이 없어요. 요즘 세상이 좀 그렇죠. 그래도 우쿠루쿠의 음악을 듣고 나면, 우쿠루쿠가 준 햇살의 기운에 세상이 좀 더 예쁘게 보일거에요. 그리고 한 번, 더 듣게 되겠죠.
햇빛의 한가운데 피어나는 시작의 기운을 간직한 가진 노래!
언제나 아름다운 10월의 마지막 날 첫 번째 정규앨범이 발매 될, 우쿠렐레 신스 팝 밴드 ‘우쿠루쿠’ (=RAINBOW99+신지용+이수빈)의 첫 인사 [그렇게 시작해]
우쿠루쿠는 개성 넘치는 기타리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RAINBOW99 (우쿠렐레 & Synth)이 황보령 = SmackSoft의 베이시스트인 신지용 (Synth & Bass), 가을의 하늘을 닮은 목소리를 가진 이수빈 (Vocal & Effect)을 만나 태어난 우쿠렐레 신스 팝 밴드입니다. 우쿠렐레 특유의 청량한 소리를 바탕으로 신스 팝의 구조와 특징을 끌어안아, 기존의 우쿠렐레 밴드와는 다른 감성으로 우쿠렐레 음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10월 30일에 첫 번째 정규 음반 [오로라]가 발매됩니다.
1. 나의 쓸모 2. 화분
3. 이불빨래
4. 안식 없는 평안
5. 춤
6. Mr. Smith
7. 나영이 (with 이영훈)
8. 그런 사람 (with 루빈)
9. The Selfish (Album Ver.)
10. My Name Is Yozoh (33 Years Old Ver.)
요조 [나의 쓸모]
‘사실 내가 별로 이 세상에 필요가 없는데도 이렇게 있는데에는 어느 밤에 엄마 아빠가 뜨겁게 안아버렸기 때문이에요’ (나의 쓸모 中 – 요조)
Yozoh 의 새 앨범 [나의 쓸모]는 종종 새처럼 우리 곁에 날아와 춤을 춘다는 느낌을 불러일으키며(“춤”) 그만큼 때로는 고양이처럼 두리번거리면서 지금 막 여기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나영이”) 나는 몇 차례이고 두 노래를 듣고 다시 들었다. 아직 비는 그치지 않았다. 그때 Yozoh는 마치 변신의 기술을 익히기라도 한 것처럼 자기 목소리를 이용해서 고양이가 되어 연희동 골목길을 거친 다음 홍대 앞 모퉁이에서 새가 되어 지칠 만큼 많은 계단을 단숨에 지나쳐서 자기의 어두운 방으로 날아 들어가 거기 오랫동안 아프기로 계약한 그 방안의 또 한명의 자기에게 함께 춤을 추자며 노래한다. 당신은 이 두 곡의 노래를 듣기 위해서는 그저 Yozoh를 지우고 당신의 이름을 써 넣은 다음 위로를 받으면 된다. 이보다 더 간단한 방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
당신에게 이 두 개의 노래가 쓸모가 있었다면 나는 그런 다음 세 번째 노래로 “화분”을 권할 것이다. 누군가 내게 “나의 쓸모”를 한 마디로 설명해달라고 물어본다면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것이다. 이 음반은 무엇보다도 씩씩하다. 용기를 내서 이 말을 하고 나니 힘이 난다. Yozoh는 이렇게 씩씩했던 적이 없다. 넘쳐나는 긍정의 힘. 당신이 “이불 빨래”를 듣고 난 다음에도 세상을 긍정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세상은 아직도 밤이 끝나지 않았음에 틀림없다. 아니, 차라리 그렇다면 더욱 더 희한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박자와 함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지난밤을 음미하며 그 다음 날 아침을 긍정하는 콧노래와 함께 세상을 느껴보아야 한다. 그런 당신에게 버려진 꽃들도 세상이여, 다시 한 번, 이라고 함께 로큰롤을 부르기 시작할 것이다.
세상의 대답이 노래라는 것보다 더 한 격려가 어디 있겠는가. 긍정의 리듬. 긍정의 비트. Yozoh의 “나의 쓸모”는 그렇게 행진한다. 그녀에게 깃발 따위란 필요 없다. 마치 협객처럼 등에 찬 그녀만의 멜로디언이 있는데 무엇이 두렵겠는가. 그래서 노래한다. 앞으로 걸으니 바다가 가까워졌어. 가만히 있었더니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았지. 외로워지지 않으려면 계속 걸어야했어. (“안식 없는 평안”) 그렇게 행진하면서 맹세한다. 우리는 이제 오늘부터 아침에 제일 먼저 보는 사람, 자기 전에 절박하게 찾게 되는 사람. 늘 함께 이겨내든지 늘 함께 질 거라오, (“그런 사람”) 말하자면 연대의 맹세. 그러므로 [나의 쓸모]는 우리의 쓸모를 위한 호소이며, 세상의 쓸모에 대한 선언이다. 나는 서둘러 이 힘을 빌려 지금 막 새로운 시나리오의 새로운 장면을 써나가고 있다. 당신도 이 힘을 빌려 당신의 세상을 긍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의 쓸모. 우리의 쓸모, 세상의 쓸모. (영화감독 – 정성일)
1. “나의 쓸모”
이 앨범에서 가장 적나라한 곡. 연주에는 소질이 없는데 가이드로 친 내 연주를 그냥 사용했고, 노래도 자고 일어나 침대에 걸터앉아서 노트북을 열고 불렀다. 가사도 적나라하다. 쓸모 있는 사람인가, 하고 자신에게 묻는 일이 참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이렇게 잊을 만하면 묻게 되는지 모르겠다.
2. “화분”
타이틀 곡이다. 2집 앨범을 작업하면서 가장 먼저 만든 곡이었고, 다른 곡들은 듣지도 않은 상황에서 만장일치로 이 곡을 타이틀로 해주길 원했다. 뜬금없지만 이 곡은 “바람이 분다” 의 한 구절에서 시작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3. “이불빨래”
가사도 구상도 굉장히 편안하고 빠르게 진행된 곡. 단순한 내용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많은 가사다. 브라스악기와 멜로디언 연주를 같이 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루었다.
4. “안식 없는 평안”
꿈 얘기다. 바다 앞에 서 있었는데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파도도 물고기도 가차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어떻게든 움직이는 파도와 움직이는 물고기를 보고 싶어서 편하게 가만히 서있지 못하고 앞으로 뒤로 연신 걷다가 깼다. 이 곡의 제목은 나를 잘 아는 친한 동생이 지어주었다.
5. “춤”
옛날에 시처럼 써서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던 글이었다. 나중에 멜로디를 붙였다. 춤은 늘 어딘가 슬퍼보인다. 슬프고 느린 춤을 추는 것 같은 곡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6. “Mr. Smith”
미스터스미스는, 실제로 있었던 제 친구에 대한 이야기에요. 타코집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자주 갔거든요. 너무 자주 가서 그곳의 여러 가지가 익숙했어요. 그때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담아보았어요.
7. “나영이”
연희동에 살 때, 동네에 길 고양이가 참 많았어요. 성탄절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길에 고양이 사료를 선물처럼 두기도 했었어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 대한 감회가 점점 새로워요. 누가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 생각보다 대단한 것 같아요. 그 마음을 이름도 없이 사는 고양이들에게 투영시켜봤어요.
8. “그런 사람”
친구의 결혼 선물로 만든 곡이다. 별로 결혼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지만, 이 곡의 주인공인 내 친구 부부는 꼭 헤어지지 말고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9. “The Selfish”
너무너무 차가운데 결코 얼지도 않는 물. 나로서는 너무 차가워서 뛰어들 수도 없고 차라리 꽝꽝 얼어버리면 포기하고 돌아 설 텐데 절대 얼지도 않고. 결국 너나 나나 이기적인 마음 뿐이구나, 그게 결론이라면 결론이죠.대외적으로는 이런 말은 하지 않아요. 그냥 백프로 착한 사람 백프로 악한 사람 그런 거 없고 단지 이기적인 사람만 있는 거 같다는 식으로 말하곤 하죠.
10. “My Name Is Yozoh”
데뷔곡이니 만큼 나에게 굉장히 의미가 깊은 곡이다. 편곡을 다르게 해보았다. 33살버전이라고 제목을 지었다.
1. 딩동
2. 새로와 3. 괜찮습니다
4. Tickle
5. Children Song
6. 유서
7. 공중 (空中)
8. 히어로 (Hero)
9. Help
10. 하얀
11. 숲
지금 모두의 고민에 대한 옥상달빛의 진솔한 답변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한 위로의 경험
한 걸음 성장해 돌아온 위트만발여성듀오
옥상달빛의 정규 2집 앨범 [Where]
여전히, 꾸준히, 자란다. ‘위트 만발 여성 듀오’라는 별명으로 많은 대중에게 위로를 주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옥상달빛의 정규 2집 앨범 [Where]가 발매되었다. 우선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꽤 많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에 비하면 눈에 띄게 부지런하다. 2010년 드라마 ‘파스타’에 수록된 동명의 곡 ‘옥상달빛’이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지 3년이 채 안 되는 시간, 옥상달빛은 EP [옥탑라됴], 정규 1집 [28], 미니앨범 [서로]등의 앨범과 클럽 공연, 페스티벌 공연, 방송, 라디오까지, 전방위적이고 꾸준한 활동으로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있어왔다. 어쩌면 이런 꾸준함이 지금 국내 인디 씬에서 가장 대중적인 위치에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비결이 아닐까. 이렇게 꾸준히 활동해 온 옥상달빛의 정규 2집이기에 음악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가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옥상달빛은 한 걸음 더 성장해서 돌아왔다. 옥상달빛은 여전히, 꾸준히, 자란다.
‘Where?’
Where, 어딘가. 바로 옥상달빛 정규 2집의 앨범제목이자 앨범을 관통하는 가장 명료하고 의미 있는 단어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고민하게 되는 우정, 청춘, 사랑, 사람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 찾을지에 대한 물음이 곧 이번 앨범의 시작이 되었고, 그에 대한 진솔한 답변이 곡으로 수록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 앨범은 그 전의 앨범들에 비해, 앨범 자체로서의 의미나 메시지들이 우리 가슴 속을 더 깊게 파고든다. 여기에 더 솔직해진 가사들과 곳곳에 숨어있는 위트는 외롭거나 슬플 때도 한번쯤 미소 짓게 하는 옥상달빛의 힘을 더 돋보이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새롭게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라고 되묻는 “새로와”나, 말뿐인 위로보다 곁에 말없이 있어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라 말하는 “괜찮습니다”, 언제나 자기자리에서 소리 없이 자신의 몫을 다하는 사람들이 곧 영웅이라 말하는 “히어로”만 들어봐도 그 힘은 여실히 보여진다. 언제까지나 청춘만을 노래할 것 같았던 옥상달빛이지만, 그녀들은 꾸준히 성장했고, 이제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야기들을 답으로 내어 보일 만큼의 자신감도 가졌다. 이젠 우리가 앞으로의 그녀들을 기대하며 더 큰 응원으로 보답해야 할 때다.
‘영심이’
조금 이상한 이야기일수도 있겠지만 앨범을 들으면 들을수록 영심이가 생각났다. 맞다. 모두가 생각하는 바로 그 만화 속의 영심이다. 영심이가 그대로 잘 커서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면 ‘옥상달빛’같은 음악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경쾌한 곡들 위주인 A면에는 장난기 많고 왈가닥이지만 누구보다 솔직하고 당당했던 영심이가, 더 부드럽고 느린 곡들 위주인 B면에는 창가에서 달님과 이야기하던 영심이의 모습이 떠올랐다. 특히나 “하얀”을 들으면서는 창가에서 턱을 괴고 있는 영심이의 모습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꽤나 이상한 이야기라서 그 이유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의문은 의외로 금방 해소되었다. 옥상달빛의 이번 앨범은 지금까지의 앨범 중에 가장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나 잊고 지냈던 어떤 추억이 툭하고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 바탕에는 감상에 거슬리는 음악적 요소는 최대한 걸러내며 적재적소에 포진된 악기 구성과 프로그래밍, 감정에 따라 자유로이 변주되는 비트와 화성이 있다. 그만큼 곡의 구성과 연주, 사운드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진 앨범이라는 이야기다. 그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익숙한 멜로디들은 덤이다.
+
보통 좋은 위로는 웃음과 눈물을 동반하고는 한다. 옥상달빛의 이번 앨범이 바로 그렇다. 믿기 힘들겠다면,지금 당장 옥상달빛의 2집 [Where]를 들으며 눈 앞, 그 어딘가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자. 자기도 모르게 살짝 미소 지으며 눈시울이 젖어오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경험, 어떤 위로의 말보다 더 클지도 모르겠다.
한 뼘 더 성장한 음악으로 우리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옥상달빛의 두 번째 정규 앨범 [Where] 발매에 앞서 수록곡 중 “새로와” 를 먼저 공개했다. “새로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매일 새롭게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에 대한 노래이다. 옥상달빛 두 번째 정규 앨범 [Where]는 4월30일에 음반, 5월 6일에 음원이 발매되며, 2집 앨범 발매 기념 단독공연은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다. 미리 공개되는 옥상달빛의 ‘새로와’로 새로움이 주는 행복을 만나보자.
1. 주인공의 노래 2. 뱁새
3. 당신을 파괴하는 순간
4. Purple Daddy
5. 울지마
6. 알 수 없는 작곡가
7. Workaholic
8. You Are So Beautiful (Joe Cocker)
9. 비온다
선우정아의 두 번째 정규 앨범 [It’s Okay, Dear]
많은 이들에겐2NE1의 ‘아파’, GD&TOP의 ‘Oh Yeah’, 이하이의 ‘짝사랑’ 등의 작곡가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10대 후반부터 다양한 모습으로 폭넓게 활동해 온 싱어송라이터이자 재즈보컬리스트인 선우정아의 두 번째 정규 앨범.
노래를 참 잘하는구나. 선우정아의 2집 마스터 음원을 들으며 내내 생각했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가수가 노래를 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것만으로는 더 이상 칭찬이 되지 않음에도 그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은 노래를 제대로 잘하는 가수가 전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세가 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고음을 얼마나 잘 뽑아내는가 하는 것만으로 가창력을 규정해버렸다. 음악의 맥락을 이해하고 보컬로 자신의 메시지를 발화하고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는 과도한 극적 탐닉은 오히려 음악에 대한 또 다른 편향으로 귀결되고 말았다. 하지만 선우정아는 열정의 분출에 몰두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노래를 자기답게 부르고 있다. 직접 만들고 부른8곡과 전세계적인 히트 올드 팝 넘버를 확실한 사운드 컨셉으로 재해석한 ‘You Are So Beautiful’의 수록곡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감행하고 있다는 데에서 선우정아의 음악적 인장을 찍고 자신의 보컬로 분명한 음악적 중심을 잡는 것으로 다시 한 번 그녀의 음악적 인장을 찍고 있다.
재즈와R&B, 일렉트로니카, 어쿠스틱, 가요를 넘나드는 음악적 자유로움은 단지 장르적 언어를 다채롭게 사용한다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느 곡에서든 천편일률적인 사운드의 전형을 피해 서로 다른 음악적 어법들을 한 음악 안에 공존시키는 그녀의 음악은 기존 장르의 문법을 비틀고 있다. 특히 재즈적인 어법과 일렉트로닉한 사운드의 조합이 발생시키는 이질감이 만들어내는 실험성과 개성은 그러나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는 멜로디와 서사를 통해 순화되며 대중적인 호소력을 발생시키고 있다. 그동안 그녀의 폭넓은 이력으로 다져진 음악의 근육이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칫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곡과 곡들의 간극 사이에는 선우정아 그녀의 보컬이 단단하게 버티고 있다. 소울틱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녀의 독특한 바이브레이션은 일상적인 발화에도 운율감과 리듬감을 불어넣는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단순하지 않고 명쾌하지도 않은 굴곡을 통해 전달되는 노래의 울림은 우리가 흔히 호소력이라고 부르는 그 실체를 육화하고 있는 것이다. 음의 고저나 비트의 완급과 무관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원하는 만큼 능숙하게 뽑아내면서도 보컬 안에 일정한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스스로의 목소리에 갇히지 않는 선우정아는 음악에 대한 이해와 연출 모두 탁월하다.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이처럼 음악 안에서 자유롭고 선명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류 음악과 비주류 음악의 감성적 경계를 허물며 공존하는 음악 언어의 자유로움은 갈수록 확장되는 대중음악의 지평을 증거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디에서나 통할 노래다. 좋은 노래는 원래 그런 것이다. 2013년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음악 하나가 선우정아에게서 나왔다. -서정민갑(대중음악의견가)
[추천글]
선우정아의 음악은 익숙한 풍경에서 즐기는 낯선 레시피의 성찬이다. 재즈, 소울, 락을 능숙하게 아우르면서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작법의 파괴력이 그러하며, 조롱끼 섞인 위트와 담담한 위안, 통쾌한 구원의 노랫말도 천편일률적인 가요의 어휘들과 거리를 둔다. 그 낯선 세계로 자꾸만 빠져들게 하는 힘은, 삶의 부침(浮沈)을 주시하는 진정한 싱어 송 라이터로서의 면모일 것이다. – 남무성(재즈평론가)
선우정아의 음악은 마치 마티스의 그림처럼 자기만의 색깔이 짙고 분명하다. 수없이 많은 음악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런 싱어송라이터, 아티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예측할 수 없는 독특함과 편안하게 다가오는 안정감의 조화는 그녀의 목소리만큼이나 이 앨범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선우정아와 처음 함께 연주했을 때 이미 그녀의 음악적인 넓이와 깊이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에 어쩌면 지금의 결과가 이미 예정되었던 것이기도 하다.- 송영주(재즈피아니스트)
음반 작업을 같이 하는 내내 그녀의 너무나 현실적인 가사에 빠져들며 마치 그녀와 연인이라도 된 듯 싶었다. 커피를 마시듯 느긋하고 하지만 차분히 이야기를 다 꺼내어놓는 멜로디가 있는 에피소드들은 그 스펙트럼도 넓다. 그런 싱어송라이터여서 그럴까? 올해 작업한 음반들 중 가장 회화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윤정오(Engineer)
유니크한 멜로디, 상상력 풍부한 가사, 그리고 재즈, 록, 레게, 일렉트로닉 등 여러 재료를 잘 버무린 놀라운 편곡. 거기에 한번 들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까지. 작사, 작곡, 편곡, 가창, 프로그래밍, 프로듀싱까지 혼자 해내는 완벽함까지!!! 그녀의 앨범에 참여하게 된 것은 내게도 아주 소중하고 멋진 경험이었다. 이제 가요계는 이 뮤지션을 주목해야만 한다! 벌써 그녀의 다음 앨범이 기다려진다. 특히 “주인공의 노래”와 “Purple Daddy” 강추 트랙!!!!- 서영도(베이시스트)